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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김사량의 일본어 문학, 그 형성 장소로서의 『문예수도』 ― ‘제국’의 미디어를 통한 식민지 출신 작가의 교류
Bungei shuto as a Critical Space of Kim Saryang’s Japanophone Literature: the Media of the ‘Empire’ and Colonial Writers’ Exchange
다카하시아즈사 ( Takahashi Azusa )
인문논총 76권 1호 275-322(48pages)
UCI I410-ECN-0101-2019-000-001002027

이 논문에서는 김사량을 비롯한 식민지 작가의 작품을 다수 게재한 매체로 알려진 문예 동인잡지 『문예수도』에 주목하여, 잡지를 통해서 형성된 식민지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살펴보았다. 특히 『문예수도』의 말미에 실린 각 지역 동인 및 독자 모임의 기록과 동인들 사이에 주고 받은 편지 등을 주된 분석 대상으로 삼아 식민지 작가들이 당시 일본의 독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으며, 『문예수도』를 통해서 식민지 작가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살펴보려고 했다. 야스타카 도쿠조(保高德藏)가 주재한 문예 동인지 『문예수도』는 일본문단에서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사명으로 창간되었다. 이러한 잡지의 성격과 18살에서 21살까지 조선에서 살았던 야스타카의 식민지에 대한 관심, 그리고 장혁주의 관여 등이 교차하면서, 『문예수도』는 식민지 출신의 작가들을 동인으로 받아들였으며 그들의 작품 발표와 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였다. 『문예수도』는 제국 일본에서 간행된 잡지로서, 일본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과 타이완 작가들의 작품 또한 수록한 ‘제국’의 미디어였다. 하지만 『문예수도』라는 ‘제국’의 미디어를 통해서 식민지 출신의 작가들은 제국 일본의 작가 및 독자와 그리고 다른 식민지의 작가 및 독자들과 조우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문예수도』에는 조선인 작가 김사량, 장혁주, 김달수(필명 김광순(金光淳)), 타이완인 작가 룽잉쭝(龍瑛宗)이 동인으로 참가했다. 『문예수도』 동인과 독자들이 창작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나누었던 ‘독자회’ 기록을 살펴보면 식민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당대 제국 일본 독자들의 평가와 기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문예수도』가 식민지 작가에 대한 제국의 독자의 일방적인 평가의 기능만을 수행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문예수도』는 식민지 작가들이 서로 조우하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식민지 작가들은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일본 독자의 기대와 어긋나는 문학적 실천을 수행하였다. 그 사례를 룽잉쭝과 김사량, 그리고 김달수의 경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사이에 오고 간 편지를 살펴보면 식민지 출신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에 관해서 토론 하면서, 자신의 작품이 “내지인을 염두에 둔 작품”인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공유하였다. 그들은 식민지 작가로서 작품활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탐색하면서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였다. 그들의 관심과 토론은 새로운 경향의 작품 창작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하였다. 『문예수도』를 통해서 가능했던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교류는 그들의 문학적 실천이 비록 ‘제국’의 미디어 내부에서 수행된 것이지만, ‘국민문학’의 성격으로 포섭될 수 없었던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지금까지 김사량의 1941년 무렵 발표한 작품을 두고 ‘민족주의’로부터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밝혔듯, 당시 김사량은 『문예수도』라는 ‘제국’의 미디어 내부에서 일본인 문학자와 독자의 비평을 청취하고, 타이완과 조선의 식민지 작가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고 있었다. 따라서 「빛 속으로」 이후의 김사량의 문학적 실천을 단지 ‘후퇴’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문예수도』를 통해 만들어진 식민지 작가의 네트워크를 염두에 둘 때, 1945년 이전 김사량 작품의 변모양상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This article examines networks of colonial writers formed through the literary coterie magazine Bungei shuto (1933-1969), where many colonial writers like Kim Saryang published their works. Specifically, this paper attempts to explore the critical space of Kim Saryang’s Japanese-language works by analyzing study sessions of coterie members and readers, and letters exchanged between colonial writers in the coterie. Bungei shuto, published by Yasutaka Tokuzo, was created for the purpose of discovering new writers in response to strong sectarianism in the Japanese literary establishment at that time. Because of this mission, Yasutaka’s colonial experience, and lobbying by Chang Hyokchu (a coterie member), many colonial writers came to participate in the magazine as members. These included the Korean writers Chang Hyokchu, Kim Saryang, and Kim Talsu, and Taiwanese writer Long Yingzong. Records of study sessions by members and readers reveal expectations for colonial writers. However, the colonial writers were not unilaterally evaluated by members and readers, but also began to create exchanges among themselves through criticism appearing in Bungei shuto. Letters between colonial writers also show that they formed personal connections through participation in Bungei shuto. These letters show that Kim Saryang and Long Yingzong shared an ‘anxiety’ over their discomfort with the evaluations they received from the Japanese literary establishment, and that issues shared between Kim Saryang and Kim Talsu influenced their works. In this way, Bungei shuto created networks of colonial writers within the media of the ‘Empire’ that cannot be fully subsumed into ‘national literature.’ Although changes in Kim Saryang’s works have been viewed as a ‘retreat’ from ‘nationalist writing,’ viewed through the lens of these networks they can be seen as a process of trial and error within the media of the ‘Empire.’ This point of view offers the possibility of new ways of reading Kim Saryang’s works.

1. 머리말 ― ‘일본어 작가’ 김사량
2. 식민지 출신 작가가 『문예수도』 동인이 되는 과정
3. 김사량의 작품에 대한 독자회의 반응
4. 식민지 출신 작가의 교류와 작품 생성의 장소 ― 편지를 실마리로 하여
5. 맺음말
부 기
참고문헌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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