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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제 : 어문학분야 > 기타제어문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6-2250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26권 2호 (2018)

윤동주 시에 내재한 동양적인 것의 작용 양상

정명교 ( Jeong Myeong-kyo )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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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요 근래 윤동주의 고유한 특성으로 알려져 있는 ‘내면 성찰’이 실은 상호주관성을 모색하는 과정이었음을 밝히고 그에 이어서 윤동주 시들 자체가 상호텍스트성을 내장하고 있다는 점을 규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윤동주 시의 상호 텍스트성은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의 공존과 교섭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윤동주는 기독교인이었고 서양식 근대교육을 받았다. 따라서 윤동주의 지적·문학적 사유는 절대적 타자를 향한 갈구와 개인주의적 윤리에 의해 이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시를 잘 살펴보면 동양의 문헌이나 경험으로부터 온 사실들이 그의 서양적 사유에 겹쳐져 있다는 것이 흔히 발견된다. 그들은 병존하면서 동시에 특정한 교섭을 통해 독특한 문학적 형상을 빚어낸다. 그 모색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서양적인 문화에 지배적인 성격을 투사하고 동양적인 것에 조선인의 경험을 싣는 방식이다. 조선인의 역사적 고난을 문화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서양적 문화형의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둘째, 동양적 덕목을 서양적 윤리로 변형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동양적 덕목의 핵심 사항이 서양적 윤리의 특정 항목으로 ‘변위’되는 일이 일어난다. 가령 「서시」의 핵심 구절,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은 “맹자의 ‘앙불괴어천(仰不塊於天)’에서 빌어온 것이 최근 밝혀진 바 있다. 그런데 그는 동양적 덕목의 ‘보편성’을 개인 윤리의 ‘철저성’으로 변위시킴으로써 근대적 태도의 하나의 극점을 가리키는 데 활용하였다. 이 변위를 가능케 한 것은 ‘보편성’과 ‘철저성’이라는 두 태도가 공유하고 있는 ‘남김없이 빠짐없이 모든 것에 적용된다는 성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 윤동주는 동양적 사유를 서양적 문화형에 맞도록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을 중첩시킴으로써 제 3의 문화형 혹은 윤리를 만들어내려는 시도이다. 이때 동양적인 것은 서양적인 것의 결함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그 자신의 완미함을 미루는 대신, 동양적인 것의 존재만을 남긴다. 즉 서양적인 것의 대안으로서 가정된 특정한 동양적 내용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이것은 바로 일제의 근대 초극의 논리와 대동아 공영권의 구상이 빠졌던 환상이다), 서양적인 것의 결함을 넘어설 수 있는 비서양적 존재만을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간」에서 토끼가 보여준 자세이다. 아쉽게도 이 세 번째 방식이 실제로 성취한 제 3의 문화형 혹은 윤리는 윤동주의 시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의 요절이 정말 안타까운 또 하나의 까닭이다.

서구 시사적 맥락에서 본 윤동주와 프랑시스 잠

도윤정 ( Do Yoon-jeong )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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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프랑시스 잠 사이의 관련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윤동주의 「별 헤는 밤」에 프랑시스 잠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점과 윤동주가 생전에 잠을 탐독했다는 증언에 기반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간 두 시인을 비교하는 연구가 꽤 발표되었다. 그러나 그 양이 많지 않고 다소 추상적이거나 단편적인 주제 및 소재 비교에 그치고 있어 더 연구할 여지가 있다. 본 논문에서는 윤동주가 잠 이외에도 발레리, 지드, 릴케 등을 탐독했다는 증언에 바탕을 두고 잠을 발레리, 지드, 릴케와의 연관성 속에서 살피면서 선행연구에서 언급된 윤동주와 잠 사이의 다양한 접점들을 연결할 수 있는 핵심적 접점이 무엇인지 탐색하였다. 한계전과 김용민의 연구에서 착안하고 유럽 시인들 사이의 관계를 바탕으로 추측한 바, 순수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시인을 둘러싼 세계와 삶을 정서적 교감의 대상으로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발견하고 그에 섬세하게 반응하며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를 두 시인 사이의 핵심적 접점으로 제안하는 것이 요지이다. 이 태도는 윤동주에게서 젊음의 시선으로 드러나며 열거법으로 발현되기도 하는데, 특히 호흡이 길어지는 후기시에서 두드러진다. 이 논의가 윤동주의 시적 변모와 성숙을 설명하는 하나의 단서가 되기를 바란다.

윤동주 관련 연구 동향 분석 : 주제별 분석 및 동시출현단어 분석을 중심으로

김은실 ( Kim Eun-sil ) , 신승윤 ( Shin Seung-yoon ) , 홍성주 ( Hong Seoung-ju ) , 강승혜 ( Kang Seung-hae )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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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60년대 이후 이루어진 윤동주 관련 연구 동향을 연도별, 유형별, 주제별로 분석하고 연구의 주제가 집약적으로 드러난 제목의 주제어를 중심으로 동시출현단어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심층적인 연구 동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위논문 293편, 학술지 300편 등 총 593편의 윤동주 관련 연구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10가지 하위 주제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윤동주’, ‘비교’, ‘의식(인식)’, ‘시 분석’, ‘교육 관련’, ‘종교 관련’, ‘지역’, ‘특정 관점’, ‘디아스포라’, ‘기타’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시 분석’과 ‘인식(의식)’, ‘비교 연구’가 가장 많이 이루어졌다. 또한 동시출현단어 분석을 통해 2000년 이전과 2000년 이후 윤동주관련 연구 동향을 비교하여 특징을 분석하였다. 끝으로 ‘시’, ‘인식’, ‘의식’, ‘비교’, ‘종교’를 중심으로 동시출현단어 연결망을 시각화하여 각 분석 주제어별 특징을 분석하였다.

‘윤동주와 배우는 한국 시’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의의

김성숙 ( Kim Sung-sook )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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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배우는 한국 시’ 애플리케이션은 윤동주에 대한 글로벌 추모, 공표,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디지털 기기를 대면하여 정보를 습득, 생성, 유통시키는 21세기 현대인에게 적합한, 20세기 시인에 대한 추모 공간인 이애플리케이션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 학습자를 위하여 윤동주의 시 119편을 어휘와 문법 난이도에 따라 한국어 능력 1급(초급)부터 6급(고급)으로 분류하였고 시마다 주요 문형 표현과 수사법을 설명하였다. 둘째, 이 앱은 회원들의 참여와 상호 소통을 중시하는 뉴뉴미디어 플랫폼이다. 그의 시를 학습하고 나서 창의적으로 바꿔 쓴 시를 게시하거나 다른 사람이 써 올린 시를 감상하고 칭찬할 수 있다. 셋째, 이 앱을 만든 동주문학회의 초창기 활동과 최근의 재건 과정이 소개되어 있어서 한국 대학의 동아리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이 웹앱을 다운 받아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윤동주 시인의 얼굴을 심어둔다면, 고급 한국어의 시적인 표현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마다 한 줄 시를 적는 문화생활도 실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일상적으로 시를 짓고 놀았던 한반도 선비들의 풍류 문화를 오늘에 되살리고, 어려운 시대에 직면하여 윤동주가 보여준 지식인 표양을 따르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인류의 미래는 좀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의 출시와 유통으로 인하여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깨어 살면서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다국적 문인 활동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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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윤대녕의 『피에로들의 집』에서 형상화된 한국적 모더니티에 따른 추방자들의 상황성을 세대론적 맥락에서 유형화하고, 이를 통해 집과 가족의 의미와 더 나아가 새로운 방식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오늘날의 도시 공간의 추방자들은 우리의 현실 전체를 강제하고 있는 도시 생태계의 규율방식이 만들어낸 일종의 잉여적 주체라는 데 핵심이 있다. 이 작품의 추방자들은 세대론적으로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적 공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중층적 양상을 드러내며, 복잡다기한 도시 생태계의 정치·사회·역사적 맥락과 구체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그 특징이다. 이 작품에서 대안 가족으로 구성된 아몬드나무 하우스에는, 회상의 형태로 제시되는 한국전쟁 세대(마마 父)를 비롯하여 유신세대(마마)-신세대(명우, 현주, 윤정)-밀레니엄 세대(윤태, 정민)가 혼거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사회의 세대현상과 갈등의 원인, 그리고 그 화해를 모색하기 위한 창작 의도로 파악하였다. 이처럼 마마를 중심으로 한 추방자들의 개인사와 현재적 상황은 한국적 모더니티의 세대론적 지형도를 유감없이 압축하고 있다. 이 속에서 구체적으로 서로를 매개하며 상징적 고리를 형성하는 상관물은 바로 ‘음식’과 ‘집’이다. 전자는 식구(食口)라는 입들의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는 매개가 되고, 후자는 추방자들에게 원초적 안도감을 회복시키는 대체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여행에서, 화자는 그 여로가 지난 겨울 윤정이 여행했던 경로임을 뒤미쳐 깨닫는다. 그는 부전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잊고 싶었던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리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것의 일부라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글을 쓰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껴져가는 글쓰기에 대한 욕망의 불씨를 다시금 되살린다. 그것은 곧 타자성의 인식, 관계성의 복원,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신생에의 희원이라고 할 수 있다.

치유 인문학의 가능성 : 앤 섹스턴, 최승자, 몸의 시학

정은귀 ( Chung Eun-gwi )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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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영미시와 한국시의 비교연구의 일환으로 ‘몸의 시학’의 관점에서 앤 섹스턴과 최승자의 시를 함께 읽으면서 ‘치유 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사적인 개인의 경험을 토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고백’이 실은 당대 사회와 역사를 향하여 공적 감각을 일깨우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러한 시도는 문학의 문화정치학적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며, 이 두 여성 시인이 문학장 내에서 공히 주류 비평의 장으로부터 혹은 담론 생성과정에서 일정한 소외를 이겨내면서 개인의 상처 입은 몸의 고통과 죽음 충동을 어떻게 시로서 이겨내고자 했는지 밝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비교 읽기를 통해서 ‘힐링’의 방식으로 수동적으로 소비되는 치유 인문학의 자리에 시 쓰기와 시 읽기가 적극적인 실천 행위로써 재배치될 수 있는 가능성, 나아가 혐오와 경쟁이 만연하는 지금 여기의 삶에 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시를 통한 공적 감각의 회복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탐색하면서 치유 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김현 비평과 문학의 정치성

한래희 ( Han Lae-hee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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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김현 비평에서 발견되는 문학의 정치성 개념의 특징과 의의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현은 흔히 문학의 자율성에 대한 변치 않은 옹호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생각한 자율성이 문학의 전복적 가능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연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여기서는 김현의 문학적 유토피아론이 사회비판적 가능성과 연관되어 있고 이 연관성은 1980년을 기점으로 한 시대적 상황의 요청과 그의 독특한 욕망 개념을 참고해야만 제대로 규명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2장에서는 김현의 문학적 유토피아론의 내적 논리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김현의 문학의 정치성 개념이 문학적 유토피아의 해방적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이중의 부정 운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3장에서는 욕망 개념이 지닌 특징과 이것이 문학의 정치성 개념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김현에게 욕망이란 제어 불가능한 태생적 힘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욕망은 문학의 유토피아적 힘의 뿌리이지만 한편으로 지배체제의 폭력과 대항세력의 폭력의 공동의 근원으로 인식된다. 4장은 문학적 실천의 존재의미가 의심받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문학적 방식의 저항은 어떻게 가능한가의 문제를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기억과 있을 수 있는 다른 세계를 창출하는 욕구가 예술의 토대라는 인식, 고통 속에서도 다른 현실은 존재할 수 있는 욕망, 고통의 기억에도 미래는 존재한다는 믿음이 문학적 방식의 저항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김현 비평에 나타난 문학의 정치성의 특징은 순수/참여의 양자택일이나 특정한 이념에의 동참에서 결정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문학 내적인 문제로 한정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김현은 정치적 의식 변화 이상의 의식적 변화, 즉 기존의 지배질서에 의해 억압된 욕망·상상력·감성의 해방을 지향한다. 이러한 변화는 욕망의 전복적 가능성에 대한 불가능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기존의 현실과 미적가상 사이에서 수행되는 지속적인 부정 운동을 통해 성립한다. 이렇게 보면 김현이 생각한 문학의 정치성은 욕망으로부터의 해방과 욕망을 통한 해방이라는 모순을 전제로 하고, 문학의 자율성과 불가능성의 욕망의 상호적 요구 속에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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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만주’에서 창작된 조선인문학을 연구하기 위한 보론(補論)으로, 지금의 중국 동북지역에서 중국인들이 창작한 시 작품을 분석한 것이다. 1920년대 대련을 중심으로 하여 창작된 일군의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만주’라는 이미지가 일본이 강제로 수립한 만주국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밝혀보았다. 중국의 변방인 동북지역에 근대식 도시가 들어서면서 풍경의 변화는 이 지역 사람들의 감정의 구조(structure of feeling)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군벌의 난립과 함께 정치적 공동화(空洞化)를 겪게 되면서 자신들 스스로가 중원 중심의 중국과 멀어져간다는 의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당시에 발표된 작품들은 이러한 의식을 잘 반영하였는데, 특히 ‘삼천만 동포’라는 발언을 통해 이미 만주국이 수립되기 이전부터 중원 중심의 중국과는 결별한 ‘마음의 국경선’이 생겼다는 점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국경이 국가의 종속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가상의 존재로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독특한 동북의식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일본의 침략에 의해 만주국이 건국되면서 만주의 이미지도 창출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만주 안에서 생산된 조선인문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작품에 나타나는 국경에 대한 이념 문제나, 혹은 농촌이나 도시에 대한 의식 문제 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현종 시의 융합적 상상력

김기택 ( Kim Ki-taek )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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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정현종의 시에서 상반되는 이미지들을 융합시키는 상상력을 살펴보고 그것이 어떻게 존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생성시키는지를 밝혀보려는 데 목적이 있다. 정현종 시에서 인간이 자연과 서로 매혹되고 끌리면서 두 이미지가 융합할 때 주체와 대상의 경계는 해체되고 인간중심적인 사고가 깨진다. 그 이유는 주체가 세계를 자아화 하는 게 아니라 사물이 능동적으로 시적 자아와 결합하면서 둘은 상호육체성, 상호주체성의 관계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때 존재는 자아로부터 벗어나 세계가 되고 우주가 될 수 있다. 정현종 시에서 두 대립적인 이미지가 상호침투하며 섞일 때, 이미지는 서로 녹아 하나가 되면서 새로운 성질로 변화하는 화학적 융합이 일어난다. 술의 발효 과정과 같은 이 화학적 융합을 통해 존재는 불안정하지만 무엇으로든 변화할 수 있는 가능태가 된다. 또한 이 융합은 존재를 우주 만물로 확장시키고 새로운 존재를 생성시키게 한다. 이미지가 융합하는 공간에서 인간과 사물은 물리적인 결합에 그치지 않고 사물의 내밀한 본성을 공유하고 그 본성에서 나오는 침묵의 언어로 같은 꿈을 꾸면서 사물과 내면적인 일체가 된다. 사물의 꿈을 통해 우주 만물과 소통하면서 생명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게 된다. 유기체는 하나의 몸을 가진 낱생명이 아니라 우주적인 그물망으로 연결된, 자자조절시스템을 갖춘 지구 생명 체계인 가이아나 온생명이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이미지를 융합시키는 이러한 상상력을 통해 인간은 시공간의 한계, 물리적인 몸의 한계에서 벗어나 경계가 없는 무한한 우주적인 존재, 무엇으로도 열려있고 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

‘원자력의 평화이용’ 캠페인과 주한미공보원(USIS)의 영화공보

김려실 ( Kim Ryeo-sil )
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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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1950년대 ‘원자력의 평화이용(Atoms for Peace)’ 캠페인이 한국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주한미공보원(USIS)의 영화공보를 통해 조명했다. 먼저 미국정부의 정보기관인 미국해외공보처(USIA)가 원자력의 평화이용 캠페인을 실시하게 된 배경을 이차세계대전 이후 미소 양국의 핵군비 경쟁 속에서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미국국립공문서관(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에 필름이나 시나리오가 보존되어 있는 영화를 중심으로 한국 USIS가 원자력의 평화이용 캠페인에 사용한 영화를 아카이빙했다. USIA의 캠페인은 언어, 문화, 지역별로 미세 조정되었는데 원자력의 평화이용 캠페인에 있어서도 그러했다. 한국 캠페인에 이용된 영화 프로그램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일본 USIS의 영화 프로그램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한국 캠페인은 한미원자력협정이 체결된 1956년과 연구용 원자로가 도입된 1960년 전후에 단속(斷續)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자력이 전후 재건을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한국에서 원자력의 평화이용의 개념은 용이하게 수용되었다. 분단으로 인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의 도입은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고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냉전체제 아래 미국이 주도한 원자력 평화시대(Pax Atomic)의 전망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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