『노자』를 공부함에, 노자사상에서 핵심개념인 ‘도道와 현玄 그리고 무無와 유有’라는 낱말이 갖는 의미를 선명하게 잡아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먼저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道·현玄·무無의 개념이 같은지 다른지, 혹시 같다면 무슨 이유로 다른 낱말을 사용하고 있는지, 혹시 다르다면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가 먼저 분명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그리해야만 무無와 유有의 개념과 그 관계가 지나치게 추상적인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노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한 현실사회에 대한 치세지학治世之學의 측면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작업으로 『노자』 제1장·제2장·제3장 그리고 제4장을 한 묶음으로 묶어서 『노자』의 총론적인 머리말로 정리하여 새롭게 해석해 보려고 한다. 이 첫 작업으로 우선 제1장의 첫 번째 구절인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에 대한 기존의 견해들을 비판하고 필자 나름의 색다른 해석을 시도한다. 먼저 문장의 맥락으로 볼 때 도道와 명名에는 세 가지의 ‘자리쓰임새’가 있다고 보아 그 ‘자리쓰임새’에 따라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고 나서, 도道·가도可道·비상명非常道와 명名·가명可名·비상명非常名 사이의 미묘한 뉘앙스를 잡아내어 그 문맥의 흐름에 따라 현토한 뒤 이 구절에 대한 필자의 견해가 기존의 견해와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