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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3권 0호 (2019)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교체와 남성성들로부터의 탈주 -<세경본풀이>를 중심으로-

이소윤 ( Lee So Y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1-40 ( 총 40 pages)
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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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본풀이>에서 자청비, 정수남, 문도령의 관계는 삼각관계의 구도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실상 두 남성 인물은 서사 속에서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는다. 왜 두 남성 인물은 조우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들의 관계를 삼각관계로 볼 수 있는 것일까. 본고의 논의는 바로 이러한 물음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수남과 문도령의 남성성이 이질적이라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정수남의 남성성은 그의 육체를 떠나서는 이야기될 수 없다. 남근을 중심으로 한몸과 남근 중심의 섹슈얼리티, 그리고 육체노동으로 이어지는 의미망의 연쇄가 정수남의 남성성을 구축한다. 문도령의 남성성은 문선왕과 문도령, 삼천선비로 연결되는 수직적 위계제에서 비롯된다. 문도령은 문선왕의 권위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공모적 남성성이며, 끝내 자청비를 쟁취해내는 알파 수컷이라는 점에서 헤게모니적 남성성이기도 하다. 이 점 때문에 문도령은 삼천선비가 질투하는 쟁투의 대상이 된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문도령의 남성성이 부상하고 정수남의 남성성이 격하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도령이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조선시대 제주도 내의 지방관과 유배인이 점했던 위치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중앙 정계에서는 힘을 쓸 수 없는 처지였지만 제주도에서는 선진 문물인 유학을 소개하는 외부인으로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이들의 중간자적 위치가 서사 내에서는 무력한 인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상세경으로 좌정하는 문도령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정수남이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되지 못 하는 것은 심방의 말처럼 더 이상 육체 노동이 긴요하지 않게 된 현실의 필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몇몇 이본에서 정수남이 하세경에서 세경장남으로 밀려나는 연유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두 남성 인물이 서사에서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는 것은 정수남으로 표상되는 주변화 된 남성성에서 문도령으로 형상화된 공모적 남성성으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교체되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 이상 <세경본풀이>에 드러나는 남성성들은 역으로 자청비의 인물 형상을 부각한다. ‘탈의’를 통해 여성들을 배제하고, 남성들을 서열화하려는 시험에서 남장을 한 자청비는 기지를 발휘하여 승리한다. 이때 끊임없이 자청비의 성별을 의심하는 거무선생의 독백은 그 자체로 자청비가 <세경본풀이>의 남성성을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청비는 남장을 한 채로 서천꽃밭의 짐정승 딸애기와 혼인함으로써 결정적으로 섹스와 젠더의 구분을 무화시킨다. 이는 결국 섹스와 젠더의 구분이 허구적 구성물이듯이 <세경본풀이>의 남성성들 또한 허구적 구성물임을 폭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청비는 정수남의 남성성과 문도령의 남성성 사이에서 그 누구와도 결연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청비의 행로는 그녀가 남성지배의 여러 형식‘들’로부터 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수남으로 상징되는 남성성과 문도령으로 상징되는 남성성, 곧 생산 양식의 층위에서 여성을 억압하는 남성성과 문화 양식의 층위에서 여성을 희생시키는 남성성 모두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청비는 서사 말미에서 성격이 변화된 문도령과 정수남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함으로써 ‘농경’이라는 새로운 문화로의 이행을 예고한다. 이러한 자청비의 면모는 페미니즘이 남성과 대립하고 남성을 대체하고 남성에 대항하기 위해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페미니즘의 물결이 가파르게 흐르고 있는 지금, 자청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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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이고 가벼운 ‘성적 농담’ 가운데에는 절대화된 페니스의 권위와 ‘남성’ 섹슈얼리티의 신화를 핵심으로 하는 것들이 많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성적 농담’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구전이야기에 나타난 페니스의 절대화와 신화화가 서사적으로 드러나는 양상에 집중한다. 이러한 관념을 담은 이야기들이 다분히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편’의 유머로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고, 나아가 일상의 문화적 코드로 스며드는 양상에 주목하였다.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면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이들 ‘성적 농담’의 관습이 지닌 역사성을 따져보았다. 대상으로 삼는 이야기는 구전이야기 ‘처녀 병 고친 소금장수’와 ‘첫날밤에 신랑 재촉한 신부’로, 모두 ‘성행위’와 ‘성적 쾌락’을 핵심으로 하는 성적 농담이다. 이들 이야기는 각각 낯선 총각이 처녀를 겁탈하는 사건과 신랑과 신부가 ‘첫날밤’을 치르는 사건을 소재로 하는데, 인물과 관계 설정이 상이하나 ‘남성’ 인물의 과장된 성적 능력과 그것을 더욱 부각하는 방식으로 묘사되는 ‘여성’ 인물의 반응을 통해 웃음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이들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대목, 즉 가장 ‘재미있는’ 부분들은 일일이 ‘남성’ 페니스의 절대화된 위치와 ‘남성’ 섹슈얼리티의 신화화된 위상에 근거한다. 이성애적 성기 성교 상황에서 ‘여성’ 인물이 먼저 ‘남성’ 인물에게 성교하기를 (은근히)조르고 재촉하는 대목, 그 결과로 이루어진 성기 성교 상황에서 ‘여성’ 인물이 성적 쾌락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대목이 그렇다. 이러한 장면들의 핵심은 섹슈얼리티의 측면에서 ‘결핍된’ 여성과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성’이라는 구도이다. 이때 ‘남성’ 인물이 그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페니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그런 점에서 ‘여성’ 인물의 결핍은 페니스의 결핍이나 다름없다. 두 이야기가 취하는 담론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여성’ 인물이 성욕을 ‘스스로’ 표현한다는 의외성에서 비롯된 부조화를 통해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것이고, 다음으로 위계의 상위에 있는 ‘남성’ 인물의 시점에서 다른 이들을 조롱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담론 전략은 이들 이야기를 ‘성적 농담’으로 만들 뿐 아니라 그것이 내포한 관념을 자연화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들 이야기는 페니스의 유무로 구분되는 성별에 대한 믿음, 그리고 페니스의 상징성을 통해 규정되는 ‘남성성’의 속성과 ‘남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신화화된 믿음으로부터 태어나, 거꾸로 그것을 강화하는 담론으로도 기능하는 것이다.

실창판소리 남성성 연구

서유석 ( Seo You Seo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95-127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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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소리를 잃어버린 판소리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남성성의 양상과 의미를 확인하고자 하는 연구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남성성이란 개념은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남성들을 하나의 가치 규범 아래 묶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창판소리의 남성 주인공들은 모두 ‘부정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부정적인 형상’은 다양한 남성성들의 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을 남성성과 연관해서 연구해 볼 수 있는 가치는 충분하다. 실창판소리에서 다양한 남성성이 드러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남성들만이 인식과 시선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들도 시선의 대상이 되고, 객체화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범화할 수 없는 남성성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표상된다. 남성성은 젠더 관계의 장소이자 남녀 모두의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실창판소리 남성 주인공들의 다양한 남성성들과 ‘부정적 형상’은 모두 남성을 객체화하는 시선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여기에는 남성성이 분화되고 있는 것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여성적 시선의 존재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당대 사회의 가부장제를 체현하면서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동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실창판소리의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공모된 남성성’을 획득하여 가부장제의 배당금을 얻어내거나 ‘주변화된 남성성’을 통해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권위를 부여할 뿐이다. ‘공모된 남성성’은 가부장제의 이념에서 탈주하려는 여성적 시선에 의해 드러난다. 가부장제의 배당금을 획득하기 위해 여성에 대한 상대적 존중과 타협을 보여주는 배비장과 무숙이는 자신들을 곤궁에 빠뜨린 애랑과 의양에 의해 구원받는다. 가부장제 이념에서의 탈주라는 여성적 시선이 ‘공모된 남성성’을 오히려 부각시키는 셈이다. 과도한 남성정욕의 화신으로 보이는 변강쇠와, 여성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으로 가부장제 권위 재확립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장끼는 자신들의 남성성을 강하게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과도한 남성성 표출’이 다른 계급의 남성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들의 남성승은 오히려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권위를 부여하고 주변화된다. 그리고 이들의 ‘주변화된 남성성’은 이들을 ‘괴물’과 같은 존재로 드러내는 남성을 객체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의해 구체화된다. 결국 실창판소리에 드러나는 남성성들은 조선후기에 다양한 갈래로 분화하는 가부장제 이념의 모순에 대응하고 있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심청전> 속 심봉사의 남성 젠더 실천 양상과 그 의미

이채은 ( Lee Chae-e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129-163 ( 총 35 pages)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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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에서 규범화된 남성성, 또는 남성다움의 기준은 남성주체들이 믿고 따라야 하는 하나의 이념으로 작동한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이 연구는 조선 후기의 판소리 작품 <심청전> 속에서 심봉사라는 남성 인물이 당대의 규범화된 남성성, 남성다움의 기준들을 의식하는 가운데 어떠한 젠더 실천들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실천들이 지니는 의미를 분석해보았다. 작품 속에서 심봉사는 비록 타고난 신분은 양반이지만 안맹(眼盲) 때문에 조선시대 지배 집단의 ‘헤게모니적 남성성’과는 멀어진 존재로 그려진다. 눈이 보이지 않기에 그는 온전한 양반의 노릇도, 그렇다고 평민의 노릇도 할 수 없는 ‘주변화된 남성’의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심봉사의 삶은 다음과 같은 남성 젠더 실천 양상을 포함한다: 신체적 곤란을 극복하면서 당대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기준을 충족시키려 배로 노력하거나, 혹은 남성적 주제를 계속 추구하지만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정도로 조정해서 새롭게 남성성을 정의해나가거나. 이 과정에서 그는 조선 후기 양반사대부에게 요구되던 이상적 남성성의 기준(합리성)과 평민에게 요구되던 이상적 남성성의 기준들(완력과 담력, 성적 능력)을 적절히 혼합시켜 현실에 대처해나가는 개성적이고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심청전>의 초중반에는 심봉사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삶을 통해 남성성의 위기 상황들이 고조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남성성의 위기를 극복해낸 심봉사의 후일담이 자세하게 펼쳐진다. 심봉사는 부원군의 자리에 오르면서 지배계층으로서의 삶을 회복하고, 그를 곤란에 빠뜨렸던 문제적 여성 뺑덕어미를 처벌하고, 또한 안씨 맹인과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얻어 영화를 누린다. 심봉사뿐만 아니라 다른 맹인들이 모두 눈을 뜨게 되는 것으로 확대되는 서사는 국가적, 집단적 차원에서의 남성성 회복에 대한 열망을 암시한다. 남성성의 위기와 강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심청전>의 서사는, 남성성에 대한 위기의식의 고조와 동시에 성리학적 종법질서의 강화와 가부장제 확대가 공존하던 조선 후기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설화창작을 통한 젠더 감수성의 이해와 확장

김정은 ( Kim Jung-e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165-201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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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설화는 신이하거나 특이한 개별적 자질들로 상징된 화소가 보편적인 세상의 가치로 봤을 때는 결핍된 것으로 인식되는 문제 상황을 형성한다. 이때 허구적이고 신이한 화소로 형성된 개별적 자질과 보편적 세상의 가치가 가지는 대립적인 상황은,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하는 서사적 질문을 생성하며 현재의 삶을 반추하게 하게 한다. 이를 ‘젠더 감수성(gender sensitivity)’과 연결해 고정된 젠더의 범주를 변화시켜 나가는데 활용해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젠더의 틀로 생긴 결핍을 구비설화의 화소처럼 상징화 해 보고, 자신이 겪는 내적 갈등의 대립자질을 구조화하며 설화의 순차구조를 활용해 이야기를 생성했을 때, 젠더의 이분법으로 인한 상처와 결핍에 대해 어떻게 새로운 자질과 의미를 획득해 가는지 볼 수 있었다. 획일화된 젠더의 틀에 갇혀 그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받아 들일 때, 어떤 상처와 결핍을 가지게 되는지 이해하고, 이 틀을 넘어서고 치유하기 위해 ‘젠더 감수성(gender sensitivity)’으로 자신이 만들어 가고 싶은 자기 안의 세계나 세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설화 창작의 과정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에서는 설화를 통해 자기 삶을 빗대어 서사적으로 질문을 한다. 2단계에서는 젠더로 인해 생긴 자신의 결핍을 상징적인 화소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3단계에서 대립자질을 활용하는 것은 자신이 규제하는 것과 지향하는 바를 동시에 포착하면서 구조화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젠더 감수성이 발현될 수 있다. 4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곳을 떠나 공간을 이동하는 여정을 통해, 문제에 억눌려 사는 현재의 모습이 아닌, 해결할 자기 자신의 자질을 발견하는 과정을 거쳐 젠더 감수성을 신장하는 이야기 창작 방법이다. 학생들이 주로 이야기 하는 신체적 결핍을 설화의 서사문법을 따라가면서 공간을 이동하고 타인을 만나가며 문제를 해결할 때는, 외모가 아닌 다른 자질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를 하게 되면서, 자신 안의 또 다른 자질을 볼 수 있었다. 남녀관계에서 벌어지는 젠더의 폭력 역시 설화로 창작했을 때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더 상처를 깊어지게 하고 자신을 꽁꽁 감추는 것은 자신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사례자들은 직감하고 있었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집단의 문제로 이를 해결해 가야 한다는 마음의 소리를 창작을 통해 보여주었다. 설화창작을 통해 결핍을 화소로 형상화하게 했을 때, 많은 남학생들이 스스로 남성성이 약한 것을 자신의 결핍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설화창작을 활용해 ‘남성성’이라고 불리는 보편적인 틀에서 자신이 가진 개성적 특성으로 젠더의 잣대가 되는 남성성을 설화의 서사문법으로 다양한 기준을 만들어간 두 사례를 예시하고 분석해 보았다. 창작한 설화를 통해 자신이 벗어나고자 했던 젠더의 기준을 다양화 했지만, 아직 남성성의 헤게모니적 특성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는 지점이 무엇인가를 보게 되었던 것 역시 젠더 감수성을 확장해 가는 과정이 되었다.

<산천굿>에 담긴 인간과 자연의 생태학과 순환적 생명론

신동흔 ( Shin Dong-hu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203-242 ( 총 40 pages)
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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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함경도 서사무가 <산천굿>에 담긴 인식적 의미를 인간과 자연, 또는 문명과 자연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여 새롭게 고찰한 것이다. <산천굿>이 인간문명이 아닌 자연산천을 사유적 중심으로 삼는 가운데 자연적 체계를 따르는 인간의 길을 추구하는 서사라는 점에 주목해서 한국 신화의 생태학적 사유와 생명철학을 단면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산천굿>은 자연에 인간의 합리적 인식을 넘어서는 차원의 심원한 생명적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말한다. 인간이 문명적 편견과 자기중심적 오만으로써 그 체계에 함부로 개입할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야기에서 붉은선비가 고목에서 불타는 각시를 위해 불을 끈 결과는 노쇠한 자연의 자체적 갱신과정을 중단시킨 것이었고, 그 결과는 자연적 신성을 재앙신으로 만든 일이었다. 우주의 기본 시스템을 훼손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큰 화를 가져온 결과였다. 이에 대해 붉은선비의 아내 영산각시는 재앙신이 된 대망신으로부터 얻어낸 팔모야광주를 이용해서 대망신을 쓰러뜨리거니와, 자연을 생산이 아닌 파괴의 도구로 삼는 가운데 자연으로 자연을 치는 역리적 행위였다. 부부는 대망신을 고이 화장하여 팔도 산천에 뿌려 산신령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식으로 자연과의 화해 및 생명의 생태적 순환을 꾀하지만, 그것은 본질적으로 한계를 지닌 것이었다. 인간이 중심이 된 재창조 작업은 인간과 자연의 불균형을 전제한 것으로서 본원적이고 거시적인 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연은 인간에게 산천동티로 ‘죽을병’을 내림으로써 자연적 질서의 엄중함을 확인시킨다. 그 어그러진 질서와 재앙을 해결하는 길은 자연산천에 굿을 올리는 것이었다. 산천굿은 인간이 모든 오만과 인위를 내려놓고 겸손을 회복하여 자연의 일원으로 돌아가는 일로서 의미를 지닌다. 인간과 자연의 이원적 대립을 넘어서 본원적 연결성을 회복하는 일은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서 생명의 영원성을 회복하는 일과 통한다. 이는 <산천굿> 신화의 기본 주제인 동시에 산천굿 제의의 핵심 지향이라 할 수 있다. 단절과 대립을 넘어서 우주적 화해와 합일을 추구하는 의례로서 굿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면모다. <산천굿>을 비롯한 민간신화는 거시적 차원에서 세계를 사유하는 신성 서사로서, 인간 행복을 우선시하는 세속 서사로서의 민담과 길항적으로 공존하는 가운데 세계관적 균형을 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세속적 가치가 극단화되고 자연에 대한 문명적 공격이 전면화되어 가는 현상황에서 인간이 참다운 존재성을 회복하고 공존적 생명성을 발현하기 위해 ‘구비 생명과학’으로서 굿과 신화의 재발견과 현재화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구비설화 이야기판의 논쟁적 담론구성 방식

심우장 ( Sim Woo Ja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243-289 ( 총 47 pages)
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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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에서 설화의 구연은 담론을 구성하는 주요한 방식이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중요하게 거론된 바 있는 ‘논쟁’은 설화를 통한 담론구성의 핵심적인 기제라고 생각한다. 구술문화는 근본적으로 논쟁적이다. 구술문화의 논쟁적 성격이 구술담론을 형성하는 데 독특한 방식으로 작용했고, 구비설화를 둘러싼 논쟁적 면모는 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본고의 논의는 ‘구술서사담론의 논쟁적 기능에 대한 이론화’를 위한 시도이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 구술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이야기 판에 주목했다. 선행연구에서 구체적인 설화 유형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야기판이 논쟁을 통해서 어떻게 담론을 구성해 가는지 구체적으로 살피고, 이것이 구술담론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를 함께 살폈다. 특히 논쟁이 갖는 구술문화적 의의를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체계화한 변증술과 연결시켜 논의하였다. 구술문화에서 현실적 삶에 유용한 담론을 구성하는 과정은 무척 중요하다. 구술담론의 핵심은 현실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 존재하는 통념적 지식을 검토하여 그것이 현실성을 획득하도록 새롭게 구성하는 데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념적 지식의 검토인데, 바로 여기에서 논쟁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니까 논쟁은 통념적 지식을 검토하는 이야기판의 역동적 움직임의 일부라는 것이다.

도산 안창호 작사 계몽 가요의 양상과 특징

장유정 ( Zhang Eu 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291-319 ( 총 29 pages)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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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도산 안창호가 작사한 계몽 가요의 전반적인 양상과 특징을 살펴본 것이다. 본고에서 제시한 안창호 작사 계몽 가요는 총 16곡이다. 이 중 곡조는 달라도 노랫말이 같은 곡이 있어 결과적으로 총 15곡의 목록을 제시하였다. 2장에서는 ‘곡조를 차용한 곡’과 ‘창작곡’으로 나누어 안창호 작사 계몽 가요의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곡조만 차용한 경우, 찬송가나 서양 국가의 곡조를 빌려온 예가 많았다. 창작곡의 경우, 이상준, 이성식, 김세형, 정사인이 작곡한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부모은덕가>의 경우, 이제까지 작곡자가 안 밝혀졌었는데 당대 자료를 토대로 정사인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부모은덕가>가 유성기 음반으로 발매되었던 정황도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안창호가 작사한 계몽 가요의 음악적인 특징을 보면, 주로 5음계를 활용하였고 4/4박자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당시에는 4.4조의 가사체가 유행했는데, 계몽 가요에서도 4.4조가 많이 나타난다. 4.4조의 노랫말을 담기에 4/4박자가 유리해서 4/4박자가 많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안창호가 작사한 작품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효도, 교육, 애국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애국’을 주제로 한 노래가 가장 많았다. 게다가 효도와 교육을 주제로 한 노래일지라도 결국 애국을 지향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안창호가 작사한 작품은 대체로 ‘애국’을 지향하였다. 그런데 애국을 지향할지라도 무조건으로 조국을 찬양하지는 않았다. 그 보다는 오히려 조국과 나를 동급으로 놓고 그에 대한 사랑을 그렸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애국을 강조하기 위해 역사적 인물을 소환하고 일제를 적으로 간주하여 독립의식을 고취하였다. 본고는 안창호가 작사한 계몽 가요를 본격적으로 살펴보았다는 데에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안창호가 작사한 작품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앞으로 이에 대한 보완과 보강이 필요하다. 또한 본고에서 살펴본 안창호 작사 계몽 가요의 특징이 단순히 안창호 작품만의 특성인지의 여부는 여타 계몽 가요와의 비교 속에서 선명해질 것이다. 다만 이제까지 언급되지 않았던 안창호 작사 작품을 제시하고 특징을 살펴보고, 기존 논문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으로 본고의 소임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서영해 설화집 『거울, 불행의 원인』의 서사적 특질 연구

황인순 ( Hwang In Soo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3권 0호, 2019 pp. 321-359 ( 총 3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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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서영해의 『거울, 불행의 원인Miroir, Cause de Malheur!-Et autres contes coreens』 설화집을 대상으로 그 문헌적 특질과 서사적 특질을 규명해보고자 한다. 역사문화적 기술 맥락을 고려한다면 이 텍스트는 그 담론성을 중심으로 해석될 것이다. 물론 이를 고려하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이겠지만 동시에 이 텍스트가 가지는 문학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 역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 설화집이 한국인 저자가 기술한 일종의 선언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직접적인 저자의 개입없이 온전히 ‘설화집’으로서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어로 기술된 설화집이라는 점은 텍스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이다. 외국어로 기술된 설화는 번역 측면에서의 언어의 전환 뿐 아니라 설화의 기록과 전승에 있어서의 변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설화가 전승되는 과정에서 서사와 기술상의 변형을 겪게 되는데, 외국어 기술 설화이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선택이나 구성, 혹은 기술의 특질들이 실질적으로 서사의 변개라고 할 수 있는 지점과 맞물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를 단순히 번역 텍스트의 확장된 형태로 이해하기보다 한국문학의 통시적이고 혹은 공시적인 관계들과의 상호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텍스트의 정체성을 면밀하게 규명하는 방법일 것이다. 서영해는 설화적 문학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텍스트를 개작하면서 전통이라는 ‘개별’적 기원이 ‘보편’적 문학과 조응하는 과정으로서 한국의 이야기들을 기술한다. 전후대 문헌과의 영향관계 속에서 공통된 경향성을 따르면서도, 소설적 개연과 합리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설화집의 독립된 정체성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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