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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喜는 24세의 나이에 부친 金魯敬의 수행원으로 연경에 들어가서 乾嘉學者에게 학문을 배우고 가르침을 청함으로써 이후 평생 동안 청대 학계 동향에 대해 밀접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직접 翁方綱에게 배우며 石墨書樓의 풍부한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후지츠카 지카시 박사 이후부터 여러 학자, 전문가들이 김정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에 대한 착실하고 알찬 성과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필자는 옹방강과 김정희 사이의 화상과 글로 맺은 인연에 초점을 맞춰 秋史와 <東坡笠.圖>의 인연으로부터 논제에 들어가고자 한다. 선물이라는 시각에서 김정희와 연경 문인들 간의 화상 교유 및 관련 문제에 대해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첫째, 만나거나 이름을 들 때의 선물과 생일 선물로 화상을 주고받는 情誼, 둘째, 연경 교유를 통해 추사가 확립한 화상 시각, 셋째, 명청 화상문화와 조선 화상문화의 서로 대응하는 긴밀한 관계, 넷째, 조선 후기 화상문화의 새로운 변화 등이다. ‘화상 텍스트’가 근세 동아한문화권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데 指標와도 같은 요소이므로 본고는 필자가 오래 전부터 주목해 온 명청 화상문화를 참조 기준으로 삼아 조선 화상문화의 변천 맥락을 고찰하고, 김정희와 연경 문우 간의 화상 교유의 구체적 단서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조선과 명청 문인들의 개인 의식과 심미적 품위의 실질적 내용, 이동점, 추세 및 영향 관계를 밝히고, 조선 중후기 화상문화의 개황 및 변화 추세를 탐구하고, 명청 시야와 조선 화상 간의 대응 관계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자 한다. 이로 보아 김정희가 연경 文人圈에서 본 여러 가지 소중한 선물(화상)의 문화 효과는 나라와 지역이 다른 곳에서의 인연의 한 면일 뿐만 아니라 한중 교류, 더 나아가 동아한문화권 교류의 시각으로도 쓰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