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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검색

Korean Classical Woman Literature Studies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반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9316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21권 0호 (2010)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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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필자는 서양 철학의 역사에서 몸에 관한 논의에 사용되었던 개념들의 차이와 유사성을 밝히고 여성의 몸에 대한 현대의 페미니즘논의들이 각각 어떠한 개념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몸에 대한 논의들의 주요 갈래와 전략들을 구분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무엇보다도 몸 특히 여성의 몸을 비유하는 데 사용되었던 플라톤의 코라(Chora) 개념이 물질 개념과는 상이한 이해방식을 제공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즉 플라톤에 따라 몸을 독자적힘을 갖는 코라 공간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hyle)나 데카르트식의 연장적 실체(res extensa) 개념에 따라 몸을수동적 물질이나 객관적 대상으로 이해할 때와는 다른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필자는 여성의 몸에 대한 현대 페미니즘의 논의들 역시 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한편으로 여성의 몸에 대한 현대적 논의들은 코라의 개념을 소환함으로써 지워진 여성의 몸과 힘을 재구성하고자 하지만 현대의 페미니즘의 다른 갈래들은 여전히 질료 혹은 연장체의 개념에 의지하여 몸을 수동적인 대상으로 파악한 후 이를 비판하거나 삭제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필자는 마지막에서 몸/마음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담론화하고 여성의 몸이 갖는 독자적인 힘을 삭제하지 않기 위해서는 질료나 연장체로서의 물질 개념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코라 개념의 소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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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를 뒤흔든 임진왜란은 참혹한 전란 경험을 안겨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쟁 영웅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부산진과 동래성 함락에서는 정발과 송상현, 평양성 탈환과 진주성 함락에서는 김응서와 최경회라는 영웅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남성 영웅과 짝을 이루며 기려지는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애향과 금섬, 계월향과 논개가 그들이다. 하지만 義妾과 義妓로 기려지던 그들은 자신이 모시던 주인의 의연함 죽음에 감화를 받아 따라 죽었다는, 곧 남성영웅의 충절을 돋보이도록 만드는 데 불려나온 조역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란의 급박함에 몰려 쌍절암 절벽 아래 강물로 뛰어든 예천의 두 부녀자도 뒷날 烈婦로 기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도 그날 죽은 여러 명의 여인 가운데 남성 가족의 기록에 의해 기억되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남성은 기록의 과정에서 그녀의 죽음을 가능한 한 의연하게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그들 기록에서 남성 사대부에 의한 일정한 과장과 분식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다. 이 논문은 이처럼 전란에서 죽은 여인이 뒷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고 있는가를 <부산진순절도>, <동래부순절도>, <임진조변사적>,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와 같은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가며 밝히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이들 여인은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無言으로 죽어간 여성의 실상과 내면을 가능한 한 다양한 자료를 세심하게 읽으며 재구해내는 것, 그리하여 그들의 비극적 죽음이 남성 사대부들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미화되고 있는가를 폭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기억의 과정을 세세하게 밝히는 작업은 향후 열녀전에 대한 진전된 분석과 평등한 인간애를 향한 기초적 작업이 될 것이다.

기획주제 : 여성과 몸 ; 대하소설에 나타나는 "남편 폭력담"의 양상과 의미

한길연 ( Gil Yeon Han )
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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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대하소설에 나타나는 ``남편 폭력담``을 살펴봄으로써, 여성몸에 가해지는 남성 폭력의 실상 및 이와 관련한 남편, 아내,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크게 ``신체 폭력담``, ``성적 폭력담``, ``언어 폭력담``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신체 폭력담``에서는 아내를 목 베거나 아내에게 화로를 뒤집어씌우는 등의 남편의 아내에 대한 신체적 폭행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으로써 당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성을 둘러싼 시댁 혹은 친정 식구들과 함께 이러한 폭력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을 공유하거나 이들과의 공모 하에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남편을 골탕 먹이는 양상이 펼쳐짐으로써 여성의 억울함을 어느 정도는 위로받거나 보상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고 있었다. 다음으로 ``성적 폭력담``에서는 남편이 동침을 거부하는 아내에게 부부강간을 행하거나,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방해하는 투기심 많은 아내 혹은여성 스스로의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에너지 넘치는 아내를 무성적 존재로 만들거나 철저히 성적 세계에서 차단시키고 있었다. 더욱이 식구들이 남성인물에 공모하거나 혹은 겉으로는 남성인물을 비난하지만 속으로는 여성인물을 견제함으로써 즉 주변인들의 공조 혹은 묵인 하에서 성적 폭력은 더욱 강고해지고 있었다. 성적 폭력담을 통해서는 당대 남성들이 여성의 몸을 철저히 규제하고 관리함으로써 남성 중심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양상을 읽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언어 폭력담``에서는 아내에게 ``죽어야 할 몸``이라고 단언하거나 ``실절한 몸``이라고 비꼬는 형태로 드러남으로써, 그 수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언어 폭력으로 인해 여주인공들은 심각한정신적 고통을 겪고 그것이 병으로 발현되어 결국 사경을 헤맬 정도의 육체적 외상(外傷)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성의 몸과 관련한 남성의 언어 폭력은 여성의 몸에 이중적으로 가해지는 폭압적 행위라 할 수 있다. 다만 소설 속에서는 이렇듯 언어적으로 학대를 받는 며느리를 그시아버지나 시어머니가 끔찍하게 아끼면서 며느리의 편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 폭력담은 현실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가지면서 여성들에게 위안처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요컨대, 남편 폭력담에는 여성의 몸에 대해 가해질 수 있는 남성 폭력의 다층적인 양태들을 조망하게 하면서, 현실의 고통을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위안처를 찾아보게 하는가 하면, 현실의 이념을 더욱 공고히 구축하는 전략적 기제를 들춰보게도 하는 등 다양한 의미망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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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규방가사에 나타난 노년기 여성의 ``늙은 몸`` 또는 ``아픈 몸``에 대한 인식과 그 의미를 분석한 연구이다. 여성의 경우 임신, 출산, 수유등의 경험이나 고된 가사노동의 수행을 통해 몸의 변화나 몸의 고통 등을 더 분명하고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었으리라 보고, 규방가사를 통해 형상화된 노년기 여성의 몸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먼저 노년기 여성이 자신의 아픈 몸을 문제화한 <노탄가>, <생조감구가>, <수심탄> 등에서는 고단한 삶의 흔적으로서 몸을 인식하는 특징이 발견된다. 여기서의 아픈 몸은 단지 노화라는 자연스런 생물학적 변화라기보다는 작자의 고단한 인생사를 반영한 결과로서 인식된다. 현재의 아픈 몸에는 지나온 삶의 흔적이 새겨져 있어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노년기 여성이 다른 여성의 늙은 몸을 형상화한 <귀소술회가>에서는 아름다움을 상실한 낯선 몸으로 인식하는 특징을 보인다. 무엇보다 아름답던 예전의 모습과 대조되는 주름진 얼굴,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등 외적인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노부인의 행동을 관찰 서술한 <노부인가라>에서는 게으르고 염치없는 추한 몸으로서 노년기 여성이 형상화되고 있다. 특히 지저분한 생활습관이나 음식 욕심, 주책없는 행동거지 등이 문제시된다. 노년기 여성 스스로 인식하는 아픈 몸은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빼앗아가는 심각한 ``장애``로서 매우 절박하게 그려져 있다. 아픈 몸과 더불어 외로움과 적적함도 부수되어 더욱 문제시된다. 이와는 달리 노년기 여성이 자신이 아닌 타인의 몸을 바라보는 경우, 외형적으로 확인되는 노화된 몸을 낯설게 인식하면서도 같은 여성으로서 ``연민``의 시선을 유지하고 결국 타인과 자신을 아우르는 ``우리``의 차원으로 확대하여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런가 하면 서술자의 시선으로 노년기 여성의 게으르고 추한 몸을 문제 삼은 경우, 표면적으로 포착된 모습과는 달리 이면적으로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망, 젊은이들에게 소외되고 싶지 않은 노년의 욕망이 발견된다. 염치없고 주책없어 보이는 노부인의 형상 속에서 오히려 노년기 여성의 건강한 자존감이 확인되고 이는 노부인을 일방적인 비난의 대상이 아닌 긍정적 존재로 재인식하게 하는 해석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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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연암이 열녀에 관해 쓴 다섯 편의 산문을 중심으로 열녀 생산 메커니즘에 대한 연암의 인식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먼저 열녀의 생산 조건에 대한 연암의 인식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연암은 연암 당대 열녀가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던 지배층의 교화와 이에 봉사하는 담론, 그리고 여성들의 탈주체화된 욕망 실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힌다. 다음으로 열녀 생산 메커니즘의 부작용과 그에 대한 연암의 진단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연암 당대 열녀가 확대재생산되고 그 결과 종사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현상에 대해 연암은 매우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러한 현상은 연암이 보기에는 본말이전도된 기현상이다. 왜냐하면 여성들의 절행이나 열행이 남편에 대한 의를 지키겠다는 마음의 진성성에서 유발되기보다는 엄격한 사회적 시선과 선험적 규범에 의해 강요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쌍천기봉> 여성수난담의 특징과 그 의미

장시광 ( Si Gwang Jang )
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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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기봉>에서 여성인물들은 남편의 편중된 애정이나 남성의 성적욕망, 그리고 여성인물의 애정 갈구 등 주로 섹슈얼리티의 문제가 원인이 되어 수난을 당한다. 그 가운데 기녀로서 첩이 된 여성이나 시녀 때문에 여성이 수난을 당한다는 설정은 수난 유발자의 사회적 처지와 관련하여 주목을 요한다. 여성인물은 집에서 쫓겨나거나 귀양을 가는 등사회적 수난을 당하는데, 특히 늑혼 때문에 여성이 수난을 당하는 것과 관련하여 가문의 남성인물이 황제에게 강하게 저항하는 것은 가문의 질서과 국가 권력 사이의 갈등을 상징화한 것이다. <쌍천기봉>에서 수난을 겪는 주요한 여성인물은 또 대개 길에서 고생을 심하게 겪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남편 때문에 심각한 정신을 수난을 겪기도 한다. 수난의 해결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인 소월혜는 신이한 능력이 있어 스스로 해결하면서도 초월자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여성인물의 수난을 통해 볼 때, <쌍천기봉>에는 가문이나 국가의 권력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제기되어 있다. 또 남녀의 성욕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 있는데, 여성의 경우 예외 없이 성욕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보이고, 남성의 경우 성적 에너지가 국가 체제에 위협이 될 때에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자유 의지를 강조하는 남성과 봉건 윤리를 고수하려는 측을 대표하여 그 아내가 서로 충돌하는 것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소설사적으로 <쌍천기봉> 여성인물의 수난담은 어느 소설에 비해서도 도로유리가 강화되어 나타나 있는데 그 연원은 <사씨남정기>로 거슬러 갈 수 있으며, 신소설에서 이어받는다. 하층민의 성욕이 강조되어 있다는 점 또한 특징인데 이는 다른 소설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양상이다.

여성 담당층 관점에서의 <초공,이공,삼공본풀이>의 문학-사상의 의미망

신연우 ( Yeon Woo Sh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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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공본풀이> <이공본풀이> <삼공본풀이>의 세 본풀이가 왜 이런식으로 묶여 있는지 해명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답하기가 난감하다. 우선 가능한대로 세 본풀이의 연관성을 모색해보는 것은 시도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우선 이 본풀이들의 담당층이 여성이라는 점을 떠올릴 수있다. 주된 구연자인 여성과 주된 관중인 여성들은 의례와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굿 속에서지만, 본풀이의 이야기문학으로서의 구실에도 참여했을 것으로 상정할 수 있다. 고난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정리해보자. 감은장아기는 여성 자신의 힘으로 고난을 극복한다. 원강아미는 장자집에 자신을 팔 때와 장자의 요구를 거절할 때 자신의 능동성을 보인다. 노가단풍 아기씨는 수동적이기만 하여 자신의 힘으로 고난을 극복하지 않고 고난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동적이기만 한 여성, 부분적으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 자기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여성, 이 세 본풀이는 이러한 세 가지여성의 태도를 차례로 제시한다. 주인공들의 이러한 현실 인식 차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노가단풍아기씨는 현실 앞에 未分인 의식 상태를 보여준다. 원강아미는 객관적인현실 인식을 보여준다. 감은장아기는 현실을 극복하는 자아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현실을 대하는 여성의 세 가지 모습 또는 여성을 바라보는 세상의 세 가지 시각을 제시한다. 첫째는 현실이 너무 크고 막강해서 자아 개인의 능력으로는 파악할 수도 없고 대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 대답이 원강아미처럼 현실을 제대로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인 가장 좋고 가능한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강아미는 학대를 당하고 죽게 된다. 무엇이 해결이란 말인가? 합리적 인식이 해답이 될 수 있는가? 이것이 문제이다. 어차피 합리적인 해결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면 감은장아기처럼 자신에 대한무한한 신뢰를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한 방법이다. 실제로 그런적극적인 삶의 방식으로 놀라운 업적을 이룬 여성들이 있다. 여성이 자신의 잠재된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가질 때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초공 이공 삼공본풀이>는 일정하게 삶의 방법을 제시해준다. 우주와 세계를 구성하는 보다 질서가 있다는 큰 틀 속에서, 대립으로 이루어져 있는 현실세계를 냉정하게 인식하면서, 동시에 자아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갖는 것이 그것이다. 종교적이면서 현실적인, 현실적이면서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비약을 가능하게 하는 삶의 원리가 이들 서사시로 구현되어 있다고 하겠다. 이는 나아가 조선조의 쟁점이었던 리기철학과 맞물리기도 한다는 점을 살폈다. 지상에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초월적 존재의 원리에 기대는 <초공본풀이>와 이황의 주리론, 지상의 문제는 지상의 문제로 대립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사회 규범으로서의 리를 제시하는 이이이 철학처럼 원강아미와 장자가 대결하고 원론적인 해결이 주어져서 기대를 어긋나지 않게 하는 <이공본풀이>, 초월적 원리나 사회적 규범 대신자아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표면에 내세우는 <삼공본풀이>와 서경덕이나 최한기의 주기론이 상당한 정도로 닮아 있음을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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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는 한국의 대표적 건국신화인 <주몽신화>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이며, 자청비는 제주도에서 행해지고 있는 큰 굿 중 농경신에 대한 제의에서 불리고 있는 <세경본풀이>의 주인공이다. 이처럼 다른 전승맥락을 가진 두 신화는 한반도 북쪽과 남쪽에서 생성·전승되며, 서사 내 행위 범주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두 신화의 여성 주인공인 유화와 자청비는 농경 유래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며, 이들은 다른 신화의 주인공들에 비해 여성으로서의 삶과 운명을 잘 보여주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특히 두 여성 인물은 남성과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국면을 맞이하고, 남성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수립해 간다는 데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두 여성 인물들은 농경신으로서의 정체성을 남성들과의 대립적 관계속에서 확립시켜 간다. 천상의 남성인물, 자신을 추방하는 친부, 감금 혹은 겁탈하려는 남성들, 이들과의 대립 체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색하고, 기존 질서체계에서 벗어나며,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을 성숙시킨다. 더욱이 두 여성 인물은 모두 애초의 정인과 재결합하지 못한 채 새로운 관계 형성을 통해 농경 원리를 형상화한다. 이것은 여성에 의해 혹은 여성성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문화와 세계에 대한 발견이기도 하다. 남성과의 결합이 아닌 자생력을 갖춘 대지의 생산력을 획득한 것이다. 최초의 곡식 씨앗은 유화와 같이 땅속에서 유폐되어 자신을 죽여가며 새로운생명을 가꾸는 것이다. 유화는 기존의 남성들로 대표되는 세계와 결별하고 자신의 아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개창했다. 자청비 역시 문도령이아닌 정수남이를 선택함으로써 수렵문화 체제에 드디어 농경을 전파하며 농경을 위한 목축문화 체계를 새롭게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두 농경신은 곡종의 전파라는 업무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삶과 죽음, 재생으로 반복되는 농경의 원리와 그 속에 담긴 생명과 결실의 의미를 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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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의는 생애담 이야기판의 의사소통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까지 구비문학 연구에서 비교적 간과되었던 ``발화행위``를 중심으로 생애담을 분석하여, 생애담의 화자가 이야기 그리고 청자와 맺는 관계를 체계화하고자 하려는 것이다. 생애담의 이야기판에서 발화 주체는 발화된 주체와 자신을 분리하고 발화된 주체를 전달해야하는 메시지로 규정한다. 이 과정에서 발화된 주체를 구성하는 에피소드들은 발화 주체가 조사자의 위치에 자리매김 됨으로써 선택된다. 한편 발화 주체는 발화된 주체를 평가하는 언술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는데 이는 이야기를 듣는 청자들로 하여금 발화된 주체에 대해 일정한 태도를 갖게 한다. 그리하여 조사자는 화자와 등장인물의 위치에 자리매김 됨으로써 그들의 시선으로 발화된 주체를 평가한다. 이와 같은 자리매김 양상을 통해 우리는 경험담의 연행현장에서 발신자(``발화 주체``)가 가치 있는 메시지(``발화된 주체``)를 수신자(조사자)에게 성공적으로 전달하는 의사소통 상황을 예상하게 된다. 그러나 경험담의 화자들은 더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구연을 끝내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는 끝도 없다고, 밤을 새도 모자란다고 말한다.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화자들은 세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끝도 없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처럼 말로 다 못할 "그런 세상"을 살았다거나 밤새 해도 다 못한다는 언술이 생애담 구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현상이 화자의 개인적인 특징이 아니라 생애담의 보편적인 언술이라는 점은 분명 그것이 생애담의 구연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군더더기처럼 보이는 이와 같은 언술 그리하여 의사소통 자체에 균열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발화가 반복되는 현상과, 모두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고 모두 말하지 못했다고 단언하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현상을 검토했다. 본고에서는 이야기를 아무리 계속한다고 해도 청자들이 "그런 세상"에 도달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은 도달 불가능성이 즉, 이야기 안에 있는 이야기 이상의 무엇을 가리키는 "그런 세상"이 바로 화자의 삶의 가치를 보증한다고 보았다. 자신의 삶이 현실 속 수신자에게 이해되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며, 현실의 청자는 그것의 진면목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있기 때문에 화자들은 다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애담의 화자가 자신의 진정한 생애라고 여기는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하지 못한 나머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박점례 화자는 "그런 세상"이라는 결여와 자신을 동일시한다고 볼 수 있다.

출산경험의 서사화와 현대 태몽담 -뱀꿈을 중심으로-

박상란 ( Sang Ran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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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산경험의 서사화 방식의 측면에서 현대태몽담 중 뱀태몽담을 논한 것이다. 우선 뱀태몽담의 구조는 뱀상징에 대한 태몽주체의 반응으로 되어 있다. 반응의 양상은 크게 애착과 꺼림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뱀태몽담의 이러한 구조적 특징에 의하면 뱀상징의 의미는 느닷없음, 놀람(두려움)의 대상, 호감의 대상이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의 몇 가지속성들을 의미하는데 느닷없음은 운명적 속성, 놀람(두려움)의 대상은 두려움과 고통의 속성, 호감의 대상은 기대와 두려움 등 이중적인 성격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임신과 출산의 속성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에 치마 속으로 들어온 뱀 모티프와 딸기 덩굴 속의 뱀 모티프가 있다. 전자는 뱀상징 특유의 속성과 구조를 통해, 임신과 출산의 운명적 성격, 고통, 성적 수치심을, 후자는 예쁜 뱀이라는 특징적인 뱀상징과 탐색담 구조를 통해 출산경험의 신기한 속성과 갈등적 측면을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 두 모티프는 뱀태몽담 중에서도 출산경험의 음울한 측면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라 본다. 또한 상징의 윤색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 있어 남아선호 경향에 긴박된, 여성의 부담감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출산경험의 서사화 방식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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