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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Languag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반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1447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2권 0호 (2018)

동사 파생접미사 ‘-대다’에 대하여 - 규칙적 어근과 결합하는 ‘-대다’를 중심으로 -

박은경 ( Park Eun-kyeong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1-24 ( 총 24 pages)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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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동사 파생접미사 ‘-대다’에 결합하는 어근의 범주를 정하고 ‘-대다’의 의미와 특성을 살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현대 국어의 동사 ‘대다’와 접미사 ‘-대다’의 의미 특성을 살피고 또한 중세 국어와 근대국어에서 나타나는 동사 ‘다히다’를 살펴 접미사 ‘-다히다’가 ‘슈군다히다’형태로 처음 출현된다는 것을 보인다. 동사 파생접미사 ‘-대다’의 의미와 특성을 살피기 위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다’의 기본 의미가 [반복]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어근의 의미자질에 따라 동작이나 소리의 [반복], 상태나 느낌의 [지속], 사람의 마음이나 태도의 [정도가 심함] 등 확장 의미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또한 접미사 ‘-대다’는 동사, 형용사, 명사, 부사 어근에 결합하며, 불규칙적 어근과도 결합하여 생산적인 단어 형성 활동을 보여 주는데 특히 ‘-대다’는 부사를 어근으로 하여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파생어를 생성한다. 이처럼 ‘-대다’에 결합하는 어근의 범주가 다양하고 파생어의 수가 많다는 것은 동사 파생접미사 ‘-대다’가 여전히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으) ㄹ까 하-/싶-/보-’에 대해서

양지현 ( Yang Ji-hyeon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25-47 ( 총 23 pages)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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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으)ㄹ까 하-/싶-/보-’ 구성에서, ‘-(으)ㄹ까’에 어울린 ‘하-’, ‘싶-’, ‘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문장에서 통용해서 쓸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등에 관심 갖고 연구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의문종결형 ‘-(으)ㄹ까’ 뒤에 쓰인 ‘하-’, ‘싶-’, ‘보-’가 각각 어떤 용언인지 살피고 ‘-(으)ㄹ까 하-/싶-/보-’ 구성은 어떤 통사적 특성을 지니는지 살폈다. 그 뒤 ‘하-’, ‘싶-’, ‘보-’가 이 구성에서 언제 통용이 가능한지를 살펴보았다. ‘하-’는 어휘적 의미가 비었거나 아주 약한 ‘하-’이며, ‘-(으)ㄹ까’에 의한 추측이나 의지·의도의 의미를 드러내는 앞말을 그대로 수용할 뿐이다. ‘싶-’는 앞말을 수용하면서 앞말에다 화자의 기대나 바람, 걱정, 두려움 등과 같은 내면을 싣는다. ‘보-’는 감각동사로, 앞말이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인식에 의한 것임을 보인다. 추측표현으로 쓰인 ‘-(으)ㄹ까 보-’에는 걱정, 불안과 같은 화자의 내면이 담겨 있다. ‘-(으)ㄹ까 하-/싶-/보-’ 구성은 ‘하-’, ‘싶-’, ‘보-’의 차이로 인해, 그 쓰임이 동일하지 않다. 문맥에서 통용되어 쓰이는 곳도 제한되어 있다. 먼저 의미적 측면에서 보면, 추측을 나타내는 문장에서는 그 추측에 걱정이나 두려움이 담겨 있는 경우에만 통용이 가능하다. 의지·의도를 나타내는 문장에서는 마주보고 있는 상대를 향한 의지·의도 표현이 아닌 경우라야 통용해서 쓸 수 있다. 다음, 통사적 측면이다. 추측의 의미를 지닌 문장에서는 ‘-(으)ㄹ까 해(서)/ 싶(어)/ 봐(서)’와 같은 구성으로 두 문장의 사이에서, 의지·의도의 의미를 지닌 문장에서는 ‘-(으)ㄹ까 해(요)/ 싶어(요)/ 봐(요)’와 같은 구성으로 문장의 끝에서 통용이 된다.

한국어 중급학습자의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어휘 대치 오류에 대하여

배연화 ( Pae Youn-hwa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49-78 ( 총 30 pages)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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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한국어 중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어휘 대치 오류의 양상과 원인을 살펴보고 학습자 중심의 교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휘 오류와 관련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쓰기에서 나타나는 오류와 비교해서 말하기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다각도로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에 이 연구는 오류 분석의 기준과 틀을 근거로 전사된 말하기 시험의 녹음 자료를 분석하여 전체적인 오류의 양상을 살펴보고 어휘 오류의 원인을 유형별로 분류하였다. 어휘 대치 오류는 목표어에 대한 이해 부족과 모국어 영향으로 인한 오류로 구분하였다. 목표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나타나는 오류는 다시 어휘적 문법 요소로 인한 오류, 발음과 형태의 유사성으로 인한 오류, 유사한 의미로 인한 오류로 세분하여 각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어휘 학습은 통사적인 특징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 언어권별로 자주 발생하는 발음의 오류는 교사가 인지하여 충분히 연습하도록 지도해야 하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의미의 차이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용례들을 많이 제시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한 오류는 모국어식 표현으로 인한 오류와 코드전환으로 분류하고 원인을 분석하였다. 학습자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모국어식 표현과 코드전환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이 연구는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오류의 양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유형화하여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어휘 오류를 줄이고 효과적인 어휘 교수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설명문과 논설문 쓰기에서 문단 구현 양상 조사 연구 - 대학교 신입생의 글쓰기를 대상으로 -

서종훈 ( Suh Jong-hoon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79-106 ( 총 28 pages)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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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문단이라는 단위를 중심으로 텍스트의 주요한 속성인 통일성(coherence)의 문제를 다루었다. 두 가지 연구가설을 상정하고, 이를 글의 갈래와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중심문장 제시, 중심문장 위치, 문단 간 의미관계 등을 다루었다. 갈래에 따른 설명문과 논설문의 중심문장의 제시 비율은 차이가 없었지만, 수준에 따른 중심문장의 제시 비율은 유의미하게 우수한 집단의 학습자들에게서 높게 드러났다. 즉 우수한 집단의 학습자들이 그렇지 못한 학습자들보다 모든 갈래에서 문단의 중심문장을 잘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갈래에 따른 중심문장의 위치는 우수한 집단은 갈래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그렇지 못한 집단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준에 따른 중심문장의 위치는 모든 갈래에서 집단 간에 차이가 있었다. 이는 문단 간 의미관계의 양상도 마찬가지이다. 즉 우수한 집단의 학습자들은 각 갈래에서 중심문장의 위치 및 문단 간 의미관계를 기존의 쓰기 관습, 이른바 수사학적 틀에 기반하여 구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고는 일부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설명문과 논설문이라는 두 갈래의 글에 대하여 문단 중심의 통일성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를 지닌다. 향후 조사 과정에서 대상 집단의 확대 및 통일성과 관련된 다양한 조사 방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한시 속에 담긴 역사의식과 문명의식

변종현 ( Byun Jong-hyun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107-137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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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시에는 시인 자신의 정감을 표현한 작품이 많지만, 때로는 역사적 현실 속에서 자신의 역사의식이나 문명의식을 시로 표출하기도 하였다. 특히 우리 역사에서 고려 후기와 조선 후기는 국제정세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배계층에 속했던 인물들의 주체적인 결단이 필요하던 시기였다. 고려후기는 원·명교체기로 역사와 문명에 대한 갈등이 치열했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이제현은 고문운동(古文運動)을 통하여 사대부문학이 나아갈길을 제시하였고, 영사시(詠史詩)를 통하여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역사의식이 담긴 시를 통해 우리가 본 받아야할 인물들과 반성해야 할 인물들을 잘 제시해 주었다. 이곡은 원의 수도인 대도(大都)에서 유학하며 아들인 이색에게도 대도에서 벼슬해야함을 권면하였다. 이색은원에서 유학을 한 뒤 원나라에서 벼슬을 하였지만 고려로 귀국한 뒤 친원(親元)과 친명(親明) 사이의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나라로 사행을 가며 쓴 시로 보이는 <즉사(卽事)>에 나타난 의식으로 보아 목은은 명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더 호감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겠다. 목은은 이후 성균관 대사성(大司成)이 되어 김구용·정몽주·이숭인 등을 학관으로 채용하여 유교문화를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고려 후기에 형성된 이러한 학문적 분위기는 사대부들의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되어서, 이후 사대부계층들은 역사전환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영조와 정조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특히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조선을 장악하기 위해 일어났던 전쟁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러한 역사 흐름 속에서 조선 문인들은 한시를 통하여 농민들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하기도 하고, 외세의 침탈에 강력하게 저항하기도 하였다. 정조 때 유득공은 <이십일도회고시(二十一都懷古詩> 43수를 지어 민족의 주체성을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이 시에서 유득공은 우리 역사의 지나간 모습, 즉 민족적 삶의 총체적 양상을 각국의 왕도(王都)를 통하여 제시함으로써 우리 것을 새롭게 인식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전봉준은 <절명시>에서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외세를 배격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이루지못한 한을 잘 나타내었다. 구한말 황현은 서양세력이 조선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에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다. 1884년에 지은 <이충무공귀선가>에서는 서양세력의 침탈을 호랑이가 양 마을에 드는 형세라 하였고, 음독하기 전에 쓴 <절명시>에서는 국치일에 죽음으로 선비정신을 실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고려 후기에 진화와 정몽주의 시에서 문명에 대한 주체의식이 뚜렷함을 보여주었고, 조선 후기에는 역관 신분이었던 이언진의 시와 박수의 사상에서 문명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진화는 금나라에 사신으로 가면서 문명의 주체가 고려임을 나타내었고, 정몽주는 한시를 통하여 중화적(中華的) 세계 질서 속에 있는 고려 민족의 자부심을 드러내었다. 즉, 고려 후기에 국제관계가 중국 명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질서를 인정하고, 그 질서 속에서 문화적 동질성을 확보하고 살아가는 자부심을 시로 표현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역관이었던 이언진의 시에서 자신의 신분과 사상에 대한 깊은 성찰이 나타나있다. 이언진의 시집에는 시인 자신이 겪은 고통과 분노의 언어로 채워져 있으면서, 유교 국가 너머 다양한 사상이 인정되고, 신분과 혈통이 아니라 능력으로 인정받는 세계를 꿈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한말 박수는 존화양이(尊華攘夷)의 진정한 의미를 논하면서 “주 나라가 이룬 제도와 문화를 갖추어 예를 지키고 인륜을 유지하여야 중화”라 하였다. 이러한 선인들의 시와 사상을 통해 볼 수 있는 역사의식과 문명의식은 오늘날 우리에게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 앞으로 보다 바람직한 역사를 이룩해 나가고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 가는 원동력이 되리라 여겨진다.

오정희 소설에 나타난 ‘걷기’의 의미

강유정 ( Kang Yu-jung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139-163 ( 총 25 pages)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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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소설은 존재의 심연, 삶에 내재한 갈등과 모순, 욕망과 안정의 이분법을 보여주었다. 아름다운 문장과 심오한 세계관이 담긴 오정희의 작품들은 지속적 연구와 평론의 대상이 되어 왔다. 오정희의 소설은 내면적인 인물의 일상을 통해 삶의 비의와 아이러니, 한 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생의이면을 보여주곤 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오정희 소설의 철학적 깊이와 내면적 사유는 오정희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별성을 간과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 와서 여성 인물에 주목하고, 여성성의 지표를 다시 보는 여성학적 독법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여성학적 연구와 기존의 존재론적 연구가 분리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존재론적 결핍, 존재론적 심연과 같은 언어들로 희석되며 그 차별성을 잃고 만다. 성차에서 비롯되는 첨예한 갈등과 문제의식이 인간으로서의 본원적 갈등으로 중화되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 중 하나는 오정희의 소설에 유독 걷는 여성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걷기는 단순히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귀환의 통로로 여겨지곤 했지만 오정희의 소설 안에서 ‘걷기’의 의미는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하다. 여성의 삶이 처한 곤궁과 어려움, 한계, 사회적 억압이 드러나는 것은 걷는 동안, 길 위에서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오정희 소설의 걷는 여성을 추적하고, 그 의미를 구분하고 해석함으로써 오정희 소설의 걷기의 의미와 상징성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남성에게 있어 걷기는 성장의 배경이며 자아 정체성을 찾는 육체적 고행내지는 수련 과정과 동일시된다. 하지만 길 위의 여성은 가부장제를 거역하거나 혹은 가부장제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여성으로 취급받는다. 「순례자의 노래」의 인물 혜자는 망가진 삶을 복구하기 위해 길에 나서지만 걷는 동안 그녀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뿐이다. 가벼운 산책을 떠나는 여자에게는 돌아올 집이 있지만 그 보다 멀리 걸어 나가거나, 이미 집을 벗어났던 여자에게 귀환은 허락되지 않는다. 집은 세상이 정한 규율 즉 가부장적 질서를 따르는 여성에게만 허용된 공간이다. 이는 자신의 존재론적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거듭 길로 나서는 여자 은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바람의 넋」의 은수는 전쟁고아로, 어딘가 자신의 중요한 부분이 결락되어 있음을 호소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상실을 회복하고 애도하기 위해 거듭 길을 나서지만 남편에게 그것은 거역이며 길 위의 남자들에게는 빌미일 뿐이다. 추방과 폭력으로 돌아 온 은수의 걷기는 길 위의 여성이 겪어야만 하는 폭력과 오해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만약 가정을 가진, 엄마이자 아내인 여성에게 허락된 걷기가 있다면 그것은 아이를 재우고 난 이후, 동네 주변을 도는 가벼운 산책이거나 아버지가 잠든 후 집 앞을 잠시 도는 정도의 산보에 불과하다. 「전갈」의 여자는 남편처럼 아프리카의 밀림을 꿈꾸지만 아내이자 엄마로서 그녀에게 허용된 것은 산책뿐이다. 「새벽별」의 정애가 하루 밤의 일탈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듯한 공포를 느끼고 인생이 모두 끝나버린 여자라는 주변의 평을 듣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오정희 소설에 있어서 많은 여성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걷는다. 목적지를 두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방황하며 거리를 헤맨다. 이 걷기는 단순한 서사적 관습이 아니라 오정희 소설의 중요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상징이다. 여성 인물이 길 위를 걷는다는 것이 어떤 결말의 징후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적인 것은 이 헤맴이 자아의 성찰이나 회복, 정체성의 확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폭력과 추방의 원인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여성의 길 나섦, 걷기가 여로형 서사와 다르게 추방과 낙오의 결말로 이어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 오정희 소설에 있어서 ‘걷기’는 여성으로서의 한계와 가부장제의 억압, 여성으로 살아가기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문학적 상징이자 행위이다.

복제의 시대, 자본담론 형상화의 비미학 - 이청준의 「꽃과 뱀」 · 「꽃과 소리」를 중심으로 -

송은정 ( Song Eun-jeong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165-201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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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꽃과 뱀」, 「꽃과 소리」(1969)는 같은 해 한 달의 간격을 두고 각기 다른 잡지에 발표된 작품으로 등장인물이나 조화 가게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서로 겹친다. 두 작품은 한국 자본주의 체제가 모순을 드러내는 시원이라 할 수 있는 1960년대에 당대 체계의 불안한 징후들을 포착하고 있다. 특히 모더니즘 양식에 바탕을 둔 미적 근대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삶의 양식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서사화 되고 있다. 소설은 당대의 현실이 불합리하고 모순투성이라는 인식과 그에 대한 사유의 과정에서 도출한 관념을 형상화한다. 2장에서는 「꽃과 뱀」을 중심으로 조화가 환유하는 문화로 포장된 사회·정치적 근대성과 그 확고한 체계에 균열을 가하는 죽음을 내포한 뱀의 야생성과 생명성이 지닌 양가성을 분석해 보았다. 3장에서는 「꽃과 소리」를 중심으로 삶의 양식을 지배하는 힘과 권력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소리로 대변되는 엿장수, 두부장수, 청소부 등이 사람들을 소리의 노예로 삼는다는 것은 먹고 사는 일상의 유지를 위한 노동에 사로잡히는 삶을 은유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화로 대변되는 문화적인 삶을 앞세운 복제화 하는 힘은 자본의 논리에 따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시스템 내의 개개인의 가치관마저 변화시킨다는 점이 문제적이다. 4장에서는 실재를 없애는 허구의 시뮬라크르에 균열을 가하고자 하는 사건들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복제된 조화는 하나의 기표가 되어 실체들을 변화시킨다. 때문에 실재와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음이다. 이런 가운데 이청준은 부정(不正)의 부정성(否定性)을 발휘해 그 경계에서 문학이 포착할 수 있는 진실을 드러내 보이려 하고 있음을 분석해 보았다.

임순례 영화에 나타난 동시대성과 청년 개념의 세속화

한귀은 ( Han Gwi-eun )
배달말학회|배달말  62권 0호, 2018 pp. 203-230 ( 총 28 pages)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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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영화에는 지속적으로 ‘청년’이 등장해 왔다. 임감독은 청년을 꿈과 목표를 지향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성과주체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속 청년은 무기력하고 무위의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을 통해 청년 개념의 세속화가 이루어진다. 신화화 되었던 청년의 개념에 균열이 생기면서 청년 삶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제기는 임감독이 시대에 적응하지 않고 시대와 불화하는 동시대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동시대인은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는 자가 아니라 오히려 비시대적·시대착오적이며 비현실적인 주체이다. 이 때문에 동시대인은 시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차(視差)를 견지할 수 있다. 동시대인의 관점으로 본 청년은 ‘하지 않을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 능력은 우정과 환대, 증여의 능력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이 우정과 환대, 증여는 장소성이 풍부한 생태학적 기반위에서 이루어진다. 임감독의 영화에는 종종 비현실적인 희망이 엿보이는 결말이 그려지는데, 이 또한 동시대성에 의한 것이다. 그의 영화 속에서 보이는 희망은 성공에의 희망이 아니라 성공이 없더라도 연대와 우정으로서 잘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며, 이것은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가장 절실한 덕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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