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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9030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3권 0호 (2017)

윤동주 시의 세계 이해 - ‘밤’과 ‘성찰’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고봉준 ( Ko Bong-jun )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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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는 오랫동안 민족적 ‘저항시’라는 맥락과 자아의 내면이 투영된 ‘서정시’라는 맥락에서 각 해석되어 왔다. 우리에게 윤동주라는 이름은 저항시의 기호이거나, 서정시의 기호로 간주되었고, 그의 시가 보여준 식민지 치하의 가난과 슬픔, 그것에서 기원하는 부끄러움과 신념에 대한 신앙적 염결성은 근대적 서정시의 전범으로 이해되었다. 최근 들어 윤동주의 문학은 ‘민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고 있으나 그의 시가 보여주는 발화의 양상은 여전히 서정시의 정수로 평가되고 있다. 이 논문은 ‘밤’과 ‘고백’을 중심으로 윤동주 시의 서정성을 해명하고자 한다. 윤동주의 시에는 ‘밤’이라는 시어가 명시적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물론 시간적 배경이 ‘밤’으로 설정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선행연구들에서 이 ‘밤’은 ‘어둠’과 더불어 부정적 현실 인식이나 비극적 세계관을 가리키는 이미지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윤동주의 시에서 ‘밤’은 식민지 상황에 대한 알레고리로 단순화할 수 없다. 특히 그가 ‘동시’의 세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시작(詩作)을 시작한 1939년 이후에 창작된 작품들에서 ‘밤’은 단순한 시간적 기호가 아니라 ‘밤’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휴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험, 그리하여 ‘시(詩)’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계기로 등장한다. 윤동주의 시에서 ‘밤’은 늘 잠을 자다가 깨거나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이다. 그리고 윤동주의 시는 이 ‘밤’의 도래에 대한 화자의 응답이라고 읽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논문은 그동안 주목되지 못했던 두 편의 산문(「달을 쏘다」와 「별똥 떨어진 데」)을 포함하여, 해석적 다양성으로 인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또 다른 고향」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시도했다. 우리의 경험이 증명하듯이 ‘밤’은 인간의 내밀하고 깊은 부분과 관계 한다. 그것은 빛의 지배를 벗어난 시간이라는 점에서 이성이 아닌 감성, 노동이 아닌 휴식의 시간이다. 이와 달리 윤동주에게 ‘밤’은 무엇보다도 성찰과 고백의 시간이었으니, 이는 그의 글쓰기가 ‘밤’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의미인 동시에 그에게 ‘시’는 곧 성찰과 고백 행위였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윤동주에게 있어서 ‘밤’과 ‘시’, 그리고 서정시적 고백과 성찰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무엇보다도 ‘밤’은 고백과 성찰의 시간이었고, 그런 한에서 그것은 ‘시’의 시간이기도 했다.

윤동주 시의 저항성과 탈영토적 상상력

조은주 ( Cho Eun-joo )
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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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윤동주 시의 ‘저항성’을 재고하고 이를 ‘노마디즘’을 통해 새롭게 분석한 것이다. 노마디즘은 영토나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떠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불모지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일체의 방식이다. 윤동주는 만주국을 역사적 모순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노모스적 폭력의 공간으로 이해한다. 제국주의적 지도를 벗어나는 방식은 끊임없는 유랑을 통해 이루어진다. 윤동주는 국가장치의 한계에 저항하는 노마드적 유랑을 펼쳐 보인다. 유랑의 가운데 만나는 소외된 주변부의 타자들과 ‘슬픔’을 통해 교감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하는 상상력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슬픔’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라 온갖 박해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진리를 지키는 참된 마음이다. 슬픔의 주체들이 서로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순간 진정한 감정적 공유가 이루어진다. 국가권력에 의한 영토화는 ‘오줌’과 ‘눈’으로 그린 리좀적 지도에 의해 거부된다. 리좀적 지도는 울타리가 있는 고정적 공간이 아닌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없고 끝없는 탈주가 가능한 공간, 즉 ‘흐르는거리’의 이미지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윤동주 시인은 파격적인 공간 감각을 도입하며 창조적인 탈주선들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그가 도달하고자 하는 ‘진정한 고향’은 물리적 고향과는 거리가 먼 ‘또다른 고향’, “到着하여야할 時代의 停車場”이라고 할 수 있다.

‘많기도 한 밤들’과 시(詩): 윤동주 시의 ‘반복’에 관하여

홍성희 ( Hong Sung-hee )
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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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윤동주의 시에서 부각되는 반복의 문제를 새롭게 이해해보고자 한 글이다. 윤동주의 화자는 우물로 거듭 되돌아가고, 밤마다 별을 헤며, 매일 뜯기고 다시 생기는 간(肝)의 주변을 빙빙 돌고, 내일이나 모레나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쓴다. 이렇게 특정한 행위를 반복하는 상황은 기존 연구에서 자아의 ‘분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상정되면서, ‘통합’ 혹은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끝내 지양되고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윤동주의 시에서 화자의 ‘행위’의 반복은 그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시간’이 반복의 방식으로 경험된다는 사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그것은 동일성을 이루고 있어야 할 자아가 ‘분열’되어 발생하게 된 ‘사태’라기보다는,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자가 그 매일을 언제나 반복되는 ‘오늘’로 감각하게 될 때에, 즉 ‘내일’ 도래할 것으로서의 ‘구원’이 영원히 지연되는 가운데 삶을 여전히 유의미한 것으로 마주하고자 취하게 되는 특정한 삶의 ‘방식’이자 ‘태도’로 읽힌다. ‘오늘’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자로서 윤동주의 화자는 특정한 행위를 거듭함으로써 ‘반복’ 속에서 ‘자기 이화(異化)’를 발생시키고, 자신의 삶과 죽음의 자리가 바로 그 ‘새로워짐’의 자리로서 구원 가능성을 되새길 장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 간곡한 바람의 흔적을 쫓아 이 글은 ‘부끄러워하는 행위’, ‘참회하는 행위’로 구체화되는 ‘자기 이화’가 어떻게 세계 전체를 부끄러운 곳, 참회해야 할 곳으로 전환시키는가에 주목하여, ‘참회록’으로서의 윤동주의 ‘시’가 지금-여기의 세계를 새로워 질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는 곳, 즉 구원 가능한 곳으로 갱신시키는 방식을 살피고자 했다. 자신을 ‘참회’의 방식으로 내어줌으로써 세계에 구원 가능성을 새겨 넣고자 하는 윤동주의 ‘쓰기’ 행위는, ‘반복’으로서의 삶 자체를 영원히 환대하는 것이자 그 삶이 언제든 새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끝끝내 지켜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믿음’은 도일(渡日) 이후 다른 양태를 보이게 되는데, 끝으로 그 ‘전환’을 확정적으로 독서해내는 일의 불가능성을 지적함으로써 이 글은 윤동주 시 자체가 끊임없이 되살아지는 그 ‘반복’으로서의 삶과 ‘쓰기’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피고자 했다.

일본 고등학생들이 읽은 윤동주

심원섭 ( Shim Won-sup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127-152 ( 총 26 pages)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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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치쿠마서방과 일본 문부성과의 지난한 교섭 과정 끝에 2000년 탄생한 고교 교과서 『정선(精選)현대문B』는 일본의 중고등과정 교과서 중 유일하게 윤동주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교과서다. 그 속에 일본 시단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 이바라키 노리코의 에세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에세이는 「서시」, 「쉽게 씌어진 시」, 「아우의 인상화」를 인용하면서 윤동주의 시와 생애를 요약적으로 해설한 글이다. 이바라키 노리코는 이 속에서 ‘청렬’한 청년 시인과 일본제국주의의 야만적 폭력을 대비시키며 윤동주의 비극적 죽음을 부각시켰다. 교과서의 ‘지침’과 ‘과제’ 역시도, 순수한 청년시인을 제국주의 일본이 살해한 역사적 사실을 현대 일본인이 고통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상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이 교과서가 학생들이 균형적인 역사의식을 가진 일본인으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교육 목표 아래 윤동주를 교재로 채택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 점은 ‘독립운동가’로서의 윤동주 이미지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학계의 일부 경향과는 다소 다른 해석 전통이 일본에 존재하고 있음 역시도 보여주는 예 라고도 할 수 있다. 2016년 기치죠여자고등학교 교감 하기와라 시게루 씨의 지도로 문집 형태로 간행된 『수상(隨想)「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바라키 노리코) 감상문집』은 이 교과서가 일본고등학생에게 어떻게 교육되고 읽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선명한 예다. 학생들의 감상문 속에 주류적으로 나타난 반응은, 옛 일본인이 윤동주 같은 순수한 청년 시인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고통이었다. 또한 윤동주를 통해 식민지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피차별을 추체험하는 공감 내용 역시도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편 윤동주의 특정 시구를 지배와 피지배자간의 대립으로 무리하게 환원시켜 보는 도식적 해석 경향이 일본의 교육 현장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감상문도 있었다. 윤동주의 시를 깊이 읽은 예도 산견되었다. 윤동주가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스타일의 인물이었다는 지적, 그의 상상력이 청년기의 미숙성의 소산이라는 지적, 그의 ‘별’이 죽음의 이미지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는 지적 등은 수준 높은 견해 라고 생각되었다. 윤동주를 일본의 만화 『맨발의 겐』과 연결지어 읽은 예는 반전평화운동의 한일연대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서, 윤동주가 현대 일본의 정치사 속에서 순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였다.

『제국신문』 잡보란 연구-신자료 지면확대판(1907.5.17~1909.2.28)을 중심으로-

강현조 ( Kang Hyun-cho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155-193 ( 총 39 pages)
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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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지금까지 제한적인 접근만이 가능했던 1907년 5월 17일부터 1909년 2월 28일까지의 『제국신문』 발행분 중 잡보란 기사에 대한 통계적 분석 및 같은 시기에 발행되었던 순국문판 『대한매일신보』와의 기사 비교 분석을 통해 이 시기에 발행되었던 여타의 근대초기신문과 구별되는 『제국신문』의 매체적 성격을 규명해 보고자 하였다. 먼저 전문(全文) 입력 파일을 토대로 하여 월별 기사 건수 및 분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신문사의 재정적인 상황과 기사량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해 정간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기사량은 감소세를 보였다가 재정 문제의 해결로 속간이 이루어지는 시점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사실은 정론성과 계몽주의적 이념을 표방하는 경향이 강했던 근대초기신문의 경우도 물적 토대의 뒷받침 없이 매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는 힘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이 논문에서는 의병과 여성 등 특정 주제어를 중심으로 지면확대판 『제국신문』 잡보란 기사와 같은 시기에 발행되었던 순국문판 『대한매일신보』와의 기사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의병’이라는 단어의 경우 등장 횟수 및 분량에 있어서는 『제국신문』과 『대한매일신보』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용법에 있어서는 두 신문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였다. 『제국신문』은 의병을 비도 혹은 폭도로 지칭하는 경우가 매우 많은 반면 『대한매일신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었다. 또한 『제국신문』의 경우는 1908년 7월 이후부터는 의병을 부정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일관되게 사용한 데 비해 『대한매일신보』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제국신문』이 『대한매일신보』에 비해 의병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나아가 통감부로 대표되는 일제 당국의 정책에 더 순응적인 경향을 띠고 있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다음으로 두 신문의 차이가 여성 관련 기사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에 등장하는 ‘부인’과 ‘녀□’는 물론이거니와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에 등장하는 ‘계집’과 ‘쳡’이라는 단 모두 『제국신문』이 『대한매일신보』에 비해 빈도와 분량면에서 월등히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같은 국문 신문이라 하더라도 지면확대판 『제국신문』이 여성 독자층을 좀 더 중시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판단을 통계적으로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제국신문』이 교육과 계몽을 다룬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뿐만 아니라 선정적이거나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유도할 수도 있는 기사의 산출에도 적극적인 신문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부정적 기사의 경우 서사적 구성을 갖춘 장형화 사례들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조사 결과 약 4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기사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과 함께 독자들의 주목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발생시키는데, 여기에는 비판과 경계를 통한 교훈의 전달이라는 계몽적 의도보다는 선정적인 소재와 내러티브의 활용을 통해 독자의의 흥미 내지는 신문 구매 의사를 조장하기 위한 상업주의적 전략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였다.

『제국신문』 잡보 '하위란'의 형식 실험과 수사적 전략

권두연 ( Kwon Du-yeon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195-243 ( 총 49 pages)
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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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신문》은 1900년부터 시사 기사들을 별도의 독립된 형식으로 게재하기 시작했고 간헐적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다양한 양상으로 이를 변주하는 형식 실험을 시도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일련의 형식을 잡보 '하위란'으로 명명하고 그 형식 실험의 양상과 수사적 전략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잡보 '하위란'이 시사적인 유형 외에도 전통적인 기담이나 고사, 소화, 잡가, 가사와 같은 익숙한 양식은 물론이고 대화체나 문답체, 독자 투고와 현상모집 등 새롭게 대두된 양식들을 다양하게 활용하였음을 고찰하였다. 또 잡보의 일반 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목을 부여함으로써 전달하려는 의미를 환기하고 주제의 전달성을 강화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다양한 형식에 담으려고 했던 내용들이 주로 정치 및 시사에 대한 세태 풍자와 비판이었다. 이는 논설의 약화와 검열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 가운데 하나였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잡보 '하위란'이라는 장치는 기존 매체의 지면으로 구획되거나 포섭되지 않는 글쓰기 양식들의 출현이자 동시에 근대 초기 한글을 매체 언어로 삼아 저널리즘적 글쓰기를 시도한 《제국신문》의 중층적이면서도 혼종적인 성격을 방증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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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기존의 사료(史料)가 아닌 새로 발굴된 1900년대 『제국신문』 자료, 특히 「잡보」와 증언 기록을 바탕으로 대한제국의 문화적 기억이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자장 안에 존재했던 대한제국의 역사는 일본의 제국주의가 확장되는 침략과 식민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일본 제국주의를 경험한 근대 동아시아 역사의 갈등의 본질이 문화적 기억과 닿아 있다면, 대한제국에 대한 기억들이 집단정체성의 의미를 지닌 문화적 기억으로 정식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 글에서는 당대 일상에서 경험되고 증언되고 기억되어 회자된 사건을 기록했으나 지금까지 발굴 공개되지 않았던 개별적 증언 기록들에 주목했다. 그것을 통해 대한제국에 대한 지금, 여기의 문화적 기억이 구성된 방식을 살펴보았다. 특히 이 글에서는 역사적으로 대한제국의 시대이자 일제의 패권주의에 의해 동아시아의 근대가 구성되기 시작했던 1900년대, 멜로드라마적 속성들이 대한제국에 대한 지금, 우리의 문화적 기억을 구성하는데 일종의 사회적 상징코드로 반영된 점에 주목했다. 새로운 세계(구체적으로는 근대 세계)의 고난과 불안정성을 갈등 요소로 선택하고 전근대적 윤리와 도덕을 지닌 선한 사람들을 통제 불가능한 힘과 대면케 하는 멜로드라마의 속성은 일견 근대와 일제라는 착종된 모순된 현실을 동시에 선택할 수 없었던 대한제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시대와 연동된 멜로드라마적 재현은 일종의 사회적 코드로 기능했고, 사회적 정동효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 글에서는 멜로드라마적 재현이라는 사회적 틀 혹은 문화적 도구를 통해 매개되는 기억의 방식, 곧 새로 발굴된 기억(memory)의 내용이 아니라, 기억하기(remembering)라는 행위에 주목했다. 지금, 여기 사회공동체의 문화적 기억으로 전승된 기억이 그 시작에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묻고자 한 것이다. 이 글에서 분석틀로 삼은 ‘멜로드라마적’이라는 속성은 대한제국 시기 사회적 상징코드로 부상하여 대중적 호응을 획득했고,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와 유사하게 일종의 문화적 도구로 기능하며, 대한 제국의 문화적 기억을 매개하는 사회적 틀로 작동했다. 대한제국에 대한 문화적 기억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상징코드로 작동한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구조는 가학적 반식민주의, 무기력한 근대성과 멜랑콜리와 같은 정서를 결집시켰고, 그것은 지금, 여기의 대한제국에 대한 역사적 지(知)를 구성하는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역사를 기억한다는 행위는 치열한 기억의 전쟁을 필요로 한다. 근대 동아시아 일본 제국주의의 자장 속에 존재했던 대한제국의 문화적 기억의 장은 지금, 우리에게 망각될 수 없는 논점을 드러낼 때 그 탐색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역사는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지금, 여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1907년 이후, 『제국신문』 외보란의 담론 구성 방식

김현주 ( Kim Hyun-ju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297-334 ( 총 38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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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목적은 1907년 이후 『제국신문』에 게재된 외보란을 중심으로, 국제 관계를 조망하면서 외보란에 구축된 심상지리와 그것이 생산한 특정한 담론을 분석하는 것이다. 1907년 이후, 『제국신문』은 편집체제를 대폭 변경하면서 근대 체제에 대한 이해를 대중적 지(知)로 확산시키는 데 주력한다. 특히 외보란은 독자에게 시국의 정형, 즉 일본을 포함한 국제정세의 역학관계를 알려주고, 다른 나라가 혁명과 독립의 과정을 통해 근대국민국가로 탄생해가는 소식을 전해줌으로써 세계 이해에 대한 일정한 질서화된 개념을 형성시킨다. 그러한 질서화를 통해 세계에 대한 심상지리와 안목을 구축하는 것이 민지 개발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동시대의 다른 신문들의 외보란과 달리, 『제국신문』 외보란은 보도 내용에 따라 사실 보도에 논평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자강의 논리와 반일 담론이라는 인식적 정향을 구축해 간다. 요컨대 『제국신문』 외보란에서는 캐나다, 터키 등 타자의 정치학을 보도하면서, 정치적 무력 대응보다는 자강의 논리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근대적 제도로의 변화, 강대국들과의 우호적인 외교 교섭, 혁명당과 같은 정치적 혁신 세력의 등장을 자강의 요건으로 제시한다. 또한 『제국신문』은 국제적 역학관계를 활용하여 일본을 견제하고 비난하는 담론을 구축하는 한편, 강대국이 주력하는 군비경쟁을 통해 침략주의적인 면모를 비판한다. 여기서 일본과 침략주의 속성에 대한 비판은 문명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 즉 정신문명의 회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러나 도의의 논리에 근거한 저항 담론은 현실적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다만 『제국신문』 외보란을 통해 구축된 반일담론은 점진적 개혁론의 편집기조에 타당성을 부여할 뿐이었다.

이기영의 <두만강> 서사 구조 연구

조정래 ( Cho Jung-rae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337-362 ( 총 26 pages)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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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50년대 장편/농민/역사소설에 대한 연구’의 한 부분으로 기획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두만강>의 서술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찾아보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이 작업을 통하여 추후 동시대에 나타난 다른 역사농민소설들과 비교해볼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두만강>의 서술적 특성 세 가지를 추려보았다. 첫째 <두만강>이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동안 공간 배경을 확장시켜가면서 서사의 폭을 증폭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둘째 시간 배경의 설정을 통해 역사적 맥락을 구체화시키려 하고, 이를 위해 특정한 사건을 먼저 선택하여 역사적 배경으로 삼고 인물과 사건을 이에 맞추어가는 방식으로 서사를 구성했다는 것, 셋째 초반에는 전통적인 전지적 시점에 의존하면서 묘사를 많이 활용하다가 진행될수록 주석적 서술이 많아지고, 후반에는 편집자적 서술이 지배하게 되는데, 이 서술 방식은 삽화, 사건들을 동일한 구조로 반복하면서 사건들의 연쇄과정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위와 같은 특성은, 이 작품이 지닌 문학사적 배경을 고려할 때 이념 우선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또 정치적 의도에 의해 창작이 이루어진 탓이기도 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두만강>이 보여주는 민족의 자부심과 독립정신, 그리고 큰 폭의 화면에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 그리려는 의욕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삶과 환경의 면밀한 관련성, 인간들의 삶과 호흡을 이미지로 승화하는 역사소설의 궁극적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은 안타깝다. 그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이 논문에서 찾아본 특성에 따르자면 시간과 공간의 설정이 삶에서 유리되어 있고, 결정론적 관점이 리얼리즘을 억압해서 사건들을 통해 상상력을 펼치고 전망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든 탓이 크다고 본다.

해방 감각과 기억의 발화 양상-해방1주년기념시집 『거류』를 중심으로

이지순 ( Yee Ji Sun )
한국문학연구학회|현대문학의 연구  63권 0호, 2017 pp. 363-402 ( 총 40 pages)
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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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해방1주년 기념시집 『거류』가 해방을 기억하고 기록할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의 의미를 내포하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기념시집은 북예총 상임위원이자 『거류』의 편집자였던 한설야가 지닌 욕망과 무의식이 반영되었다. 서울중심의 중앙문단에서 소외되었던 작가와 재북 작가를 중심으로 선정함으로써 문단 재편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예총과 소군정 관련 인사가 비슷한 비율로 참여한다는 점도 특기할 만 하다. 『거류』는 북예총과 북문예총 사이,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와 북조선인민위원회 사이, 조선로동당 북조선분국과 북조선로동당 사이에서 출간되었다. 해방1주년은 급격한 정세 변화와 문화적 지형 변화가 이루어지던 때였으며, 동시에 민주개혁의 성과가 가시적인 때였다. 이 사이에서 시집이 기억하는 해방은 역사적 기억의 현장성을 선명히 보여주며 격정적 감정을 호출하였다. 해방 이후는 해방 전과의 명암대비로 나타난다. 해방의 주역으로 소련과 김일성이 각각 빛의 상징투쟁을 벌이긴 하나, 해방 후를 지배하는 태양의 알레고리는 새 역사와 김일성을 중첩하는 경우가 많아 북한 문학의 수사적 전통의 기원이 이미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거류』는 흥분된 어조로 해방의 감격을 재현하는 동시에 민주개혁 이후의 성과는 평양중심이라는 공간적 전회로 표출되었다. 서울/남쪽과 평양/북쪽의 대비, 민중/인민의 대비는 해방 후 새로운 문화와 국가 건설의 주도적 공간과 주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해방, 김일성, 항일투쟁, 건국의 핵심어들은 해방의 기원을 밝히려는 시도가 정치적 상상력과 문학의 연동으로 ‘해방 기념’의 기치 아래 놓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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