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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이론연구검색

THE JOURNAL OF MODERN LITERARY THEORY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124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1권 0호 (2010)

한국 현대소설사상 연구1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과 샤머니즘

한점돌 ( Jeom Dol Han )
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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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은 통영에서 대를 이어 관약국을 하던 김약국 집안의 비극적인 몰락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비극의 시원적 단초는 비상 자살에 대한 샤머니즘적 금기의 위반이다. 그러므로 `비상 묵은 자손은 지리지(번식) 않는다`는 주술적 예단은 『김약국의 딸들』의 제일의적 구성 원리이다. 그 밖에 『김약국의 딸들』은 근친애 금기, 집터와 관련된 풍수사상, "맏딸이 잘 살아야 밑의 딸들이 잘 산다."는 모방주술적 속언 등을 상호 보조적으로 활용하면서 비극적 몰락으로 점철되는 서사 메카니즘을 작동시키고 있다. 그런데 『김약국의 딸들』의 기본 서사구조가 샤머니즘적 기원에 의한 김약국 집안의 비극적 몰락이라 할지라도 이 작품은 철저히 몰락담으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몰락의 파고가 지나간 지점에서 회생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초점인물 용빈의 조모 숙정, 조부 김봉룡, 부친 김약국, 모친 한실댁, 동생 용란, 용옥이 비극적 운명의 희생자로서 철저히 파멸당한 반면 김약국의 딸 중 용숙, 용빈, 용혜는 몰락적 운명의 파고를 헤치고 나락의 지점에서 재생을 위한 방향성을 찾아낸다. 그러기에 후자는 샤머니즘적 주박이라는 운명론의 고리를 끊어내고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지향성을 확보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용숙에게는 일상성의 레벨에서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부자로 성공하는 것이고, 용빈에게는 근대 종교로도 어쩌지 못했던 운명론을 타개하기 위하여 문제성의 레벨에서 혁명가 강극과 동행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래적 지평은 『김약국의 딸들』을 뒤덮고 있는 샤머니즘적 운명론의 그림자를 반전시킬 만큼 전면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김약국의 딸들』은 데뷔 이래로 근대인의 주관적 자의식을 주로 천착했던 박경리가 작가로서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초기의 작품세계를 벗어나기 위해 주변 민중에 눈을 돌리는 과정에서 그들의 삶의 원리로서 샤머니즘을 포착하였지만 그에 대해 아직은 일정하게 비판적이었던 시점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작가적 태도는 샤머니즘의 본질을 생명사상에서 찾고자 하는 후기의 긍정적 샤머니즘 관과는 거리가 있지만, 민중을 샤머니즘적 민속 가운데에서 포착하게 함으로써 대작 『토지』로 나아가는 과정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 그 문학사상적 의의가 있다.

손창섭의 『인간교실』론

공종구 ( Jong Gu Gong )
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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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손창섭의 『인간교실』에 대한 정밀한 탐색을 목적으로 한 글이다. 정밀한 탐색의 결과 이 작품은 박정희 체제의 1기에 대한 손창섭의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텍스트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해석과 더불어 이 글은 텍스트의 무의식 차원에서 이 작품이 1972년 말에 이루어진 손창섭의 도일을 징후적으로 예비하는 작품으로, 그런 점에서 유신체제에 대한 환멸과 절망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일 동기가 훨씬 더 분명한 형태로 드러나는 『길』의 전사적 텍스트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목적과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이 글은 이 작품에서 반복강박의 양상을 보이면서 드러나는 결락과 결손의 표지를 지닌 가족의 모습을 당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험사회의 징후를 드러내고 있던 박정희 체제(1961~1963)에 대한 알레고리적 표상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표상은 두 가지 모티프로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는 박정희 체제의 억압과 폭력에 대한 비판과 분노의 모티프였다. 다른 하나는 1960년대 초반 서울을 중심으로 그 기틀을 형성해나가던 모더니티에 대한 혐오와 환멸의 모티프였다. 한편, 이 작품은 창작의 원천으로 작용하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고백하는 「신의 희작」을 발표한 이후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당대의 사회현실에 밀착하여 사회적 약자나 하위주체들의 소외와 고통에 관심을 집중하는 새로운 방향성과 돌파구를 모색하던 손창섭에게 하나의 구체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상 소설의 사회성과 서사 구성 원리 -반복 강박과 모방 충동을 중심으로

김정관 ( Jeong Gwan Kim )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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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30년대 근대성이 노정한 가치 위기의 사회현실이 언술 형식 및 서사구조의 층위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탐구하여 이상 소설의 사회성과 텍스트 생산 원리를 밝히려 했다. 더불어 `반복 강박`과 `모방 충동`을 기조로 전개되는 역설적 욕망 구조와 서사패턴 속에서 이상 문학의 심리적 근원과 시대적 의미를 함께 해석해 내어 심리적 층위와 미학적 층위, 그리고 사회적 층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텍스트의 콘텍스트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날개」는 훼손된 모상(母像)과 사물화된 존재를 동시에 은유하는 여성이라는 기호적 대상을 탐색하는 `반복 강박과 모방충동`의 서사를 통해 개인이 앓는 트라우마의 심처에서 사회가 앓는 사물화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날개」에서 나타난 역설적 탐색의 서사구조는 텍스트 생산의 원형문법으로 기능하면서 이상의 여타 소설에서도 변주되어 나타난다. 「蜘蛛會豕」도 `욕망의 모방`에 의한 `반복 충동`이 서사의 핵심을 구성하면서 물화된 사회에 대한 주인공의 탐색과 인지의 과정을 순환적인 강박 행위로 표현한다. 「童骸」또한 `욕망 모방`과 `반복 충동`에 의해 대상에 대한 탐색과 인지 과정이 전개된다는 측면에서 「날개」나 「蜘蛛會豕」와 동일한 텍스트 생성 패턴을 따르고 있다. 이처럼 「날개」·「蜘蛛會豕」·「童骸」는 의미 구성 원리나 텍스트 생산 방식에서 선명하게 상동성(homology)을 보인다. 이들 소설을 가로지르는 원형적 서사패턴은 사회에서 분리된 주인공이 갈등과 탐색과정을 거쳐서 대상을 인지하고 파멸하는 `비극적 형식의 아이러니`를 닮아 있다. 그리고 그 심층에는 반복 강박과 욕망의 모방 충동에서 비롯된 역설적 서사 구성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이상 소설의 정점에서 독자가 궁극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것은, 근원적인 결핍을 현실에서 충당할 수 없었던 한 존재의 상처 받은 `심리현상`과 물신화 시대의 `사회현상`이 역설적 `예술형식`을 매개로 융합되어 소설적 가치를 창조하는, 텍스트의 콘텍스트성이다.

이인칭 소설의 서사전략 연구

이미란 ( Mi Ran Lee )
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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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이인칭 소설에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수화자처럼 느끼게 하고 개인적 책임감을 부여하는 이인칭 대명사의 의도적인 사용이 주제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서사 전략으로 실현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살펴보았다. 첫째는 `자기 성찰을 위한 거리 두기`의 전략이다. 이는 일인칭 서술자인 `나`가 자신을 `너/당신`으로 부르면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이인칭 소설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데, 서술자가 자신을 `너`라고 부르면서 자기의 행위와 사고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신을 묘사하는 것은 `나`와 `다른 나` 혹은 `경험자아`와 `서술자아` 사이의 긴장을 통해 성찰의 시간과 거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서술자가 스토리 밖에서 주인공인 `너/당신`을 초점화자로 삼아 이야기하는 이인칭 소설의 경우에도 인물의 `자기 성찰을 위한 거리 두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타자화의 전복`을 위한 전략이다. 이는 서술자가 스토리 안의 주변인물로서 주인공인 `너/당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인칭 소설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데, 서술자가 주인공을 삼인칭으로 객체화하지 않는 것은 인물을 타자화하지 않고 `나`와 `너` 사이의 긴밀한 상호 인격 관계로서 보여주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는 `포스트모던 돈호법`의 전략이다. 이는 소설의 생산과 해석의 행위를 스스로 문맥화하고 있는 메타픽션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메타픽션적 서술자가 `너/당신`이라고 부르는 대상은 독자이기도 하고, 인물이기도 하며, 때로는 서술자 자신이거나 작가이기도 하다. 작가/서술자/인물/독자의 경계를 지우는 이러한 말걸기는 작가가 자신의 소설론 혹은 소설의 주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탐정", "기괴" 개념을 통해 본 한국 탐정소설의 형성 과정

김지영 ( Ji Young Kim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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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기 탐정소설이 탄생한 문화적 저변을 이해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 글에서는 `정탐/탐정`, `탐정소설 취미` 및 `기괴/괴기`의 의미를 사회문화적 현상과 접맥하여 살펴보았다. `비밀스럽게 조사하다`라는 의미를 지녔던 `정탐/탐정`은 번안·번역 탐정소설의 유입, 과학적인 수사방식의 도입, `근대적 지식과 과학적 추론을 바탕으로 한 조사탐색 행위`, 그 행위를 수행하는 행위자를 가리키는 말로 전환되었다. 이 장르가 형성되고 있던 식민지 중기 작품들에서 `탐정`은 일제에 소속된 경찰을 직접 지칭하는 일이 많았고, 개인 탐정 주체도 기본적으로는 경찰과 조력관계에 놓여 있었다. 때문에, 식민지 시기 탐정소설은 탐정행위가 식민체제에 개인을 예속시키는 감시와 통제 시스템에 궁극적으로 조력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탐정소설 취미`의 열기는 이 딜레마에 대해 그다지 예민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근대 지식과 과학적 탐구에 의한 사건해결방식이 전대부터 강조된 계몽담론과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 조선의 과학교육과 학습 여건은 지식과 과학에 대한 탐구열에도 불구하고 열악했다. 이시기 탐정소설에서 추리과정이 소략하고 사건의 전말이 설명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실험과 과정으로서의 과학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지 못했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다. 추리과정의 간소화 대신 부각된 것은 처참하고 끔찍한 살인, 희생자의 무구한 육체, 범인의 악마적인 성격 등 선정적인 소재들이었다. 사건의 수수께끼적 성격을 지시한 `기괴/괴기`가 그로테스크를 의미하는 `괴기`로 변한 것은 이 파괴적, 선정적인 소재들이 주목되면서 새로운 기호를 형성했기 때문이었다. `괴기`는 일본의 `에로, 그로, 넌센스` 문화를 흡입하면서 도입된 `그로테스크`의 번역어로 자리잡으며 잔혹하고 끔찍한 대상이나 광적이고 악마적인 심리, 섬뜩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지칭하는 어휘로 변화하며, 중립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추와 악을 표상하는 어휘로 전환된다. 이 시기에 근대 지식과 과학에 대한욕망 위에서 유행한 탐정소설이 `괴기`의 형식으로 진전된 것은 한국 탐정소설 형성 과정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특성이다. 그것은 제국 일본의 감시통제 체제, 기능 중심의 과학교육, 상업적 소비문화를 통한 식민주체화 등 식민지 조선의 특수한 사회적 여건들이 종합된 `울트라모던`의 결과였다.

이기영 농민소설에 나타난 쌀의 표상과 국가

윤영옥 ( Young Og Yun )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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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농민소설에서 특히 일제강점기의 만주국 건설과 북한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사회적 격변기에, 쌀은 그 전통성과 친숙성, 그리고 소속감이 주는 민족적이고 문화적인 속성들 때문에,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미지 투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위 시기들에서 이기영의 농민소설들은 농업 생산 특히 쌀의 생산을 장려하는 국책문학으로 창작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창작된 「대지의 아들」에서 쌀은 때로는 만주의 조선이주농민을 통해서 국가 아이덴티티와 민족 아이덴티티의 경계가 중첩된 이미지로, 우월과 열등을 나타내는 차이의 기호로, 때로는 문화적 동질성을 나타내는 기호로 이용되었다. 이 작품에서 쌀의 문학적 재현은 문화적 상징의 차원에서 식민적 지배를 위한 포섭과 배제, 동질성과 차이의 논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해방 이후에 창작된 『땅』은 쌀복합체를 다시 국가의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다. 북한의 국책소설이었던 『땅』은 특히 쌀복합체의 표상을 통해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견인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두레는 사회주의 국가 건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두레는 노동과 놀이가 중첩된 민속이기 때문에, 노동 과정에서의 자발성이나 신명성을 강조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두레는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사회주의 국가와 관련되어 있지만, 사회적 상황에 따라 분배와 유통, 소비의 측면의 과정에서 자발성이 희석되어 국가주의에 귀속된다. 『땅』은 이기영의 다른 농민소설들에서의 쌀 복합체의 이미지를 반복·변형시키면서, 북한의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화 전략 도구로 전용하였다. 이기영 농민소설들에서 쌀은 풍족한 삶, 공동체적 이미지, 전통성을 나타내는 문화적 상징으로서 국가의 이미지를 주조하는 정치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김남천 소설 속의 "누이" 표상 -"소년 주인공 계열" 소설을 중심으로

정명중 ( Myung Jung Jeong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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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권에서 `누이(혹은 누나)`라는 호칭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적 울림은 각별하다. 특히 한국 남성들에게 누이란 구체적인 실존이기보다는 특별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어떤 이미지들로 다가오는 듯하다. 한국 문학에서 누이라는 존재는 결코 낯설지 않다. 그러나 한국문학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누이의 형상은 작가적 수준에서 포착되는 특정 콤플렉스나 정신병리적 문제로만 치환하거나 한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한국 문학에서 누이는 그에 대한 사전적 정의나 여자 동기와 관련된 친족 어휘 체계등과는 이미 아무런 상관없이, 이른바 가족(혹은 혈연)이라는 테두리를 훌쩍 벗어나 곧, `탈영토화`되면서 남성들의 시선이나 부름에 의해 `덧코드화`된 문화적 표상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문학 작품 속 이른바 숱한 누이의 표상들을 한 사회의 집단적 심성 또 는 감성의 맥락에서, 다른 말로 `망탈리테(mentalite)`의 측면에서 살필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한국 문학 속 누이 표상들을 망탈리테의 맥락에서 살피기 위해서는 필시 고금을 막론하고 한국문학 작품의 전 영역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누이의 표상들을 종횡으로 헤집고 이어서 갈래를 치고 아울러 그 전변까지를 총체적으로 일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 글은 누이 표상이라는 광대한 영토에 접근하고 탐색하기 위한 `하나의(임의의)` 입구로서 김남천의 소설들, 특히 1930년대 후반에 집중적으로 창작된 이른바 `소년 주인공` 계열의 소설들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이 글은 크게 두 가지 논점에 따라 서술되었다. 우선 작가 김남천은 왜 하필 `소년`을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호명하고자 했던가 그리고 `소년`의 시선(프리즘)에 의해 포착되고 있는 `누이`의 형상은 어떤 문제점이나 불합리함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닌가가 그것이다.
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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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상상의 유기성을 통해 형상화된 『흰 까마귀의 手記』는 이범선의 자서 전적 소설이다. 분단과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경험했던 과거 사건의 기억들을 자전적으로 기록한 이 소설은 북한의 안주에서 남한의 서울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그리고 또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공간적 이동이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공간이동의 요인은 `나`의 자발적인 이주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분단과 전쟁 탓으로, 그 공간 이동에는 역사적인 시간의 흔적이 내재해 있다. 분단 이후 30년이라는 한 세대를 지나는 동안에 일어난 공간 이동은 노년기에 접어든 월남인의 정체성 형성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데, 이때 고향은 인생행로의 주축으로서 의미가 있다. 고향은 이미 분단 이전의 모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향이 여전히 상황에 따라 수용되고 변모되면서 부단히 재생산될 수 있는 것은 그곳이 실재공간이 아니라 상상된 상징으로서의 심상공간이기 때문이다. 『흰 까마귀의 手記』에서 상황에 따라 변주되는 심상공간으로서의 고향은 월남인 `나`는 물론, 저자 이범선이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의 출발점임을 알 수 있다.

김승옥 소설의 60년대적 특징에 대한 고찰

유홍주 ( Hong Ju Yu )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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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은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60년대 작가`라고 불린다. 작가 스스로도 그 용어를 기꺼이 수용한다. 이러한 합의는 김승옥의 소설이 60년대의 특징을 담지하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한 이유로 본고는 김승옥의 소설이 60년대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 해냈는지를 밝히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김승옥 소설의 60년대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설의 내적 특징과 주체의 특징을 항목으로 하여 고찰하였다. 소설의 내적 특징으로는 전쟁체험의 내면화, 고통스런 자기세계의 형성, 도시와 고향에서의 소외로 구분하여 각각의 특징을 찾아보았다. 김승옥 소설에 나타난 주체의 특징으로는 경계에 선 주체와 성찰적 주체를 소항목으로 하여, 김승옥식의 60년대 주체들의 특징을 살폈다. 60년대의 다른 작가들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여 김승옥 소설의 특징을 비교, 검토하는 기회를 기대해본다.
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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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화적 공간에서 재현되는 월경(越境)에 대한 서사는 전지구화의 반영이면서도 전지구화에 대한 문화적 대응양식으로 볼 수 있다. 전지구적인 문화의 헤게모니는 결코 단일한 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로컬, 계급, 젠더나 인종 등 다양한 사회적 차이와 결부되어 불균등하게 편재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화적 대응은 결코 단일한 아이덴티티로 환원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다양한 힘들이 충돌해 가는 과정 속에서 복합적으로 생성된다. 그렇다면 월경에 대한 서사는 유행처럼 넘어가는 이주의 행렬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곳과 저곳의 경계들이 충돌하는 지점이 어디인가를 주시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 충돌지점이야말로 경계의 문턱(한계)을 드러내는 일이며, 이를 직면하는 일이야말로 월경(trans-)에 대한 진지한 모색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황석영, 『바리데기』(창비, 2007), 강영숙, 『리나』(랜덤하우스, 2006), 정도상, 『찔레꽃』(2008, 창비)을 중심으로 월경의 재현양상을 살펴보았다. 공통적으로 월경의 주체를 여성으로 내세운 이 작품들은 지역, 젠더, 계급 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경계넘기라는 보편적 사건 안에 다시 개별적이고 특이한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이들이 경계 밖으로 추방당한 타자의 얼굴로 재현되면서도 한편으로 기존의 경계가 강제하는 배치에 포획되지 않으려는 탈주의 선을 잠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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