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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5권 0호 (2019)

‘꽃의 신화학’ 서설 : 제주도 무속의 신화체계 탐색을 위한 시론

강진옥 ( Kang Jin O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5권 0호, 2019 pp. 5-47 ( 총 4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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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큰굿에는 꽃을 서사의 핵심으로 활용하는 본풀이들이 상당수 발견된다. 이들 본풀이들은 이른바 ‘꽃의 신화학’으로 명명할 만한 구조적 유형성을 공유하고 있다. <천지왕본풀이>는 제주도 무속신화의 서사적 중추를 이루는 ‘꽃의 신화학’의 출발점이다. 꽃 피우기 내기’는 생명현상의 유지와 보존이라는 세계운행의 질서를 형상화한 것이다. 번성꽃을 피운 대별왕이 저승을 차지하고 꽃사발을 바꾼 소별왕이 이승을 차지했다는 신화적 사건은 제주도 무속신화의 세계관적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 소별왕의 인세차지는 번성꽃으로 표상되는 생명력을 활용하여 쇠퇴해가는 인세를 갱신시킨다는 신화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꽃과 관련한 신화적 인물들은 행위에 따라 ‘생산·창조자’, ‘활용·운용자’로 대별되는데, 대별왕(생산 및 창조자)이 피워낸 꽃을 가져온 소별왕(활용 및 운용자)에 의해 그 선례가 마련된 ‘생명현상의 쇠퇴와 갱신’의 구조는 제주도 무속의 신화체계를 관류하는 공통주제로서 다양한 본풀이에서 되풀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양상은 서천꽃밭에서 환생꽃을 가져와 생명을 되살리고 신격으로 좌정한 인물들(이공본, 세경본, 문전본 등)의 경우는 물론이고, 꽃과 무관하게 전개되는 본풀이 유형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차사본풀이>나 <멩감본풀이>는 죽음이라는 현상 앞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또 다른 생명의 시작을 다루는 본풀이들이다. 제주도 무속은 저승이 새로운 삶의 관문이라는 인식을 의례적 절차와 본풀이를 통해 표명하는데, 의례가 생명현상의 갱신을 가능하게 한다는 전례는 <초공본풀이>에서 마련되고 있다. 꽃-생명-세계는 제주도 무속신화의 신화체계 즉 꽃의 신화학에서 동일한 의미지향을 보여준다. 꽃은 생명현상의 표상이다. 생명현상은 세계공간에 따라 상이한 형상을 보여주지만 실상은 연속선상에 있다. 꽃은 생명현상의 정수이나 열매를 남기고 사라지고, 씨앗은 다시 생명으로 피어난다. 죽음으로써 무수한 생명으로 되살아나는 생명의 신비를 구현하는 식물적 생태를 차용한 상상력은 존재의 영속성을 보여주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다. 생명현상을 표상하는 꽃을 매개로 이승과 저승은 소통하고 삶과 죽음은 순환적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상상력 구조는 생명체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방법, 즉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꽃의 신화학은 본풀이의 신화체계로서, 본풀이적 세계관이 구현해낸 생명에 대한 예찬이자 삶의 송가(頌歌)인 것이다.

지역 설화에 나타난 숲 인식과 이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방향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김민수 ( Kim Min Su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5권 0호, 2019 pp. 49-89 ( 총 4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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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숲은 인간의 생활에서 배제할 수 없는 중요한 생태무대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숲을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하는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는 스토리텔링 원천자료로서 설화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숲 설화를 통해 과거부터 전승되어온 숲 인식을 파악하고 이 인식이 스토리텔링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순천지역의 설화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숲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광포유형 설화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설화를 통해 확인한 숲 인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숲은 사람들을 돕는 이로운 존재이다. 설화 속에서 숲은 개인이나 마을 집단을 보호함으로써 이 이야기들을 통해 숲이 사람을 돕는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숲은 사람을 벌하기도 하는 두려운 존재이다. 때때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거나 숲을 함부로 대하는 존재들에게 징벌을 내리는 설화를 통해 이 같은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숲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진 존재이다. 숲이 사람을 돕거나 혹은 벌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보거나 느낄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이며 이러한 미지의 힘은 도깨비로 형상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통해 숲의 양가성을 이해하고 숲의 힘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이야기를 통해 표현되었는지 알 수 있다.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개발되는 과정에서는 설화 속에서 도출해 낸 핵심 인식이 반드시 포함될 필요가 있다. 스토리텔링 방향은 원전설화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등 다양할 수 있으나 설화에서 도출한 숲 인식이 포함되어야 콘텐츠로서 자생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 외에도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활용될 지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실제 설화처럼 생명력을 가지고 전승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해동고승전』 속 고구려 초전불교 서사 연구

김준희 ( Kim Jun-he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5권 0호, 2019 pp. 91-118 ( 총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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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고려시대 승려 각훈이 저술한 해동고승전의 순도, 망명, 담시 관련기록을 대상으로 하여 해동고승전에 나타난 고구려 초전불교 서사의 양상과 그 의미를 연구하였다. 우선 세 이야기의 서사적 특징을 살펴보면서, 각훈이 연대기적 순서보다 불법의 전래 방향과 인물의 특성을 기준으로 초전불교 서사를 재배치, 재구성한 양상을 살펴보았다. 해동고승전은 초창기의 순도/망명 두 사람에 대해서는 신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후에 등장한 담시에 대해서는 신통력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인물을 형상화하였다. 중국에서 왔다고 전해지는 순도는 외래승 중 고구려에 불교를 처음 전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출신과 생몰년도 등이 미상이지만 해동고승전은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그의 신비로운 인품을 묘사하였다. 망명은 고구려 사람으로 순도보다 앞선 시기의 인물이다. 그에 대해서는 중국의 고승 지둔과 교류한 점을 강조하면서 역시 그가 훌륭한 인품을 지녔다는 점을 문학적으로 부각하였다. 한편 담시는 고구려에서 불교 활동을 하다가 중국으로 돌아간 인물인데, 그에 대해서 해동고승전은 담시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의 신이한 행적을 부각하여 서술하였다. 아울러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맥락에서 읽는다면, 불교 전래라는 공통 과업을 중심으로 역할이 나뉘는 영웅설화라는 점에서 건국신화와도 유사한 지점이 발견된다고 보았다. 순도는 선진문물인 불교를 외부에서 가지고 온 존재로 건국신화의 천부(天父)적 존재라 할 수 있다. 망명은 이미 고구려에 불교가 기반을 닦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인물로 건국신화의 원주민적 존재에 대응된다. 한편 담시는 구체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실제 건국영웅적 존재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해동고승전과 달리 삼국유사는 망명을 언급하지 않고 담시의 독자성을 축소하는 등 상대적으로 역사적 사실 여부를 중요시하는 지향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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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각기 다른 사회 계층과 개인, 그리고 집단 사이에 침투하여 널리 퍼져있는 세대 간 갈등 문제의 심각성을 포착한 바, 세대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문학치료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그 현장에 대해 논의하였다. 여기에서는 한국 구비설화를 활용하여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 세대가 주체적으로 세대 갈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는 작품을 중심으로 ‘영화창작 프로그램’의 기획과 사례를 보고하였다. 2장에서는 설화를 활용한 세대 공감 문학치료 설계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세대 갈등을 세대 공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하는 설화를 세 가지 양상으로 제시하였다. 첫 번째, 부모 세대의 법칙과 자녀 세대의 법칙이 충돌하였을 때, 부모 세대의 법칙이 고수되고 자녀 세대의 법칙은 좌절되는 경우이다. 두 번째, 부모 세대의 법칙과 자녀 세대의 법칙이 충돌하였을 때, 부모 세대의 법칙이 고수되었지만 자녀 세대의 법칙도 지켜지는 경우이다. 세 번째, 부모 세대의 법칙과 자녀 세대의 법칙이 충돌하였을 때, 부모 세대의 법칙이 변화하고 자녀 세대의 법칙이 지켜지는 경우이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선정하여 프로그램에 활용한 설화는 <가뭄에비 내리고 벌 받은 용자>, <스승에겐 벗 제자에겐 범>, <상놈 시아버지 양반 만든 정승 딸>, <돌노적 쌀노적>, <염라대왕이 된 아버지와 왕이 된 막내아들>, <내 복에 산다>이다. 세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탐색된 설화를 바탕으로 세대 공감 문학치료 프로그램은 ①구연 및 읽기를 통한 작품 감상 단계, ②토론을 통하여 작품을 소화하는 단계, ③시나리오 창작 및 촬영을 하는 단계, ④최종 영화를 상영하는 단계인 4단계로 설계되었다. 3장에서는 설화를 활용한 세대 공감 문학치료 사례를 보고하였다. 1차 창작물에 비하여 최종 작품은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부모 세대와 소통하려는 용기를 보인 내용으로 작품을 창작했다. 작품의 수정 내용은 어른들의 법칙에 억압된 상태에서 자신의 뜻을 소신 있게 밝히는 데에까지 서사를 발전시켜 어른들에게 ‘나를 적극적으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부모 세대의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부모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을 수 있는 ‘서로의 청년성’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종 작품은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신념을 강화하는 방향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환단고기』 소재 단군신화의 서사 구성의 지향과 그 의미

박성혜 ( Park Seong Hy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5권 0호, 2019 pp. 163-208 ( 총 4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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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환단고기』에 수록된 단군신화에 대한 설화학적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동안 『환단고기』에 대한 논의는 주로 『환단고기』의 사료적 성격 검토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앞선 연구들은 역사적 사실을 구체화하려는 목적 아래 진행된 연구들이다 보니, 『환단고기』의 내용과 구성에 대한 문학적 관점에서의 텍스트 연구는 진행되지 못하였다. 『환단고기』는 한국 고대사에 대한 20세기의 상상력이 담긴 텍스트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이미 축적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환단고기』에 수록된 단군신화에 대한 설화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환단고기』내에 수용된 단군 신화의 구성요소와 특징을 서사 단락을 나누어 화소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환단고기』내의 단군신화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구조화되었는지를 고구하였다. 나아가 이 단군신화가 결국 어떤 상(像)을 형상화하고자 하였으며, 그 의미와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환단고기』의 단군신화는 건국의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환국의 유구한 역사와 넓은 땅을 강조하고 있으며, 근대에 출현한 단군관이 수용되었다. 사회적으로 불안한 시대마다 단군신화가 대두되었던 신화사적 맥락과 이유립의 개인적, 시대적 경험 속에서 이유립은 광복 후 불안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에 전승되던 단군신화를 바탕으로 『환단고기』의 서사를 구축할 수 있었다. 『환단고기』는 개인의 전략적인 고안의 과정과 『환단고기』에 형상화된 과거의 천년왕국을 근거로 20세기의 정치적 신화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환인, 환웅, 단군을 지키려는 의도에 매몰되어 환국, 배달, 조선을 제국으로 형상화한 『환단고기』는 단군신화를 서사의 기본 구조로 채택하고 있는 구성상 일선동조론이나 단군과 스사노오가 동일한 인물이라는 논의에 복무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유립은 단군을 높이려고 했으나 역설적으로 일본의 침략논리에 포섭되어 버린 한계가 『환단고기』의 일역자인 가지마 노보루의 판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환단고기』를 단순히 위서가 아니라 20세기의 정치적 신화로 자리매김 하였을 때, 『환단고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신화로서의 성격을 근거로 이미 연구사적 판단이 끝난 『환단고기』를 둘러싸고 왜 끊임없이 논란이 계속되는지, 왜 일군의 사람들은 『환단고기』의 서사를 포기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설화 아카이브의 현황 분석과 활용 방안

박현숙 ( Park Hyeon Su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5권 0호, 2019 pp. 209-251 ( 총 4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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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설화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설화 아카이브 라키비움 실현을 위한 연구사전단계로 설화 아카이브 현황을 먼저 점검하고 설화 아카이브 실태 분석을 통해 현상황에서의 문제를 파악한 뒤 설화 아카이브 구축 방향과 설화 아카이브 라키비움 실현 가능성을 살피고자 하였다. 현재까지 구축된 국내 설화 아카이브는 크게 설화 데이터베이스의 내용 구성방식에 따른 유형과 아카이브 관리 주체와 운용방식에 따른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는 설화 구술 현장에서 채록한 원문 그대로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화 원문 아카이브’와 각 설화에 대한 지식 정보를 재가공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전형 설화 지식 정보 아카이브’가 있다. 후자는 여러 기관의 협력과 데이터베이스 공유를 통해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통합형 설화 아카이브’와 각 기관·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자료를 확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별형 설화 아카이브’가 있다. 설화 아카이브 실태를 분석한 결과 설화 자료의 양·질적 충실성과 신뢰성 결여와 설화 아카이브 간의 자료 공유와 연계 차단의 문제가 드러났다. 설화 아카이브 문제점을 보완하고 설화 아카이브가 기록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개별 사이트에서 분산되어 관리하는 설화 자료의 공유를 통한 원스톱 검색 서비스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설화 종합 DB의 성격을 지닌 설화 아카이브가 구축되면 설화 아카이브와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의 복합 기능을 수행하는 라키비움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가상이지만 설화 아카이브의 <온라인 전시> 실제적 구상을 통해 그 실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화 아카이브 온라인 라키비움은 예술, 문화 공간의 경계, 학문 간의 경계, 세대 간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적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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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한국 설화 연구에서 중요 유형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봉사, 귀머거리, 앉은뱅이>를 대상으로 터키의 <봉사, 귀머거리, 벌거숭이> 유형과의 비교를 통해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해 보고자 하였다. 한국 설화 <봉사, 귀머거리, 앉은뱅이>는 얼핏 결핍의 전형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자신의 결핍을 가리기 위해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과 허세를 보임으로써 향유자들로 하여금 비웃음을 유발토록 하는 이야기로 여겨지기 쉬우며, 깊이 음미할 만한 의미가 크지 않은 듯 보이기 쉽다. 이에 더해 극히 전형적인 인물과 단순한 서사에 의해 연구의 입각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를 터키의 유사 유형인 <봉사, 귀머거리, 벌거숭이>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심상치 않은 문학적 의의를 발견하게 된다. 거의 동일한 인물 설정 및 서사 구조를 보여주는 이 이야기가 터키의 구비문학계에서는 설화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유자들을 이야기의 세계로 인도하는 도입의 서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봉사, 귀머거리, 앉은뱅이>를 재고하였을 때, 이야기 속에 배치된 결핍자들의 형상은 현실 속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극단적 결핍의 상징이자, 이야기의 세계에 접속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욕망 실현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의 <봉사, 귀머거리, 앉은뱅이> 또한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이야기의 세계 속으로 향유자들을 인도하기 위한 도입 서사로서 기능하였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가능성은 국내에 한정된 시각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오늘날 한국 학계의 화두인 학문의 세계화란, 다름 아니라 이처럼 여러 나라와 민족의 학문이 조우함으로써 스스로 지니고 있던 의의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이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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