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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검색

Korean Classical Woman Literature Studies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반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9316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16권 0호 (2008)

영남 지역 필사본 고소설에 나타난 여성 향유층의 욕망

김재웅 ( Jae Woong Kim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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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남 지역에 유통된 필사본 고소설에 나타난 여성 향유층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다. 영남 지역의 여성 향유층은 필사본 고소설을 베끼거나 읽으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남 지역 여성들은 필사본 고소설 46종을 향유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정소설과 영웅소설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소설의 유형을 선호한 까닭은 영남 지역 남인계열 향반 여성 향유층의 욕망을 투영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여성 향유층은 <춘향전>을 통해서는 육체적 사랑보다 정신적 사랑을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위를 박대하는 <소대성전>보다 영웅의 활약과 몰락한 가문을 회복하는 <조웅전>, <유충렬전>을 선호하였다. 특히 여성 향유층이 가족이합형 갈등구조를 내포한 <강능추월전>을 애독했다는 점은 가족 상봉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남 지역 여성 향유층은 향촌사회 유교윤리의 영향을 수용하면서도 여성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영남 지역 여성 향유층의 욕망은 <유최현전>과 <강능추월전>을 통해서 시가와 친정, 시부모와 친정부모를 동일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최현전>에서는 시집간 딸에게 친정부를 넘겨주어 시가와 친정을 동일시한다면, <강능추월전>에서는 제1계통 남성의 부모 원수 갚기에서 제2계통 여성의 원혼 풀어주기로 변모하여 양가부모를 동일시하고 있다. 그리고 <송부인전>과 <유최현전>은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송부인전>은 여성들의 연대감을 형성하여 자매애와 공동체적 생활문화를 창조하였다. <유최현전>은 조선후기 남성 위주의 선영관리와 봉제사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여성의 역할변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김이양문록>과 <정해경전>에는 어머니의 인물성격을 부각하는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서사 전개에 적극 개입하는 어머니의 인물성격은 계모와 대립하는 모성애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여성 향유층의 욕망은 유교윤리의 강화와 더불어 여성의 역할변화와 고소설의 이본 변모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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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우의적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高麗俗樂의 애정 주제 시가들과 松江 鄭澈의 <思美人曲>·<續美人曲>은 유사하다. 또한 고려속악은 송강 당대까지 향유되었고, 그 직접적 영향이 송강 작품 속에 보이기도 하므로, 그 둘 간의 영향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시적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언어적·구조적 특징에 있어서 고려속악의 애정 주제 시가들과 정철의 양 미인곡은 유사하다. 고려속악과 양 미인곡은 철저히 소외된 주체와, 억압적이나 동시에 사랑의 대상인 절대적 대상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 소외된 주체는 대상과의 합일에 대한 욕망을 때론 기원과 맹세를 통해, 때론 성애적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의 고독과 슬픔을 끝까지 밀고나간다. 고려속악과 송강의 양 미인곡에 나타난 맹세·기원의 언어와 성애적 상상은 모두 소외된 위치를 극복하고자 하는 주체의 욕망을 표현하였다. 또, 이 끝없는 욕망과 함께 전개되는 비극적 언어와 구조는 관찰자에 의해 묘사되는 정체된 재현의 언어와 달리, 그 욕망과 슬픔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소외된 주체의 목소리를 드러냄으로써 주체가 처한 폭력적 상황의 부당함을 표현해내었다.

규방가사의 본질과 경계

나정순 ( Jung Soon Na )
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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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가사는 지역적으로 전승 범위가 넓고 시간적으로도 오랜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참여했던 문학이라는 점에서 규방가사를 조명하는 시각은 기존의 연구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규방가사 연구에서 지금까지 논의되어 온 여성문학적 관점이나 혹은 여성적 글쓰기의 방식과 관련하여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연구는 규방가사에 관한 기존의 연구사 검토를 통해 규방가사의 본질적 의미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규방가사의 창작 시기, 분포, 작자층, 시대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여 규방가사가 오랜 시간성과 광범위한 공간성을 통해 적층성과 전승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보편성의 의미 기반을 바탕으로 볼 때 규방가사의 관습적 자질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는 여성과 가부장제라는 문화적 보편성의 영역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혹은 가족 사회의 관계성, 혹은 소통성이라는 점이다. 그간 규방가사의 장르적 성격에 대하여 우리가 중심에 두고 논의하였던 여성문학적 성격 혹은 그것의 관습적 특질들은 규범적 이데올로기에 의한 문화적 관습성의 주제나 표현 등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규방가사의 전통을 지켜 볼 때 규방가사의 존재 방식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관계성에 중심을 두고 소통과 단절을 발화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규방가사는 우리 문화에 내재해 있는 인간적 관계에 의한 정서적 가치를 발휘하였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속성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규방가사는 우리 문화 속에서 드러나는 `다정 다감`과 같은 정서적 관계성의 가치를 우위에 두었던 관습적 문화 속에서 파생한 것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그린 계녀가류나 소통과 결속을 중심에 두었던 화전가류나 자신의 내면 상황에 대한 한탄의 작품들은 모두 `다정다감`이라는 관계적 정서의 가치를 교환하거나 이루어내지 못했을 때 표출될 수 있었던 변주 양상이기 때문이다.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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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규방가사 장르가 향유층의 심리적 불안 상태를 치료하는 기능을 담당했다는 전제 아래 문학치료학적 관점에서 그 작품 및 창작과정을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규방가사를 향유자의 생활기반 및 심리적 조건과 관련하여 논한 후 치료 방식에 따라 유형을 나눠 분석함으로써 현대의 문학치료 상담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았다. 조선후기 향촌사족층 내에서 진행된 가문의식 구축과 여성에 대한 이념 교육의 강화는 당시 향촌사족층이 지닌 정치, 경제적 소외감에서 비롯된 집단적 자가치료의 경향성을 지녔고 여성들의 계녀가와 남성들의 단독형화전가에 이러한 양상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은 일시적으로 치료적 의미를 지녔을 뿐 향촌사족 여성의 인내를 강요함으로써 또 다른 상처를 낳았기에 문학치료로서 정당하면서도 지속적인 기능을 유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규방가사 가운데 여성들의 탄식가 계열 및 남성들이 지은 계녀가와 탄식가 계열 작품에서는 `개인 자가치료`라고 부를 수 있는 치료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공동의 연행과 창작을 통해 화전가 계열 작품에서 이루어지는 치료는 쌍방간에 소통을 통해 치료적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점에서 `상호치료`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치료 방식에 따라 개인작과 공동작, 연작으로 나누어 고찰할 수 있었다. 논문 내용을 통해 정리된 규방가사의 창작 방식에는 현대의 상담치료나 문학치료의 원리나 방법과 직결되면서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특징들이 다수 존재했다.

<명행정의록>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

박순임 ( Soon Lim Park )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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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고전소설 <명행정의록>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의 다양한 모습을 검토하였다. 이 작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소장된 70권 70책의 대장편 소설로, 위연청의 세 효자, 위천보, 위천유, 위천강과, 한 효녀 위혜주가 각각 그 배필을 만나 혼인하는 과정과 혼인 이후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과 해결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는, 한 가문과 관련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환경과 관습에 순응하여 부덕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개인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여성들, 남성의 애정을 맹목적이고 일방적으로 구하는 여성들,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극복하고 선계로 들어가 수도하는 삶을 택하는 여성들 등이 서로 갈등하고 서로 돕는 모습을 통해 욕망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반응을 그렸다. 부덕(婦德)을 갖춘 여성주인공들은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기보다 가문 공동체의 화목을 위해 도리를 다하고, 가문을 지키는 데서 자존의 의미를 찾는다. 부덕(婦德)을 버리고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기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여성은 결국 뉘우치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여성의 모습에서는 여성의 개인적 욕망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세계의 폐쇄성이 드러난다. 남성의 외모에 반해 일방적으로 갈구하는 본능적인 애정은 매우 가볍게 다룸으로써 재고의 여지도 없는 패행으로 간주함을 보인다. 그리고 욕망을 극복하고 선계로 들어간 여성을 설정하여 애정 욕망의 허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욕망, 죽음, 고통이 초월되는, 인간의 자기극복의 공간인 선계를 제시하여, 이룰 수 없는 욕망은 곧 초월과 극복의 대상임을 시사했다. 정당한 인물들이, 부당한 욕망을 추구하는 여성을 즉각적으로 징치하지 않고 교화하기에 힘쓰고, 당장의 징벌보다 그 악행이 다하도록 기다림을 택하게 함으로써, 이 작품은, 여타 작품과 다르게, 인욕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리면서 그를 극복하여 무욕의 세계에 이르는 길을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야담에 나타나는 여성 정욕의 실현과 서술 방식

이강옥 ( Kang Ok Lee )
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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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에는 자기 정욕을 과감하게 나타냈다가 좌절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많다. `담을 넘어가 선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여성 이야기`군이 형성되었는데, 여성이 죽고 선비가 못 되는 이야기와 여성이 죽지 않고 선비가 잘 되는 이야기로 분화되었다. 여성 정욕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었지만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남성 사대부의 입장이 더 강하게 반영된 경우다. 여성이 정욕을 과감하게 실현하는 상황이 창출되자 야담의 서술자는 남성 목격자를 등장시켰다. 정욕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여성의 행위를 가부장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보고 응징하게 했다. 응징자는 애초 여성을 겁탈하려 했던 남성이다. 남성 응징자는 조금 전까지 자기가 겁탈하려 했던 여성이 다른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바라보기에 관음증을 나타냈다. 응징 과정에 성적·계급적 차별의식이 개입했다. 관음증의 상황에서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였다. 여성이 남성의 시선으로 자기를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여성 정욕 서사에 관여한 여성 주체의 위기감을 불러왔다. 여성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정욕을 위장하거나 은폐하였다. 이런 여건에서 여성이 지인지감이나 현몽, 계시에 따라 남편감을 골라 사회 경제적 상승을 꽤하는 야담이 많이 산출되었다. 자기 경험에 대한 주체적 서술자가 되기 위해 여성이 활용한 서술방식이 `회상`이었다. 늙은 여성이 젊은 날 자기 몸의 정욕 경험을 회상한다. 그럼으로써 남성의 비난이나 조롱, 의심의 눈초리로부터 자유로운 서술공간을 확보했다. 여성 정욕담은 다음과 같은 궁극적 서술패턴을 창출했다. 나이든 여성이 젊은 날의 정욕 경험을 상대 남성에게 이야기한다. 정욕 경험에 대한 여성의 진술이 상대 남성으로 하여금 흥미를 갖게 하거나 감동하게 하여 변화하게 한다. 이것은 남녀가 정욕 경험을 공유하는 것인데, 이런 경험의 공유를 활력으로 삼아 새롭고 진정한 인간관계를 모색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야담은 여성 정욕담을 서술하면서 인물 형상이나 서술 방식 면에서 역동적 변주 양상을 보였다.

"계월향 이야기"와 "죽음"의 변주

이동월 ( Dong Wol Lee )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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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월향은 평양기생으로, 임진왜란 때 김응서와 공모하여 적장을 죽이고 자신은 김응서에게 죽임을 당했다. 조선 후기에 국가 영역에서 의기로 인정받은 논개와 달리 계월향은 평양 지역에서 지방관이 승인한 의기에 머물렀으며, 민중들에게 충의를 인정받았을 뿐이다. 근대 이후 국가 안위 보전에 여성도 예외일 수 없다는 남성들의 여성 계몽 논리에 의해 계월향은 국가 영역으로 호출될 수 있었다. 애국계몽기에 계월향은 구국의 여성으로 재연되었다. 계월향의 왜장 살해는 민족을 구한 충의의 행동으로 거듭 언급되었으며, 계월향은 모든 여성의 모범이 되었다. 하지만 김응서를 도와 왜장을 살해한 사실만 부각할 뿐, 김응서에 의한 계월향의 죽음은 숨기거나 여성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주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연인과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교화된 후 민족을 위해 대범하게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여장부로 변모한다. 임무 완수 후 왜장을 죽여 여한이 없으므로 자신을 죽여 달라거나, 자결로 마무리함으로써 민족애를 고조한다. 광복 이후 계월향은 국난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어떠한 망설임 없이 국가를 위해 계획·실행하고, 임무 완수 후 죽음을 맞는 완벽한 자기희생적 모습을 보인다. 죽음도 김응서의 죽음 종용을 수용하는 측면이 있지만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다. 계월향은 과거의 시간 속에 존재했던 인물이 아니다. 민족의 고난과 함께 끊임없이 호출되어 각색되었다. 계월향은 민족 고난을 충렬로, 민족애로, 주체적으로 이겨내어 근대 이후의 공간에서 의기로 인정받았다. 그 과정에서 계월향의 죽음은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변모되었다고 하겠다.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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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도의 거시적 틀에서 볼 때 여성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해자이며 남성은 능동적이고 억압자라는 도식적 이해가 이어져왔다. 특히 기혼여성은 가족 내에서 낮고, 소외되고, 버림받고, 희생하는 他者로 규정되곤 하였다. 그러나 전통사회를 살아간 기혼여성의 삶이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는 구비설화는, 여성의 공적 활동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던 유교적 사회구조 속에서 기혼여성들이 남성 지배에 무조건 굴종하는 패배자나 희생자의 위치에만 머무르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혼여성들은 삶의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여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 상황에 적용함으로써 운명을 개척하고 욕망을 성취해간, 지혜롭고 진취적이며 강인한 인물들임을 발견한다. 그들은 사회구조와 제도의 틀에서는 비록 他者的 존재에 위치하였을지 모르나, 삶의 구체적 實現態 속에서는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존재로 살아왔던 것이다. 고난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개척하고 삶을 주도해가는 자, 이것이 바로 전통사회 기혼여성의 진면목임을 구비설화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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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룡의 <금루사>와 권광범의 <농서별곡>은 각각 18세기 후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애정가사로 남성작가가 기녀와의 로맨스를 소재로 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은 창작시기 상의 간극뿐만 아니라 서술 방식과 애정의 대상인 기녀를 형상화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비교할 만하다. 이러한 차이는 작가의 인식태도와 관련된다고 보고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밝혀보고자 한다. 우선 서술 방식에 있어 <금루사>는 시적 화자의 일방적인 자기감정 토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작품의 서두와 결말에 청자를 의식한 구절을 배치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일인칭 독백체에 가깝다. 이에 비해 <농서별곡>은 대화체를 삽입하여 기녀 주옥의 목소리로 기구한 인생사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도록 한다. 한편 기녀의 형상화 방식에 있어 <금루사>는 대상 인물을 외모 중심으로 묘사하는데, 특히 관습적인 표현구를 동원하여 화려한 색채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또한 신선계를 설정하고 적강 모티브를 가미하여 대상을 신비화한다. 이와는 달리 <농서별곡>은 대상 인물의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 주변 환경에도 관심을 보이고 일상생활의 공간, 사물까지 포착해냄으로써 상황을 보다 구체화시킨다. 또한 기녀 주옥이 직면한 자기 정체성의 고민도 표출해 낸다. 이를 종합해 보면 <금루사>에서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로 묘사된 여성은 남성 화자의 시각에 의해 관념화된 것으로 단순한 하나의 사물로 존재할 따름이다. 즉 대상 인물은 작자의 상상력과 감수성의 테두리 안에서 조직되고 타자화되는 것이다. 이와 비교해 볼 때 <농서별곡>은 기녀의 자기술회 삽입, 주변 상황으로의 시선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작품 속에 드러난 기녀의 언술은, 절개를 지키려는 자기 정체성의 고민을 드러낸 기녀라면 마땅히 꿈꾸었을 세속적 욕망이 거세되어 있어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 또한 남성 화자 역시 기녀 주옥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흥미 있게 전달하는 데 집중한 듯하여, 작가가 <농서별곡>의 청자를 기녀와의 애정담을 흥미롭게 여길만한 남성 집단으로 상정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농서별곡>은 18세기∼19세기 기녀의 정절 의식이 유행했던 문학적 흐름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작품에 형상화된 기녀는 현실감이 떨어지고 진정성이 결여된 측면이 있어 남성적 시각의 한계를 드러낸다.

<석별가>에 나타난 처녀들의 이중 욕망과 "철들다"의 문제

최규수 ( Kyu Soo Choi )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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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가사는 여성들의 삶과 문학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규방`이라는 말 자체가 환기하는 것처럼 여성의 공간을 중심으로 창작되고 향수되고 전승되는 가사문학이 바로 규방가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규방가사의 창작 및 향수가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최근의 연구 성과들에 기대볼 때, 전통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문학의 다양성 충족이라는 측면에서도 규방가사에 관한 논의가 보다 발전적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 글에서는 <석별가>를 대상으로 작품에 나타난 처녀들의 생각과 행위를 통해 이중적으로 표출되는 욕망의 양상을 분석하고, 이러한 이중적 욕망이 작품에서 어떻게 조절되고 조정되는지를 살핌으로써 <석별가>가 처녀들의 정체성 형성에 관여하는 측면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석별가>는 서술의 주체가 처녀로 되어 있어 특히 결혼에 직면한 처녀들의 정서와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볼 수 있었다. 혼례의 절차를 치렀다고 하여 처녀의 정체성이 즉각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혼례 후에도 심정적으로는 여전히 처녀인 주인공이 신행을 맞아 친정집과 이별하며 비로소 여자의 일생을 각성하고 스스로의 처지를 되돌아보는 내용은 처녀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논의를 풀어나갈 단서로 작용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결혼생활에 대한 처녀들의 기대와 환상, 두려움과 고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에 내재된 가족과 노동 등의 문제를 좀더 표면화시킬 때 처녀의 욕망을 읽어내기가 쉬울 것이고, 이러한 욕망 표출의 시도와 결을 분석하는 것은 규방가사 논의를 한 단계 진척시킬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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