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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어문연구검색

The Study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6-7341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7권 0호 (2017)

박용래 시의 미학과 시적 기법

고형진 ( Ko Hyung-jin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7-36 ( 총 30 pages)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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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용래 시의 미학과 기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박용래는 재래의 서정 공간인 고향과 자연을 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고향 마을과 집과 자연물들을 다뤘다. 그리고 자신의 초상이나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지인들을 시의 대상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 중에서 박용래 시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의 경우, 그 대상은 대부분 풍경으로 다루어진다. 그가 그린 고향이나 자연 풍경에는 사람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으며, 등장하더라도 가족이나 노인이나 아이에 국한되고, 그것도 한 명 정도가 풍경의 소도구로 나타날 뿐이다. 그의 시는 `풍경화`에 가깝고, 그 `그림`은 `정물화`적인 성격을 지닌다. 시를 그림처럼 쓴 그의 시에서 첫 번째 중요한 시적 미학과 기법은 `빛`의 사용이다. 그는 불빛이 비치고 반사되는 풍경을 그리거나, 아주 단출한 풍경에 불빛을 비쳐 시의 그림을 마감함으로써 화폭 전체를 물들이는 불빛의 감각을 통해 깊고 아득한 정서를 환기해 낸다. 박용래 시에서 두 번째 중요한 시적 미학과 기법은 `꽃`이다. 박용래는 `꽃`이라는 집합적이고 추상적인 명사가 아니라, 특정의 꽃 이름을 시어로 구사하였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꽃이 등장한다. 그는 특히 고향 풍경을 드러내는데 `꽃`이미지를 구사하였다. 단출한 고향 풍경에 `꽃`을 배치하여 메마르고 허전한 자연풍경을 아름답게 수놓고 아련한 정서로 물들였다. 소박한 점묘의 풍경화에 색을 입혀 시의 정서를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꽃`은 `불빛` 과 동일한 맥락에 놓이는 시의 미학이자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을 사랑한 시인인 만큼 박용래는 지인들을 기리는 작품에서 그들 대부분을 `꽃` 이미지로 나타냈다. 박용래는 다른 서정 시인들과 다르게 다양한 시의 형태를 구사하였다. 그는 `2행 1연`, `2행 1연+1행 1연`, `1행 4연` 등의 여러 형태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시형에는 모두 여백이 많이 발생하고, 그 여백을 빛이나 눈과 같은 이미지의 번짐으로 활용하였다. 그런가 하면 그는 직사각형 모양의 형태시나 길이가 매우 긴 산문적 형태의 시도 창작하여 시형태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모험적인 시 형태는 모두가 서정의 세계를 보다 절실하게 담아내기 위한 방법적 혁신의 일환이었다. 그는 서정시의 새로운 기법과 형태를 창조하여 그 어떤 서정 시인보다 더 절실하게 서정의 세계를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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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1920~30년대 재동경 조선인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카프 계열의 소설들에서 나타난 동경의 도시공간적 특성과 재현 양상 그리고 서사적 특성을 살폈다. 경성이 `북촌`과 `남촌`으로 이분화되어 발전되어 왔던 것처럼, 동경도 `서부`와 `동부` 지역으로 이분ㆍ발전되어 왔다. 긴자와 신주쿠 등이 문명화된 동경의 이미지를 대표한다면, 혼조와 후카가와 등의 동부 지역은 그동안 거의 논의되지 않았던 동경의 낯선 이미지를 보여준다. 동경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근대화가 진행되었지만, 조선인 노동자들은 반대편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주 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 일대는 본래 일본 하층민들이 사는 빈민지역이었다. 송영, 조명희, 유진오, 이명식 등의 카프 계열 및 동반자 작가들은 동경 동부 지역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하였다. 이 작품들에 서는 공장촌의 어두운 이미지와 강렬한 청각적ㆍ시각적 이미지,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기계의 위세와 짐승과도 같은 노동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긴자와 신주쿠가 `산책`을 통해 이동하기 편리한 문명화된 공간으로 표상되었다면, 혼조와 후카가와 등은 `감옥`과도 같은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들에서 재현되는 조선인 노동자들은 문명화되고 개체화된 근대적 인간이라기보다는 미개하고 야만적인 동물적인 존재들(`쥐 떼` 등)에 가깝게 그려진다. 때로는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나 소모되는 `상품`에 불과한 존재로 묘사되기도 했다. 작품의 결말부에서 조선인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들 간의 `국제주의적 연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부분이 나오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는다.

주요한 번역· 번안 소설의 제양상

김정화 ( Kim Jung-hwa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63-85 ( 총 23 pages)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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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주요한의 번역·번안 소설의 양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주요한은 1918년부터 1941년까지 시와 소설 작품의 번역 및 번안소설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학사적 논의에서 제외되어 왔다. 특히 `낭림산인`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두 편의 번안 소설은 연구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에 주요한의 번안소설 「素服의 秘密」과 「沙漠의 □」을 통해 주요한의 외래 서사물 수용 방식을 추론해보고자 한다. 주요한은 원작을 소개하는 목적의 번역은 자신의 이름을, 원작을 재가공하는 번안에는 `낭림산인`이라는 필명을 사용함으로써 그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 하였다. 주요한은 번역이 주체적 역량을 갖고 새로운 서사를 생산할 수 없었던 시기 우리 문학을 향상시키고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대적으로 번안은 원작의 훼손을 전제하기 때문에 폄하되었다. 그러나 번안소설은 번역 서사를 보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주요한이 원작을 재가공하는 방식을 통해 작가가 갖고 있었던 외래 서사의 수용 방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지용 시집』의 시어 연구 -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을 활용하여

박순원 ( Park Soon-weon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87-112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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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을 활용하여 정지용의 시집 『정지용 시집』(시문학사, 1935)의 시어의 양상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정지용 시집』의 시어의 총량, 품사별 비율, 출현빈도 등을 현대시 코퍼스와 대비하여 그 양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정지용 시집』에만 나타나는 시어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았다. 또한 『정지용 시집』의 모든 시어를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에서 대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함께 점검해 보았다. 『정지용 시집』에 수록된 87편의 시에는 제목을 포함하여 총 2,091개의 시어가 4,832회 나타난다. 이 중 일반명사, 고유명사, 의존명사, 대명사, 수사 등 체언은 1,115개의 시어가 2,616회 출현하고 있다. 동사, 형용사 등 용언은 744개의 시어가 1,343개의 활용형으로 1,768회 출현한다. 『정지용 시집』의 고빈도 어휘의 목록을 작성하고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에서 확인한 결과 『정지용 시집』에서 높은 빈도를 보이는 시어들은 대부분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에서도 빈도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지용 시집』의 고빈도 시어 중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의 빈도 순위와의 대조 속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어휘는 명사 `유리`, 동사 `피어오르다`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시어는 『정지용 시집』의 특징을 밝히는 데 주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시집』에만 나타나는 고유 시어 106개 중 명사는 56개, 동사는 15개, 형용사는 12개, 부사는 12개, 고유명사는 7개, 감탄사는 3개이다. 백석 시집 『사슴』의 고유 시어와 비교해보면, 『사슴』에는 대체로 발굴된 시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정지용 시집』에는 독특한 활용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낸 시어가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정지용 시집』의 시어들을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조사한 결과, 빈도 산정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경우, 다른 용례가 제시된 경우, 표제어 처리에 문제가 있는 경우, 누락된 경우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시어는 『정지용 시집』의 2,091개 시어 중 18개에 불과하여,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의 통계 값 전반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어떠한 통계작업도 기초가 확실하지 않다면 그 결과는 주목받을 가치가 없으므로 반드시 수정, 보완되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김명인 시집 『동두천』에 대한 탈식민주의적 고찰의 가능성

손현숙 ( Son Hyun-suk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113-142 ( 총 30 pages)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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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김명인 시에 나타난 타자성과 주변 의식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시집 『동두천』을 탈식민주의의 관점으로 고찰할 수 있는 지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았다. 탈식민주의의 인식론이란, 근대화를 먼저 이룩했던 서구사상은 우월하고 그 나머지는 열등하다는 강자와 약자, 지배와 종속, 대척과 대립, 권리의 박탈, 고향을 잃어버림, 주변에서 물러남 등의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중심을 비껴가면서 타자화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박탈당한 주체의 권리를 찾겠다는 실천적 인식론이다. 본고에서 밝히고자 하는 탈식민주의의 인식론이란 식민 지배를 벗어나 독립과 자율을 누리는 상태의 이론 구성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의식은 물론 무의식에 이르기까지 침투해 있는 서구 중심적 사유체계를 파헤침으로써 새로운 인식의 기반을 구축해나가는 지속적인 작업과 관련이 된다. 김명인이 `동두천`이라는 특정 지명을 시집의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동두천은 한국 내의 외국(미국)의 지역으로 굴곡의 한국현대사가 갖는 복잡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동두천은 지금도 여전히 문화적, 인종적, 정치군사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는 장소이다. 김명인의 시집 『동두천』이 바로 이러한 복잡성을 구현했다는 점에 착안하여 본고는 김명인의 많은 시편들 중에서 『동두천』으로 범위를 한정하여 탈식민주의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그 결과 김명인 시의 초기 시 세계에는 탈식민주의적 요소가 필연적으로 싹트고 자라날 수 밖에 없었던 생래적인 상황을 확인하게 된다. 시대의 혼란과 전쟁으로 인한 가족사의 비극을 경험했던 김명인은 정신의 탈식민화를 꿈꾸며 억압에 대한 저항 정신과 자유의지를 규명한 것이다.

지하련 소설의 서술화법 연구-「결별」, 「체향초」, 「도정」을 중심으로

염인수 ( Yum In-su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143-194 ( 총 52 pages)
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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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 지하련 작품세계의 특이성은 「결별」과 「도정」이 담고 있는 이야기줄거리의 여러 대칭적 양상에서 비롯된 것 같다. 두 소설은 주(主)인물이 여성과 남성으로 대비되고, 배경은 해방 전의 지방 소도시와 해방 직후 서울 한복판으로 대비되며, 주된 정조 또한 연애감정과 정치의식으로 대비되기 때문이다. 「도정」의 명시적인 정치성이 이와 같은 대칭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기존의 연구에서는 「결별」과 「도정」을 시작과 끝 혹은 사적 세계와 공적 세계라는 식으로 서로 동떨어진 범주에 귀속시켜 해석해왔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첫째, 지하련 서사에 공통적인 서술화법을 규명함으로써, 둘째, 이제까지의 연구가 오독해왔다고 여겨지는 「도정」 속 부분 텍스트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서 지하련의 서사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구성을 재발견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추적해나가는 논변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은 「결별」, 「체향초」, 「도정」 세 작품에 공통적인 서술화법상의 특징을 찾아내려고 하였으며,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구성이 각 작품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재구성해 보았다. 우선 이 논문은 서술자의 말인지 인물의 말인지 판명하게 구별되지 않는 문장들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이를 분석함으로써 주요 대상 텍스트인 「결별」, 「체향초」, 「도정」 뿐만 아니라 지하련의 서사 전체에 나타나는 서술자를 <삼인칭 자기서술자>라고 규정하였다. <삼인칭 자기서술자>는 자기서술의 서술화법 속에서 서술자의 권한을 양도받은 `그/그녀`로서, 자기서술과 타자서술을 통합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하련의 서사 전체를 통해 볼 때에 <삼인칭 자기서술자> 역할은 각 서사의 주(主)인물에게만 부여된다. 첫 번째 작품인 「결별」에서부터 지하련의 서사는 이야기줄거리와 서술화법, 그리고 문제구성의 각 수준을 서로 결속하면서 이루어진다. 「결별」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야기줄거리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와 타자 사이의 위치 교체가 있다. 현실 이야기의 주(主)인물은 허구 이야기의 제삼자이며, 허구 이야기의 주(主)인물은 현실 이야기의 제삼자였다. 이야기줄거리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교차는, 서술화법 수준에서는 <삼인칭 자기서술자>의 기능을 생성하며, 문제구성의 수준에서는 개별적 인간의 감정이 여성 집단에 대한 성찰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형성한다. 「체향초」는 변증법의 논리 자체에 대해 검토한다. 사인(私人)의 감정이 여성의 집단의식으로 확장되는 반성의 전개 과정을 변증법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하련 서사의 문제구성은 이를 반성 없이 수용하지 않는다. 두 부류의 변증법 논리가 「체향초」에서는 두드러진다. 첫째는 남성들의 궤변에 담긴 논리다. 이 논문은 이를 `변증법적 자동장치`라고 명명하였다. 지하련의 서사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궤변에는 물러남 중에도 어떤 거창함이 담겨 있으며 이미 앎이 항상 전제되어 있다. 이를 의심할 적에 두 번째 변증법 논리가 나타난다. `양심의 변증법`이라고 명명한 이 논리는 앎을 자동장치에 맡기지 않으려는 사유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자동장치와 다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말이 단일하고 개별적인 것 내부에서 처리되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서술화법 수준에서 <삼인칭 자기서술자>의 기능이 다시금 나타난다. 이 논문은 이렇게 해서 해방 이전에 지하련의 작품들이 벌써 관건으로 삼았던 것이 단일하고 개별적인 `나`로부터 벗어나는 문제였음을 밝혀내었다. 그리하여 지하련의 해방 이전 작품들에 깃들어 있던 것이 공산당이라는 유령임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도정」_______에서 공산당을 `괴물`로 지칭한 부분이 기왕의 해석을 함정에 빠뜨려왔으나, 이 논문에서는 당대 지식인들에게 `괴물`은 지금의 `유령`과 같은 맥락에 놓인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도정」의 주된 대립은 자유로운 개인의 양심과 조직된 공산당의 집단의식 사이의 대립이 아니다. 그래서는 「도정」의 결말이 주의주의적인 포기로 읽힐 수밖에 없다. 유령이 실체를 가지게 된 시공간이 해방 후의 시공간, 곧 「도정」의 시공간이다. 그러므로 실체화된 공산당 조직 내의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대립이야말로 「도정」의 주요 대립으로 보아야 한다. 이 논문은 「도정」의 <삼인칭 자기서술자>가 이런 대립을 의식한 채로 자기 자신을 자기가 속한 계급과 동일시함으로써 실행의 지평으로 나아갔던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해방기 정지용의 시와 산문에 나타난 문학의 정치성과 시적 실천의 문제

이경수 ( Lee Kyung-soo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195-226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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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목적은 해방기 정지용의 시와 산문에 나타난 문학의 정치성이란 어떤 것이었는지 규명하고 여기에 비추어 정지용의 해방기 시를 재평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먼저 정지용의 해방기 시와 산문에 나타난 국가 담론을 살펴보고 그것이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정지용의 태도 변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했다. 그는 민족반역자의 처벌을 주장했고 해방 이후 국가 건설의 주체는 일제 강점기의 과오에서 자유로운 인민이어야 함을 피력했으며, 일제 강점기의 시와 해방 이후의 시가 지향하는 바는 달라야 함을 강조했다. 설정식, 이수형, 윤동주 등의 시에 그가 애정을 보인 까닭도 그 때문이었다.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해방기에 정지용은 `옳은 시`를 추구했으며, 형식적 고민보다는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를 우선시했다.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정지용의 선구적 인식은 국민보도연맹시기 창작한 몇 편의 시에 불일치의 균열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정지용의 해방기 시는 실패나 퇴행으로 규정되어 왔지만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정지용의 인식과 시작의 균열이 발생한 이유에 주목해 본다면 해방기 정지용 시에 나타난 침묵과 여백의 언어와 형식은 해방기 시문학사에서 새롭게 평가될 필요가 있다.

최창학의 「창(槍)」에 나타나는 주인공의 의식 연구-강박증적 의식에 관하여

이승준 ( Lee Seung-jun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227-254 ( 총 28 pages)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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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목적은, 최창학의 중편소설 「창」에 나타나는 주인공 이상의 의식에 대해 고찰하는 데 있다. 「창」의 주인공 이상(李常)은, 자신의 의식을 반성적으로 의식하고 그것을 분석하여 자기화한다. 그는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이러한 이상의 의식은 강박증적 사고와 닮아있다. 강박증자는 대상이 타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상의 의식은 타자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사물을 자기화함으로써 고립되었다는 점에서 강박증적 구조를 보인다. 「창」은 전체에 걸쳐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상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자살충동이라는 상반된 의식을 지니고 있다. 이상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그의 폐병(기흉)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의식에 더욱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자살충동이며, 그 근저에는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상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 위에 서 있는 이상의 의식은 선택의 위기에 놓여 있다. 그는 살려고 애쓰는 자신과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자신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것은 현실로 나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 사이에서의 머뭇거림과 같다. 이상은 하숙집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자기 자신에 대해 자각한다. 이상은 자신의 유사자라고 할 수 있는 신성일의 인도로 고립된 자아로부터 거리로 나오지만, 그의 의식은 여전히 세계와 동화되기를 머뭇거린다.

함대훈 소설에 나타난 연애서사 연구

이주라 ( Lee Ju-ra )
우리어문학회|우리어문연구  57권 0호, 2017 pp. 255-286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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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함대훈 소설의 전체적인 지형을 파악하고 그 특징을 살펴보는 연구이다. 함대훈 소설은 대체로 통속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정한 주제와 몇몇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논의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 논문은 연구대상을 확대하여, 함대훈 소설의 전체적인 작품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함대훈 소설의 전체 목록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함대훈 소설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함대훈 소설은 기본적으로 연애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함대훈 소설은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가, 라는 당대의 전형적인 질문에 새로운 대답을 제시하였다. 여성들의 타락으로 진정한 사랑은 늘 실패한다는 것이 당대의 전형적 인식이라면, 함대훈 소설에서는 남성이 순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진정한 사랑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전자가 당시 불안한 현실의 원인을 타자의 잘못으로 돌리고 타자를 공격하는 태도라면, 후자는 불안한 현실을 해피엔딩이라는 환상으로 봉합하는 태도다. 함대훈 소설은 사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지만, 현실의 불안을 환상으로 봉합했다는 점에서는 한계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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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장르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머리 풀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귀신이다. 중국의 강시나 서양의 흡혈귀와 달리 왜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귀신이 한국 공포의 전형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여귀하면 생각나는 것은 매일 밤 사또에게 나타나던 <아랑전설>의 아랑과 <장화홍련전>의 장화홍련이다. <아랑전설>은 경상남도 밀양 영남루에 얽힌 전설로, 아랑은 밀양 부사의 딸이었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유모와 통인의 흉계로 죽임을 당하여 대숲에 버려졌다. 부사는 아랑이 외간남자와 내통하다 달아난 것으로 알고 벼슬을 사직한다. 이후 밀양의 신임 부사가 부임하는 첫날 주검으로 발견되어 모두 그 자리를 꺼리게 되고 이때 이상사라는 담이 큰 사람이 자원하여 밀양부사로 와서 아랑의 원혼에게서 억울한 죽음을 전해 듣고 주검을 찾아 장사지냈다 한다. <장화홍련전>도 계모와 흉계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장화홍련의 원혼이 사또에게 나타나 호소하는 이야기이다. 두 이야기 모두 억울한 누명, 계모 혹은 유모의 흉계로 죽임을 당함, 사또에게 억울함을 호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이는 `여성`이고, 따라서 원혼 역시 `여성`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아랑전설>은 `전설`이고 <장화홍련전>은 `실화`이다. 그러나 `실화`를 고전소설로 엮을 때 내용을 바꾼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뀐 이야기를 전해서 듣고 반복해서 재생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장화홍련>은 실화라기보다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아랑전설>과 <장화홍련>은 전설 혹은 실화의 구분을 떠나서 문자텍스트(소설)로 읽어서 접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 혹은 이야기를 반복재생산하는 메커니즘에는 의도 혹은 목적이 필연적으로 깔리게 된다. 우리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 혹은 주체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실화, 고전소설 『장화홍련전』, 신소설 『봉선화』, 『치악산』에서부터, 근대 대중소설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모티프는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반복된 것으로부터 형성된 `공포`는 과연 무엇에 관한 두려움이었는지, 어떤 경계 혹은 위태로움으로부터 파생된 두려움이었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타나는 한국 공포의 전형인 장화홍련으로 대표되는 머리 푼 귀신은 바로 본처의 자리를 도전하는 자들에 대한 `위협`이다. 머리 푼 귀신은 남편의 애정을 첩에게 뺐긴 한국의 `본처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련의 반복에는 숨은 함정이 있다. 모든 원인과 결과를 여성에게 전과시킴으로써 무죄가 된 남성들이 있다. 머리 푼 여자 귀신이 공포의 전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남성들의 무의식에 본처들이 무덤에서 되살아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이들의 억울함을 살아 있을 때 듣는 게 아니라 대중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각인시켜 놓았던 것이다. 살아있는 자가 아닌 `귀신`으로밖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은 그 공포가 표면적으로는 가부장제를 유지하기 위해 억압되어 왔기 때문이다. 장화홍련으로 대표되는 한국 `공포`의 전형은 바로 가부장제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두려워 한 본처와 본부가 교묘하게 공모함으로써 만들어진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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