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관용어법은 그 양이 풍부하여 최근 언어학자 및 속담연구자들의 집대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미개척분야로 남아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어 고유 관용구에 대한 연구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까지도 국어학계가 `한문계` 관용구를 선호해 온 데서 찾아볼 수 있겠다. 특히 거의 모든 사전학 연구에서 배제되다시피 한 한국 구전문학에서 유래한 관용구(`우리말 고사성어`/김준영)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이런 관용구들 다수는 속담보다 그 의미가 불투명하고 때론 다의성을 지니고 있어 한국어가 아닌 타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번역가들에게 어려움을 준다. 이 소고에서는 그런 종류의 관용구 10개로 구성된 자료체를 기초로 언어학적 기능의 특성뿐만 아니라 `문화전이`면에서의 문맥 밖 관용구 번역 문제도 다루어 보았다. `문화전이` 면에서 `등가 관용구` 또는 `준 등가 관용구`, `직역 주해`와 `준 창작` 기법을 실험적으로 시도했는데 그 중 직역주해 방법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 (문화전이 충실도 면에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두 방법의 유효성을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보다 폭 넓은 문맥 내 관용구로 구성된 자료체를 기초로 한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서만이 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맥을 통한 연구는 다음 과제의 목표로 삼고 이번 연구가 그 준비 작업의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