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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어문화검색

Journal of Korean Language and Cul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언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1576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한양어문(~2001) → 한국언어문화(2001~)
논문제목
수록 범위 : 75권 0호 (2021)

≪우리말샘≫에서 드러나는 성차별적 양상에 대한 논의: 성별 관련 신어를 중심으로

공나형 ( Kong Na Hyung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5-34 ( 총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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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우리말샘≫에 등재된 성별과 관련된 신어를 대상으로 성차별 양상을 비판적 사전 담화 분석적 관점에서 논의한 연구이다. 지금까지 언어 사전과 관련한 국내 연구는 대체로 언어 내재적 관점에 치중되어 이루어졌다. 그러나 사전 언어는 사전 편찬자들의 사회 문화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합의의 결과와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언어의 사회적 실천이라 볼 수 있다. 본고는 이와 같은 관점에 근거하여 ≪우리말샘≫을 올림말, 뜻풀이, 용례의 3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성별과 관련한 사전 언어의 재현 양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고는 사회언어학적 관점에 기인한 언어 사전의 편찬이 그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진단적 노력이 함께 필요함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사전 언어에 대한 윤리적 규약을 마련하는 것으로 달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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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學捷徑(초학첩경)≫은 1908년 한승곤이 지은 국한혼용문의 국어 교과서다. 근대계몽기에는 학교의 설립과 더불어 학교에서 사용하기 위한 교과서의 편찬이 이루어졌다. 근대식 학제가 도입된 초기에는 학부에서 먼저 교과서를 펴냈고 이후 개인 또는 민간단체에서 교과서를 발간하였다. 한승곤은 사용 문자를 달리하여 초학자를 위한 국어 교과서를 여러 종 집필하였다. 그러나 이 교과서들은 기존의 연구에서 주목받지 못하였다. 이에 본고에서는 우선 ≪초학첩경≫의 서지사항과 구성을 살피고 초판과 개정판의 내용을 비교하였다. 또한, 한승곤이 펴낸 순국문 국어 교과서인 ≪국문쳡경(국문첩경)≫과의 관련성도 살펴보고자 하였다. ≪국문첩경≫과 ≪초학첩경≫은 비슷한 시기에 편찬되었으나 사용 문자에서 차이를 보일 뿐 아니라 구성 및 내용 면에서도 다른 점이 있다. ≪초학첩경≫ 1권의 본문 중 29개의 학습 자료가 ≪국문첩경≫의 본문과 비슷하거나 같고 26개의 학습 자료가 ≪신뎡국문쳡경(신정국문첩경)≫의 본문과 비슷하거나 같다. 사용 문자를 바꿔 쓴 경우를 제외하고 수정의 유형을 분류하면 단어 단위에서 유의어로 수정된 경우, 문장 단위에서 문장이 추가 혹은 삭제된 경우가 있다. 2권의 본문은 ≪국문첩경≫과는 관계가 없다. ≪초학첩경≫은 1910년 통감부의 교과용 도서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 하나로 기독교 학교에서의 사용 인가를 받았으나 이후의 검정은 통과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1912년 ≪초학첩경≫의 개정판인 ≪改正初學捷徑(개정초학첩경)≫이 출판되었다. ≪개정초학첩경≫은 1914년 조선총독부의 교과용 도서 검정을 통과하여 사립 기독교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초판과 개정판을 비교해 보았을 때 체제나 내용의 구성 면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본문의 일부 문장이나 단어가 수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수정된 경우다. ‘우리나라, 국문, 태극기’ 등의 단어는 수정 또는 삭제되었고 깃발이나 지리에 대한 글이 일본의 깃발, 지리에 대한 글로 교체되었다. 이 외에는 ≪초학첩경≫에 쓰인 서북 방언이 ≪개정초학첩경≫에서는 중앙어로 바뀐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어 교재 대화문에 나타난 의사소통 전략 양상

김정숙 ( Kim¸ Jungsook ) , 조위수 ( Cho¸ Wisu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63-85 ( 총 23 pages)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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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국어 교재의 대화 텍스트를 분석하여 대화문에 의사소통 전략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핌으로써 한국어 교재의 방향성 제시 및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문헌 연구를 통해 의사소통 전략을 개념화하고 대화문 분석에 사용할 전략을 유형화하였다. 분석 대상은 2007년 출판된 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용되는 통합 교재 ≪연세 한국어≫와 통합 교재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에 한국어 기능 분리 교재로 재도입을 시도한 ≪경희 한국어 말하기≫, ≪경희 한국어 듣기≫이다. 분석 결과 직접적 전략은 통합 교재에서만 나타났으나, 이외에는 비슷한 경향을 띄고 있었다. 분석 교재는 모두 초급보다는 중·고급 단계에서 의사 소통 전략의 사용이 많았고, 세부 전략에서는 상호적 전략 중 반응 전략의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는 한국어 교재의 전체를 분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는 점은 한계이나, 대화문 분석을 위한 의사소통 전략 목록을 선정하여 양상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 ‘문법’ 전문용어의 개념 조화

엄태경 ( Eom¸ Tae Kyoung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87-117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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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국어 교과 ‘문법’ 전문용어를 비교ㆍ분석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용어의 통합 방법을 모색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남북 언어 통합 과정에 사용되었던 형식 중심의 통합 방법을 지양하고 ‘개념 조화’를 바탕으로 한 ‘개념 우선’ 중심의 실질적 통합 방안을 실제적으로 검토하였다. 이 글은 전문용어의 조화를 ‘개념 조화’, ‘개념 체계 조화’, ‘개념 정의 조화’로 나누어 살폈다. ‘개념 조화’는 남북의 개별 용어가 가지는 개념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① 동일 개념, ② 부분 중복 및 포함 관계 개념, ③ 불일치 개념’의 사례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개념 체계 조화’는 여러 개념 체계를 정리하여 단일한 개념 체계를 정립하는 조화 활동이다. 이 연구에서는 ‘① 중복 및 포함 관계를 보이는 개념 체계, ② 다른 개념 체계에는 없는 개념 체계를 조화하는 사례, ③ 개념 체계의 구조가 다른 사례’를 각각 살펴보았다. ‘개념 정의의 조화’는 개념 조화 및 개념 체계 조화의 결과를 정의에 반영하는 활동이다. 본문에서 살펴본 ‘홑받침’의 예를 바탕으로 개념 정의 조화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개별 용어들의 개념 양상에 따라 조화가 가능한 예와 불가능한 예를 확인하였다.

최인훈 <구운몽>의 제목과 형식

이승수 ( Lee¸ Seung Su ) , 민선홍 ( Min¸ Seon Hong ) , 우미영 ( Woo¸ Mi Young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119-150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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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인훈의 <구운몽>(1962)을 김만중 <구운몽>(1690 즈음)에 대조시켜 서로에게 비치는 모습에서 문학사상의 연속성과 동질성 / 단절성과 개별성을 살피고, 이를 토대로 최인훈 <구운몽>의 형식 특성을 규명한 것이다. 논의는 세 단계로 진행하였다. 첫째, 제목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구운몽’은 그 자체로 한국문학 역사상 하나의 사건이자 현상이며, 향후 다른 사건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다. 최인훈의 ‘구운몽’은 현실과 미분리된 여러 환몽으로 나타나고, 영화라는 현대 문명으로 확장되었으며, 5·16군사정변으로 인한 사회적 악몽이라는 의미까지를 담고 있다. 둘째, 구조는 기호이자 의미라는 전제 아래 그 여러 특징을 살펴보았다. 최인훈 <구운몽>의 구조는 ① 사건 전개와 인물 관계에 있어 인과성과 유기성이 결여된 부정합의 이음매를 지니고 있으며, ② 이는 현실과 환몽 사이의 경계 표지 없는 흐름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지닌다. 그러한 가운데 전체를 일관하는 흐름을 만들어주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여러 여성 인물에 보이는 ‘왼 뺨의 검은 점’과 ‘처절한 바람 소리’이다. 셋째, 삽입 시문의 양상과 기능을 검토하였다. 최인훈 <구운몽>에 활용된 시문들은 김만중 <구운몽>의 그것과 달리, ① 갈등과 대결의 구도를 만들거나 불편한 현실을 드러나게 하고, ② 서사의 맥락을 일탈하여 강한 목소리로 자기 존재를 팽창시키고 있으며, ③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논변의 경향을 지닌다. 최인훈은 외적인 인과성과 유기성이 없는 부정합의 구성으로 모순과 불일치로 가득한 당대 현실을 드러내었다. 최인훈의 <구운몽>은 형식이 곧 주제이다. 외형은 환상이지만, 온몸으로 당대 현실을 증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얼리즘을 초월한 리얼리즘이라 할 수 있다.

고전 시가의 율격과 김동명(金東鳴) 시의 상관성 탐색

이홍식 ( Lee¸ Hong Shik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151-176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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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김동명의 초기 서정시에 보이는 고전 시가와의 율격적 동일성에 기초하여 김동명 시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김동명 시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김동명의 초기 시집인 ≪나의 거문고≫ 소재 시들을 고전 시가의 율격 가운데 음보율(音步律)을 기준으로 분석하여, 김동명의 시와 고전 시가 사이의 율격적 상관성을 확인하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나의 거문고≫ 소재 시 가운데 많은 작품들이 고전 시가, 특히 시조의 4음보 율격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경향이 첫 번째 시집인 ≪나의 거문고≫를 넘어 두 번째 시집인 ≪파초≫에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여, 김동명의 시와 고전 시가 사이의 친연성을 보다 분명히 드러낼 수 있었다. 나아가 김동명이 고전/전통을 어떻게 수용하여 변주하였는지 그 양상을 대략 가늠해볼 수 있었다. 더하여 김동명의 시와 고전 시가 사이의 친연성이 1920년대 중후반부터 활발히 진행된 민족주의 문학 운동 및 민족 담론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다. 최근 김동명을 ‘민족정서를 구현한 유수한 시인’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부분 민족어에 대한 관심과 <파초> 등의 시에 드러나 있는 정서와 의미를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향후 고전시가와 전통의 관점에서 이를 다시 읽으면 담론을 보다 풍성하게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학습자의 어휘적 연어 사용 양상 연구 -학습자의 모국어와 급수별 비교를 중심으로-

임근석 ( Geun-seok Lim ) , 남하정 ( Hajeong Nam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177-205 ( 총 29 pages)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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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한국어 학습자의 어휘적 연어 사용 양상을 실제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350만 어절 규모의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를 대상으로 <세종전자사전 연어사전>에서 기술된 연어 항목 중 8,870개 연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기계적 추출과 수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에서 사용되고 있는 연어 타입은 1,738개이고, 연어 토큰은 61,089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출된 연어들을 학습자의 모국어, 급수 및 문어/구어 구분에 의한 레지스터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는데, 다음과 같은 세가지 중요한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중국어 모국어 학습자와 일본어 모국어 학습자가 다른 언어 모국어 학습자보다 한국어 연어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일본어와 중국어가 오랜 시간 한국어와 접촉을 해 왔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학습자들의 급수가 올라갈수록 연어 토큰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연어 타입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 구어보다는 문어에서 연어 타입과 연어 토큰의 수치가 매우 높았다.

디지털 포엠의 시적 전략과 디카시의 변화 방향성

장노현 ( Jang Nohyun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207-232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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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국내의 ‘디카시 운동’을 디지털 포엠의 시적 전략 측면에서 검토하고 변화 방향성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디지털 포엠의 시적 전략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필자가 제시하는 디지털 포엠의 시적 전략은 역동적 문자화 전략, 멀티미디어화 전략, 인터랙션 전략, 하이퍼텍스트화 전략 등 크게 4가지로 정리된다. 역동적 문자화 전략은 시어로 사용된 문자의 비정형적 배열과 배치를 통해 문자의 시각성과 물질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문자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멀티미디어화 전략은 전통적인 문자매체를 시각적 혹은 청각적 오브제로 대체하거나 결합하는 매체 혼종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시의 경계는 크게 확장될 수 있다. 인터랙션 전략은 수용자의 참여와 소통, 그리고 공감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최근에는 시를 매개로 다수 수용자들 간에 발생하는 인터랙션이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이퍼텍스트화 전략은 시를 작은 유닛으로 쪼개고 이를 다시 링크로 연결하여 비선형적 읽기가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다. 이런 4가지 전략을 통해 디지털 포엠은 텍스트 생성적이며 수용자 중심적인 특성을 갖게 된다. 국내의 디카시 운동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포엠을 표방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통적인 시적 관행과 이론 속으로 급속하게 퇴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디카시가 과거의 시적 전통을 반복하는 또 하나의 낡은 사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디지털 포엠의 시적 전략을 충분히 활용하고 강화해야 한다. 우선 디카시는 ‘날시’를 버리고 사진 이미지를 편집함으로써 멀티미디어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디카시는 문자 유닛의 다양한 해체적 배열과 비선형적 배치를 통해 역동적 문자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닛들의 자유로운 공유 연결 리믹스의 생성적 과정이 끊임없이 발생할 수 있는 집단적 인터랙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근대 가족법의 위반과 소설적 재현 -최정희 소설을 중심으로-

조미희 ( Jo¸ Mi Hee )
한국언어문화학회|한국언어문화  75권 0호, 2021 pp. 233-255 ( 총 23 pages)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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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목표는 최정희 작품을 중심으로 근대의 법제도가 소설작품 속에 호명되는 양상을 바탕으로 문학과 법의 관계 양상을 고찰하는 데에 있다. 이것은 법이 작품 속 인물의 삶이나 서사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탐색하는 것은 물론 소설 속에 재현된 법률적 위반과 그것에 대응하는 인물의 양상을 통해 문학에서 법의 위치를 재고(再考)하고자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학과 법의 연구에서 재판 과정의 상술이나 법률조항의 유권적인 해석을 통한 타당성을 제고하는 것은 문학연구의 본류와는 차이가 있다. 문학에서 법을 말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법적인 서사를 의미하는 것이지 실제 법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 제시된 법적인 장치를 실정법적인 타당성으로 따지는 것은 경우에 따라 무의미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문학연구의 측면에서 법적 서사는 작품성을 위해 재현된,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구성된 허구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 법적인 장치들이 문학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주제를 구현하기 위한 대상을 최정희(1906-1990)의 작품으로 삼은 것은 최정희의 삶과 소설이 법적인 서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나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데 있으며 최정희 작품에서 제시되는 법적인 서사의 함의가 최정희의 문학성을 해명하는데 유의미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최정희의 대표작 <맥>시리즈와 친일 작품 <야국초>, 한국전쟁 이후의 작품인 ≪녹색의 문≫ 등은 근대적인 법-호적법과 관련하여 미혼모와 사생아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시하며 이들의 사회적, 법적인 고난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일본식 법제도의 정착은 ‘사생아’라는 법률 밖의 존재를 공식화하였으며 사회적 약자인 미혼모와 사생아의 문제를 양산하였다. 이것은 법률에 의거한 결혼과 출생만이 도덕적,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정당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미혼모와 사생아는 부도덕한 관계의 산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멸시의 대상이자 법적인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는 잉여의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당대의 현실은 최정희 작품 속에 내재화 되어 작품의 서사를 추동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혼모와 사생아의 문제는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근대적인 법 제도에서 배제된 인물이 법적인 복권을 위해 투쟁하고 모색하는 과정은 법의 당위성과 법의 근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동시에 법적인 서사를 통해 작품이 구현하려는 문제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최정희 소설의 핵심적인 화두인 “등록없는 아내요 어머니”라는 개념은 근대법 제도에서 소외된 인간의 삶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등록이 없다는 자조적인 언표행위를 통해 등록의 중요성, 법적인 지위를 획득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법의 위반과 준수가 정확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분리 불가능한 양상으로 내재화되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따라서 최정희 소설 속에 재현된 근대법의 위반은 인간의 욕망을 규율하는 법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이러한 위반을 통해 모순된 법을 전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은 이러한 위반을 통해 더욱 공고하게 준수될 수 있으며 인간은 반드시 법제도로 진입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조화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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