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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3권 0호 (2016)

‘길장가 든 총각’ 설화에 나타난 고립의 문제와 관계 전복의 서사문법 연구

김정은 ( Kim Junge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5-35 ( 총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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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길장가 든 총각’ 설화를 설화의 서사문법을 바탕으로 해석해 보고자 했다. 설화의 서사문법은 핵심화소의 사건이 만들어낸 대립자질과 그것을 풀어가는 순차적 흐름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설화가 던지는 핵심문제를 각인하며 의미를 생성하게 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유형 설화의 핵심화소를 ‘길장가’로 보았다. 이때 ‘길장가’ 화소가 가지는 우발성으로 인해 다양한 이질성이 창출되어, 마을에서 있었던 신분과 부의 고정성이 통하지 않게 된다. 주인공의 길장가 대상이 ‘가마 탄 여인’의 화소로 조합되면서, 부자아이들보다 좋은 대상에게 길장가를 가게 되는 역전적 상황이 된다. ‘길장가’로 인한 사건으로 주인공은 나무에 매달리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길장가든 처녀는 총각을 구해주는 원조자가 되는데, 이때 대립자질을 ‘고립 : 유대’로 찾을 수 있었다. 길장가 화소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관계를 전복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인데, ‘길장가’를 통해 따돌림 당하던 가난한 아이가 타인과 유대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재주를 세상으로 확장해 가는 순차적 전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논증을 통해 ‘길장가 든 가난한 총각’ 설화는 자신 안의 남다른 재주가 고립되었을 때, 길에서 벌어지는 우발적 상황이 만든 경험과 인연으로 고정적 관계를 전복하며, 어떻게 재주와 능력을 확장해 갈 수 있을까를 사유하게 하는 서사문법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일한 서사문법에 핵심화소만 ‘길장가’에서 ‘입맞추기’로 변이된 설화에서는 서사문법에 변화가 없지만, 핵심화소의 변이를 통해 고립을 전복하기 위한 우발성보다 주인공의 의지를 통한 삶의 변형에 서사적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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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노름 끊은 이야기>를 사건 중심으로 나누면, 아내가 남편의 노름 중독으로 미치게 된 일과 남편이 자신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아내를 발견한 뒤 노름을 끊게 되는 일로 양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호랑이가 존재했다. 호랑이를 때려잡았는데 아내가 깨어나고 남편은 도박을 끊게 되는 점이 흥미로워 호랑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찾아보았다. 첫째, 호랑이는 아내의 분노이다. 습관처럼 노름하러 나가는 남편을 볼 때마다, 습관처럼 올라온 아내의 화도 쉬이 사그라들지 않았고, 마침내 화라는 파괴적 요소가 의식의 자아를 완전히 잠식해버린 상태로 되어버린다. 그 요인을 되짚어 짐작해보니 아내와 남편의 수직적 관계 속에서 아내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었고, 가정을 등한시하고 노름에만 집착하는 남편과 가정을 지켜내려는 아내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자신과 가족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반성과 성찰의 의식이 보이지 않는 남편에게 아내는 온전한 가정의 상실을 목도한 것이다. 끝끝내 가정을 지키려던 아내는 자신의 희망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좌절하였고 참았던 화가 폭발한다. 오래도록 억눌러온 응축된 화는 흉맹스러운 호랑이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호랑이가 죽으니 아내도 이내 혼절해 버렸다는 점이 호랑이와 아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결정적 증거라 하겠다. 둘째, 호랑이는 아내의 분노를 일으킨 원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존재이다. 남자는 실성한 아내의 모습과 호랑이를 보고 자신의 나쁜 습관이 화(禍)가 되어 호랑이를 불러들이고, 이 호랑이가 아내 맘 속 화(火)의 원인이 되어 아내를 정신착란 상태까지 몰고 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남자는 이 갑작스런 상황에서 회피하지 않고 호랑이를 단박에 잡는다. 여기서 남자가 호랑이를 단박에 때려잡았다는 것은, 호랑이를 잡을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일임과 동시에 남자가 손쉽게 해결할 수도 있는 일이란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일은 바로 모든 문제의 원인인 남자만이 할 수 있는 노름을 끊기였다. 호랑이를 ‘아내의 분노’와 ‘아내의 분노를 일으킨 원인’으로 정리를 하고나니, ‘호랑이를 때려잡는 것’과 ‘도박을 끊는 것’ 사이의 관계가 선명해 졌다. 평소와 다른 아내의 분노, 곧 호랑이의 등장은 예외적인 상황을 가지고 왔고, 일상의 깨짐과 단절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남자는 이러한 계기를 통해 집과 노름판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탈출하여 습관을 바꾸고 일생을 바꾸게 된다. 남자가 아내에 의해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목도하고 자신이 아내를 호랑이로 만들어 버렸다는 진실과 그 진실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짧은 서사를 풀이해 보았다.

여신 자청비의 노정기와 역할 대리자 -체쳉 고아 선녀, 황우양 부인, 제우스와 견주어-

박종성 ( Park Jongs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67-99 ( 총 3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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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여신에서 남신으로의 전환이 신화의 거시적 흐름에 있어서 중심축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글은 여신과 남신의 관계를 일방의 흐름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제주의 자청비는 농경의 여신으로 좌정하는 과정에서 양성구유의 신격을 구체적으로 실현한다. 그리고 자신이 획득한 남성신의 역할을 남편인 문도령, 家奴인 정수남에게 이양하고 수행하게 함으로써 여성신의 역할 대리자로서의 남성신의 존재를 뚜렷하게 드러내었다. 위대한 여신의 노정기가 다른 경로로 확인된 셈이다. 몽골의 체쳉 고아 선녀와 한국의 황우양씨의 부인은 남편인 남성영웅, 혹은 남성신의 과업을 성취하도록 하는 조력자이면서 동시에 여성신의 역할을 대리하는 존재로서의 남성신의 성격을 신화의 서사를 통해 드러내었다. 희랍의 제우스는 위대한 남성신으로서 양성구유의 속성을 온전하게 갖추고 올륌푸스의 최고신으로 좌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 대리자로서 여성신이 아닌 자신의 아들신들을 활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여신 아프로디테의 역할을 아들신 디오뉘소스를 통해 구현하게 함으로써 철저하게 아들신을 역할 대리자로 내세운 점이 자청비와 비교된다. 양성구유의 여성신과 남성신의 역할 대리자를 통해서 이 두 신은 함수관계를 갖는다. 이를 바탕으로 상위신의 역할 대리자의 개념은 신화 일반론의 하나를 설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표지임이 인정된다.

맹인 소재 무당굿놀이에서 맹인 재담극으로의 공연화 과정에 나타난 변화 양상

송미경 ( Song Mikyo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101-126 ( 총 2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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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굿의 한 제차로 연행되었던 맹인 소재 무당굿놀이가 전통공연예술레퍼토리로서의 맹인 재담극으로 공연화되는 과정에 나타난 변이의 양상과 그 경향성에 대해 고찰하여 보았다. 우선 맹인 소재 무당굿놀이와 맹인 재담극의 단락별 구성을 비교해본 결과, 레퍼토리화 과정에서 ‘맹인의 등장’, ‘맹인의 점 치기’ 단락이 확장·부연되었으며, ‘맹인 놀리는 노래’, ‘맹인의 신세타령’, ‘맹인 눈 뜨기’, ‘맹인의 축원’ 단락은 축소·삭제되었다. ‘맹인의 굿상 음식 타박’, ‘맹인의 똥 먹기’, ‘맹인의 경 읽기’ 부분의 경우, 단락 자체는 유지되었지만 그 의미나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 맹인 소재 무당굿놀이가 맹인 재담극으로 공연화되는 과정에 제의에서 놀이로, 주술에서 예술로, 신성에서 세속으로의 변이가 일어나게 된바, 그 과정에 나타난 변이의 경향성은 극적 속성의 강화와 신앙적 기능의 퇴화로 정리해볼 수 있다. 맹인 흉내 내기의 비중이 확대되고, 재담 위주의 대화가 전개되는 변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극적 속성이 강화되었으며, 맹인이 독송하는 경문이 패러디 되고 개안모티프가 실종 혹은 변질되는 변이를 통해 신앙적 기능은 퇴화되었다. 이러한 변이의 요인은 굿 현장으로부터의 분리, 맹인을 형상화하는 목적의 변화, 그리고 극장 및 유성기음반로의 유입과 매체 적응 등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삼국유사』 <제48대 경문대왕>조 텍스트의 안과 밖

이강엽 ( Lee Kangyeop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127-158 ( 총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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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제48대 경문대왕>조를 텍스트의 안과 밖의 조응을 참조하여 응렴(경문왕)이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로 읽어 본연의 의미를 탐색해본 것이다. 첫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중심으로 이 조목을 읽어내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먼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있는 서사단락만 떼어내서 읽어내면, 숨기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대립 구도 속에서 후자의 승리로 귀결된다. 다음으로, 응렴이 왕이되는 과정에서부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까지를 연결된 서사로 읽어내면, 임금 자리에 오르기 어려운 인물이 임금이 되면서 겪는 문제가 ‘뱀’과 ‘당나귀 귀’의 두 갈래로 생겨난 것이다. 끝으로, 화랑들이 모여서 노래를 지어 임금에게 바친 대목까지를 연결해 읽어내면 임금으로서 행해야할 이상적인 통치 방식에 대한 논의까지로 이어진다. 둘째, 전체 조목을 여섯 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그 의미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락에서 헌안왕과 응렴의 대화를 통해 헌안왕과 응렴의 사람됨을 엿보게 해주는데, 헌안왕이 찾던 인물상과 응렴의 사람됨이 정확히 일치한다. 둘째 단락에서 임금의 제안을 받은 이후 응렴의 처신이 조망되는데, 실제로 응렴은 여러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셋째 단락에서는 응렴은 자신의 실리를 따라 전략적으로 배필을 정함으로써 앞서 내세웠던 이상적인 인물상과 거리를 보인다. 넷째 단락에서 임금의 침전에 뱀들이 모여들어 자유로운 소통을 방해함으로서, 어렵게 왕위에 올라 맞게 된 고립성을 대변하다. 다섯째 단락에서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처럼 변하는데, 이는 여러 의견들을 좇는 부동성(浮動性)을 의미한다. 여섯째 단락에서 화랑들이 모여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를 일정한 절차를 거쳐 임금이 들을 수 있게 하였다. <제48대 경문대왕>은 임금이 되기 어려운 인물이 임금이 되어 생긴 부작용을 ‘뱀’과 ‘당나귀 귀’로 상징적으로 보여준 후 그것을 넘어서는 이상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어려운 문제를 간단한 지혜로 해결해내는 보통의 지략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고난극복형’ <우렁색시설화>의 신화적 성격

이성희 ( Lee Sunghe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159-189 ( 총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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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용녀귀환설화가 삽화 형태로 포함된 ‘고난극복형’ 우렁색시 12편을 대상으로 신화적 성격을 고찰했다. 용녀귀환 삽화가 포함된 고난극복형 우렁색시 설화는 ‘초월적 능력을 갖는 용녀와 인간 남성의 혼인, 권력자의 횡포, 용녀의 초월적 능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 작품 내적 질서를 통해 신화적 성격이 있음을 밝혔다. 본고에서는 용녀인 우렁이의 수신적 성격, 신화적 맥락, 여신이 필요했던 가난과 미혼의 정황, 인간의 몸을 입은 용녀가 ‘시간성’을 통해 신성성을 드러내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신이·풍요·환상·마법이 필요한 인간 존재의 한계적 상황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 방식을 논의했다.

설화 <구렁덩덩신선비>의 서사를 통해 본 ‘관계 맺음’의 문제

조홍윤 ( Cho Hongyo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191-230 ( 총 4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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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설화 <구렁덩덩신선비>의 서사에 내포된 두 가지 층위의 관계 맺음 원리에 대하여 그 설화적 의미를 드러내보고자 하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여기서 두 층위의 관계 맺음 문제란, 1차적으로 설화의 서사 표면에 배치된 그대로의 남녀 간의 관계 맺음에 대한 것이고, 그러한 1차적 ‘남-녀’의 관계 맺음에 대한 의미를 2차적으로 ‘사람-사람’의 관계 맺음 문제로 확장해본 것이다. 이러한 논의 구도는 <구렁덩덩신선비>에 내포된 남녀 결연의 의미가, 궁극적으로 보편적인 차원의 관계 맺음 문제에 대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전체의 서사를 크게 ‘결연(탄생 →1차 결연)/ 파국(금기위반)/ 회복(시련 → 2차 결연)’의 순차구조를 지닌 것으로 이해하고, 각각의 국면마다 핵심적인 대립구도를 형성하여 갈등과 사건을 만들어내는 형상들에 대해 상징 분석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의 결과를 그대로 보편적인 관계 맺음의 문제로 재조명하기 위해 ‘관계 맺음 → 관계 위기 → 관계 회복’ 순차구조를 새로이 설정하고 분석하였다. 논의의 결과 드러난 관계 맺음 원리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우리가 관계 대상에게서 가치로운 어떤 것, 존재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대상을 호명하였을 때, 상대는 그에 응답하여 허물을 벗듯이 우리가 발견하고 호명한 그 모습을 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관계 맺음이 이러하기에, 우리는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통하여 성숙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어떠한 관계대상도 부정적인 존재성, 허물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는 도저히 변화시킬 수 없는 자기 면모, 허물의 존재는 그저 관계의 대상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감추어 주고자 한다면 그 관계는 공고해져 더욱 더 상생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나, 그것을 들추어내고 부정하고자 한다면 그 관계는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가치에 주목할 것, 상대방의 허물을 감추어줄 것, 이 두 가지야말로 <구렁덩덩신선비>에 내포된 관계 맺음의 큰 원리이다.

정체성 구성과 장소성 형성에 대한 연구 -반가(班家) 여성의 구술생애담을 대상으로

한정훈 ( Han Jeonghoo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43권 0호, 2016 pp. 231-272 ( 총 42 pages)
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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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 양반가(兩班家) 여성의 구술생애담을 통해서 정체성 구성과 장소성형성에 대해서 살펴본다. 정체성과 장소성은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이 개념들은 주체가 어떤 사건을 경험하고, 그 사건의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의미화 하느냐에 따라서 계속적으로 변한다. 또한 이전의 경험과 이후 경험이 상대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질적 의미는 달라진다. 화자는 결혼 이전에 은폐와 억압의 환경에서 생활했다. 시대의 환경과 기존 세대의 강제가 이런 생활을 형성하게 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화자는 그 속에서 나름의 선택의지를 보이면서 정체성을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자는 결혼 이후에 공간의 이동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화자는 변화된 환경에서 불안과 소외를 느끼게 되고, 이 감정은 오히려 은폐와 억압을 강요했던 친정의 장소성을 새롭게 규정하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시댁의 불안과 소외는 항상성을 유지하지 않는다. 화자는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며 자신에게 부여된 정체성을 수렴하고 재정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댁은 화자에게 더 이상 탈주하고 싶은 장소가 아니다. 시댁은 화자의 실존을 보장해주고 증명해주는 장소가 되었고,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보존해야 하는 장소가 되었다. 화자의 구술생애담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계속적으로 변주하는 정체성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고, 이러한 정체성의 변주 속에서 공간이 장소로, 하나의 장소성이 다양한 장소성으로 분기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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