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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35권 0호 (2012)

근대초 단형서사의 설화 구현 양상과 그 의의

정충권 ( Jeong Choong Kwo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1-31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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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단형서사라 불리는 일련의 텍스트들 중 전통 설화를 구현한 것들에 집중한 연구이다. 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통 설화가 단형서사들 속에서 활용된 방식을 살펴 보았다. 그 방식으로는, 애초에 설화 화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드러낸 경우부터, 논설자로서의 목소리가 설화 속 화자나 인물의 목소리를 잠식한 경우, 그리고 아예 논설자로서의 목소리가 설화 화자의 목소리를 압도한 경우 등이 발견되었다. 전통 설화를 받아들여 단형서사 작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개화 문제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입장 표명 및 특정 계층에 대한 비판, 보편적 윤리 고취 등 자기갱신적 성격의 계몽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전통 설화 활용은 근대초 지식인들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 글쓰기 전략의 결과물이었다. 물론 그들이 전통 설화를 깊이 있게 해석한 상태에서 이를 활용한 것은 아니었다. 설화 내용보다는 그것을 통해 말하고자 한 바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인을 매개로 하여 전통 설화가 근대초 언론 지면을 통해 대중과 만나게 된 것 자체는 전통설화의 근대적 대응이라는, 의미 있는 한 양상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수록 민담의 유형 분포 분석을 통한 일제 강점기 3대 전래동화집의 성격 고찰

백민정 ( Baek Min 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33-69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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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3대 전래동화집은 그전까지 구비문학으로만 존재했던 아동 대상의 민담류들이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편찬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울러 이들의 존재는 아동의 발견이라는 근대적 패러다임 속에서 관심을 모았던 아동문학을 구비문학의 전통과 연결 고리를 만들었던 중대한 성과이기도 하다. 본고는 일제강점기 3대 전래동화집인 『조선동화집』, 『조선동화대집』, 『조선전래동화집』의 수록동화를 최인학의 <한국민담유형표>에 맞추어 분류하고, 그 유형의 각 동화집별 분포도, 대단위별 분포도, 중단위 및 중하단위별 분포도를 각각 표와 그래프를 통해 알아보았다. 먼저 『조선동화집』은 ‘동식물민담(48%) > 보통민담(36%) > 소화류(3%)’의 분포도를 보이고 형식담, 신화적 민담, 기타 유형에는 해당 설화가 없다. 즉, 세계적으로 동화류 가운데 가장 분포도가 높은 동식물민담이 이 책의 분포도에서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조선 아동을 식민지 국민으로 기획하고 양성하기 위함이었으므로, 그 대상 독자를 철저히 조선의 아동으로 하였다. 따라서 동화가 갖고 있는 속성에 충실한 민담류를 최대한 선별한 결과, 동식물 민담류가 높은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선동화대집』에서는 ‘소화(42.17%) > 동식물민담(30.12%) > 보통민담(25.30%) > 신화적민담=기타(1.20%)’의 분포 순위를 보이고 있다. 즉 소화류가 가장 높은 분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심의린은 한글학자이자 교육자였다. 일제강점기라는 국가적 위기를 조선의 올바른 교육으로써 극복하고자 했던 사람이다. 그가 스스로 대상으로 지목한 독자가 ‘학동’이므로, 이들을 의식한 동화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책이 바로 『조선동화대집“이라 할 수 있다. 단, 아동 중에서도 배우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배움에 적합한 이야기가 좀더 치중된 것이 분포도에서 드러난다. 이 책에는 소화류 가운데에서도 ‘바보 이야기’나 ‘어른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은 지혜를 교훈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인 것이 바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조선전래동화집』은 ‘보통민담(57.33%) > 소화(24%) > 동식물민담(12%) > 형식담=신화적민담(2.67%) > 기타(1.33%)’의 분포 순위를 보이고 있다. 보통 민담이 절반을 넘는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은 ‘동화’라는 표제를 달고 아동을 대상으로 책을 편찬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껏 민담과 동화의 개념이 혼재되어 있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동에게 부적절한 민담이 수록된 점이나 그 이전 설화집과 비슷한 편찬 방식을 보이고 있다는 점, 서문에서 동화와 민담을 동의어로 취급하고 있는 점은 분명 당시 민담과 동화의 개념 인식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는 저자 박영만이 독립운동가로서 자주정신에 입각한 민담의 수집과 편찬을 우선시한 결과 대상 독자로서의 아동을 크게 중시하지 않은 채로, 스스로나 주변 사람에게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들을 모으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근대전환기 윤극영의 창작 동요 연구 ― 한국 최초의 창작동요곡집 『반달』을 중심으로 ―

장유정 ( Zhang Eu 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71-103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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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한국 최초의 동요곡집인 『반달』을 소개하고, 작곡집에 수록된 10편의 동요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살펴보았다. 특히 음악적인 측면, 문학적인 측면, 그리고 창작 의도 등을 고려하여 동요 속에서 전통의 단절과 계승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음악적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서양식 음악 어법을 따랐음을 알았다. 반면에 창작 의도와 노랫말을 보면, 전통적인 요소를 계승하는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동요의 경우 새로운 것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계승하는 측면이 더 많았다. 그리고 이를 <반달>, <설날>, <꼬부랑 할머니> 등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어서 본고에서는 『반달』에 수록된 동요들이 이후 유성기 음반에 수록된 양상을 제시하였다. 다른 곡들이 대부분 원곡과 동일한 것에 반해 <반달>은 이후 원곡과 달라진 부분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는 많은 이들이 <반달>을 향유하는 과정에서 좀 더 편하게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가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동요곡집 『반달』의 전모가 드러남으로써 우리나라 초창기 창작동요의 위상과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이 본 논문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라디오방송을 위한 판소리 다섯 바탕: 김연수 판소리의 특질과 지향

이유진 ( Yi Yu Ji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105-149 ( 총 45 pages)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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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목적은 라디오방송이라는 근대적 연행 환경이 판소리에 가져온 변화의 한 양상을 규명하는 것이다. 1967년 동아방송(DBS)에서 제작ㆍ방송한 김연수(金演洙, 1907-1974) 창 연속판소리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에 관한 사실들을 조사하고 작품의 완성 과정을 살펴본 후, 라디오 연속방송이라는 조건이 텍스트와 연행 방식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본 연구의 대상인 동아방송 연속판소리 다섯 바탕은 김연수가 남긴 유일한 완창 녹음으로서, 현대 판소리의 주류들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동초제 판소리의 원본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라디오라는 근대적 매체와의 만남이 판소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탐구하는 작업인 동시에, 현대 판소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김연수 판소리의 특질과 지향이 라디오방송이라는 근대적 연행 환경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탐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입말, 문자, 언어권력의 상관관계

최원오 ( Choi Won Oh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151-191 ( 총 41 pages)
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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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구비설화에 말 겨루기[시합], 문자 및 글을 소재로 한 글 겨루기[시합]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들이 갖는 언어권력의 본질적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은 말에 부여된 예술적 가치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를 해명하고자 한 것이다. 먼저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입말’과 언어권력 관계의 고찰을 통해 비의적(秘儀的) 말하기, 기지적 말하기, 대꾸적 말하기의 유형을 제시하고, 그러한 말하기가 일상적 말하기에 비해 특별한 능력이 요구되는 말하기임을 지적하였다. 또한 그에 부합하는 보상이 수반되고 있는바, 이는 이들 말하기가 일상적 말하기에 비해 갖는 언어권력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말하기 유형은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문자’와 언어권력의 관계를 살피는 데서도 거의 그대로 확인된다. 그래서 한 구비설화에서 입말과 문자를 수단으로 한 말하기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에는 어떠할까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둘의 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제기된다. 그 결과 문자의 우위를 얘기하고 있는 몇몇 설화에서 확인되는, ‘유식/무식’의 구분과 그에 따른 차별 및 인간 예속화는 실제적 반영이라기보다는 ‘사물화된 문자’를 통찰한 결과로 파악할 수 있다. 문자나 글의 사용여부와는 상관없이 구비설화의 말 겨루기는 사물의 이치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말에 부여된 언어권력과 그 본질의 예술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구비설화에서의 말 겨루기를 통해 가장 잘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구비설화에서의 말 겨루기는 ‘말에 부여된 언어권력’을 예술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문학적 장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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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공주와 지장보살은 무속과 불교라는 종교문화적 맥락 속에서 각기 뚜렷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신성존재이나, 망자를 천도하는 무속의례인 진오기ㆍ새남굿에서는 서로 일정한 연관성을 보이면서 제의적 기능을 수행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바리공주가 망자를 이승에서부터 저승으로 천도하는 신격인데 비해 지장보살은 망자의 극락왕생을 도와주는 신격으로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나 실제 무속의례에서 구연되는 사례를 보면 바리 공주와 지장보살은 그 역할이 서로 넘나들면서 양자 모두 망자의 극락왕생을 인도하는 존재로서 인식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바리공주와 지장보살은 각기 신성존재로의 전환 내력을 풀이한 신화적 서사를 지니고 있다. <바리공주>는 일생담 구조로서 출생에서부터 고난을 거쳐 신직좌정에 이르는 결말까지를 서술한다. 반면 지장보살 전생담인 <바라문 딸>은 악도에 떨어진 어머니 구출을 서사의 중심축에 두고 전개되며 딸이 큰 서원을 세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지장보살의 전생담으로서 <바라문 딸> 서사는 과거-현재-미래가 연속되면서 하나의 완성된 존재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초역사적 시간에 근거한 불교적 존재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바리공주>는 순차적 시간성에 기반한 일대기 구조이지만, 제의를 통해 과거의 사건은 원형적 사건으로서 재현되며, 이러한 재현을 통해 가역성, 즉 초역사성을 획득한다. 따라서 과거의 사건은 종결된 것이 아니라 현재적 시간 속에서 재현되는 원인으로서 구실한다는 점에서, 불교적 신성서사와 무속적 신성서사는 일정한 연관성을 보여준다. 그것은 양자 모두 신성시되는 이야기이자 제의적 맥락 속에서 새롭게 의미화되는 신화적 서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거 아래 <바리공주>와 <지장보살 전생담>을 비교한 결과, 서사단락과 인물형상에서 구조적 유사성을 상당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리공주는 아버지에게 생명을 주었던 것처럼 진오기굿을 통해 망자를 조상신으로 전환하도록 해주는 신성존재로서 역할하며, 지장보살은 지옥고를 겪던 어머니를 구출하여 천상에 태어나게 했던 것처럼 지옥중생을 구제하여 성불토록 한다. 이런 점에서 두 존재의 직능은 ’죽음에서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구조적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바리공주와 지장보살의 제의적 연관성이 가능했던 이유가 이미 그들의 내력을 담은 신화적 서사에서부터 그 토대가 마련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삼두구미본>의 신화적 성격

이원영 ( Lee Won Yo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227-261 ( 총 35 pages)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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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제주도 무가 <삼두구미본>의 신화적 성격을 조망해봄에 있어서 삼두구미와 이에 맞서는 셋째 딸의 관계방식을 주목하였다. 여기서 정해진 기한 내에 자신의 다리, 즉 인육을 먹으라는 삼두구미의 금제는 존재적 방식이 다른 인간 여성에게 자신의 몸을 먹이는 식인 행위시험을 겪게 하여 자신과 부부관계로의 일체감과 동질감을 형성하고자 한 서사적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땅귀로서 삼두구미는 망자의 신체를 부식하는 지하의 차갑고 어두운 땅의 성질을 가지며, ‘산’이라고 표현되는 무덤과 묘지의 영역을 관장하는 신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아내가 되지 못한 여성을 모두 죽이고 자신의 집에 방치한 삼두구미는 저승에서의 평안한 안식과 영혼의 삶을 위협하고 잠식하는 죽음의 남성신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삼두구미의 영역, 즉 죽음의 공간에서 자신과 죽은 두 언니의 뼈를 추려 이장하여 삼두구미의 공간에 묶여 있던 두 영혼을 구원하고 돌아온 셋째딸의 영웅적 능력은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망자의 신체, 그 중 유골을 소중히 여기고 모셔왔던 우리 민속의 이중장제(초분이장) 풍습에 비추어 보면 셋째딸의 이장 행위는 억울하게 죽은 두 언니의 넋을 기리고 저승에서의 안식을 기원하면서, 유족들의 슬픈 심경과 남은 삶을 건강히 포용하고자 한 이장의례 넋굿의 서사적 맥락을 갖추고 있다. 요컨대 셋째딸의 삼두구미 징치와 유골 이장 행위는 이묘의례에 있어 땅귀인 삼두구미의 위험으로부터 죽은 자와 산 자를 모두 안전하게 벗어나게끔 방처해주는 천리신(遷移神)의 수호적 능력을 뒷받침한다. 더불어 삼두구미를 징치했을 때 사용한 세 가지 신물 및 주술적 문구 등이 이묘의례에 있어 사용되고 있음을 통해 그 천리신(遷移神)적 신격과 영웅적 성격의 서사적인 맥락이 계속하여 민간풍속을 통해 전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흥우성(憬興偶聖)>조(條)의 대립적 구성과 신화적 이해

이강엽 ( Lee Kang Yeop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263-293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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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경흥우성(憬興偶聖)>조(條)가 관음보살과 문수보살 두 대립적 인물이 등장하여 서사를 이끌어간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 신화적 이해를 모색하기 위해 씌어졌다. 첫째, 하늘-아버지와 땅-어머니라는 견지에서 남신과 여신의 특성을 간략히 정리했다. 먼저, 남성은 머리이고 여성은 몸이라는 대립적 자질을 보이는 것을 필두로 하여, 차별성과 평등성, 지혜와 사랑[불교의 ‘자비(慈悲)’]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둘째, <경흥우성(憬興偶聖)>조(條)의 관음과 문수가 서사에 관여하는지 살폈다. 먼저 이조의 구성을 살핀 결과, [관음] 삽화가 학문적 성취를 이룬 데서 시작한다면 [문수] 삽화는 세속적 성취를 이룬 데서 시작하는 식으로 두 서사단락이 대립쌍을 이루었다. 다음으로, 두 삽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았다. [관음] 삽화는 경흥이 지혜(智慧)를 내세워 생긴 문제 해결을 위해 감성(感性)을 보충하는 방법이 쓰인 데 비해 [문수] 삽화에서는 교만한 마음이 들어 문제를 일으키자 혹독한 질책으로 문제를 깨우치게 했다. 다음으로, 전자가 해학을 통해 양자의 동화(同化)에 주목했다면 후자는 풍자를 통해 양자의 이화(異化)에 주목했다. 끝으로, 경흥을 대하는 태도가 관음보살은 연민에 기반하는 데 비해 문수보살은 시비(是非)를 가려내는 데 치중한다. 결국, 두 삽화는 먼저 지혜를 깨쳐준 후, 거기에 자만하여 청정(淸淨)함을 잃은 데 대해 질책하여 다시 중심을 잡아주는 식으로서 서사가 통합되었다. 셋째, 이야기 속에 담긴 현실 문제를 짚어보았다. 경흥은 신라와 백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운데 처세(處世)와 처신(處身)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해나가는 서사였다. 또, 맨끝에 일연이 마무리 진술과 찬시(讚詩)를 덧보탬으로써 신화적 통합과 현실적 타협을 이루어냈다.

조선 전ㆍ중기 조상신담론을 통해 본 사대부 주체 형성

박성지 ( Park Sung-ji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295-333 ( 총 39 pages)
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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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조선 전ㆍ중기 조상신담론을 사대부 문화의 무속수용이라는 차원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그 결과 사대부 주체를 성리학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양자 간의 담론역학의 결과로 구체화 할 수 있었다. 논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죽음에 대한 부인은 사대부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성리학조차 굴절시키는 지점이다. 이를 거점으로 성리학과 부합하지 않으면서도 충돌하지도 않는 담론 계열이 형성된다. 조상신담론은 바로 여기에 자리한다. 둘째, 조상신과 묘지는 죽음에 대한 부인을 실제화 시키는 담론적 장치다. 이는 가문공동체의 구심점이자 죽은 이의 현존과 권력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셋째, 이들 장치에 이론적 타당성을 입히기 위한 해석작업도 개진된다. 이 과정에서 사대부에서부터 노비까지 신분을 막론하고 전 民을 가로지르는 정서적 보편성을 추출할 수 있다. 넷째, 사대부 종법 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상신은 이 보편적 정서를 기저로 하고 귀신이라는 무속의 표상을 흡수하여 형상화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조상신 담론은 성리학과 민간의 무속적 전통이 꾸준히 교섭해온 문화적 역량 안에서 산출된다. 다섯째, 이 교섭의 역량 속에서 성리학의 이념적 주체와는 다른 사대부 주체가 형성된다. 민간 음사를 일정 정도 묵인하는 가운데 이데올로기를 통해 피통치자들에 대한 통치력을 확립하는 정치적 주체다. 정리하자면 조상신담론을 통해 본 사대부 주체는 성리학 이념을 순수하게 반영하기보다는 피통치자들의 표상체계와 정념을 관통하고 교섭하면서 성립된다. 이 주체는 대민 통치력의 강화라는 정치적 차원에서 의의를 지닌다.

<줌치 노래>의 신화적 성격과 민요적 향유 양상

신호림 ( Shin Ho Rim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35권 0호, 2012 pp. 335-369 ( 총 35 pages)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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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주로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채록되는 <줌치 노래>를 대상으로 그 신화적 의미와 민요적 향유 양상에 대해 고찰했다. <줌치 노래>는 나무에서 열두 개의 가지, 삼백예순 개의 잎, 해와 달이라는 열매가 열리는 모습을 묘사한 전반부, 그 해와 달을 통해 주머니를 만드는 모습을 묘사한 후반부, 그리고 주머니를 매개로 다양한 서사가 펼쳐지는 결말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줌치 노래>의 전반부에는 열두 개의 가지와 삼백예순 개의 잎, 그리고 해와 달이라는 열매를 가지는 나무가 등장한다. 이는 이족(彝族)의 창세신화나 우리나라의 <성주풀이> 무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주목과 그 형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의미망 안에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줌치 노래>의 나무에서 열린 해와 달은 창세신화의 그것과는 다르게 자연물로서의 의미를 갖지 않고, 향유층들이 기원하는 바를 구체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줌치 노래>는 서사가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화적 세계에서 일상적 공간으로의 전위가 일어난다. <성주풀이> 무가와는 다르게 나무를 심는 신적 존재가 문면에서 사라지며, 주머니를 만드는 주체가 새롭게 등장한다. <성주풀이> 무가에서 서사의 ‘주체’에 성주신이 위치함으로써 무당들의 제의적 언어를 통해 신으로서의 권위를 획득하고, 굿판에 참여한 청자들은 서사의 ‘객체’에 머물면서 신을 모시게 되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반면, <줌치 노래>에서는 서사의 주체-객체 관계를 전복시키고, 오히려 민요 향유자들이 주머니를 만드는 행위를 통해 서사의 주체로 부상하면서, 신화적 요소들을 일상적인 맥락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된다. 이는 <줌치 노래>에서 나타나는 ‘뿌리 없는 나무’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이후 서사의 결말부에서 <줌치 노래>의 향유층들이 다양하게 해와 달이라는 신화소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줌치 노래>의 결말부는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사랑을 소재로 한 유형에서는 전반부에 등장했던 우주목과 해와 달이라는 신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이를 매개물로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는 해와 달이라는 신화소를 일상에서는 구하기 힘든 귀중한 주머니 재료로 인식하여, 주머니를 만든 솜씨를 자랑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줌치 노래>가 신화적 세계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전위되는 과정에서 향유층들이 주체적으로 신화적 모티프를 활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줌치 노래>가 기원요ㆍ유희요ㆍ노동요 등의 성격을 공유하게 된 동인(動因)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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