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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34권 0호 (2012)

근대초기 재담과 로컬리티의 문제

이강옥 ( Lee Kang O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1-38 ( 총 3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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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근대초기 재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 양상을 통해 근대가 로컬을 어떻게 재구성하였으며 그 과정과 의미는 무엇인가를 살폈다. 시골사람과 서울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들을 선정하여 그중 시골사람을 도가 지나치게 빈정대고 조롱하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작품의 형성과 향유의 의미를 근대 로컬리티 개념으로 재해석하였다. 근대 문물을 접하고 수용하려는 시골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인식적 오류를 범하거나 행위 상의 실수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재담 작품들은 그 점을 과장하고는 실수를 한 시골사람들을 희화화하고 조롱하였다. 사고나 지각 능력에서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는 시골사람의 표상을 조작해낸 것이다. 그리하여 시골사람은 미몽과 결함, 장애의 아이콘으로 재구성되었다. 근대 문물 수용과정에서 서울사람 역시 그 전에 저질렀을 법한 시행착오나 실수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는 서울사람이 대변하는 조선과 근대서양과의 관계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근대 재담에서 서울사람의 실수나 굴욕을 다루는 작품을 찾기는 어렵다. 서울사람은 근대 문물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타자로서의 시골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근대와의 만남 과정에서 겪은 실수나 굴욕의 기억을 숨길 수 있었다고 해석된다. 시골사람을 근대의 타자로 형상화함으로써 서울사람은 근대인의 완전한 표상으로 거듭 나게 되었다. 근대초기 재담에 나타나는 서울사람의 지나친 시골사람 조롱은 근대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해 활용한 문화적 타자화 방식을 단순하면서도 선명하게 관철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재담은 매우 짧은 형식이고 웃음 유발이라는 아주 분명한 서술 목표를 가진 것이다. 또 재담은 깊은 사유보다는 즉발적 반응을 요구한다. 재담 갈래가 가진 이런 특징은 서울사람과 근대제국주의의 시선이 쉽게 비집고 들어가 작품 속에 똬리를 틀 수 있도록 도왔다고 보았다.
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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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근대 재담집 『소천소지(笑天笑地)』에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관계 양상을 살펴 본 다음 이를 바탕으로 수록된 재담의 특징을 규명하는 데 있다. 이 재담집에 수록된 322편의 재담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행위주체들을 항목화하여 관계를 중심으로 정리한 결과 가족 관계, 상하 관계, 주객 관계, 중앙인과 주변인 관계,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계, 특정 성씨 관계, 갑을 관계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이를 바탕으로 이 재담집에 수록된 재담들을 ‘관계 내 주도권의 변화’, ‘중앙인과 주변인의 우열관계 형성’, ‘관계 지향을 탈피한 등장인물의 설정’이라는 관점에서 그 특징을 분석하였다. 첫째로, ‘관계 내 대결 주도권의 변화’를 살펴보면, 가족 관계나 상하 관계, 주객 관계의 경우 전통적인 소화(笑話)에서는 ‘권력자와 피권력자의 대결’이 중심이었다면 근대 재담들에서는 ‘신지식에 대한 신구(新舊)의 대결’로 대결 양상이 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로, ‘중앙인과 주변인의 우열관계 형성’를 살펴보면, 서울사람과 시골사람의 관계에서는 서울사람과 상경한 시골사람 사이에 ‘1차적 우열관계’가 성립하고, 하향한 시골사람과 상경 경험이 없는 시골사람 사이에 ‘2차적 우열관계’가 다시 성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근대적 문명을 시간적으로 먼저 받아들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그것을 늦게 수용한 사람들에 대해 우월감(優越感)을 가지게 됨으로써 이러한 재담이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관계 지향을 탈피한 등장인물의 설정’에서는 특정 관계를 지향하지 않는 이른바 ‘갑을 관계’의 경우 ‘관계’라는 요소 자체는 재담이 흥미유발에 크게 관여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재담들은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보다는 불특정 인물 간의 행동이나 대화 자체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므로 특정 관계에 놓인 재담들이 전통사회에서부터 이어져 온 사회문화적인 맥락 속에서 웃음의 의미가 드러나는 ‘집단적인 웃음’을 추구한다면, ‘갑을 관계’의 재담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난 ‘개인적인 웃음’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재담들은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그 표현방식 또한 희곡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공연재담(公演才談)인 만담(漫談)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된다.

근대전환기 패설의 변환과 지향

김준형 ( Kim Joon Hy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87-117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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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 패설은 형식적으로 다른 갈래와의 교섭을 통해 장편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내용적으로는 사회에 대한 순응과 도전 양상을 드러내기도 하고, 전대에 비해 훨씬 많은 성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급변하는 사회적 풍토에서 패설 나름대로 자기 갱신을 하던 한 모습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근대전환기 사회 환경은 패설이 자기 갱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변역의 시대에 패설은 외부적인 힘에 의해 강요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신문 매체의 등장은 이전의 문학 향유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로 작동했다. 그에 따른 변용의 양상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집’으로 향유되던 방식에서 개별 작품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묘사나 구성(plot)보다는 줄거리(story)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특정 소수에서 불특정 다수로의 변환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패설을 대체할 다른 어떤 장르의 탄생은 필연적이었다. 그 중 소화와 재담의 등장은 고무적이었다. 재담은 말재주를 통한 구비적 구술 방식으로, 소화는 매체에 기록되어 읽는 형태로 나타나는 방식으로 정착하였다. 재담이 공연의 형태로 등장한 것도, 소화가 신문 매체의 고정란에 정착된 것도 이러한 토대에서 마련되었다. 현재 우리가 쓰는 재담과 소화라는 명칭도 이러한 배경에 기초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문명 세계에 대한 비판적 도구로 활용되었던 패설은 1910년을 전후하여 도구가 아닌 작품 그 자체로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런 양상은 문체의 변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줄거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한 방법이었다. 또한 근대전환기 패설에서는 이전과 달리 작품에 대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직접적인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웃음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근대 ‘야담가’의 존재와 구연 활동

이동월 ( Lee Dong Wol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119-153 ( 총 35 pages)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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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후반~1940년대 초반에 사화와 야사를 대중에게 구연하고 신문·잡지에 지속적으로 게재했던 사람들을 일컬어 ‘야담가’라 했다. 이 논문은 야담가의 구연 활동을 살펴 근대 이야기문화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다. 1927년 후반에 야담운동이 시작되면서 야담가 또한 등장했다. 야담가는 라디오에서 야담을 구연해 청취자를 울리고 웃겼다. 라디오가 전통 이야기꾼의 활동 무대인 가내 사랑방과 시정 공간을 차지하면서 야담가는 전통 이야기꾼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방송에서 인기를 얻은 야담가는 야담대회로 진출했고, 야담대회장은 유료 입장한 청중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대표 야담가였던 김진구, 윤백남, 신정언은 자신만의 개성적이며 고정적인 구연방식을 선보였다. 김진구는 담뇌(談腦)라는 전략적 장치로 현장의 분위기를 조절했으며, 윤백남은 몸짓을 동반하여 변화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신정언은 청중을 화중화(話中化)했다. 야담가는 사회 저명인사로 명성을 누리며 경제적으로 보상받았다. 야담가의 행보를 일각에서는 상업적이고 과거 지향적이라며 비난했지만 대중이 야담을 공유하고 역사를 향유하게 했다는 점에서 존재의의를 가졌다.

가요 개념의 근대화, 식민화, 혼종화

박애경 ( Park Ae Ky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155-184 ( 총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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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가요는 대개 한국의 대중음악 혹은 대중가요와 동의어로 통용되고 있다. 즉 가요에는 ‘한국’이라는 지역적 정체성이 느슨하게 개입되었을 뿐, 그 자체로 가치평가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가 연구와 비평의 대상이 되면서 ‘가요’라는 말은 비판 혹은 재점검의 대상이 되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에서 만들어진 대중가요가 국경을 넘어 수용되고, 대중가요의 하위 장르와 수용층이 분화되면서, ‘가요’라는 개념의 범주와 의미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 글에서는 ‘가요’라는 개념의 역사적 맥락을 짚어보면서, 노래 양식을 지칭하는 용어가 변천하고, 때로는 위계화되는 양상을 살피고자 한다. 근대 이전의 가요는 자국어로 된 노래 양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정되면서, 민요까지 아우르는 말로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근대를 거치며 점차 가요와 민간 생활에 기반한 민요가 ‘민족의 노래’로 분리되면서, 가요는 ‘유행가요’의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 식민지 시기 말기 파시즘 체제를 거치며 가요는 신체제 정책에 복무하는 신가요, 혹은 가요 곡이라는 명명으로 바뀌며 식민화의 혐의를 받게 되었다. 신가요는 해방 이후 가치 충립적인 말로 쓰이기도 하였으나 대중사회의 성장과 함께 점차 ‘가요=대중가요’라는 등호 관계가 굳어지게 되었다. 문화가 국경을 넘어 수용되는 요즘에는 K-pop이 가요이 하위범주로 부상하며, 세계로 발신하는 한국의 노래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이렇듯 ‘가요’가 향유층의 일정한 의도와 가치의식을 담아내면서 끊임없이 개념 전환을 이루고, 의미를 확정하여 왔다는 사실을 드러내려 한다. 가요를 둘러싼 명칭과 개념 변화에 대한 고찰은 시대에 가요의 문화적 위상을 가늠하는 데에도 유효한 접근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구전이야기 ‘다시쓰기(Re-Writing)’를 활용한 자기탐색 글쓰기 교육

김영희 ( Kim Young He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185-242 ( 총 58 pages)
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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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구전이야기와 글쓰기가 공유한 성찰과 치유의 영역을 핵심 토대로, 한층 체계화 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수업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대학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교육의 틀 내에서 구전이야기 다시쓰기 활동을 통해 자기 탐색 글쓰기를 심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연행의 맥락과 이야기치료의 문제의식을 적극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연행의 맥락을 되살려 집단적 해석과 창작, 해석적 관점의 이동에 따른 재맥락화, 텍스트 구성의 개방성과 유동성, 공적 담론의 장으로서 이야기판의 구조 응용 등을 글쓰기 교육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입문적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집단적 동질화에 대한 반항을 이끌어내기도 하는 구전이야기의 양가적 효과를 비판적으로 재사유하면서, 지배적 이야기 성찰과 대안적 이야기 구성이라는 이야기치료의 문제의식을 글쓰기 교육에 응용하였다. <아기장수이야기>의 다시쓰기 활동을 통해 자기탐색 주제를 심화시킨 학습 주체들은 현실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나 가치 지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차이’나 개별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승인되고 수용되기를 바라는 갈망을 드러냈다. 부모나 공동체와의 갈등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인 과정임을 인식하고 이와 같은 갈등에 내재한 핵심 문제를 새로이 해석하면서, 학습 주체는 무의식적 상실을 발견하거나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자존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서술산 여신 신화」와 「선도산 여신 신화」의 서사 윤곽과 구비문학적 면모

윤혜신 ( Yun He Shi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243-281 ( 총 39 pages)
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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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서술성모와 선도산 신모를 동일한 여신이 아닌, 서로 다른 여신으로 파악한 선행 연구의 관점을 계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문학 측면의 연구를 보강하려는 시도에서 이루어졌다. 결론적으로 「서술산 여신 신화」는 서사가 형성된 이래 1000년 이상의 시간을 거치면서 최소한 5차에 걸친 변개가 이루어졌으며 「선도산 여신」는 2차에 걸친 변개가 적층적으로 이루어졌다. 각각의 서사가 갖추었을, 최소한의 윤곽을 이 논문의 결론부에서 제시하였다. 여신 서사가 변개되는 과정을 통해 일정한 시선과 세계관에 의해 서사가 사후적으로 재구성되는 구비문학적 면모를 볼 수 있다. 박혁 거서간 탄생담에 언급된 여신은, 시간적 위상을 고려해볼 때 선도산 여신이 아니라 서술산 여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선도산 여신 신화」는 고려 시기에 중국으로부터 김부식에 의해 전해졌으므로 박혁 거서간의 탄생담에 등장하는 신라 건국 즈음의 여신은 시기상 서술산 여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술산 여신 신화」가 고려 시대에 전해진 「선도산 여신 신화」보다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여신 신화가 기록된 초기 문헌인 _삼국사기_와 _삼국유사_의 기록을 받아들일 경우, 논리적 모순이 생겨 여신 서사를 재배치할 필연성이 생긴다. _삼국사기_에 없는 솔개·황제 개입 모티프 등의 몇몇 모티프가 _삼국유사_에서 발견되는 사실에서 각 시기의 구비전 승자가 여신 신화를 바라본 사후작용의 시선, 세계관의 차이가 감지할 수 있다. 여신 신화에는 신화적 세계관, 불교적 세계관, 도교적 세계관이 혼재되어 있는데 주체와 세계관에 따라 서사적 사건을 분리하면 두 여신의 서사가 다른 경로를 거쳐 형성되었음이 드러난다. 라캉주의 이론을 원용하여 서사 변개의 당대적 의미를 살펴보면, 여신 서사가 재구성되면서 신화적 여신의 기표(signifier)가 불교적 여신, 도교적 여신, 불교를 옹호하는 도교적 여신 등 다양한 여럿이 되고 이 기표 덩어리가 새로운 기의(signified)인, 전래의 권위와 도교적 권위를 아우르는, 강력한 권위를 가진 불교적 여신의 의미를 발생시켜 당시의 고려 사회에 상당한 정치적 파급 효과를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용궁설화에 나타난 증여의 논리와 호혜적 연대의식

신호림 ( Shin Ho Rim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283-319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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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용궁설화를 중심으로 그동안 이상향이나 낙원으로만 파악되던 용궁 공간의 이계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인간과 용궁계가 맺고 있는 호혜적 연대의식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음을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불전설화에서 나타난 용왕의 형상과 용궁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생경(本生經)』 소재 이야기들과 여타 불전설화들을 살펴본 결과, 용왕은 신격이면서도 인간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으며 특히 불법을 수호하는 면이 강조되어 있었다. 그리고 용왕이 끊임없이 불법을 수호하지 않으면 용궁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는 사상은, 곧 불법을 깨달은 인간이 불법이 결핍된 용궁계로 이동하여 그 결핍을 해소해준다는 일련의 환상적(環狀的) 구조를 성립시킨 것으로 보았다. 그 다음에는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 33편의 용궁설화를 추출하고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증여 논리에 대해 살펴보았다. 용궁설화는 불전설화와 영향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용궁계에 대한 인간의 선행(善行)여부에 따라 용궁계로 이동하는 계기가 달라진다는 변별점 또한 존재한다. 용궁계에 대한 선행의 유무는 선룡과 악룡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의 용왕이 나타나게 했으며, 이를 풍어제에 나타나는 ‘주기와 받기, 그리고 답례’라는 증여의 기본 논리로 설명할 수 있었다. 용왕의 이중적 면모 뿐 아니라 인간계의 인물이 용궁계에서 얻는 획득물의 성격을 통해서도 인간과 용궁계의 관계가 증여의 논리로 설명됨을 보였다. 용궁계에서 얻은 물건은 인간이 원하는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있는 ‘사물의 기원’과 연결된 신성재(神聖財)라고 할 수 있다. 신성재는 태초에 신이 인간에게 증여한 어떤 기원과 관련된 물품으로, 인간에게 원초적 부채의식을 부여함으로써 신이 우위에 위치하게 되는 논리를 설명해준다. 용왕의 이중적 면모와 신성재로서의 획득물을 통해 증여의 논리가 용궁설화에 내재되어 있음을 보였다. 그리고 증여의 논리는 양방향성을 가지고 인간과 용궁계를 연대시키고 있었다. 그 연대의식은 상호 긍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용궁계의 관계는 호혜성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간계와 이계 간에 작용하는 내적 논리에 의해 발생되는 관념을 이계관이라고 할 때, 용궁설화에 나타난 이계관은 호혜적 연대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설화 <도량 넓은 남편>을 활용한 창작활동의 치유적 가능성

조은상 ( Cho Eun Sa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321-363 ( 총 43 pages)
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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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량 넓은 남편>은 부부관계의 지속에 대한 이야기, 즉 부부서사를 드러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이 설화가 부부서사를 드러내기 위해서 취하고 있는 서사적 전략을 분석하고 서사가 지향하는 바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문학치료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이 이 설화에 대해서 보인 반응을 통해 서사이해의 한계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도량 넓은 남편>이 취하고 있는 서사 전략 중 하나는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위협하는 남자를 미성숙한 인물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가 여자 곁을 떠나고 맴도는 것은 그러한 남자의 미성숙함 때문이다. 결국 그가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떠남으로서 비로소 아내와 남편만이 남게 된다. 이는 부부로서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자가 어떻게 여자에게서 떠나도록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법의 힘을 빌거나 남편의 강제적인 기득권 행사로 실현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남편에게서 떠나도록 만든다. 남편과 부부관계를 유지한다고 해도 정상적이 되긴 어렵다. 여자는 아내로 남아있게 하면서 남자가 떠나기 위해서는 깨달음을 통한 성장과 변화가 필요하다. 이야기 속에서 바로 그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남편이고 그러한 남편의 태도는 이전에 남자가 보여주었던 모습과 대조되는 성숙한 모습이다. 남자는 떠나고 아내와 남편은 무리 없이 맺어진다. 결혼하기 전 미성숙한 남자의 자리는 성숙한 남편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다. 남자와 남편은 서로 다른 삶의 국면에서 한 남성이 드러내는 두 가지 모습일 수 있다. 한 남성이 보일 수 있는 두 모습을 서로 다른 두 인물로 설정하여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설화가 부부서사를 드러내기 위해 취하고 있는 서사전략이다. 참여자들은 서사단락(8)이후에 이어말하기를 하였는데 이 이러한 설화의 서사 진행방향을 읽어내고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로 만든 그룹과 각자 가지고 있는 서사 이해의 한계로 인해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로 만든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이성 선택의 기준이 모호하고 남녀 관계나 사랑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사람의 서사는 남녀서사에 머물렀으며 부부서사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또한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로 만들어서 이 설화의 진행방향을 읽어낸 경우라 하더라도 남편이 아내의 부정까지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용과 아량의 한계를 설정하거나 부부가 되기 위해서 미성숙한 남자는 과감히 사라져야한다는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경우 그 부부서사 역시 한계를 드러내었다. 이러한 분석과정을 통해서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 각자가 드러내고 있는 서사의 이해의 한계가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며 설화의 서사가 어떻게 달리 이해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각 참여자가 자신이 드러내는 서사이해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은 자기 이해에 이르는 길이 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참여자는 설화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독자)일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생활인이다. 서사 이해의 한계는 설화 내용이나 인물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 생활인으로서 타인에 대한 이해, 상황과 사건에 대한 이해, 삶에 대한 이해의 한계와 관련될 수 있다. 서사 이해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노력은 이들의 자기 이해와 타인에 대한 이해, 삶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 관계 맺음의 어려움과 의사소통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북아 혼쥐설화 유형의 비교연구

정재민 ( Jung Jae Mi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4권 0호, 2012 pp. 365-408 ( 총 44 pages)
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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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쥐설화는 잠자는 사람의 코에서 빠져나온 혼이 겪는 사건들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일군의 이야기로서, 고대인들의 영혼관은 물론 꿈이나 무의식 세계에 관한 민간신앙 및 원시적 인식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에 해당한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본고는 먼저 한국 자료의 전승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동북아 각국의 자료와 비교하여 한국 혼쥐설화 유형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고찰하고자 했다. 그 결과, 한국 혼쥐설화는 그 유형구조와 등장인물의 성격, 그리고 주제의식 등에 있어서 일본, 북아시아 여러 민족의 자료와 공질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공질성은 이들 민족들이 혼쥐설화의 근간이 되는 외재혼이나 복수혼 관념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공질성과 함께 한국 혼쥐설화는 다른 민족에 비해 하위유형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다른 민족에게서 전승되는 꿈유래형과 득금형을 제외한다면, 도둑형이나 상사뱀형 같은 하위유형은 우리 민족만의 특별한 하위유형으로 평가된다. 외재혼의 형태도 다른 민족은 비행성 곤충이 우세한 반면, 우리는 포복성 동물, 즉 생쥐가 주류를 이룬다. 또한, 등장인물의 성격도 상당히 대비되는데, 특히 외재혼의 목격자의 경우가 그러하다. 우리 자료에 등장하는 외재혼의 목격자는 협력자 내지 교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비해, 북아시아에서는 외재혼이 노정을 방해하는 훼방꾼 내지 대립적 경쟁자의 면모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결국 주제의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잘못된 인성이나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사회적 감계의 영역까지 이야기의 주제를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자료에서 두드러진 이질적 면모들은, 곧 한국 혼쥐설화의 다양성과 생명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만하다. 이는 유사한 부류의 민간신앙과 영혼관념를 공유하면서도, 우리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혼쥐설화는 외재혼의 행태와 목격자의 역할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한층 흥미로운 민담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 민족은 이야기 생성능력에 있어 창조적임을 말해주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자료는 생쥐라는 외재혼의 모습, 생쥐혼이 보여주는 동화적인 행동과 노정, 샤먼적 면모를 띤 협력자로서의 아내의 역할, 감계적 주제의 수용 등에 있어서 창조적 변이를 보여주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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