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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rative Study of World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6-6175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8권 0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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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학장르로서의 환상문학은 일반적으로 서구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낭만주의적 반동의 소산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근대적 의미의 환상성은 경이문학과는 달리 단순히 초자연적 존재나 현상의 외연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초자연적 요소가 반드시 ‘현실세계 내’에서 발생해야 한다는 ‘사실주의적 성향’을 장르성립의 우선적인 전제요건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건만으로 이 문학의 독자성을 추출하기는 힘들다. 마술적 사실주의나 기독교적 경이문학, 신환상성 등 인접장르들 역시 형식적으로는 현실세계에 초자연성이 매개되는 유사한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상문학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정의는 이 문학의 인식론적 특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이 문학을 규정하는 유명한 정의들인 독자의 ‘공포’나 ‘망설임’은 환상문학이 자연/ 초자연적 질서의 갈등과 충돌을 통해 현실을 이성과 논리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세계관을 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환상문학은 코스모스(평온한 현실세계)에서 카오스(초자연적 존재의 개입으로 인한 공포나 망설임)로 이행하는 서사구조를 보이며 주인공 역시 자신을 둘러싼 사회로부터 단절, 소외되는 ‘비극적인 속성’을 띠고 있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은 서구 환상문학의 이론을 중심으로 신경숙의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를 분석하였다. 90년대 국내의 대표적인 환상문학 단편들을 모은 『환상소설첩-동시대편』에 수록된 이 작품은 평범한 주인공, 사실적 배경, 1인칭 시점 등 장르의 ‘사실주의적 성향’을 충족하고 있으나 인식론적 세계관에서는 기존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죽은 여동생의 귀환이 자매간에 오랫동안 놓여있던 업(業)과 한(恨)을 해소함은 물론, 실연으로 괴로워하던 언니가 사회와 화해하게 되는 순기능적 매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상성의 기준이 사회·역사적인 고유성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적인 개념임을 인지한다면 이 작품의 환상문학적 속성에 대한 판단은 최종적으로 국내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이 논문의 궁극적인 취지는 이제까지 국내 환상문학을 20세기 후반의 반(反) 사실주의적 시류나 혹은 일시적인 문화적 유행으로 간주했던 기존의 인식을 재고하고 서사구성요소에 대한 내재적 분석을 통해 장르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에 있다.

삼대 개작 연구 -판본대조를 중심으로

전승주 ( Seung Ju Jeon )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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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삼대』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보다는 이른바 ‘텍스트’ 자체에 대한 검토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최대한 가능한 『삼대』 텍스트를 원본비평의 방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원본비평은 문학의 원론이나 장르 등 문학의 기본원칙에 대한 비평으로, 정본을 확정하는 일은 작품 분석의 기초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분석 대상으로서의 원전에 대한확정이 이루어져야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고 그 연구가 의미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연재 본부터 2002년의 판본까지 여섯 종의 판본만 비교해 보았는데도 약 5천여곳의 다른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현의 변화였지만,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의 변화와 그에 따른 표현의 변화도 두드러지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삼대』에 대한 평가가 연재본을 분석의 대상으로 하는가 아니면 단행본을 텍스트로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텍스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 즉 정본의 확정 없이 내리는 평가들이 얼마나 유효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바, 이러한 사실은 원본비평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해준다.

백석의 「힌 바람벽이 있어」의 인지시학적 고찰

신주철 ( Ju Cheol Shin )
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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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백석의 시 「힌 바람벽이 있어」에 대한 인지시학적 해명을 시도하려는 일환으로 쓰였다. Ⅱ, Ⅲ장에서는 작품의 기본구조를 확인한 후 작품에 제시된 인지대상을 시간과 공간, 감각과 정서로 정리하고, 화자의 인지태도를 자아와 세계, 지상과 천상, 차가움과 따듯함, 근거리와 원거리로 정리하였다. 그 다음으로 개념적 은유의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하고 의미를 논의하였다. 이것은 작품의 시간과 공간을 구성하고 그에 따른 시어를 배치하는 시인의 인지과정을 고찰하며 그 각각의 부분이 어떻게 독자들에게 수용될 수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 될 수 있다. Ⅳ장에서는 작품의 의미를 좀더 심층적으로 해명하기 위하여 개념적 혼성이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였다. 우리들은 사고과정에서 다양한 의미를 교차 또는 중첩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사고가 이루어지는 정신공간들이 서로 개념적 내용을 혼성하면서 개념적 통합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이 혼성과정은 일대일 대응 관계로서의 개념적 은유만으로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의미 구조를 생성하는 정신공간으로서의 혼성공간은 동적이고 상호적인 성격이 강하다. 혼성은 어떤 복합적인 개념이나 현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하면서 창발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총체적 통찰을 가능하게 한다. 본고에서는 「힌 바람벽이 있어」의 끝부분을 통해 의미가 어떻게 혼성되는가를 논하였다.

3.11 동일본대진재와 문학

김태경 ( Te Gyung Kim ) , 나카자와다다유키 ( Tadayuki Nakazawa )
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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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진재 이후 일본의 문학에 대해 고찰한다.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이 ‘재난 후’ 어떠한 문화적 변용을 경험했으며 앞으로 어떠한 길을 걷게 될 것인지를 문학을 통해 가늠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진재시(震災詩)라 할 만한 다양한 시가 여러 시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본고에서는 시인와고 료이치와 ni_ka의 시에 주목했다. 소설에서도 가와카미 히로미 『가미사마 2011』, 후루카와 히데오 『말들이여, 그래도 빛은 무구하고』 등 동일본대진재 관련 작품들이 다수 발표되었다. 3.11 이후 발표된 관련 작품의 경향으로는 크게 ‘과거로의 회상’과 ‘미래로의 상상력’을 들 수 있다. 이토 세이코 『상상 라디오』는 DJ 아크(ark)의 ‘상상 라디오’ 말하자면 죽은 자의목소리,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물음이었으며, 나가시마유 『물음 없는 답』은 3.11 이후 새로이 제기된 ‘공동체’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묻고 있었다. 3.11 동일본대진재로 희생이 된 사람들을 앞에 두고 우리는 잊지 않겠다는 마음과 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미안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응답이자흔적으로서 본고는 3.11 동일본대진재로부터 3년여가 경과한 현재까지를 조감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문학’ 속에서 묻고자 했다.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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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메난드로스로 대표되는 당시의 문학적 상황과 『정치학』과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그의 주요 저작들을 통해 재구성함으로써 그것이 가지고 있는 시대적인 한계와 타당성을 재평가하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대한 기존의평가는 플라톤의 예술론과 대비되는 ‘예술의 자율성 인정’이라는 것으로 주목되어 왔다.‘카타르시스’나 ‘플롯의 통일성’, ‘시는 역사보다 중요하다’는 주제들 역시 이와 관련되어 순수한 미학적 논의로만 평가되어 왔다. 본 연구는 기존의 이러한 평가를 먼저 메난드로스로 대표되는 당시의 희곡작품들과 비교함으로써 그 의미를 재검토해 보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예술을 모방론으로 한정하고 보편적인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시예술은 플라톤이 두려워했던 시인의 신들림이나 아리스토파네스가 보여주었던 적극적인 사회 참여적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러한 영향력은 메난드로스의 희극들에서 살펴볼 수 있다. 메난드로스의 작품들은 사회가용인할 수 있는 중산계급의 가족 내 갈등과 연애사건들을 주요한 소재로 삼음으로써 세속적인 도덕을 옹호하는 오락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시예술이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지니는 이러한 역할의 변화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과 정치학과도 관계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예술에서 윤리적인 중용의 도덕을 강조하고 국가가 마땅히 수호해야 할 도덕성과 어긋나지 않는 플롯을 추구하는 규칙을 만듦으로써 시예술을 정치학의 대상이 되게끔 이끌었다. 이는 시예술이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기능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으로 축소됨으로써 이전의 호메로스적 시세계가 가지고 있던 공적 세계와의 대화가능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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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18세기 초기, 중기, 후기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비교·분석함으로써 각 시인이 문학전통과 당대의 감수성 사이에 긴장관계를 의식하고 문학전통을 재구성하는데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포우프의 「윈저숲」, 그레이의 「시골 교회묘지에서 지은 비가(悲歌)」, 워즈워스의 「틴턴사원」은 40, 50년의 시간차를 두고 창작되었으므로 영시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내내 논란이 된 “고전”과 “현대”의 경쟁 구도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에 비해서 현대 영국의 대표 시인으로 스펜서, 셰익스피어, 밀턴을 재평가하여 자국어 정전으로 만드는 기획으로 귀결된다. 오랜 정전논쟁에서 부각된 단적인 예가 1819년부터 1826년까지 7년간 영국의 문단에서 화두로 떠오른 “포우프 논쟁”이다. 이 논쟁은 포우프를 포함해 과거의 시인들을 재평가함으로써 현재의 시 경향을 영시의 전통에 연결하여, 문학에 기반을 둔 영국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18세기 중반 문인들과 논객들이 포우프의 사후 평가에서 입장 차이를 보였으며 포우프 평가를 두고 벌인 자국어정전 논의는 영국의 국가주의적 기획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19세기 초 포우프의 선집 편집자들이 내린 엇갈린 평가는 포우프 논쟁을 낭만주의 시의 평가와 맞물리도록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18세기 대표 시인 포우프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류하고, 영시의 전통을 관통하는 핵심어로 자연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포우프, 그레이, 워즈워스의 시를 분석함으로써 영국시의 전통과 역사적 맥락에 비추어 세 편의 시에 나타난 자연에 대한 인식의 차이와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정전논쟁과 문학사의 재구성을 논하는데 적절하다. 「윈저숲」, 「시골 교회묘지에서 지은 비가」, 「틴턴사원」은 모두 시인이 자연 풍경을 보면서 명상에 잠기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18세기 중엽조셉 워튼은 밀턴의 정전화의 결과로 얻은 숭고와 애수의 기준에 따라 포우프의 시가 진정한 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19세기 초 포우프 논쟁은 그를 영시의 전통적 계보에 넣을 수 없는 평가항목으로 프랑스적인 요소보다는 자연스럽지 못한 인위성을 들고 있다. 마찬가지로 워즈워스가 『서정담시집』의 「서문」에서 포우프의 인위적인 시어를 공격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을 실험적인 시라고 강조한 것은 생소한 주장이 아니었다. 포우프, 그레이, 워즈워스의 시를 함께 읽음으로써, 비평이 주관적 정서와 보편성의 접점을 점차 강조하고,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정전논쟁에서 문학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이 영국성의 특징으로 구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붉은 천막』: 디나의 목소리 듣기 2 -나의 사랑 이야기

유정숙 ( Jeong Suk You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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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타 다이아먼트의 『붉은 천막』(1997)은 야곱의 외동딸 디나를 중심으로 한 소설이다. 성경에서 여성들은 억압되고 그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창세기에 나타난 디나의 이야기도 이러한 남성중심적 기술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성경의 내용과 소설의 차이점을 비교 고찰하려는 것이다. 먼저 창세기34장에 나타난 디나의 강간사건과 형제들의 복수극을 여성주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겠다. 그런 다음 소설에 나타난 디나의 목소리를 통해 그녀의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펼져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성경에서 디나는 강간의 피해자로 등장하지만 그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이 사건에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남성 인물들끼리 결혼을 진행하고 지참금을 거래하는 장면들만이 이어진다. 그녀를 강간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세겜에 대해 디나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녀의 오빠들에 의해 약혼자가 살해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설명이 없다. 소설에서 작가는 이러한 의문점들을 풀어보고자 디나의 목소리를 내세운다. 디나 자신이주인공으로,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세겜과의 만남이 강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젊은 남녀의 자연스러운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기꺼이 세겜 왕자와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오빠들의 잔인한 복수극에 치를 떨며 비탄에 잠기는 것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붉은 천막』은 “가부장적인 성경이야기에 대한 하이퍼텍스트”로 성경에서 침묵시켰던 여성 인물에게 목소리를 부여한 작품이다. 허구의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성경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성경 속 여성인물들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준다.
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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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소비하는 현대는 실재와 허상 간의 경계가 해체된 시뮬라크르의 시대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표현주의적 영상과 정신분석학적 서사, 어느 하나 빈틈없는 형식과 내용으로 시뮬라크르 시대 현대인의 자아 상실과 소통 단절의 단상을 매우 밀도 있게 재현한 한 편의영상철학이다. 이 영화에서 꿈이라는 라이트모티프는 정신분석학적 논리로 말하면 팡타즘이다. 욕망의 충족과 동시에 타자와의 소통을 희구하는 자아의 타자를 향한 담화, 팡타즘이다. 팡타즘은 욕망과 동시에 소통의 담화, 라캉에 따르면 상상계적 자아와 상징계적 타자 간의 담화이다. 팡타즘은 소통의 정신분석학적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팡타즘은 타자로부터 자아를 찾는 심적 창조 행위이다. 팡타즘은 타자를 통해 자아의 현존을 이루는 창조적 소통이다. 이 현존은 순수한 재현을 넘어서는 창조, 시뮬라크르다. 시뮬라크르는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동시에 사라지는 사건, 곧 창조적 사건이다. 팡타즘은 시뮬라크르를 생성하는 창조적 사건이다. 팡타즘은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의 창조적 자아기제이자 소통적 사회기제, 곧 자아가 주체인 소통이자 자아 창조이다. 팡타즘은 자기 속으로의 도피, 자기 속의 유폐가 아니라 타아를 향한 소통의 몸짓, 창조의 행위이다. 팡타즘이 소통의 정신분석학적 논리가 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를 다시 보면서 단절된 우리 시대 소통의 구조를 정신분석학적 팡타즘의 관점, 특히 라캉의 논리를 중심으로 상론하고자 한다. 라캉은 자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며, 우리 연구의 주요 논리인 상상계와 상징계의 개념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라캉의 정신분석학적 논리를 근간으로 영화서사의 의미구조를 밝히고자 하는 만큼 자연히 영화의 형식 미학보다는 그 철학적 세계관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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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마(Ahmadou Kourouma)의 『알라가 그럴 의무는 없지(Allah n``est pas oblige)』는 아프리카의 내전에 휘말린 어린 주인공이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소년병의 신분으로 어른들이 벌려 놓은 피의 내전에 끼어들게 된다. 그런데 작가가 이러한 내전의 비극을 다루는 데 있어서 매우 독특한 서사 구조를 사용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설의 첫 부분에 주인공이자 화자인 비라히마(Birahima)는 느닷없이 누군가에게 “앉아서 내 이야기를 들어봐요.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 적어요.”라고 말한다. 작가는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침묵을 지킨다. 비라히마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소설의 끝부분에 가서 비로소 밝혀진다. 비라히마의 사촌인 마마두(Mamadou)는 소설이 끝날 무렵, 비라히마에게 그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그러자 비라히마는 마마두에게 이제부터 이야기를 할 테니 받아 적으라는 말을 한다. 소설은 처음 부분과 끝 부분이 동일하게 되는 특이한 구조를 지닌다. 소설은 마지막에 가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이런 구조를 택한 것일까? 소설에는 주인공이 겪는 아프리카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펼쳐져 있다. 등장인물이 누구든, 장소가 어디든, 살인과 학살, 폭력이 지속적으로 되풀이된다. 또한 주인공이자 화자인 비라히마도 끔찍한 현실 앞에서 욕설과 빈정댐으로 일관한다. 소설에는 욕설과 투덜댐이 반복된다. 내전의 비극, 화자의 욕설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비라히마와 마마두의 대화는 여기에 일종의 벨트를 형성한다. 그리하여 전쟁의 참상과 화자의 빈정댐은 소설의 끝에 가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아프리카의 비극은 마치 지하철 순환선처럼, 비라히마와 마마두의 대화가 만들어 놓은 벨트 안에서 맴돌고 되풀이 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프리카의 비극, 이는 바로 이 소설의 순환 구조 안에서 절망적으로 반복된다.

샤토브리앙과 운문 비극 『모세』

이순희 ( Soon Hee Lee )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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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브리앙의 유일한 희곡 작품, 『모세』의 완성에서 초연에 이르기까지의 22년이란 시간은, 여타의 문학 장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연극계에도 급격한 변화들이 있었던 시기였다. 제정시대에 유행했던 신고전비극 작품들이 제정시대가 막을 내림과 동시에 서서히 연극 무대에서 사라져갔고, 프랑스 대혁명을 전후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멜로드라마는 점차로 빅토르 위고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들을 위시로 하는 낭만주의 드라마에 그가 누리던 우위를 내주게 되었다. 『모세』의 완성, 공연기획의 철회, 출판, 초연까지의 여정은 이와 같은 연극계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연극 무대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던 샤토브리앙은 1828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고전적이며 종교적인 비극에 생동감을 주기 위해 대담한 연출을 구상했고, 이로써 고전비극의 쇄신을 도모했다. 그러나 1834년 『모세』가 초연될 무렵의 사정은 달랐다. 정교하고 화려하게 꾸며진 무대와 시종일관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내는 사건들로 구성된 낭만주의 드라마 시대에 극적인 줄거리의 전개도, 인물들의 강한 개성도 없는 운문 형식의 고전 비극인 『모세』는 베르사유 극장의 초라하고 볼품없는 공연으로 한층 더 대중의 외면을 받았으며 그렇게 잊혀졌다. 『모세』는 과연 시대착오적인 작품이었는가? ‘간결’하면서도 ‘고통과 감동’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한편의 시’이길 바랐던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이 성서비극이 어떻게 ‘초대형 스펙타클의 드라마’로 변모될 수밖에 없었는가? 이 과정에서 ‘양세기간’ 작가로서 샤토브리앙이 맞닥뜨려야했던 현실은 어떠한 것이었는가, 또 이에 대한 그의 생각들은 어떠한 것이었는가? 이와 같은 의구심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1834년 베르사유 극장에서의 초연의 실패로부터 1828년의 공연기획의 철회, 또 1811~12년의 집필 시기까지 『모세』가 걸었던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작품과 작가가 마주하게 된 연극계의 변화들, 또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 그 변모 과정을 살펴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1차 자료의 부재로 인한 연구의 난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세』라는 작품의 여정을 통하여, 적어도 연극 분야에 있어서, 샤토브리앙이 품고 있었던 문학에 대한 이상과 좌절, 그로 인한 문학에 대한 그의 입장의 변화, 즉 고전파와 진보파의 중도적인 입장에서 고전문학의 옹호라는 경직된 입장에로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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