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대만의 ‘섬 나라’ 경험이 갖는 동아시아적 함의에 주목한다. 이를 재조명하기 위해 전후 새로운 세대의 역량에 기반한 ‘대만 독립’ 이데올로기의 기원이 되는『대만정론』 잡지에 주목하여, 먼저 그것이 갖는 정치사적 맥락을 당외운동과의 관련 속에서 정리하고, 나아가 이 잡지가 냉전/분단의 맥락에서 대만 독립 담론을 구축하기 위해 ‘자유주의’를 전유하는 방식을 고찰했다. 마지막으로『대만정론』과 1970년대의 재역사화를 위한 문제의식을 도출하고자 했다.
기실, 『대만정론』은 국민당이 1950∼60년대에 형성한 국민경제를 물질적 기초로 해서, 일정한 계급적 기반에 기대어, 전후 성장한 본성인 세대를 중심으로 정치적 민주화를 요구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외교의 현실주의, 내정의 법치, ‘섬’ 유형의 경제 등과 같이 국가, 정치, 경제의 ‘대만화’를 기치로 하면서, 이민국가론 및 반공민주론과 같은 사회통합론과 이데올로기적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논리는 국민당의 양보를 끌어내고, 당외운동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민주진보당의 창당 및 정권 교체로 이어졌지만, 『대만정론』의 핵심 성원의 성찰과 비판에서 보듯이, 대만의 국제적 고립 및 대만 사회 내부모순의 심화 등의 한계를 노정했다. 결국, 국민당에 의해 진행된 경제적 ‘대만화’, 국민당의 양보와 당외운동의 성과가 결합하여 달성한 정치적 ‘대만화’에 대한 성찰을 밑바탕으로 해서, 대만의 대외적 ‘고립’과 대내적 ‘모순’의 심화를 해결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찾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