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얀마로 번져 가고 있다. 주로 이 나라들에서의 한류열풍현상을 보도하는 것이 대부분인 가운데 그 원인에 대한 가설들도 몇 개가 등장하였다. 이를 요약하자면 1) 문화제국주의론, 2) 문화지구화론, 3) 수용자 요인론, 4) 한국대중문화론, 5) 기술적 요인, 6) 한국의 전통문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각 논의에 대한 검토를 거쳐 한국의 전통문화가 대중문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으며 외국에서 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여기에 대한 논의가 없지만 외국에서 한류를 좋아하는 이유로 가장 흔히 등장하는 것이 따뜻한 인간애, 가족애이며 이것은 유교문화의 영향이 크다. 우리의 전통문화였던 유교에서는 가족을 사회로의 첫걸음이라고 하고 가족 간의 우애, 존경, 효를 윤리의 출발로 삼는다. 국가에 대한 충은 가족에서의 효의 연장 개념이다. 유교의 가족주의는 가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국가로, 세계로 자기의식을 펼쳐 나아가는 단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전통에서 연유된 현재 한국의 대중문화는 다른 사회와 달리 따뜻한 인간애, 사회 사랑, 국가 의식을 은연중에 깔고 있다. 서구의 대중문화와 같은 반사회성, 폭력이 드문 것도 그런 연유에서이다.
한류는 다양한 요인의 결과이다. 한국의 경제적 풍요, 정치적 민주주의, 예술에 대한 애호, 기술 발전,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의 대중문화 수준, 세계 수준에서의 문화의 흐름 등 한없이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다른 한류 특유의 화려한 외양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통문화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인간애, 가족주의, 이기적이지 않은 사랑, 강한 유대의 뒷면인 강한 갈등이 가져오는 역동적 스토리 전개와 같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
대중문화 한류의 뿌리에 자리하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현재적 양태에 대한 더 많은 탐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