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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Society of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6-6388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78권 0호 (2016)

중국조선족의 영웅 서사적 특징과 역사적 기억

최향 ( Choi Hyang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5-37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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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은 한민족 혈통에 중국 국적을 가진 경계인으로 그들의 삶에 대한 기억을 형상화한 문학도 그 범주가 불명확하다. 그러할수록 조선족 학자들은 조선족문학의 특징을 발굴하여 중국 내외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본고 또한 이와 같은 의지의 표출로 중국조선족의 서사문학, 그 중에서도 그동안 개별 문학 연구 영역으로 다뤄지지 못하였던 조선족 영웅 서사의 특징에 주목하였다. 본고에서는 중국신시기(新時期)에 집중적으로 정리되고 창작되어 활자화된 영웅 서사 중 집단적 이념의 실현을 위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영웅의 행적을 서사화한 조선족소설과 연변 지역의 설화를 주요 텍스트로 선정하였다. 살펴본 데 의하면 조선족 영웅 서사는 중국 17년(1949-1966) 문학 시기를 비롯한 1950~60년대 북한 문학, 한국에서 전래된 실존 영웅 서사에서 표출된 영웅인물의 이상화 특징보다 중국 80년대 중·후반의 영웅 서사적 특징을 더 많이 보여주었다. 그 중 항일 설화, 지명설화에 녹아든 영웅 서사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의 이상화와 획일화된 서사구조 및 상세한 묘사적 서술로 인해 고리타분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장편으로 된 한국 전래 설화와 역사 소설로 구성된 영웅 서사는 영웅의 범인화·전기화와 함께 조선족의 역사, 풍속, 인정세태 등에 대한 사실과 허구를 결합시켜 서사를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문체에서도 다양성을 보였다. 한편 조선족 영웅 서사를 통해 형성된 한민족의 집단적 기억과 조선족의 역사 적 기억은 조선족공동체 내에서 잘 전승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의식을 비롯한 민족문화의 전승은 학교와 가정교육, 사회교육,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한국 문화가 대량 유입되면서 조선족 청소년들은 대체로 `중국화`, `한국화` 또는 `서구화`로 나아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이는 조선족 문화를 전승, 발전시키기 위한 조선족공동체의 과감한 추진력과 각 지역 간의 소통이 결핍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서사가 부단히 재구성되고 담론화되지 못한 요인이 더 크다고 생각 한다. 조선족 특유의 서사의 재구성을 통한 그들만의 역사적 기억의 연속이 전제되어야 한민족 문학도 참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최근 현대시 연구의 동향과 전망 -문화 연구 시대 현대시 연구 방법론의 모색과 관련하여-

이경수 ( Lee Kyung-soo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39-64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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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최근10여 년간 축적된 한국 현대시 연구의 동향을 문헌 고증적 연구 방법의 활용, 새로운 시론의 모색, 문화 담론 연구와 결합한 시 연구 방법론의 모색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최근의 현대시 연구 동향을 검토한 결과 앞으로의 한국 현대시 연구의 전망을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원전 비평연구가 충실히 이루어져야 한다. 원본 시집을 비롯해 원본에 충실한 시 전집이 출간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요 시인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원전 비평 연구나 어석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둘째, 시 텍스트를 새롭고 풍요롭게 읽기 위한 방법론의 개발이 여전히 필요하다. 오늘의 우리 시까지 포괄하여 시론을 좀 더 정교화하고 시론의 체계를 수립하려는 시도와 함께 실제 시 분석을 통해 방법론을 정교화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어로 씌어지는 한국 현대시의 특성을 드러내는 데 적합한 방법론의 수립은 아직도 많은 연구자들의 노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담론 연구의 결과를 활용해 시 텍스트 분석의 결과를 시 텍스트 외부의 해석으로 끌어내는 문제의식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시 연구가 문화 담론 연구에 쉽게 포섭되지는 않겠지만 현대시 연구자가 학문의 경계를 넘어 문화 담론 연구로 향하는 일은 앞으로도 종종 일어날 것이다. 현대시 연구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담론 연구의 성과를 활용하는 연구자와 가벼운 몸으로 영역 간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횡단하는 연구자의 교섭이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그것 또한 현대시 연구에 또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편의상 최근 현대시 연구의 동향을 세 가지 흐름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앞서의 원전 비평, 새로운 시론의 모색, 담론 연구의 문제의식 등이 엄밀히 경계가 나누어진다기보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거나 접속하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다른 학문 영역과의 융합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기 위해서도 현대시 원전 비평 연구와 현대시 이론을 정립하는 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의 시 World Poetry』 (Norton, 1997) 소재(所在) 한국고전시(韓國古典詩)의 존재 양상 고찰

강혜정 ( Kang Hyejung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65-97 ( 총 33 pages)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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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97년 뉴욕의 노튼 출판사에서 간행된 _세계의 시 World Poetry_에 한 국의 고전시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학계에 보고하고, 그 존재 양상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의 시』에 수록된 한국의 고전시는 얼마나 되며, 어떤 장르의 작품이,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번역자, 번역서별로 볼 때는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서구사회에 소개되고 있는 한국 고전시 존 재 양상의 한 국면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의 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이 책이 기존의 편협하고 왜곡된 세계문학의 관념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세계문학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출간된 `세계의 시`는 서구문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우리 시가 포함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세계의 시』는 비영어권 작품을 80%이상 수록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소수 언어권 문학까지도 포섭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 책은 `노튼 (W. W. Norton)`이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그 영향력, 파급력이 크기에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향후 세계 문학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고 전시로 정전적 지위를 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의 시』는 시공간적으로 방대한 양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록하기 위해 시대적, 지리적, 언어적 특성을 모두 고려한 새로운 편집 방식을 취하였다. 이러한 방식에 따라 한국의 시는 파트 3부터 파트8에 걸쳐 총 48편이 수록되었다. 그 중 고전시가 36편인데 원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모두 33편으로, 한시9편, 향가2편, 시조22편이다. 시조 작품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시조가 한국 고전시를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기별로는 신라 향가 2편, 고려 한시 6편, 조선조 시조22편 조선조 한시가 3편으로조선시대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들은 『세계의 시』에 배치될 때 부적절하게 놓인 경우가 있으며, 그 창작 언어에 대해서도 잘못 지칭하고 있는 경 우가 있었다. 한국 시의 번역자는 모두 10명인데 그 중 케빈 오록과 조앤 그릭스 비의 번역시가 절반이 넘는다. 오록은 한국의 대표적인 번역자 중 한 명으로 다수의 작품을 번역했기에 그의 작품이 많이 수록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릭스비는 70여 편의 얇은 번역서 한 권만을 남겼지만, 그녀의 번역이 영시로서 아름답게 번역되었기에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인용된 번역서는 1970년대 1980년대에 해외에서 간행된 서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잡기고담(雜記古談)』의 웃음과 그 이면 -<환처(宦妻)>와 <조학(嘲謔)>을 중심으로-

이승은 ( Lee Seung-eun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99-124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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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任邁(1711~1779)가 편찬한 『잡기고담』의 각화 가운데 <宦妻>와 <嘲謔>을 대상으로 작품에 나타난 웃음의 양상을 분석한 것이다. <환처>는 액자식 구성으로 서술자는 외부 액자를 통해 서사를 웃음으로 읽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내부 액자에서는 자극적인 성애의 장면, 미숙한 남성과 능숙한 여성의 전도된 성역할, 돈만 밝히는 속물적인 인물들의 됨됨이를 핍진하게 재현하여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러한 웃음의 이면에는 지역의 유지로 자임하는 양반들의 실체에 대한 폭로가 자리하고 있다. <조학>은 詩才가 없음에도 시에 대한 애착을 지니고 있는 이선을 희화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실은 이선을 조롱한 이초로의 비평이 졸렬한 것이었음을 암시하는 장치를 심어둠으로써, 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는 행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환처>와 <조학>에 나타나는 웃음은 중층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전대의 성 소화나 패설의 장면을 빌린 것처럼 보이지만, 심층에는 변화하는 세태에 대한 임매의 개탄과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해 표면적인 웃음만을 보내는 사람들에 대한 조소가 깔려있다. 이와 같은 임매의 현실인식과 의식은 그의 묘지명과 자찬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_잡기고담_의 다른 골계담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덕무(李德懋)의 김창협(金昌協)비평 수용 연구 -이규보(李奎報)에 대한 비평을 중심으로-

김경 ( Kim Kyung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125-155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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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李德懋의 비평형성에 있어서 金昌協과의 영향관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이덕무가 어떤 경로로 김창협의 비평관을 접하게 되었고, 무엇 때문에 김창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 하였는가라는 의문을 구명한 것이다. 이를 위해 李奎報 漢詩에 대한 비평에 한정하여 김창협의 「雜識外篇」 25칙과이덕무의 「李春卿」을 비교분석하였다. 먼저 이덕무가 유독 農巖系 문인들 중 李縡의 문하생들과 교유양상을 보여주는 것은 처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문하생 중 이덕무와 직접적인 교류를 보인 인물은 金鍾厚와 金用謙인데, 특히 김용겸은 이덕무가 김창협의 문풍을 수용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큰영향을 준 인물이었다. 다음으로는 이규보 한시에 대한 비평인 김창협의 「잡지외편」 25칙과 이덕무의 「이춘경」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덕무가 김창협의 비평에서 주목한 점은 첫째는 치밀한 비평과 전대 비평에 대한 비판적 수용태도이고, 둘째는 창작 태도와 관련된 작가에게 요구되는 내적수양의 중시였다. 이덕무와 김창협은 주자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문예영역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면모를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이덕무의 이러한 비평태도가 김창협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 역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창작에 있어서 이덕무는 작가의 내적조건보다 창작태도를 우선시 하였는데, 이는 김창협의 비평을 재해석하려는 태도였다. 따라서 이덕무는 김창협 비평에 대해 모방이 아니라, 무엇보다 그의 비평태도와 학문적 자세에 주목하여 적극적인 수용 자세를 보였고 비평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계(韓溪) 이승희(李承熙)의 여훈서(女訓書) 편찬에 대한 고찰

성민경 ( Sung Min Kyung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157-193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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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韓溪 李承熙(1847~1916)가 망명시기에 편찬한 여훈서인 「女範」(1912)과 「閨儀」(1912)를 대상으로 그 체재와 내용의 특성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에 앞서 이승희가 망명시기에 쓴 글들을 대상으로 여훈서 편찬의 의도와 배경을 살펴보았다. 그는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한 중국에서 유교적 강상의 윤리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였다. 그는 흔들리는 유교적 성윤리를 수호하고 집안의 여성들을 가르칠 목적으로 여훈서의 편찬을 기획하였다. 그런데 이승희의 여훈서 편찬은 물론 집안 여성들을 염두에 두기는 했지만, 「여범」 과 「규의」 가다만 여성의 단속을 위한 경계의 내용만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고, 일종의 여성종합백과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승희의 대사회적 의식으로 보았을 때 단지 집안여성을 교화시킬 목적만으로 저술한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승희의 여훈서 편찬은 집안 여성의 계도와 통제라는 전통시대 여훈서의 편찬목적을 계승하고 있는 한편,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 지식의 체계적 전달과 충의정신의 강조라는 측면에서 보면 당대 여성독자 일반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여범」과 「규의」는 각각 다른 형식으로 구성되어있어 규범과 지식을 전달하는데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여훈서들은 `교육`에 중점을 두어 자식의 교육을 주재하는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육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면서 충의정신을 함양하는데 집중한 것은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시대적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여훈서들에 드러나는 부부중심의 의식지향과 현처들의 형상은 며느리로서 가족이라는 관계의 질서 안에서만 파악 되었던 여성의 존재를 보다 독립된 개체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편 이승희는 여훈서에서 직접적으로 가문의식을 발현하고 집안의 여성들을 선양함으로써, 보수적 유학지식인이 지닌 욕망을 드러내고, 가문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반증하는 여훈서의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이승희가 편찬한 여훈서들은 기본적으로 전통시대 여훈서류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으면서, 유교윤리의 지배력 약화와 망명 및 망국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박목월 초기시에 나타난 여백의 의미와 기능 - 「나그네」, 「청노루」를 중심으로

권혁웅 ( Kwon Hyuk-woong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195-216 ( 총 22 pages)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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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의 초기대표시인 「나그네」와 「청노루」 를통해서, 여백의 의미와 기능을 살펴보았다. 「나그네」는 비유(`나그네`와 `달`, `익는 술`과 `노을`과 `환대` 사이의 유비)에서도, 리듬(`나그네`와 종성 `ㄹ`로 이루어진 형태소들의 소리-뜻 묶음)에서 도 정교하게 조직화되어 있다. 「나그네」는 술어들을 생략함으로써 여백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뜻의 촘촘한 결합으로 술어들의 효과를 내고 있다. 「청노루」 에서도 비유(여러 병치 은유들)와 리듬(시적 대상들 사이를 교직하는 소리 묶음들)이 섬세하게 교직되어 있다. 「청노루」 는 전체가 하나의 문장으로 읽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단일한 문장 안에서 여러 대상들이 서로를 반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백은 문장의 압축과 생략을 통해서 생겨나며, 따라서 그 효과 역시 해당 문장이 있어야 할 원래의 형태를 짐작해서 읽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모든 생략과 이탈이 시적인 효과를 낳는 것은 아니므로, 여백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문 자체에 집중해서 시를 읽어야 한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이 논문에서 제안한 방법론은 `소리-뜻`의 출현양상을 검증함으로써 본문이 어떻게 의미+소리(혹은 의미=소리)를 조직화하고 있는가를 밝히는 것이었다.
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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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50년대부터 본격화된 명랑소설의 성장과 변화 및 그 쇠락의 과정을 시대사적 움직임과 함께 고찰함으로써 웃음이라는 명랑소설의 공모 장치를 통해 드러나는 당대 대중의 공통감각과 그 문화정치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1950년대 명랑소설이 주조하는 `명랑성`은 전후의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고 와해된 윤리의식을 재건하고자 했던 지배 담론과 낙천적으로 접속하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생산의 사회적 공통감성의 자리를 마련해 나갔다. 차별보다는 화합, 절망보다는 희망, 고통보다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서로서, 명랑소설의 명랑성은 민주적 신 사회에 대한 도시 대중들의 발랄한 기대와 소망을 투영하는 극복의 전략이자 긍정의 문화적 감성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1950년대 신사회 건설의 활력을 바탕으로 촉발된 `명랑`의 감성 코드는 1950년대 말부터 이중적인 젠더 윤리에 토대를 둔 성적 일탈이나 연애 미담의 소재들로 오락성의 중심을 이동하게 된다. 1960년대의 강권적인 국가 주도의 산업화, 근대화 바람 속에서 명랑성의 코드는 가족 제도의 모순과 근대화의 압박을 연애 미담이나 젠더 차별적인 욕망 해소의 전략 속에 방전하는 `건전성`의 장치로 변화했다. 남성 섹슈얼리티를 특권화하고 일탈적 쾌락의 욕망을 웃음의 알리바이로 커버하는 명랑성은 젠더 억압을 바탕으로 일상의 압박과 모순을 가리고 해소하는 순응적 문화 장치로 변모한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 중후반부터 성적 장치들을 통해 일탈의 웃음을 선사했던 명랑소설은 표면적인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그 내부로부터 점차 불온의 징후들을 드러냈다. 산업화 근대화의 강박 아래, 체제에 대한 절대적 추종을 요구하는 강압적 정치상황에서, 자기반성과 성찰 등 진지한 사고로부터 배제된 남성들이 기계화된 삶에 순응하기 위해 고안해 낸 기형적인 욕망 배설의 판타지가 일탈을 일상화하고 윤리의 위기를 초래하는 파탄의 상황까지 질주하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욕망배설의 판타지는 증폭되고 확장되는 가운데 오히려 표면적인 건전성의 세계를 위협하는 윤리적 위기와 균열의 징후를 드러냈다. 1960년대 후반 명랑소설에서는, 더 이상 정상성의 규준을 확인하는 선악의 논리 위에 안전하게 처리되지 않는 여성들의 불가해하고 의심스런 정체성이 종종 노출되면서, 남성 판타지가 더 이상 스스로를 명백하게 논리화하지 못하는 내적 모순과 미궁에 봉착한다. 본질적으로 불가해한 괴물 같은 여성의 모습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해체하고 정상성의 규범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전도와 균열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불완전하고 비균질적인 현실의 실체를 노출하는 것이다. 이처럼 남성 판타지가 더 이상 스스로를 투명하게 논리화할 수 없는 내적 균열의 지점으로 밀려가게 되면서, 여성을 대상화한 명랑소설의 전략은 가벼운 웃음을 통한 해소와 방전의 차원에서 존재론적 위기의 차원으로 진전되어갔다. 여기에 정상성의 규준을 해체하는 엽기적이고 기괴한 상상력이 틈입하면서, 1960년대 후반 명랑소설은 장르가 표방했던 `건전성`의 지표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다. 산업화 근대화의 강박 아래, 체제에 대한 절대적 추종을 요구하는 강압적 정치상황에서, 명랑성의`건전한` 문화정치적 힘은 소외되었던 타자들의 시선이 귀환하고, 이질적, 엽기적인 상상력이 틈입하면서 더 이상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좌초하게 된다.

서사의 장르규약 위반과 그 함의

박형서 ( Park Hyoung Su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269-295 ( 총 27 pages)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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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현대 서사에서 최소한의 형식적 코드인 장르규약이 어떤 경우에 위반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의란 무엇인지 검토하는 데 있다. 장르규약이 존재하는 까닭은 텍스트 사이에 일정한 패턴을 공유함으로써 상상을 쉽고 빠르게 전파하기 위함이다. 독자(관객)와의 소통에서 익숙함과 편안함을 주며 경제적 효율 또한 꾀할 수 있기에 대부분의 서사예술 창작자들이 오랜 기간 합의하고 이를 계승해왔다. 그러나 상상력을 제한하는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아서, 그에 대한 반동으로 장르규약 위반의 서사가 곳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손보미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을 제시하여 `화자의 속마음은 화자 자신에 대해 언제나 진실하다`는 소설의 장르규약을 의심하도록 만들고, 소설의 해독 작업을 정지에 가깝게 지연시킨다. 다이스케 테라사와는 독립적인 여담 현상을 발생시킴으로써 `말풍선의 형태는 보편적 기호로 작동한다`와 `만화의 등장인물은 주변에서 전개되는 사건이 허구이며 자신이 만화 속 등장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만화의 가장 중요하고 오래된 장르규약을 조롱한다. 마크 포스터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 장치인 내레이션을 주인공에게 들려줌으로써 `등장인물은 내레이션과 배경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영화의 장르규약을 파괴하고 영화 감상에 전제된 관객의 해독 권한을 무화시킨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혼돈의 극한에 이른 형태로서 영원히 인지의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어떤 소통 방식을 지향하며, 새로운 질서를 대안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대 서사의 여러 경계에서 관찰되는 장르규약 위반은 창작-해독 관계를 전환하는 대신 무정부 상태로 이끌어 소통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장르의 정체성으로 기능해온 관습적 패러다임을 공격하는 자기부정 서사전략이다.

한국 근대 소설에 나타난 시선의 문제 - 이광수, 이상, 김승옥의 소설을 중심으로 -

양윤의 ( Yang Yun Eui )
민족어문학회|어문논집  78권 0호, 2016 pp. 297-331 ( 총 35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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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소설에 나타난 주체와 시선의 문제를 이광수, 이상, 김승옥의 소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시선은 이중적으로 주체를 규정한다. 먼저 장면이 주체를 응시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수동적인 주체), 그 다음으로는 그 장면을 바라보는 것으로, 자율화된 것으로(능동적인 주체) 다시 나타난다. 이광수 소설의 주체는 계몽적 주체라고 평가되는데 이 계몽에는 대부분 관음 증적 장면이 선(先)제공되어 있다. 이것은 계몽적 주체가 관음증적 장면에서 그 주체성의 동력을 얻어내고 있음을 암시한다. 주체는 부인이나 정인(情人)의 부정 (不貞)을 막는 데 실패하고 그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다. 이러한 후행성이야말로 관음증적 시선의 선행성(이 주체가 그러한 장면에 의해서만 계몽된다는 것)을 증 명하는 것이다. 여성의 자책은 이 주체의 매혹이 다른 모습으로 전이된 것이다. 이광수 소설에서는, 외설적 인물이 외설적 장면을 연출하는 게 아니라, 외설적 장 면을 목격하는 인물이 외설적인 주체로 구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빛을 비추는 것 이 바로 계몽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광수에게는 매커니즘상, 관음증자만이 계몽 적 주체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상 소설의 주체는 병적 주체다. 이 주체에게 병든 몸은 `장애물`(주체의 의미 부여를 가로막는 몸)이자 `신비`(주체에게 허락되지 않은 특별한 지식을 현시하는 몸)다. 몸이 의미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하는 상태가 `병적 주체`의 상태이 다. 이상의 주체가 정인의 부정에 대해 아무런 매혹도 고통도 느끼지 않는 것은 그 장면의 응시가 주체의 분열을 수습하고 주체의 몸/정신을 통일시켜 주는 큰 타자의 응시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큰 타자)가 자신을 보살피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한에서, 그 자신이 어린아이가 되는 한에서만 주체가 된다. 아내가 늘 남편을 책망하고 꾸짖은 것은 바로이 때문이다. 병적 주체는 이러한 큰 타자의 시선 아래서 자신의 병적 상태를 잊는 환상을 가동시킬 수 있다. 김승옥 소설의 주체 역시 어린아이와 같지만 그에게는 큰 타자의 시선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이 주체는 세계를 의미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 것은 그에게 주어진 장면이 그에게는 트라우마로 체험되기 때문이다. 강간, 화간, 해부대 위에서의 해부 등과 같은 참혹하고 끔찍한 장면들은 주체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미화되지 않는다. 주체는 이 장면 앞에서 경련, 마비, 실어증, 판단 불능, 공포 등을 느낄 뿐이다. 그가 사소한 디테일에 탐닉하는 것도 고장난 의미화 기제의 폭주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소하고 무의미한 디테일에서 의미의 고정점을 찾으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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