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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2권 0호 (2016)

구비문학 전반의 연구과제

서대석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1-26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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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향후 구비문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평소 생각을 폭넓게 개진해 보았다. 오늘날의 사회문화적 상황 그에 따른 연구과제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먼저 구비문학이 말과 소리에 의한 문학활동이라는 기초적 특성에 주목해서 그 언어적 특성과 관련한 새로운 접근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빛과 대비되는 소리의 특성을 재인식하고, 음성의 예술적 구현방식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진행한다면 구비시가 및 영상문학 연구의 새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구비문학 작품론을 서사학 차원에서 더욱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사문학 일반에 적용될 수 있는 서사모형의 발굴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 인접 학문과의 적극적 연계를 통해 작품분석 방법론을 확장하고 심화할 필요가 있다. 구비문학에 담긴 가치 있는 인간정신을 탐구하는 작업을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적극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구비문학이 갖는 교육적 맥락과 기능에 대해서도 새로운 분석과 의미부여가 요청된다. 현대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관련하여, 구비문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인문 컨텐트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료를 보다 과학적이고 효과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일례로 들 수 있다. 아울러, 구비문학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소통될 수 있도록 자료를 선별하고 가공하여 구비문학 전집을 출간하는 일을 추진해 볼 만하다. 전파매체 속의 공연물이나 영상물에 대한 주제론적 분석 등을 통해 구비문학의 영역을 확장하는 작업도 활발하게 수행해 나가면 좋을 것이다.

휴리스틱 관점에서 바라본 구비문학의 의의

김경섭 ( Kim Kyung-seop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27-58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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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은(Behavior Economics)은 경제학과 심리학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수행하는 불합리한 경제 행위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생겨난 학문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고 가정하는 전통경제학을 부정하고 경제학에 심리학 기반의 인지적 원리를 적용하여 개인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하기 위해 발전해 왔다. 개인은 의사결정에 있어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시간도 부족하며,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인지적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간의 합리성이란 제한된 합리성일 수밖에 없다. 제한된 합리성으로 인해 인간은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사고를 멈추고 단순한 모형이나 대략적인 추측에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 단순화되는 의사결정 과정에 작용하는 것이 바로 휴리스틱(Heuristic)이다. 휴리스틱은 기존 경험이나 특정 정보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나 행동에 편향(Bias)이 생기게 된다. 구비문학은 언어 대중의 어림짐작과 사고의 편향성에 기반을 두고 전승되어 온 특징이 있기에, 행동경제학의 휴리스틱과 구비문학을 관련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이 글은 대중의 사고유형과 행동양식을 단문으로 표현한 속담, 민속적인 언어 놀이인 수수께끼, 개인과 대중의 기억을 바탕으로 구연되는 이야기 등을 휴리스틱 관점에서 논의했다. 그 결과 속담은 인간 행동에서 드러나는 편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측면이 강했던 반면, 수수께끼는 편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면이 더 우세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이 두 구술단문 장르가 의사소통 면에서 정반대의 길을 걷기 때문이다. 속담은 의사전달의 명확성과 효율성에 목적이 있는 기제이지만 수수께끼는 소통의 원활함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일종의 어희(語戱)인 것이다. 소통을 방해하는 일종의 놀이 기능이 우세한 수수께끼기는 우리의 주먹구구와 어림셈(휴리스틱)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휴리스틱은 화자의 실수, 이야기의 착종, 청중의 반응 등 이야기 구연에서 자주 포착되었지만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웠던 유의미한 사항들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지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지기제로서의 스토리와 인간 연구로서의 설화 연구

신동흔 ( Shin Dong-h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59-104 ( 총 46 pages)
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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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이야기와 인간의 근원적 연관성에 착안하여 인간 연구로서 설화 연구의 의의와 방법을 탐색한 것이다. 설화의 스토리(story)는 형태와 의미의 양 측면에서 함축적 정합성을 지니는 고도의 인지 기제로서, 설화는 인간의 사고와 행위의 모형이자 인간 삶의 축도가 된다. 설화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본질적이고 심층적인 탐구가 가능하거니와, 이는 설화연구가 지향해야 할 가장 문학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설화의 서사와 인간의 인지는 여러 측면에서 깊은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은 기억을 수행함에 있어 필연적으로 선택과 구성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매커니즘이 다분히 스토리적이다. 특별하고 인상적인 요소가 청크(chunk)를 이루며 이를 축으로 한 일련의 기억이 스크립트 스키마 형태의 계기적 질서를 갖추게 된다는 인지이론의 설명은, 화소(話素)라는 낯설고 특별한 구성요소들이 정합적인 서사구조 형태로 계열화됨으로써 기억과 의미화를 효율적으로 수행한다고 하는 설화의 형상화방식과 긴밀히 통한다. 인지이론에서 이야기 스키마를 분석하여 기술한 결과가 서사학자들이 설화로부터 순차구조를 분석해낸 결과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설화적 스토리가 인간의 중요한 인지기제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인지이론과 서사학의 공통적 성과는 인간이 그 자체로 스토리적인 존재임을 보여준다. 인지이론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양식의 스토리적 속성을 고찰한 결과는 교육 활동과 콘텐츠 분석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 관점은 다분히 형태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 치우친 것이었다. 스토리는 형태 이상의 것으로서, 인지기제로서 스토리 연구는 형태와 의미를 결합한 총체적인 형태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형태와 의미의 양 측면에서 고도의 정합성과 함축성을 지니는 오묘한 스토리가 구비설화의 서사라 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종소리>를 대상으로 설화적 서사가 지니는 형태적 전완성과 주제적 깊이를 단적으로 살펴보았으며, <선녀와 나무꾼>과 <우렁각시>, <구렁덩덩신선비>를 통해 여러 설화들이 어떻게 같고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반영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고도의 체계성과 함축성을 갖춘 인지기제로서의 구비설화 스토리에 대한 유효한 분석을 위해 구비문학적접근이 필수적임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설화의 스토리와 인간 인지의 동질성은 인간 연구로서 설화 연구의 가능성과 유효성을 확인시켜 준다. 인간과 문학의 본질적 동질성에 기초한 서사 연구의 유의미한 선례로 정운채가 선도한 문학치료학 연구성과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설화의 서사적 본령을 충분히 감당하기에 아직 부족한 것이었다. 서사분석에 전문적 경험과 능력을 갖춘 구비문학 연구자들이 나서서 인간연구로서 설화연구의 길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그를 통해 구비문학 연구의 새롭고 큰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전통예술에서 대중예술로: 청중의 변화를 통해 살펴보는 판소리 연행의 새로운 방향

서유석 ( Seo You-seo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105-141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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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판소리가 전통연희물에서 고급전통예술로 변화해왔음을 전제로 하고, 앞으로의 판소리는 고급전통예술에서 대중예술로의 전위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판소리의 첫 번째 커다란 변화의 방향은 ‘보고 즐기는 것’으로부터 ‘듣는 것’으로의 전환이었다. 판소리는 분명 이야기와 음악의 수준 높은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대중성과 예술성의 바탕위에서 발전했지만, 판소리가 근대적 의미의 고급예술의 의미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판소리는 점차 ‘듣는 예술’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판소리가 ‘듣는 예술’로 기울면서, 판소리는 수준 높은 음악성과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대중성과 흥행성은 잃어버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유성기 음반의 등장으로 판소리 향유층의 미의식이 다변화되면서 판소리는 조금씩 ‘고급전통예술’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급격한 소멸의 위기에서 무형문화재의 지정으로 말미암아 ‘순수예술’ 혹은 ‘고급전통예술’로 그 영역을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 판소리는 그 이후부터 대중과 점차 괴리된 모습을 가지게 된다. 판소리가 이 시대에도 생명력을 가지는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성음 놀이’ 즉, 음악으로의 경도에서 조금은 벗어나 보편적인 이야기의 힘을 확보하고, 당대와 호흡할 수 있는 시의성을 가지며, 더 나아가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재미, 즉 대중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의 창작판소리 현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판소리가 대중성을 확보하여 진정한 의미의 대중예술이 될 때, 소리판에는 분명 판소리를 ‘즐기는 청중’이 다시금 모여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판소리를 ‘즐기는 청중’은 보편적인 이야기의 힘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 창작판소리가 시대의 문제와 일상의 모습을 구현한 긍정적인 인물 형상이 담긴 이야기를 가지고, 전통판소리가 쌓아온 수준 높은 음악성을 확보할 때, 이 새로운 창작판소리는 진정한 의미의 판소리 고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민요 연구의 확산과 수렴 - 최근 5년 동안의 연구 동향을 중심으로 -

장유정 ( Zhang Eu-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143-163 ( 총 21 pages)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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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최근에 이루어진 민요 연구의 동향을 살펴본 것이다. 이를 위해, 2011년에서 2015년까지 발간된 소논문과 학위논문을 살펴본 후, 최근에 민요 연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고찰하였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구비문학 관점에서 민요를 연구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최근에 이루어진 민요 연구의 현황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민요의 음악적 연구, 둘째, 지역 민요의 연구, 셋째, 북한 민요의 연구, 넷째, 조선족이나 연변 지역 민요의 연구와 외국 민요 연구, 그리고 외국 민요와 우리나라 민요의 비교 연구, 다섯째, 아리랑 연구, 여섯째, 다른 시가 갈래와 민요와의 비교 연구나 다른 시가속 민요적 속성 고찰, 일곱째, 민요의 대중가요화나 현대화 작업에 대한 연구, 그리고 여덟째로 민요의 사설 연구가 그것이다. 물론 위의 연구들은 어느 하나만 독자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몇 가지 연구가 중복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나, 대체로 위에 제시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양한 민요 연구가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구비문학적 관점에서 민요 연구가 진행된 것을 보면 여전히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민요 연구 현장이 달라지면서 민요 연구 방법에 대한 재고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요는 고정된 형태가 아닌 유동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는 바,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달라진 현장 상황을 감안할 때, 토속민요뿐만 아니라 통속민요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민요의 대중가요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신민요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민요의 음악적 연구 결과물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요컨대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이에 대한 고려를 전제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연행 연구와 공부 모임이라는 또 하나의 길 - 2000년대 초반 민속극 연구자들의 한 동향 -

허용호 ( Heo Yong-ho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165-191 ( 총 27 pages)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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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향후 구비문학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한 연행 연구 분야에서의 상황 점검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2000년대 초반 민속극 연구자들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논의는 필자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토로에서 시작하여, 구비문학 분야 연구자들의 연구 동향 검토에 대한 메타적 검토, 그리고 주목할 만한 2000년대 초반 이후의 민속극 연구자들의 움직임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논의된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비문학적 연구라는 틀은 우리 주변에 편재해 있다. 그 틀은 하나의 규율로 구비문학영역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역시 작동한다. 국문학 혹은 구비문학적이지 못한 연구, 민속극에 포함되지 않은 영역, 민속학으로 넘어간 연구 등의 언명 속에서 그 규율이 작동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규율은 구비문학계를 축소시킨다. 하나의 굴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구비문학계를 축소시키는 굴레는 비단 개인 경험 차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필자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서 여러 다른 구비문학 연구자들에게도 나타난다. 국문학회에서 여러 구비문학 연구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민속극의 연구 동향 검토를 보면, 2006년을 기점으로 민속극 관련 연구의 미미함이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지적이라 할 수 없다. 구비문학이라는 굴레 속에서 민속극주의적인 편견으로 검토가 이루어졌기에 미흡이나 정체라는 평가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지적은 기존의 전통적인 민속극 영역안에서 이루어진 연구의 미흡함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민속극 연구자들은 연행 연구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그 전환이 주목되는 것은 집단적인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민속극 연구자들의 움직임은 연행 현장과 공부 모임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그들은 민속극 연구자라기보다는 연행 연구자라는 호칭이 보다 적절한 듯 보인다. 구비문학적 굴레 혹은 전통적인 구비문학의 틀에서 그들은 자유롭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에 대한 전망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지위나 위상이 어정쩡하기에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그 전망을 아직 단언할 수 없다. 일시적 현상으로 귀결될 것인지, 아니면 보란 듯이 또 다른 장을 만들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구비문학의 활력을 위해서는 2000년대 초반 이후 민속극 연구자들의 전환적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살아 움직이는 연행 현장과 소규모 공부 모임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그들에 대한 적절한 수렴 대책이 필요하다. 더 이상 주변적이라고, 혹은 비공식적이라고 배제할 것이 아니다. 거대한 전환은 혹은 새로움의 활력은 언제나 주변에서, 비공식적인 영역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신숙주 부인 일화>의 소환과 역사적 사실의 ‘이야기 만들기’

권순긍 ( Kwon Sun-ke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193-225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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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주 부인 일화>는 변절한 신숙주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인의 자결기도를 통해 지나간 ‘역사’에서 무엇이 잘못 됐는가를 얘기하고 있다. 계유정란(癸酉靖難)에서 단종복위 사건에 이르기까지 피 비린내 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감히 ‘역사’에 대하여 거론할 수 없었던 시대에 신숙주 부인을 통해 그 ‘역사’의 횡포에 맞서는 이야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 사건이 계유정란 당시에 있었던 일인지[<惺翁識小錄>의 기록], 단종 선위(禪位) 때에 일어나 미담으로 전하는 일인지[구비전승], 단종복위 사건의 실패로 사육신이 옥사를 치를 때 벌어진 일인지[『松窩雜說』ㆍ『燃藜室記述』의 기록]의 사실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시간을 다르게 설정하여 그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말함으로써 진실을 위장하는 수법을 취했다. <신숙주 부인 일화>에서 ‘이야기 만들기’를 통해 말하려고 한 것은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그 부당한 ‘역사’에 대해 자결을 시도하려하여 대의명분을 밝혔다는 점이다. 사육신의 처형을 거론하여 신숙주와 같이 권력을 쫓는 사대부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신숙주 부인 일화>는 승자의 역사로 기록되어 감히 거론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시대에 짧은 일화를 통해 거세된 역사에 대하여 변명하고 복원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일제 식민지시대를 맞아 그 이야기의 씨는 다시 발아했다. 근대작가들에 의해 소환되고 가공되어 박종화의 <목 매이는 여자>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미 그때는 역사에 대한 금기가 풀려 구비전승의 ‘소멸되는 말’들이 아닌 기록된 작품들로 나타나게 되었다. 신숙주의 ‘변절’을 분명히 증거하기 위해 성삼문과의 친밀한 관계가 드러나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여덟 명의 자식들이 등장했으며, 여기에 대응하는 윤부인의 태도도 실제와 다르게 강경하여 꾸짖는 것은 물론 침까지 뱉을 정도로 극단적이며 결국에는 목을 매거나 약을 먹고 자결함으로써 신숙주의 변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실로 만들었다. 변절자가 득세하는 식민지 시대의 현실이 이야기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신숙주 부인 일화>가 시대를 증거하는 불씨가 되고 당대를 성찰하는 이야기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현대 이야기판의 구연 양상과 구술문화적 의미 - 시합형 이야기판을 중심으로 -

박현숙 ( Park Hyeon-su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227-269 ( 총 43 pages)
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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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이야기 연행현장이 사라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최근 자발적으로 생성되고 있는 새로운 이야기판에 주목하였다. 현대의 새로운 이야기판의 형태는 할머니가 손주에게 편안하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전통 설화 구연 방식의 생활현장형과 이야기 대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이야기 경연을 펼치는 시합형이 있다. 이 중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시합형 이야기판 <전국 중ㆍ고등학생 이야기대회>와 실레마을 이야기잔치 <어린이 이야기 겨루기>, <전국 이야기시합>을 논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글은 전통 이야기판의 계승적 관점에서 시합형 이야기판에서의 설화 구연 양상과 특성을 살피고,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시합형 이야기판의 구술문화적 의미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시합형 이야기판에서는 전통설화 구연과 다양한 변이 형태의 설화 구연 양상이 드러난다. 전통설화 구연에서는 전통 이야기꾼의 대중과의 소통, 구연자들이 전통설화 가운데 전설에서 서사의 참신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긍정적으로 드러났다. 구연자의 인위적이고 기술적 표현 방식과 청중을 배제한 일방적 이야기판 운용 방식의 경향이 부정적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변이 형태의 설화 구연에서는 구연자들이 설화 재해석을 통해 각색형, 조합형, 창작형 설화로 재구성하여 구연함으로써 전통이야기꾼의 재생자, 각색자, 합성자, 창작자의 역할을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시합형 이야기판은 설화 구술문화 전통의 계승, 현장성이 살아있는 연행, 유능한 이야기꾼 발굴ㆍ양성과 교류, 전승력 있는 새로운 스토리 발굴의 장으로서 구술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합형 이야기판은 아직까지 여러 개선사항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수용만 하던 향유자를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창조자로 변화시켜내고, 이야기 주인으로서의 주체성을 성장시켜 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태평판 <춘향전>(1933)의 녹음 경위 및 특징적 면모

송미경 ( Song Mi-kyo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271-303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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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를 통해 학계에 처음 소개되는 신자료인 태평판 <춘향전>은 극단 태양극장의 배우들이 대사를, 판소리 창자 김남수가 창을 맡아 녹음한 음반극이다. 일부 신문 광고나 음반표지에 그 갈래가 창극으로 소개되기도 했으나, 여타의 창극 음반과 비교해볼 때 판소리 창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바, 현재 통용되는 갈래 범주에 따르면 창극 음반보다는 연극 음반에 가깝다. 이 음반은 1933년 5월 말, 오사카로 공연을 떠났던 태양극장 단원들이 그 일정에 겸하여 근처 니시노미야에 위치해 있던 태평레코드 본사에서 취입한 것이다. 녹음 당시 이소연이 이도령 역, 석금성이 춘향 역, 양백명이 방자 역, 최승이가 향단 역, 강석제가 춘향모 역, 이동호가 본관 역, 유장안이 운봉 역, 김진문이 임실 역을 맡았으며, 음반은 같은 해 9월에 발매되었다. 한편 김남수는 판소리 명창 김소희의 이모로, 이 작품의 ‘이별편(하)’에 수록된 창을 통해 송만갑을 직접 사사하였거나, 또는 송만갑 계열의 소리, 더 넓게는 동편제 계열의 소리를 학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남수가 이 녹음에 참여한 계기와 관련해서는 그가 태평레코드에 소속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태평판 <춘향전>의 갈래적 성격을 고려해 구성, 인물, 대사를 중심으로 그 특징적 면모를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태평판 <춘향전> 음반은 광한루편-춘향집편-이별편-옥중편-출도편의 구성으로 되어있는바, 그 편명만 보면 만남-사랑-이별-수난-재회로 설명되는 춘향전 일반의 구성과 유사하다. 그러나 작품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서사 전개의 구심점이 되는 중심인물이 춘향이 아닌 이도령으로 바뀌어 있는 차이가 있다. 특히 옥중편의 경우 춘향이 변사또의 강압에 항거하는 장면이나 옥에 갇혀 이도령을 그리는 장면이 모두 생략된 채, 바로 이도령과 춘향의 옥중 재회에서 극이 시작된다. 태평판 <춘향전>은 이도령이 광한루에서 춘향을 보고 반하여(광한루편)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인연을 맺었으나(춘향집편), 아버지의 승직으로 춘향과 이별하였다가(이별편), 옥에 갇힌 춘향을 잠시 만난 뒤(옥중편), 변부사의 잔칫날 출또하는(출도편) ‘이도령의 이야기’로, 철저히 이도령을 중심에 둔 구성에 그 특징이 있다. 한편 태평판 <춘향전>의 인물을 살펴보면, 자극적인 대사와 행동을 수반한 춘향모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강화되면서 오히려 주인공인 춘향의 인물 형상이 그에 비해 약화되는 양상이 드러난다. ‘춘향집편’, ‘이별편’, ‘옥중편’에 등장하는 춘향모는 변덕스러운 태도와 방정맞은 행동, 맛깔스럽게 구사하는 욕설과 비속어 등으로 극중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주목을 끈다. 반면 춘향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면모로 인해 그 존재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대사상에 나타나는 특징적 면모는 <옥중화>, <고본춘향전>소재의 재담을 대거 차용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박승희는 토월회 당시 <춘향전> 대본의 집필 과정을 회고하며, 자신이 이 두 편의 <춘향전>을 참조하여 “될 수 있는대로 재미있는 장면이나 대사를 넣어 보느라 그야말로 재주를 다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토월회 극본과 태양극장 극본 간에 어느 정도 시간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옥중화>와 <고본춘향전> 소재의 재담을 대사로 차용하거나 극적 장면으로 연출하는 내용과 방식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다. 때로는 이러한 대사나 장면이 작품의 감정선 진행 자체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나, 이는 작품의 지향 자체가 일반의 정극(正劇)과 달랐던 데 기인한다. 이상 살펴본 태평판 <춘향전>의 의의는 춘향 서사를 소재로 한 음반극들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창극 음반으로서 일종의 연쇄극 형식을 시도한 시에론판<춘향전>의 기획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춘향 서사를 소재로 한 음반극들이 단편적인 희극 양식으로 치우치게 되는 기점에 놓여있다. 마지막으로 20세기 전반 대중극의 대본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은 태양극장의 대표적인 흥행작이자 박승희의 각색작인 <춘향전>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조선후기 가부장 살해 소재 설화의 문화사회적 의미

홍나래 ( Hong Na-ra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2권 0호, 2016 pp. 305-339 ( 총 35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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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가 강화되고 다양한 열녀 이야기가 미담으로 쏟아지던 조선후기, 한편에서는 남편을 살해하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활발하게 등장하였다. 본고는 본부 살해 소재가 간통ㆍ살인ㆍ응징과 같이 격한 감정을 야기하며 인물설화에 결합되어 인기리에 전승된 당대 문화사회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예로부터 기혼 여성의 몸은 우리 문화에서 권력의 역학관계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본부살해 서사는 강력한 통치 질서 정립의 의지를 표상하였다. 조선사회는 이러한 성정치를 강화하여, 후기로 갈수록 여성의 품행에 대한 규제를 엄중히 하고 간통ㆍ본부살해를 가부장에 대한 불의(不義) 나아가 시역(弑逆)으로서 그 위상을 점점 강화하였다. 이는 신분제 붕괴와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되는 조선후기 사회에서 통제와 연대를 통한 강력한 가부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문화정치였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성정치는 법과 제도의 정비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남녀ㆍ상하가 공감하는 문화적 기제를 통해 공고히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부장 살해 서사가 교훈적이고 흥미롭게 전승되며 그 역할을 담당했는데, 여기에서는 간통과 살인을 필연적으로 연결시켜 여성ㆍ계급에 대한 혐오와 감시를 도덕성으로 감추고, 범죄ㆍ악에 대한 분노를 활용해 잔혹하고 의례적인 징치 상황을 연출하면서 승리의 감동과 공동체적 연대 의식을 고취하였다. 이로써 이데올로기적 서사는 신분질서가 와해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하며 변화하던 조선후기, 축소되어가는 가부장의 불안과 공포를 위로하고 윤리적 쾌감을 자극하면서 다양하게 활성화되었으며,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며 사실ㆍ법ㆍ규범과 공조하여 더욱 진실다운 이야기로서 문화공동체의 상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한편 문화 속에서 축적된 가부장 살해 서사는 1924년 본부살해사건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김정필 신드롬’의 문화심리적인 배경이기도 했다. 식민시기 일제의 법정에서 구여성이 자행한 본부살해 사건이 가부장 살해라는 상징적 범죄로 재현되지 못하면서 이데올로기적 서사에 반성적 사고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조선후기의 가부장 살해 서사는 근대의 변화를 거쳐 그 전형성이 와해되었다고 하지만, 혐오의 대상을 타자화하고 도덕적으로 차별화함으로써 정체성을 형성하는 불안한 주체의 서사는 오늘날 우리 문화에서 아직도 은밀하고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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