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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in International Context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5-1216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4권 0호 (2008)

한 칸 만평과 네 칸 시사만화 비교 연구

손세모돌 ( Son Se-mo-dol )
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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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목적은 신문의 한 칸 만평과 네 칸 시사만화를 비교하는 것이다. 언어텍스트와 그림텍스트의 의존도를 메시지 구성과 전달 방법, 유사한 그림의 반복 사용 양상, 풍자와 비판의식 표현 방식 등을 통해 분석하였다. 만평과 네칸 시사만화 각기 11종류씩 22종류, 한 종류의 만화 각기 50회씩을 대상으로 만평 530건, 네칸 시사만화 550건 총 1,080건을 대상으로 하였다. 만평은 그림텍스트를 언어텍스트가 보완하는 구성을 보인다. 다양한 비유와 기호 등을 이용한 그림텍스트로 작가의 비판의식을 표현하고 언어텍스트는 그림텍스트를 해석하는 단서가 되거나 메시지를 직설적인 언어표현으로 표현한다. 네칸 시사만화는 언어텍스트에 의존하면서 그림텍스트는 언어텍스트를 채우는 틀의 역할을 하거나 언어텍스트의 일부를 형상화한다. 언어텍스트들이 유형에 관계없이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림텍스트에 의존하는 만평은 풍자와 비판의식도 그림텍스트로 표현된다. 네칸 시사만화는 언어텍스트에 의지해 사안을 유머화하거나 풍자한다. 만평의 그림텍스트는 비유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네칸 시사만화는 정보량이 적은 단순한 그림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림텍스트의 정보량이 적으므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그림을 다른 날짜에 반복 사용하여 전혀 다른 내용을 전달하기도 한다. 반복 사용 비율은 16.0%(351/2200칸)이다. 만평은 유사한 비유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그림텍스트가 동일한 경우는 없다. 만평의 언어텍스트는 제목, 발화, 지문 등 유형에 따라 기능을 가지며 제목과 발화는 직설적이다. 네칸 시사만화의 언어텍스트는 유형별 기능을 가지지 않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유형별 기능이 분명하지 않으므로 발화와 작가의 말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 언어유희를 활용하거나 기승전결, 반전, 대비, 나열 등의 구조를 활용한 이야기 구성으로 사안을 유머화하거나 풍자한다.

서울 지역의 체언 말음 변화에 관한 연구

김태경 ( Kim Tae-kyung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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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현행 표준발음 규정 상 유기파열음 또는 파찰음으로 발음하도록 되어 있는 체언 말음이 서울 지역 화자들의 일상대화에서 실제로 어떻게 발음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서울말 체언의 변화방향과 진행 정도를 예측하는 데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별 대화 말뭉치`가운데 10대부터 40대 연령대의 서울말 화자 총 2,813명의 음성 자료를 대상으로 `ㅍ, ㅌ, ㅈ, ㅊ, ㅋ`말음 어휘의 음성 실현형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ㅋ`말음 체언의 개신형 사용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어휘들의 개신형 사용 비율도 기존 설문 조사에서 밝혀진 것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른 차이는 `ㅌ`말음 체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앞으로 `ㅌ`말음 체언의 변화가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후행 형태에 따라서는 다른 조사에 비해 주격 조사 `-이`와 서술격 조사`-이(다)` 앞에서 개신형 사용 비율이 높게 나타나, 체언 말음의 변화가 주로 이들 조사와 결합하는 환경에서 먼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동구문의 <를>표지 해석

홍윤기 ( Hong Yun-ki )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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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동사는 논항 가운데 하나가 필수적인 목표점에 도달함으로써 위치 변화를 겪는다. 이동구문에서 이동의 주체(대상)가 이르는 도달점은 경로와 연계하여 한계성을 제공하는 상적 기능을 한다. 구문에 나타나는 <를>표지는 이동 사건의 한계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경로+도달점` 성분은 <를>표지가 결합할 수 있지만, `경로`와 `도달점`이 공기할 경우에는 `도달점`만이<를>표지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이동구문에서 경로가 암시적이든 명시적이든 도달점은 명시적인 <를>표지에 의해 드러남을 의미한다. 이동구문의 `경로`와 `도달점` 논항에 결합한 <를>표지는 사건의 한계성을 결정하고 <를>표지 논항은 상 역할과 연결된다.

근대 계몽기의 격조사 목록과 기능 연구

이지연 ( Lee Ji-yeon ) , 김민국 ( Kim Min-gook ) , 윤정원 ( Yun Jung-won )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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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근대 계몽기 격조사의 목록과 기능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근대 계몽기 국어는 근대 국어의 모습을 이어 나가는 한편 현대 국어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교량적 역할을 한다. 근대 계몽기 국어 격조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시기적 특성상 근대 국어와 현대 국어 격조사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근대 국어에서 근대 계몽기 국어로 넘어오면서 격조사들은 소멸, 혹은 기능 전이 과정을 겪는다. 또한 새로운 격조사가 생성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특성에 따라 이 시기 격조사는 다양한 이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는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혼란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다양한 이형태는 현대 국어로 오면서 지금의 조사 형태로 정착되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특히 근대 계몽기 국어의 격조사 중 형태 및 기능 변화를 겪고 있는 조사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를>로`, `에>에서`, `로>와` 등 근대계몽기 격조사의 기능 변화는 여러 격조사 체계에 걸쳐 일어났는데 근대 국어와 현대 국어와의 격조사 비교를 통해 보다 통시적인 입장에서 조사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글은 실제적인 말뭉치 자료를 통해 한국어 격조사 형태의 변천 과정을 밝히고, 근대 계몽기 한국어의 격조사 목록과 기능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동명일기> 연구 -자연 인식과 자아 인식을 중심으로

김정경 ( Kim Jung-kyung )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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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 작가의 수필은 지금까지 한글 사용이나 묘사 방식의 측면에서 주로 언급 되었다. 그러나 장르 경계에 대한 유연한 사고와 여성의 자기서사에 대한 최근의 관심은 「동명일기」를 비롯한 조선시대 여성 수필을 재조명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동명일기」를 기행 양식이자 여성의 자기 서사라는 관점에서 다시 검토하여 그 가치를 재고하고자 했다. 2장에서는 「동명일기」의 자연 인식을 이전 시기 작품의 그것과 비교·검토했다. 「동명일기」에 묘사된 자연과 사물은 개인의 시선에 포착된 풍경으로서, 전대 작품에서 볼 수 있던 공동체적 관념의 표상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또한 「동명일기」에는 이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일상적인 사소한 풍경들도 묘사의 대상이 된다. 즉, 「동명일기」는 조선 후기, 관념으로서의 자연에서 풍경으로서의 자연으로 관찰 대상의 성격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지각 대상의 이러한 성격 변화가 동시대 시각장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당대의 산수화를 검토하면서 감상 주체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동명일기」의 서술자는 본다는 것이 곧 살아있음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여행을 통해 여성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로부터 벗어나 보고 느끼는 것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성 수필은 개체의 시선과 경험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동시대 남성 수필 또는 남성 기행 문학과 공통점을 갖지만 동시대 남성 작가의 기행 문학에서는 지식의 축적이 강조되는데 비해 여성 작가의 작품에서는 생동감 혹은 생명력이 보다 중요하게 인식된다는 차이점을 갖는다. 다시 말해 남성 수필은 견문을 넓히는 것에, 여성 수필은 보고 느끼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처럼 본고에서는 「동명일기」를 대상으로 시각장의 변화에 따른 시각 대상의 변화 및 시각 주체의 자기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는 작업을 통해 이 작품에는 가부장제적 유교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근대적 인식이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 요컨대 「동명일기」는 18세기에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 자연 인식과 18세기 여성의 새로운 근대적 자아 인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텍스트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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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개혁개방기 중국조선족 연구는 대개 기관 지원에 의한 공동조사연구로서 진행되어왔다. 공동작업에 의한 조사와 연구는 그동안 구해보기 어려웠던 자료들을 발굴하고 정리한 의의가 있었으나 디아스포라나 탈식민주의, 만주 체험 등 거시적인 접근이 주종을 이루는 등 한계가 있었다. 조선족문학의 진실은 `언어`의 심층적 측면, 즉 세계관으로서의 언어체험과 이주사, 항일투쟁의 역사체험의 두 연관고리를 떼어놓고 밝힐 수 없다. 따라서 본고는 딜타이의 생의 철학적 관점에서 개혁개방기 중국 조선족의 역사소설에 대하여 분석하고자 하였다. 리근전 <고난의 년대>와 김학철 <격정시대>는 한민족의 만주이주사와 1920-30년대 항일투쟁사의 생생한 체험의 기록이다. 리근전이 일관된 이념의틀 속에서 공동체의 항쟁과 이주사 기록을 남겼다면, 김학철은 성장소설로서 갖는 인생론적 체험과 공동체적 공감이 어우러진 역사인식에 도달하고자한다. 우리는 두 소설로부터 지금껏 한국소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민족주의적 경계로부터 벗어나 있는 중국조선족만의 역사 체험이 라는 독립된 체험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곧 중국의 동북지역에서의 공산주의자의 항일체험이 집단 이념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생생하게 재현되어 가는 가운데 조선족의 역사를 추체험할 수 있다. 이는 민족이 또 다른 차원에서 문학 체험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역량을 확대해갈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이를 근거로 노작가세대인 김용식은 <무영탑> 등 신라, 고려, 조선의 역사를 새롭게 구성하여 재현한다. 김용식의 역사소설은 중국조선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에 대한 상상력의 소산이다. <무영탑>의 경우, 현진건의 경우와 달리, 아사달이 당나라 석공으로 등장한다. 이는 전설로 전해온 아사달이야기를 중국 조선족의 체험 입장에서 새롭게 바라본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학이란 결국 감정의 소산이 아니라 생의 체험에 따른 현상학적 결과물이므로 우리는 그 타당성을 해석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인훈 소설의 환상성 연구

배경열 ( Bae Kyeong-yeol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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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의 환상성을 반리얼리즘적인 요소라고 치부하여 근대의 산문정신에 위배된 도피 행각이라 여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의 환상성은 오히려 더 능률적이고 자유롭게 현실상황에 접근하고 비판할 수 있는 바람직한 소설기법이라 할 수 있다. 현대소설의 특질인 심리주의적인 의식의 흐름을 통하여 분단조국의 남북을 마음대로 드러내고 중세나 근세에 원활하게 넘나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에 훨씬 탄력성 있게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지적인 관념의 세계도 드러내고 있는데, 이런 관념적 요소는 그의 폭넓은 사고의 세계와 역사의 방향, 시대의 상황, 그리고 개인의 삶에 대한 그의 관심을 표출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그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날카롭고 넓게 현실에 접근하고 참여하였다. 문학작품을 쓴다는 것은 작가의 의식과 언어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작가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비평을 행하는 것이고 작가가 현실에서 부딪혀서 일어나는 섬광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작품에서 최인훈은 예리하게 현실을 비판하고 상황의 모순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의 소설이 거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소설 『고독한 산』과 시집 『농무』의 서사구조 연구

강정구 ( Kang Jeong-gu )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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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문학세계에서 1950년대의 시가 감성적·서정적인 양상이라면, 1960년대 이후의 시는 다양한 인물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주조를 이룬 서사적인 양상을 띠었다. 이러한 시적 변화는 1958~9년 사이에 발표된 소설『고독한 산』의 서사구조를 활용·변용했기 때문이었다. 이 논문은 신경림의 소설과 시에서 인물, 사건, 화법 등의 서사구조를 검토했다. 먼저, 인물에 관한 것이었다. 소설 『고독한 산』에 등장하는 주인공 종구는 어떤 지배적인 이념으로 설명하기 곤란하다는 점에서 `모호한` 존재성을 지녔다. 이 소설에서 종구라는 인물의 고독은 실존주의적인 것이면서도 동시에 이성이 없는 데에서 오는 외로움으로, 그리고 고독을 극복하는 그의 사랑은 이기적이면서도 상호이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호한` 존재성은 시집 『농무』에서도 거의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서사구조적인 상동관계가 살펴졌다. 시집 속의 인물은 `소외에서 저항으로` 향하는 일면만을 지니지 않았고, 오히려 실제의 농촌이나 도시빈민가에서 경험되는 모순투성이의 존재로 형상화되었다. 둘째,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신경림의 문학은 작품이 끝나는 부분에서 서사적인 문제가 종결되지 않았다. 그의 소설은 `고독`이 1950년대 전후사회에서 해결되지 않음을, 다시 말해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지독한 것인가 하는 것을 보여줬다. 이처럼 문제적인 상황을 강조하는 사건처리 방식은 시 장르에서도 확인됐다. 시 「농무」에서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는 문제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도 생계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빚만 져서 아무런 희망도 없는 촌민의 상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시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제시한 것이 되었다. 셋째, 화법에 관한 것이었다. 소설 『고독한 산』의 화법은 소설 속의 화자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다양한 욕망을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신경림의 소설은 소설 속의 화자와 그를 대변하는 주인공 종구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의 목소리도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다양한 욕망의 표출을 가능하게 했다. 다양한 욕망을 제시하는 화법은 시집 『농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서사구조적인 상동관계가 엿보였다. 시 「겨울밤」을 비롯한 주요 시편에서는 억압 대 저항이라는 이분법적인 이념을 넘어서서 그 두 이념이 일상 속에서 혼성되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렇게 볼 때 신경림의 서사적인 시가 형성된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소설『고독한 산』에 나타난 서사구조의 활용·변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신경림은 소설의 서사적 구조를 활용하여 시를 씀으로써 고유한 시적 서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연구 -`무진`과 `하인숙`의 상징적 의미를 중심으로

곽상순 ( Guahk Sang-soon )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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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무진`과 `하인숙`의 상징적 의미를 중심으로 김승옥의 대표작 「무진기행」을 다시 읽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무진기행」의 모호한 결말, 특히 주인공이 강렬하게 경험하는 `부끄러움`의 원인과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다수의 해석적 공백들을 채움으로써 「무진기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해를 도모하며, 이를 바탕으로 김승옥의 소설 세계를 일관되게 해명하고 구성할 수 있는 해석학적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 것이다. 「무진기행」의 이야기 구조는 크게 어머니 혹은 아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과거의 이야기와, 박과 조 그리고 하인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의 이야기가 주인공에게 `무진`이 갖는 의미를 밝히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면, 박과 조 그리고 하인숙을 둘러싼 관계를 검토하는 것은 `하인숙`이라는 여성의 비의적 의미를 파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무진을 특징짓는 `안개`의 의미 및 주인공의 과거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과 기능에 주목함으로써 `무진`이 주인공에게 갖는 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해보고자 했다. 아울러 이 소설의 중심적 사건을 구성하는 주인공과 하인숙 간의 연애관계가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나가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계기로 하여 변화하게 되는지를 특히 박과 조를 포함한 일련의 인물들 간의 관계 속에서 검토함으로써 그녀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해명하고자 했다. 그 결과 「무진기행」의 전반부에서 우리는 능동성을 경감하게 된 것의 해방적 잠재력을 식별할 수 있었다. `무진`에서의 `나`에게 해방감을 주는 주된 요인은 `나는 그것을 하고 있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무서운 어머니`의 금지와 그로 인해 수동성의 위치로 쫓겨나고 만다는 사실이야말로 `내`가 책임과 의무, 죄의식 등으로부터 벗어나 긴장을 이완시키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주된 원천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인숙이 `나`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순간, 즉 무조건적인 사랑에 자신을 맡긴 채 일련의 현실적 요구들을 철회하는 순간, 사태는 극적으로 전환된다. 이제 말 그대로 사태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달려 있다. `나`는 이전까지와는 전혀 무게감이 다른 일종의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요컨대 `진실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환상을 실현시켜 줄 이상적 대상을 만나게 됨으로써 역설적으로 `나`는 그토록 피하고 싶어 한 스스로의 `실존`과 대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아의 실존적 파탄을 상징하는 “심한 부끄러움”을 감당하는 것이다. 「무진기행」에서는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라는 이상적이고 환상적인 꿈의 실현, 그것의 현실적 구체화야말로 남성 주체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끔찍한 악몽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다문화시대와 현대시의 새로운 가능성 -하종오의 시를 중심으로

류찬열 ( Ryu Chan-youl )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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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를 소재로 한 하종오의 시 작업이 갖는 의미와 성과를 밝히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하종오 시인은 한국현대시가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를 본격적으로 시화하여 한국현대시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였다. 이 논문은 하종오 시의 이러한 의미와 성과를 크게 두 범주로 나누어 고찰하였는데, 하나는 하종오 시에 나타난 `시선의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하종오시에 나타난 `소통의 문제`였다. `시선의 문제`를 주로 다룬 2장에서는 시적 화자가 시선의 폭력성을 깨닫고 이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하종오시의 시적 화자가 반성하는 주체이자 성찰하는 주체이고 공감하는 주체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소통의 문제`를 주로 다룬 3장에서는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세 편의 시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주체가 타자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주체와 타자가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하종오 시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메시지를 추출할 수 있었다. 하종오의 시들은 시적 주체의 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주체와 타자가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들은 다소 추상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후의 시들은 이러한 시적 추상성을 극복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과 민족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탐구하려는 자세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적 형식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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