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의 성공적 적용과 활용은 정확한 번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번역이라는 개념 또한 출발언어와 목표언어의 분절구조가 일치하지 않는 데서 기인하는 문제들로 인해 그 시도가 무색해 지는 경우가 있다.
위 글에서 필자는 독어의 형용사, 부사가 의미론의 층위에서 다의적, 주관적으로 해석 가능한 것은 한국어 번역에서 난제로 작용한다는 사실과 통사적 층위에서 인칭대명사의 지시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 번역자가 부딪히는 어려움에 대해 약술했다. 그 밖의 어려움으로는 예컨대 같은 낱말이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 번역자는 이것을 목표언어에서 한 낱말로 통일할 것인지 서로 다른 용어를 고안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모국어 화자에게는 어쩌면 가상문제로 여겨질 수 있는 이러한 번역상의 난제들이 어쩌면 영어에서 독일어 그리고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지불식간에 파생된 문제는 아닌지 추측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