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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National University the Journal of Humanites


  • - 주제 : 인문과학분야 > 기타(인문과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3021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71권 1호 (2014)

고고학 자료를 통해 살펴본 여성의 출산

고일홍 ( Il Hong Ko )
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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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과거 여성의 출산이라는 주제를 고고학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선 과거 여성의 출산이 어떻게 유의미한 연구 주제로 성립되었는지를 젠더 고고학의 정착이라는 학사적인 맥락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출산 양상의 검토를 통해 과거 사회체계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타진하기 위해 인류학 분야에서 출산 관련 연구 성과들을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 여성의 출산에 관한 실증적인 고고학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세 가지 범주의 고고학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첫째, 출산 장면의 시각적 표현물을 통해 사회 내에서 여성의 출산이 본인과 가족은 물론 사회에 의해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 둘째, 고고학자가 발굴 현장에서 접할 수 있는 출산 관련 물질문화를 검토함으로써 고고학자들이 과거의 출산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 자 하고 있다. 셋째, 출산 중 사망한 여성과 태아의 인골 자료를 살펴봄에 있어서, 임신을 경험했던 과거 여성들의 수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었을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출산의 보편성이나 빈도에 관한 기존의 시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조선 전기 태교론(胎敎論)의 수용과 전개

김성수 ( Seong Su Kim )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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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고대부터 전개된 태교론은 산모와 태아에 대한 의학적 견해뿐만 아니라, 태교를 통해 획득하고자 하는 이상적 인간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되었다. 따라서 태교는 의학의 발전 정도와 함께 시대에 따라 문화·사상 등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각 단계의 사회적 성격을 일정 정도 반영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태교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시대로, 특히 조선 전기 의학사의 전개과정과 함께 성리학의 성숙이 중요한 요소로써 작용하였다. 세종 시기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의방유취』(醫方類聚) 등 의서편찬 과정에서, 중국 송대 진자명(陳自明)의 『부인대전양방』(婦人大全良方)에서 제시한 태교의 내용이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최신의 의학이론을 소개하여 현실에 반영하는 한편 성리학적 규범을 조선에 뿌리내리려는 의도였지만, 주로 의학적인 차원에서만 언급되었다. 16세기 『소학』의 재발견을 통한 성리학의 사회적 규범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질지성(氣質之性)의 차이를 극복하고 성인이 되기 위한 교육 과정에서 태교가 주목되었다. 이에 태교를 성리학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나아가 사회적 교화의 측면으로써 태교의 논의를 경세학의 근거로 제시하려는 시도도 등장하였다. 동시에 명대 의학의 본격적인 도입을 통해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부모의 수양을 강조하는 형태로써 태교론의 전환을 이끌었는데, 이는 의학과 성리학의 수양론이 밀접한 관계를 맺음에 따른 결과였다.

본성-양육 논쟁으로 본『태교신기』-전통 태교론 및 현대 유전학과의 비교-

이경하 ( Kyung Ha Lee )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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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전통 태교론 및 현대 유전학과의 비교를 통해 『태교신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재평가하는 데 있다. 서구에서 태교 및 태아기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것은 20세기 후반에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부터이다. 그런데 유교의 전통 태교 관념이 전제하는 ‘태아기’의 중요성은 서구의 본성-양육 논쟁이 전제한 ‘선천적’ 대 ‘후천적’이란 대립항의 설정 자체에 균열을 가한다. 그런 점에서 태교 관념을 체계적으로 이론화한 『태교신기』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먼저 2장에서는 『태교신기』에서 ‘태’의 가변성에 대한 주장이 서구의 본성-양육 논쟁이 도달한 결론이나 현대 유전학이 이룬 성과와 맞 닿아 있다는 점을 논증하였다. 『태교신기』는 태아기 교육이 중요한 이유를 ‘태’가 가변적인 존재라는 것, 태는 어머니와 단단히 연결되어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 태아기의 경험이 생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심성 면에서도 출생 이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찾았다. 태아기의 무궁한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는 한편, 출생 이후 교육에 의한 변화 가능성이 매우 미미하다고 본 것은 『태교신기』의 성과이자 한계라고 할 수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태교신기』가 ‘태’의 생물학적·유전학적 측면에도 주목함으로써, 주로 도덕적 문제에 치중했던 유교 인성론이나 기존의 태교론과는 차별화된다는 점을 논의하였다. 『태교신기』에 보이는 남방인과 북방인의 비교, 쌍둥이에 대한 언급 등은 선행연구에서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이런 대목들에서 발견되는 개체 및 개체군의 유사성과 차이에 대한 관심에 새롭게 주목하였다. 이로써 태에 대한 교육적 측면에 대한 통찰뿐 아니라 태 자체에 대한 생물학적 혹은 유전학적 문제의식을 배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태교신기』의 학술적 가치를 읽어내고자 하였다. 『태교신기』는 ‘유전적 자질’과 ‘환경에 의한 변화 가능성’을 함께 갖고 있는 물질로서의 ‘태’ 자체에 주목함으로써, 주로 도덕적 문제에 치중했던 유교 인성론이나 전통 태교론과 차별화된다.

다시 읽는『프랑켄슈타인』-“모던 프로메테우스”와 여성의 생명 창조력-

손현주 ( Heon Joo Sohn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117-149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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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모던 프로메테우스』는 서구 문명이 산업사회로 접어들던 시기에 탄생한 현대의 악몽이다. 본 논문은 이 소설의 부제인 “모던 프로메테우스”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보려한다. 낭만주의 시인들은 프로메테우스를 사회적 정신적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불굴의 인간정신과 무한한 상상력의 상징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과연 셸리가 제시하는 모던 프로메테우스는 어떤 인물인가? 소설 속 프랑켄슈타인은 과학과 지성의 힘으로 실험실에서 인간을 창조하려 시도하고 반면에 여성 셸리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글쓰기, 그것도 과학적 지식에 입각한 공상과학소설을 시도한다. 전통적인 성 역할을 전복시킴으로써 셸리는 폴 영퀴스트가 지적했듯이, 자신의 어머니이자 여성운동의 선구자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권리 옹호”에 이은 “여성의 상상력 옹호”를 주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생명창조과정을 당시 부인과 의학서의 임신 출산에 대한 담론의 언어를 빌어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이 경험한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자전적 요소들과 함께 작품전체를 아우르는 셸리 특유의 언어를 지지해주는 틀을 구성한다. 본 논문은 18세기 당시의 임신 출산과 관련된 산부인과 관련 담론들을 살펴보고,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의 인간창조과정을 묘사하는데 이러한 언어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검토해 본다. 그리고 18세기 영국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 담론을 바탕으로 당시 사회의 임신 출산에 관한 시각을 알아보고, 그러한 시각을 통해 프랑켄슈타인의 프로메테우스적 과업과 셸리 자신의 소설 창작과정을 함께 조명하여 셸리가 생각했던 “모던 프로메테우스”의 모습을 찾아 보고자 한다.

신비주의란 무엇인가? -개념에 대한 오해와 유용성을 중심으로-

성해영 ( Hae Young Seong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153-187 ( 총 35 pages)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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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는 종교사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논란의 대부분은 개념 형성 과정의 특정한 역사적 경험이 과도하게 부각된 탓에 비롯되었다. 그 논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신비주의는 비합리주의 혹은 반이 성주의다. 둘째, 신비주의는 초자연주의이다. 셋째, 신비주의는 이단 혹은 나쁜 종교다. 넷째, 신비주의 개념은 편견을 숨기고 있다. 다섯째, 신비주의는 비밀주의이다. 이 논문은 신비주의를 둘러싼 오해와 유용성에 초점을 맞춘다. 신비 주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논란과 오해를 야기했으며, 그러한 오해를 만들어낸 개념 형성의 역사를 검토한다. 이 글은 그 방식으로 구성 요소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한다. 구성 요소에 주목하는 방법은 개념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피하게 만들어 주어 신비주의의 유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다. 신비주의의 구성요소에 초점을 맞춘 개념 정의는 다음과 같다. 신비주의란 “인간이 궁극적 실재와 합일되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의식을 변화시키는 수행을 통해 체험을 의도적으로 추구하고, 체험을 통해 얻어진 통찰에 기초해 궁극적 실재와 우주, 그리고 인간의 통합적 관계를 설명하는 사상으로 구성된 종교 전통”이다. 신비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신비주의를 둘러싼 논란은 역설적으로 신비주의의 역동성을 반영한 것이며, 이러한 역동성은 ‘체험,수행, 사상’이라는 차원에서 제기되는 여러 물음들을 통해 거듭 확인된다. 특히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신비주의는 종교간 공존에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통합과 합일을 지향하는 신비주의는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분리된 현대에 다시금 주목을 끌지만, 신비주의를 둘러싼 오해는 우리에게 신중함을 요구한다.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오해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신중함은 신비주의의 유용성을 발견하는 첫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불안의 인식 구조 -하이데거의 불안 개념과 유식의 사분설을 중심으로-

안희정 ( Hui Jeong An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189-216 ( 총 28 pages)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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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불안의 인식 구조를 하이데거의 불안(Angst) 개념과 유식의 사분설(四分說)을 통해 정립하고자 한다. 불안은 무화작용(das Nichten)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현상적 토대이다. 이러한 근본기분은 세계 곁에서 머무르던 존재자를 세계 내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밝혀준다. 유식은 ‘대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란 물음 하에 식의 전체적인 구조를 드러낸다. 그것은 집착과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유식 불교의 반성적 대답이다. 이러한 두 이론은, ‘존재론적’ 측면에서 전체 현상을 밝혀내기 위한 구조적인 분석이다. 본론에서는 단계, 과정, 토대로 나누어 불안의 인식 구조를 살펴본다. 첫째, 불안을 지각하는 단계로 유식의 사분설 인식작용을 도입해본다. 도출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불안이라는 기분(상분相分)→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나(견분見分)→불안의 이유를 묻는 나(자증분自證分)→질문하는 나를 지각하는 나(존재자에게 불안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존재의 영역을 자증분에게 가리킨다), (증자증분證自證分)> 둘째, 불안한 기분을 경험하는 비본래적인 존재자의 양상을 살펴보고 무화작용에서 드러나는 일상의 무의미성과 망상을 알아본다. 이러한 무의미와 망상을 통해 불안의 인식 구조 안에서 발생하는 비본래적인 과정을 밝혀본다. 셋째, 인식 방향을 바꾸어 대상을 지각하는 인식 작용이 아닌 심층의식에서 불안을 형성해가는 작용을 살펴본다.

이상의 "성천(成川)텍스트" 고찰

김미영 ( Mee Young Kim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217-252 ( 총 36 pages)
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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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상의 ‘성천(成川)텍스트’에 관해 재론한 것이다. 이상은 1935년에 폐결핵 치료차 평남 성천으로 약 한달 간 요양을 갔다. 이 경험은 ‘연애’, ‘질병’, ‘가난’, ‘가족’과 더불어 그의 삶과 문학에 원체험으로 각인되어 있다. 경성 토박이에 근대주의자인 그에게 ‘성천’은 인공, 문명(근대), 도시와는 질적으로 다른, 자연, 산천, 향촌으로서, 일종의 ‘신세계’였다. 또한 ‘성천’은 보편주의자에 모더니스트 예술가였던 그에게 ‘조선적인 것’에 대해 눈 뜨게 만든 계기였다. ‘성천체험’의 첫기록물인「산촌여정」에서 ‘성천’은 ‘경성’에 대비된 ‘자연’, ‘시골’에 가까운 반면, 그가 죽기 4개월여 전, 동경의 추운 골방에서 쓴「권태」에서 그것은 제국의 수도 ‘동경’에 대비되어 고국의 산천, 조선의 재래적 삶의 방식이 온존해 있는 곳, 나아가 소박하지만 겸허한 삶이 가능한 곳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동경에서 이상은 동경이 서구도시의 모방태에 불과하고, 경성은 그런 동경의 모방태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았다. 즉, 그는 식민지 지식인의 서구적 근대성 추구가 갖는 필연적인 한계를 알게 되어 ‘공복감’과 ‘절대권태’에 빠지게 된다. 동경에의 환멸감은 이상으로 하여금 성천의 여름날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그 결과가「권태」이다. 이 글에서 이상이 ‘성천’의 모든 것을 ‘권태롭다’ 말한 것은 ‘반어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그가 유고산문들에서 ‘성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들과 그리움을 짙게 드러내고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한국모더니즘문학의 최고치를 보여준 이상이, 아시아에서 가장 근대화된 도시였던 동경을 체험한 후, 아이러니컬하게도 ‘조선적인 것’의 가치에 눈뜨게 된 것이다. 오랜 가난과 재래의 생활습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산천이 어우러진 곳 ‘성천’은 이상이 체험한 가장 조선적인 공간으로서, ‘원숭이’처럼 남의 것을 모방하는데 급급해 하지 않는, 자기 본연의 주체적인 삶의 모습이 온전히 남아있는 ‘향토’였던 것이다. 이런 인식의 변화에는 병세로 인한 죽음의 예감과 ‘인공낙원’인 동경에 대한 환멸감 외에도, 쥘 르나르의 전원수첩 과 1930년대 조선화단에서의 조선적인 양화(洋畵) 그리기 붐(boom)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답설인귀서」(答薛仁貴書)에 보이는 신라,당 밀약 기사의 사료적 검토

김진한 ( Jin Han Kim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253-277 ( 총 25 pages)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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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 「신라본기」문무왕11년조에 실린 「답설인귀서」는 국내에 독자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외교문서로써 신라의 대당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왔다. 특히 「답설인귀서」에 전하는 김춘추와 당 태종의 밀약 관련 내용은 신라의 백제고지 점령의 정당성과 신라·당 전쟁의 원인이 당의 약속위반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밀약내용에 신뢰를 두는 한국학계와 달리 중국이나 일본학계에서는 사료로 인용하는 경우도 드물 뿐 아니라 사료적 가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특히, 중국학계에서는 당 태종이 백제를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춘추의 청병에 전쟁 이후의 문제까지 상의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더구나 밀약과 관련한 내용이 중국측 자료에는 보이지 않으며, 당의 고구려 및 백제 정토는 국제관계전략에 따라 진행된 기미정책이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밀약 관련 내용은 문무왕이 자기 변호를 위해 꾸며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중국학계가 내세웠던 주장들에 대해 검토해 본 결과, 『구당서』에 밀약 내용을 뒷받침해 줄만한 사료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즉, 도침이 유인궤에게 보낸 사행을 통해 늦어도 661년 무렵에는 신라와 당이 밀약을 맺었던 것으로 인식하였음이 분명하다. 또한 신라와 연합하여 백제를 정벌하려 한 전략은 당 태종대 세워졌음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중국학계의 주장처럼 671년에 문무왕이 백제고지 점령을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밀약을 맺은 시점과 관련해 647년에 김춘추가 사행을 간것으로 보고 「답설인귀서」에 보이는 김춘추의 입당시기도 『삼국사기』찬자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수하였을 것으로 추정한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당 태종이 648년에 지은 온탕비나 새로 편찬된 『진서』를 주었음을 고려할 때, 입당시기를 조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상의 검토를 통해, 김춘추는 648년 12월에 입당하여 당 태종을 만난 뒤, 밀약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어, 품사, 문장성분의 분류에 대한 일고찰 -상호 연관성과 변별성을 중심으로-

김건희 ( Keon Hee Kim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279-316 ( 총 38 pages)
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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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단어, 품사, 문장성분’이라는 국어학의 중요한 문법 단위들에 대하여 그 관련성을 토대로 한 변별적인 문법 기술이 이루어 져야 함을 주장하였다. 첫째, 단어에 대하여 기존 논의들이 ‘품사, 문장성분’의 용어를 사용하여 ‘-단어’로 분류하는 것을 비판하고 ‘단어’는 어떤 단위가 품사 분류의 재료가 되는 단어의 자격을 갖는가로 논의를 한정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단어’로 볼것인가에 대한 쟁점적인 논의가 이어졌던 ‘어미’를 중심으로 최근의 몇몇 논의처럼 ‘어미’도 단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논의하였다. 둘째, 문장성분에 대하여 기존 논의들이 문장성분의 정의와 문장성분의 분류를 혼동한 점을 지적하였다. 이점은 단어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문장성분의 일반적인 정의인 ‘다른 문장성분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은 실제로는 다른 품사와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다른 문장성분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정의는 다른 문장성분, 곧 서술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문장성분들을 구분하는 ‘분류기준’에 적용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셋째, 품사의 분류 기준 ‘기능’은 문장성분의 ‘문법 기능’과 중복되는 것이며 이는 품사통용의 문제와 연관됨을 보였다. 곧 품사통용은 기본적으로 허 웅(1975)에서 규정한 것처럼 ‘여러 기능’을 가질 수 있는 체언류에 국한되어 특정한 품사류는 여러 기능의 문장성분으로 나타난다는 정도로 그 논의를 축소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품사 분류 기준 중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시되는 ‘기능’에 대한 재고찰을 하는 것이며 품사통용이 품사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성분의 문제임을 보이고자 함이다.

언 에듀케이션의 영화 각색 -1960년대 영국 사회상 재현한 시대극-

최지안 ( Ji An Choe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인문논총  71권 1호, 2014 pp. 317-343 ( 총 27 pages)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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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문학텍스트의 영화적 수용 및 각색을 린 바버의 『언 에듀케이션』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원작이 주인공의 사회 경험을 통한 인지적 도덕적 성숙을 다룬다는 점에서 교양소설의 전통 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닉 혼비가 각색하고 론 세르픽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는 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원작의 경계를 확장하고 재구성한다. 영화는 원작과 달리, 한 개인의 성장담 보다는 원작의 배경을 이루는 1960년대 런던의 사회상을 전경에 배치함으로써 시대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영화는 원작의 근간이 되는 사회이동의 모티브 대신 60년대라는 특수한 맥락 내에서 주인공 제니의 영국 중산층의 가치와 이상에 대한 반항과 탈주가 갖는 함의를 그려내는데 초점을 둔다. 즉 제니는 대항문화 및 정치적 이상주의로 대변되는 당대 런던의 진보적인 문화와 시대정신을 체현하는 인물로 제시된다. 본고는 이 점에 주목하면서 세르픽의 영화가 그 장르 고유의 언어체계인각본, 촬영, 미장센, 편집 등을 통해 어떻게 원작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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