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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어문학회 > 어문논집 > 55권 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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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Society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6-6388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5권 0호 (2007)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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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고려대학교와 교토대학을 대상으로 양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의 교과과정을 검토하여, 한국의 대학원 교과과정 개편에 참조할 수 있는 일본의 제도적 장치를 소개하는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한다. 우선 학점과 학위 수여 시스템을 중심으로 대학원 학제를 비교해 보면, 교토대의 경우 석·박사 모두 종합시험과 같은 논문 제출을 위한 자격시험은 존재하지 않음은 물론, 박사과정에서는 단위 취득 의무가 없으며, 학위 취득은 재학 중에도 가능하다. 이처럼 교토대의 진학과 졸업 연한은 연구 역량과 실적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2006년 개설과목을 대상으로 교과과정을 비교해 보면, 수업 형태로서는 고려대에 개설된 모든 과목이 학기제로 운영되는 점과는 달리, 일본의 대학원에는 1년제(6학점) 과목도 편성되어 있다. 또 강의 이외에도 강독(講讀)이 수업 형태로서 인정되고 있고, 방학을 이용하여 1주간에 한 학기 분(12~14코마)을 수업하는 집중강의(集中講義)가 개설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수업 내용으로서는 고려대가 최신의 연구 동향을 반영하는 응용 과목이 많은 반면, 교토대에는 기초 과목(예컨대, 고전 역주)이 많이 개설되어 있으며, 특히 사적 연구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고려대 교과과정은 국어학과 국문학이 구분되어 있는 데 반해, 교토대를 포함한 일본의 대학원에는 문헌 강독과 같은 문학과 어학의 통합 성격이 강한 과목이 많다. 고려대를 비롯한 한국의 대학원 국어국문과 교과과정의 문제점으로서는 교과과정의 편성이 지나치게 세부 전공을 중심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학제적 커리큘럼을 제시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복합적 사고 능력을 길러 주고, 창의적 연구가 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의 교과과정 개혁에서 주목되는 것 중에서, 그 도입이 검토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우선 F.D.(Faculty Development, 교수법 개발)를 통해 교원 상호간의 수업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또 교과과정의 편성에 학생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 구체적으로 수업평가의 결과를 검토하고 교수 강의안을 작성하는 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것도 요구된다.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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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필사본 가집에 의해 소통되던 고전 시가 장르는 20세기에 유입된 새로운 인쇄 기술 및 음향 녹음 기술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신문과 잡가집, 유성기 음반이라는 새로운 소통매체를 가지게 된다. 잡가집을 제외한 신문과 유성기 음반의 체제는 노랫말들은 모아 놓고 있는 가집의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지만, 여기에는 수많은 고전 시가 텍스트가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가집의 대상을 ``연창(演唱)``을 위한 노랫말들을 모아 엮어 놓은 대본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을 고전 시가 텍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매체로까지 확대하여, 신문이나 유성기 음반 역시도 가집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본고에서는 20세기에도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었던 고전 시가사의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세기 고전 시가의 성장의 원인을 가창물, 즉 ``가요``로서 그것이 가지고 있었던 대중적 인기에서 찾아보았다. 일반적으로 ``유성기의 황금시대``, 즉 1930년대에는 ``유행가``의 성장에 압도되어 전통 음악이 밀려 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성기 음반의 실체는 1930년대 한국 가창 문화계의 현장을 ``유행가 시대``로 규정내릴 수 없을 정도로, 전통 양식 즉 고전 시가 장르들의 대중적 지지 기반 역시 만만치 않았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따라서 유성기 음반은 20세기 고전 시가의 새로운 소통 매체로, 이를 통해 고전 시가사의 흐름이 20세기 이르러 경험한 변모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운정 김춘동 선생(云丁 金春東 先生)의 생애(生涯)와 학문(學問)

박성규 ( Sung Kyu Park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63-81 ( 총 19 pages)
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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云丁 金春東 先生은 국권을 상실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선생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지식인으로서 온갖 굴욕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의리와 명분을 잃지 않고 정의롭게 처세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적인 선비像을 구현하였다고 하겠다. 선생은 국권을 상실한 시대에 처하여 우리 민족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의 국학정신을 發揚함으로써 反日獨立운동에 능동적으로 가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은 우리의 문화전통을 당대에 되살리고자 하면서도 고루한 이념에 편향되지 않고 時流에 적절하게 대응해나갔다. 선생의 문학작품은 한시, 한문산문, 국한문으로 된 수필과 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생의 문학은 한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한시에 나타나는 주제는 이별의 정회와 자연에 대한 관조 등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의 주제를 통하여 선생의 낭만적이고도 탈속적인 정서를 확인하게 된다.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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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일차 목적은 芝山 曺好益(1545-1609년)의 자연인식과 형상화의 특징을 당대, 특히 영남지방 문인지식인들이 창작한 산수유기와 비교를 통해 고찰함으로써 알아보려는 것이다. 물론 16세기 후반 산수유기의 특징적 면모를 밝힘으로써 공백을 메우려는 것이 보다 궁극적인 목표이다. 退溪 李滉의 문하에서 수학하며 정통 성리학을 수학한 그는 31세(1575년)부터 시작된 17년간의 유배기 동안 두 편의 산수유기를 남겼다. 이러한 배경적 사실로 인하여 그의 작품에는 성리학자로서의 哲理的 태도와 不遇의 토로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물론 타고난 文才를 발휘하여 산수를 세밀하게 묘사하려는 특징 또한 그의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다. 그의 산수유기에서 드러나는 철리에 대한 탐구는 神交 혹은 心融이라고 자신이 언급한 자연에 내재한 원리를 탐구하고 그것에 합일되려는 태도에서 기인한다. 그 자신이 느낀 불우에 대한 형상화는 주로 자연물에 자신의 悲感을 투영하는 방법으로 서술되는데 여타 작가들의 산수유기에 드러나는 遇不遇에 대한 형상화보다 그 비중이 확연히 커서 주목된다. 또한 그의 산수유기는 자연 형상화의 세밀함과 구성상의 안배에 있어 탁월함을 보인다. 이는 그가 지닌 문학적 역량은 물론 스승인 이황이 산문의 형상화에도 관심을 두었다는 사실과 당대 산수유기 서술에서 문학적 형상화가 점차 활성화 되어가던 시점이었다는 등의 원인에서 기인하였다. 16세기의 산수유기 중 자연미의 형상화에 중점을 둔 산수유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남의 문인지식인의 작품에는 철리의 탐구에 비중을 둔 작품들이 많았다. 이후 17세기 중후반에 접어들면 金昌協 系列을 중심으로 하여 자연미를 세밀히 형상화하려는 태도가 활성화 된다. 조호익의 자연인식과 형상화의 태도를 보면 전자에서는 성리학의 인식론을 추구하면서도 형상화에 있어서는 17세기 중후반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된 작품을 창작하였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그는 산수유기 창작을 통해 16세기를 인식하면서 17세기를 서술하였다고 할 수 있다.

방언-혼재향(混在鄕, heteropia)의 언어 -백석의 방언과 그 혼돈, 그 비밀-

김수림 ( Su Rim Kim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111-140 ( 총 30 pages)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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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의 백석에 관한 논의는 방언이 지닌 모어로서의 특권적인 자질들에 대한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은 채, 그것이 보여주는 내면화된 공동체적 기억에 주의를 기울여왔다. 근대의 민족주의적인 상상력이 유도하는 대로 토속적인 폐쇄 사회의 공동체의 어휘집이 민족적, 민중적 삶의 재현으로 상상됨으로써 지방은 민족 속에 통합된다. 그러나 백석이 보여준 서북 방언은 표준어의 질서에 통합되지 않는 비대칭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으면서 또 표준어에 의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사회언어학은 방언과 표준어의 병용 역시 포괄적인 의미의 이중언어 상황(diglossia)이라는 말로 지칭한다. 모어라는 이름으로 상상된 근원적이고 배타적인 동일성이란 특정한 지리를 민족의 심상지리에 편입시키고 전통적인 공동체의 표상을 통해 타자의 공간을 모두의 고향으로 환원시키는 민족주의적인 구상에 불과하다. 언어적 차이는 그 표상의 과정을 거치며 소거되어버린다. 백석은 세련(洗練)이나 가공에 의해서가 아니라 발견과 채집에 의해서 시적인 것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독특한 태도로 자신의 개성을 구축했다. 서북 방언에 대한 그의 관심이 고유어에 대한 탐닉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유어에의 탐닉-그것은 차이에 대한 탐닉이다. 서북 방언이 아닌 언어로부터 채택한 어휘들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는 백석의 언어적 관심은 그 폭이 매우 넓다. 광범위한 언어적 관심은 언어적 차이에 대한 그의 예민한 관심과 밀접한 연관을 이룬다. 백석이 내면화된 모어의 주소(住所) 안에-언어적 혈통 안에 안주하려 했던 것처럼 여겨서는 곤란하다. 한 개인의 언어가 이중언어적 혹은 다언어적 상황에서 비롯된 혼종적인 산물이라 할 때, 내면화의 과정과 기원의 재구성은 그러한 다중성에 대한 망각과 무지를 생산하거나 그 차이를 봉합해버리기도 한다. 「붉은 산」의 ``삵``은 이곳저곳의 사투리와 일본어, 중국어, 쉬운 한문과 러시아어까지 함께 쓰는 다언어 병용자이지만 자신의 언어에 대한 자의식이 없는 인물로 서술된다. 일반적으로 이언어 사용자의 언어는 특정한 장소와 상황-지리적이며 동시에 사회문화적인 영토(domain)의 경계를 따라 배분된다고 사회언어학은 가정한다. 이언어 사용자들은 이러한 배분을 행하는 동시에 모어와 외국어를 뒤섞으며 구획을 탈선시키기도 한다. 백석에게서 모어와 다른 언어를 가르는 문턱들은 시집 『사슴』의 구석구석에는 의식적으로 타지방의 방언들이 삽입되어 있다. 발화를 분절하는 분기점들이 발화의 내부에 비밀스럽게 끌어들여지고 그 마디는 시적인 것이 된다. 여기의 언어와 저기의 언어를 분절하는 마디들을 뒤바꿈으로써, 백석은 자신의 주소를 매우 비밀스러운 암호문과 같은 것으로 조작한다. 이 비밀은 문학 내부에 존재하지만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오장환 시의 연속성 -"노래"와 "환멸"을 중심으로-

김영범 ( Young Bum Kim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141-168 ( 총 28 pages)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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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론``은 오장환의 시가 해방을 전후로 급격하게 ``전환``되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방정국에 보여준 그의 시와 행동은 해방 이전부터 꾸준히 추구해온 시적 추구의 결과이다. 따라서 ``전환론``은 오장환 시의 내적 논리를 부정하고 그의 시세계를 해방 전후로 구별한다는 점에서 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전환론``은 실증적인 검토를 통해 수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환론``이 아닌 ``이행론``의 관점에서 해방을 전후로 한 오장환 문학의 내적 논리를 해명하려는 이 논문의 기획은 이런 요구 때문이다. 이 논문은 두 가지 문제를 해명하였다. 첫째, 오장환이 해방 이전부터 문학에서의 내용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프로문학과 친연성을 보여주었고, 그런 문학적 이력이 해방 이후 오장환의 행동을 설명해 줄 수 있다; 둘째, 실제 작품에서 오장환은 ``노래``의 주체를 ``나``에서 ``우리``로 확장하였고, 그 과정에서 ``환멸``의 함의는 ``차폐``에서 ``소통``으로 전위되었다. 특히 오장환의 문학의 내적 논리라 할 수 있는 ``노래``와 ``환멸``이 길항하고, 그것이 해방 이후의 시에서도 여전히 드러난다는 점은 그의 문학적 추구의 진정성을 증명한다. 이런 증거들은 오장환의 시에 대한 ``전환론``을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 오장환 시의 ``전환``은 시적 추구가 실패하고 정치적 추구로 나아가는 월북 이후의 일이다.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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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수궁가>를 소재로 한 아동극 두 편에 대한 연구이다. 이 논문에서 원전을 <수궁가>라고 한 것은 우선 연극적 특성을 창극의 전통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창극단의 <토끼와 자라의 용궁여행>의 경우 이러한 계보적 연관성이 뚜렷하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수궁가>가 지닌 보수적 관점을 아동극이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토끼와 자라`` 이야기는 매우 다양한 서사들로 이본이 많기로 유명한데 아동극에서는 이를 매우 소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옛 이야기들은 아동극의 무한한 원천이 되고 있지만 단순 반영 이상의 의미를 획득한 작품들은 많지 않다. 특히 <심청가>, <흥부가>, <혹부리 영감> 같은 이야기는 반복 재생되는 측면이 강하다. ``토끼와 자라`` 이야기류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이 논문에서 특히 이 소재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갖는 서사적, 연극적 가능성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별주부, 토끼, 용왕 사이의 관계 속에서 무한한 서사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실제 아동극에서는 이러한 원전이 갖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토끼와 자라의 용궁여행>, <토끼와 자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두 작품이 지니는 보수적 이데올로기의 특징은 바로 아동극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지점에서 원전이 지니는 다양한 서사를 다시 한번 꼼꼼히 되새긴 후에 아동극 작품을 분석해 봄으로써 앞으로 이 이야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김춘수의 『한국현대시형태론』 고찰

김행숙 ( Hang Sook Kim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199-223 ( 총 25 pages)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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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한국현대시형태론』은 역사를 초월하는 문학의 본질이 아니라 문학의 역사성과 상대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현대시 50년의 전개를 ``시적 형태``의 관점에서 탐색한 시사(詩史)이자 그의 첫 번째 시론집이다. ``정형시-자유시-산문시``의 역사적인 지평에서, 가장 문제적인 시형태로 부각되는 ``산문시``는 ``시``라는 ``장르``를 근본적으로 고찰하게 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장르의 해체나 확장에 대한 매우 전위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책에서 한국 현대시의 양극단에 놓는 소월과 이상은 역사 바깥의 ``영원``과 역사의 첨단인 ``현대성의 극점``에 각각 위치한다. 여기서 김춘수의 관심은 미래(다른 역사)를 이미 그 안에 품고 있는 동시대의 움직임이다. 소월에게서 완성된 것으로 기려진 ``정형시``의 문제는 김춘수의 문제설정에서 비껴서 있고 그 반면에, 안정된 시형태인 정형시를 떠난 자유시와 산문시에 대한 장르론적인 탐색과 비전이 의미심장한 문제로 김춘수의 이 저작에 놓인다. 특히 김춘수가 파악한 산문시는 문장으로서 산문을 쓰면서 동시에 행 구분마저 사라진 줄글의 형태인 산문체를 취한다는 점에서 형태론적으로도 시와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시이지만, 더욱이 내용상으로 에세이적인 요소(토의적인 성격)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시/非시, 문학/非문학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에서 장르의 해체와 확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유하게끔 이끈다. 30대의 김춘수가 쓴 『한국현대시형태론』은 장르의 역사성에 관한 사유의 첨예한 한 사례를 제공하지만, 그 고민과 모색은 오랫동안 잊혀져 있었다. 100년의 현대시사의 끝에 서 있는 우리들에게 장르의 혼종성과 해체적인 양상은 이미 현실적으로 주어진 문제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이 텍스트는 오늘날의 문제의식 속에서 새롭게 발견되고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김영랑 시의 화자 연구

심재휘 ( Jae Hui Shim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225-249 ( 총 25 pages)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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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30년대 순수시를 대표하는 시인 김영랑의 시세계를 살펴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화자의 유형과 기능을 살펴 그의 시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서정시에서 화자와 청자의 존재는 텍스트에 간섭하는 강도 및 존재감의 유무에 따라 텍스트 표면에 직접 나타나는 경우, 존재감은 있으나 텍스트 표면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 경우, 존재감도 없는 경우 등으로 나뉜다. 이 기준에 따라 영랑의 시에 나타나는 화자 및 청자의 유형은 아홉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아홉 가지의 의사전달체계는 다음과 같다. ⓛ<현상적 화자→현상적 청자>, ②<현상적 화자→준현상적 청자>, ③<현상적 화자→숨은 청자>, ④<준현상적 화자→현상적 청자>, ⑤<준현상적 화자→준현상적 청자>, ⑥<준현상적 화자→숨은 청자>, ⑦<숨은 화자→현상적 청자>, ⑧<숨은 화자→준현상적 청자>, ⑨<숨은 화자→숨은 청자>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영랑의 시에 적용되는 화자 및 청자 유형은 ③<현상적 화자→숨은 청자>, ⑥<준현상적 화자→숨은 청자>가 압도적이다. 이는 시인이 내면의 순수와 애련에 지극히 몰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그는 역사의식의 부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사적인 삶을 살았던 그가 오직 시를 통해서만 시대상황으로부터 도피하기를 원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그는 당대 현실로부터 엄청난 단절감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개인의 내면 속으로 칩거하는 시의 형태를 선택했다. 이처럼 화자가 부각되는 데에 비해 청자가 드문 것은 세계의 상실로부터 유발된 슬픔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한편, 그는 4행의 단형시를 고집하는 편이기도 했는데 이 단형시의 특징으로는 준현상적 화자가 많다는 것이다. 화자가 표면에 드러나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에 비해 준현상적 화자는 텍스트의 표면과 이면을 드나드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독자에게 좀 더 전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짧은 시에서 정서의 밀도를 높이고 목소리를 집약하는 효과는 준현상적 화자의 태도로부터 유발되는 단형시의 묘미라고 하겠다. 준현상적 청자는 영랑의 시에서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유형에도 특별한 시적 효과가 있다. 표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매우 다양하고 독특한 어조를 통해 존재감이 느껴지는 청자, 즉 준현상적 청자는 화자와 독자 사이에서 내밀한 정서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그의 대표시들이 널리 애송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성원의 『먼동』 연구 -주요 등장인물의 역사의식을 중심으로-

이승준 ( Seung Jun Lee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55권 0호, 2007 pp. 251-282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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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은 동아일보 연재본, 동아일보사본, 문학과지성사본의 세 텍스트가 존재한다. 동아일보 연재본에서 한자어구로 지어졌던 장의 제목이 동아일보사본에서 우리말로 풀어서 제시되어 있다. 이는 문학과지성사본에서 거의 그대로 채택된다. 문학과지성사본에서 표현상의 변화로는 일부 부사어구를 삭제하였고, 띄어쓰기와 표기법에 맞게 수정하였다는 점, 반복된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삭제하거나 수정한 점, 대화에서 ``ㅏ``형 어미를 ``ㅓ``형 어미로 바꾸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경기도 방언을 작품에 반영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로 볼 수 있다. 내용상으로 근본적인 변화는 없으나 소설의 말미를 수정함으로써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있다. 이 소설은 김효순, 송근술, 박종학의 세 가계에 속한 인물들이 3대 혹은 4대에 걸쳐 벌이는 일련의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김씨와 송씨의 가계는 긴밀하게 얽히며, 양반과 신진 계급의 몰락과 상승을 보여준다. 박씨의 가계는 주로 박승학의 의병 활동을 통하여 우리 민족의 식민지 상황의 비극과 희망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인섭은 박씨 가계와 앞의 두 가계를 매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을사조약, 군대해산, 한일합방, 3·1 운동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 소설의 후경에서 인물들의 행동과 의식을 규정하기도 한다. 또한 이 소설은 서술자가 인물들의 입장에서 보고 말하는 서술 방식을 택함으로써, 서술자는 각 인물의 생각을 인물의 입장에서 대변한다. 이 소설의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환과 태환, 박승학과 인섭, 송근술과 보경(쌍순)은 일정한 정도 의식의 공유와 충돌을 드러내며 각기 자기 계급의 역사의식을 대변한다. 그것은 각각 성리학적 이념에 뿌리박은 양반의식, 친일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신진 계급, 중인의 합리적 실리주의적 태도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기 계급에 대한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대표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자기 계급에 대한 전형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의식에 대한 일종의 좌표가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성격과 직업과 계층의 인물들이 그 사이 어느 지점에 위치하여 다양한 의식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먼동』은 1901년에서 1919년 사이 우리 민족의 삶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제각각의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이 소설은 당대를 살았던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그릴 뿐 판단하지 않는다. 이로써 이 소설은, 인간은 누구나 자기 몫을 살며 그것은 그 자체로 긍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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