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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8권 0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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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최근 새롭게 보고된 최복녀본과 이찬엽 <산천굿>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구전신화의 세계창조 서사를 새롭게 살폈다. 인간과 자연의 본원적 동질성과 공존성에 주목하는 생태론적 관점의 논의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창세신화 자료로 인식돼온 <창세가>와 <초감제> 계열 무가는 인간중심적 사유를 두드러지게 현시한다. 인간을 신과 통하는 고귀한 존재로 본다는 점에서 주체성을 지니지만,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만물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보는 편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인간과 달리 동물과 식물에 대한 기원 서사가 없다는 것은 하나의 중대한 신화적 공백이 된다. 일월 조정과 인세차지 경쟁 등 일련의 서사가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서술되며, 여타의 자연물의 생명적 존재성은 약화되어 있다. <산천굿>은 자연의 입장에서 세계를 사유하고 표현하는 특별한 신화다. 이러한 특징은 신자료에 담겨 있는 ‘선간구경’ 대목의 창세서사에 원형적으로 집약돼 있다. 이신화 속의 선간(仙間)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만물의 본원으로서, 플라톤의 이데아에 준하는 곳이다. 선간에는 해와 달, 불과 물, 각종 동식물과 광물 등 세상 만물의 시원적 본체가 깃들어 있다. 지상의 자연만물은 그것을 현상적으로 발현한 짝으로 표현된다. <산천굿> 창조서사는 인간을 중심에 두지 않으며, 자연만물의 수평적이고 순환적인 생명적 어울림을 현시한다. 그 사유방식은 명백히 생태적이다. 신화 속에서 인간은 그 생태적인 생명체계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그것을 훼손한다. 자기중심적인 오만과 욕심에 따른 과오였다. 이에 대해 자연적 신령은 인간을 ‘한낱미물 짐승’으로 질타하면서 죽을병이라는 재앙을 내린다. 그 재앙은 인간이 모든 오만을 내려놓고 최대한의 겸손과 정성으로 자연산천에 귀의함으로써 풀릴 수 있었다. ‘산천굿’으로 표현되는 그 행위의 핵심은 자연생명의 생태적 순환성 회복에 있다. <산천굿> 창조서사의 세계관을 매개로, 기존 창세신화 자료 속에 숨어있는 시원적인 생태적 사유를 짚어낼 수 있다. 꽃 피우기 화소는 선간의 생명적 본체를 지상적으로 발현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꽃 꺾기와 나무 자르기로 표현되는 문명적 공격과 그에 따른 단절 이전의 태초 세계는 생명적 일원성을 지녔던 것으로 이해된다. 신화의 이면에는 그 본원적인 생태적 생명성 회복에 대한 지향이 담겨 있다. 이러한 신화적 사유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생명적 문제에 대하여 근본적인 원인과 해법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계모이야기의 억압구조와 생태주의 서사 원리, 그리고 쾌(快)의 회복

박재인 ( Park Jai I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67-100 ( 총 3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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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구비문학에서 생태주의의 이치를 발견하고자 계모이야기에 주목하였다. 막연한 판타지로 평가되었던 옛이야기의 원리에 대하여 생태주의적 철학으로 그 현실성을 채우고, 옛이야기를 통해서 생의 에너지를 충족하는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정서적이고 윤리적인 인간관계인 ‘가족관계’에서, 그리고 가장 인자한 모습으로 우리의 성장에 큰 힘을 기여하는 ‘어머니’의 형상에서 과잉억압의 실체를 발견하고 그 억압을 정당화해온 근간을 고찰했다. <콩쥐와 팥쥐>, <버들도령>, <간 뺏길 뻔한 전처아들>, <문전본풀이>에서 개인의 욕망 충족을 위해 자행되는 계모의 악행을 ‘과잉억압’으로 보고, 이를 묵인하거나 적극 동참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과잉억압을 정당화하는 사회구조적인 근간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자연 재해나 자연의 선물로 그려지는 옛이야기 결말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억압하는 삶의 종결은 자연적 소멸에 있고, 억압구조가 해체되면 자연적 풍요가 도래한다’는 생태주의적 서사 원리로 계모이야기를 살펴보았다. 특히 <문전본풀이>의 과잉억압을 해체하는 ‘잔혹한 몸짓’에서 신화적 의미를 발견하고, 가택신들의 좌정 장면을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형태의 생태주의적 삶의 모습으로 보며 자연성 회복의 인과관계를 설명했다. 또한 생태주의 서사는 ‘과잉억압의 지속 → 불쾌의 누적 → 과잉억압의 해체 → 쾌의 회복’이라는 감정 변화를 추동하는데, 과잉억압의 해체가 잔혹하고 원시적인 몸짓일수록 더욱 묘한 쾌감이 들고 그 감각적 체험의 깊이 또한 깊어진다고 논의했다. 이러한 카타르시스와 정화와 쾌의 회복은 우리로 하여금생의 에너지를 충족하게 하는 서사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모내기 노래>에 나타난 생태학적 사유와 상상력 -부산지역 채록 <모내기 노래>를 중심으로

박경수 ( Park Kyung Su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101-129 ( 총 2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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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승민요 중에서도 <모내기 노래>를 대상으로 생태학적 사유와 시적 상상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모내기 노래>에 나타나는 생태학적 사유와 상상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고찰되었다. 각 측면별로 고찰한 주요 내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자연 본위의 사유와 상상력’의 측면이다. <모내기 노래>는 민중들의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자연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의미를 생성하고 있었다. 또한 자연을 준거로 한 비유적 상상력을 통해 특정한 감정과 관념을 표현하고 있었다. 특히 성적 관심과 욕구를 표현하는 <모내기 노래>는 자연생태에 대한 공감적 비유를 통해 수준 있는 해학적 표현을 보여주었다. 둘째는 ‘순환론적 생태관과 상상력’의 측면이다. <모내기 노래>는 모심기를 하는 일련의 과정과 벼의 생육 기간에 상응하여 아침-낮(또는 점심)-저녁으로 구분되는 소리가 불린다는 점에서 순환론적 생태관이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대체로 아침소리는 모심기-수확(영화)의 과정을 미리 꿈꾸면서 농민의 신분 상승이나 처지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노래하며, 낮소리(점심소리 포함)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다양하게 표출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 한 가지가 성적 관심과 욕망 또는 남녀의 연정에 관한 노래이며, 다른 한 가지가 음식에 대한 욕구를 노래한 점심소리이다. 저녁소리는 가족간의 이별에 따른 원망이나 그리움, 또는 죽음에 대한 허망함이나 슬픔을 노래하는 한편 임과의 만남을 통한 사랑과 행복을 노래한다. 그리고 노래의 상당수가 자연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관을 바탕으로 자연적 존재나 현상의 순환과정을 노래하는 특성을 보여주었다. 셋째는 ‘자연과의 교감과 공존 지향’의 측면이다. <모내기 노래>에서 인간과 자연사이의 대화를 통해 공감을 표현하는 노래들을 상당수 찾을 수 있다. 자연적 대상을 청자로 설정하여, 화자가 처한 처지나 상황에 대한 공감적 교류를 도모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일체화된 존재감을 나타낸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게 풍요와 행복을 주면서 그것들을 함께 누리며 살아가는 공존과 공생의 에코토피아의 세계를 지향한다.

꽃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의 양상과 특징 : 1950년대 노래책 속 작품을 중심으로

장유정 ( Zhang Eu-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131-157 ( 총 27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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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50년대 말에 발간된 노래책 세 권 속 ‘꽃노래’의 양상을 살펴본 것이다. 노래책 자료를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그 책에 실린 노랫말들을 모두 검토하여 그 중에서 꽃을 소재로 한 노래를 선별하고 그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1950년대 노래책세 권을 선택한 것은 실증적인 연구를 위한 편의상의 선택이면서 이제까지 연구되지 않았던 노래책 연구를 위한 방편이었다. 노래책 세 권에 실린 514곡의 대중가요 중에서 제목이나 노랫말에 ‘꽃’이 등장하는 노래는 중복되는 노래 1곡을 제외하고 총 90곡이었다. 노랫말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긍정적인 내용의 노래와 부정적인 내용의 노래로 나눈 결과, 긍정적인 내용의 노래는 30곡, 부정적인 내용의 노래는 60곡으로 나타났다. 이후, 각 노래에서 ‘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긍정적인 내용의 노랫말에서 ‘꽃’은 첫째, 청춘과 사랑의 표상, 둘째, 꽃의 예찬, 셋째, 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청춘과 사랑의 표상에서 구체적인 꽃보다 보통명사‘꽃’이 주로 등장했다면, 꽃의 예찬과 봄의 상징에서는 특정 꽃을 들어 연상 작용을 통한 시각적인 효과마저 노렸다. 반면에, 부정적인 내용의 노래에서 ‘꽃’은 첫째, 슬픈 여인의 초상, 둘째, 꽃의 재생성과 인간의 유한성의 대비를 통한 비극의 강조, 셋째, 우울한 감정의 이입을 보여주었다. 노랫말에서 꽃은 실제 꽃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은유와 상징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꽃이 여성을 상징하거나 외면적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은 일종의 ‘꽃’이 지난 상투적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한시, 시조, 민요와의 비교를 통해 대중가요 속 꽃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여타 장르와 비교하여 대중가요 속 꽃 노래는 사색적이거나 철학적이지도 않고 민요가 보여주는 것과 같은 솔직함이나 적나라함과도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1950년대 꽃 노래에서 찾은 꽃의 재생성과 인간의 유한성은 우리에게 시사점 내지 교훈을 주기도 한다.

판소리 가창을 통한 화병 치유 사례 연구

김명자 ( Kim Myung Ja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159-182 ( 총 2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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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A의 화병(火病)에 대한 판소리치유의 과정을 고찰한 것이다. A는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라면서 아버지에 대한 억압으로 인해 고등학생 때부터 열감이 생기면서 두드러기가 발병하였다. 이후 약 24년간 여름이 되면 두드러기가 재발하였고 불면증과 우울감도 지속된 상태에 있었다. 두드러기, 불면, 우울감 등은 전형적인 화병의 증상이며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동양의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화병은 오랜 기간 노여움을 참아서 적체된 간기울결(肝氣鬱結)로 본다. 간에서 발생하는 노여움을 참고 참아서 억누르면 화가 쌓여 억울(抑鬱)하게 되고 이것이 병적 증상으로 나타난 것이 화병이다. 판소리 가창을 통해서 화병을 치유한다는 것은 억울하여 쌓인 화를 발성을 통해 발산시켜서 청열하는 한편 판소리 사설의 유의미한 감정을 체험함으로써 정서적인 해소도 함께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판소리는 음악이면서 문학이기 때문이다. A의 화병에 대한 판소리치유 과정은 판소리치유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판소리 치유 프로그램은 판소리를 가창(歌唱)함으로써 복식호흡법과 통성발성법을 통해 울결된 기를 발산하고 소통시켜서 해울(解鬱)하는 것이다. A에게 적합한 치유 대목은 <춘향가> 중 ‘사랑가’로 선택하였다. ‘사랑가’는 적체된 기(氣)를 ‘분열·분산·상승·활동’시킬 수 있는 ‘화기(火氣)’를 가진 대목이기 때문이다. ‘사랑가’는 친숙하고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이 사설로 담겨져 있어서 사설과 가창의 이중적인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는 약 3개월간, 매주 2~3일, 1~2시간씩,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프로그램 이외에도 답답하게 치밀어 오르는 증상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치유 대목을 가창하였다. 그 결과 차츰 답답함이 해소되고 몸의 열기가 사라졌고 24년간 여름마다 나타났던 두드러기 발작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불면증과 우울감도 거의 해소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A의 내부에 쌓인 울화와 열독이 판소리 가창을 통해 발산되어 청열 과정을 통한 판소리치유의 효과로 볼 수 있다.

조선조 야담을 통해 본 질병의 형상화와 질병에 대한 두 시선

김신정 ( Kim Sin 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183-210 ( 총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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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조선조 야담의 질병서사를 다룬다. 조선조 야담에 나타난 질병의 형상화를 통해 질병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확인하였다. 조선조 야담의 질병서사는 주로 병을 고치는 일에 주목하는 치병서사로서 의원이나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한편으로 질병에 걸린 후 존재적 변화를 일으키거나 신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 인물의 이야기가 있다. 또한 질병에 걸린 척하며 위기를 모면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 글에서는 치병서사에서 벗어나 있는 질병 관련 서사들에도 주목하여 이를 ‘환자되기 서사’로 유형화하였고 서사적 세계가 질병을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하고 있음을 통해 질병서사들이 질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고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치병서사 중에서 질병이 귀신으로 형상화된 경우, 그 귀신은 조상신이거나 악귀로 나타난다. 조상신인 경우에는 인간과의 소통이 원활하며 인간의 부탁으로 병이 낫도록 해주지만, 악귀인 경우 인간과 불통이 일어나며 결국 공동체를 전멸하게 만든다. 환자되기 서사에서 질병은 인간이 동물로 변하기 전 혹은 인간이 신이한 경험을 하기전에 일어난 변신의 전조이거나 평범한 인물이 환자행세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생을 지속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려진다. 치병서사에서 질병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기표라면, 환자되기 서사에서 질병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기표로서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기회나 능력으로 그려지거나, 자신의 몸을 은신처 삼아 생의 지속을 모색하는 방편으로 그려지고 있다. 치병서사 속 질병이 외부에 의해 부착된 낯설고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면, 환자되기 서사 속 질병은 신체 내부적 소산이나 자의적으로 부착할 수 있는 것으로서 삶의 한 방편이자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처럼 치병서사와 환자되기 서사를 질병서사의 범주 안에서 함께 살펴봄을 통해 질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포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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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창극 흥보전의 창작 더늠 ‘돌남이 쫓겨나는 대목’과 ‘마당쇠 박쥐 잡는 대목’이 지니는 창극소리로서의 특징적 면모를 살피는 한편, 그 연원과 이후의 전승 문제에 관해 고찰했다. 창극 흥보전은 대중성이나 흥미성의 측면에서 창극 춘향전, 심청전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으며, 이는 그 바탕을 이루는 판소리 흥보가의 재담소리적 성격에 기인한다. 그런데 1977년 국립창극단 27회 정기공연 <흥보가>, 1976년에 녹음된 도미도레코드의 <국악창극 흥보전>, 1977년에 녹음된 신세계레코드의 <대흥보전>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판소리 흥보가에는 없는 독특한 대목이 존재한다. 바로 ‘돌남이 쫓겨나는 대목’과 ‘마당쇠 박쥐 잡는 대목’이다. ‘돌남이 쫓겨나는 대목’과 ‘마당쇠 박쥐 잡는 대목’은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쫓겨나는 대목’을 확장한 것이다. 놀보가 뒤늦게 집에 온 흥보 아들 돌남이까지 매몰차게 내치자 놀보 아들 효순이가 이를 만류한다. 결국, 돌남과 효순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하고, 마당쇠는 박쥐를 잡는다는 거짓 핑계로 상전인 놀보를 매질한다. 일반의 ‘흥보쫓겨나는 대목’에서 관중들이 느끼는 주된 정서는 흥보 가족에 대한 연민과 놀보에 대한 괘씸함이다. 그 연민을 자극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돌남이, 그 괘씸함을 일시적이나마 해소해주는 캐릭터가 마당쇠이며, 효순은 ‘칠세지아(七歲之兒)도 효제(孝悌)’를 일삼는 ‘아동방(我東方)’의 윤리 감각을 일깨우며 놀보의 행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캐릭터에 해당한다. 이들 대목의 연원은 창극에서 찾을 수 있다. 1930년대 후반에서 1940년대 초반 사이 창극 더늠으로 정립되었으며, 조상선이 이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대목은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분위기, 정서와 맞물려 널리 유행했고, 1940년대 초 발매된 <오케판 흥보전>을 통해 그 일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판소리와의 상호교섭 양상이 확인되는 창극소리도 있지만, 이들 대목은 오롯이 창극 안에서만 연행되다가 유사한 극 양식인 여성국극까지만 외연을 넓힌 예이다. 일상적 대화와 재담 사설위주로 구성되어 ‘소리’보다 ‘극’의 면모가 훨씬 강조될 뿐 아니라, 일부 창마저도 그 미적 특질이 비애미로 일관되는 점, 새로운 캐릭터의 본 역할이 전체 서사로 볼 때 지나치게 주변적인 점은 판소리로의 대목 유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들 대목이 토막극의 형식으로 자주 공연되었던 것도 이러한 특질과 어느 정도 연관된다. ‘돌남이 쫓겨나는 대목’과 ‘마당쇠 박쥐 잡는 대목’은 1960~70년대까지 창극이나 여성국극 안에서 호응을 얻으며 무대 공연이나 방송, 음반 등을 통해 널리 유행했으나, 토막극 공연마저 점차 자취를 감추어 ‘낯선 대목’ 또는 ‘추억의 대목’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판소리와의 교섭 없이 창극과 여성국극으로만 연행되었던 배경이 전승 약화의 추세를 더욱 가속화했던 것이다.

사위 관련 설화 연구 - 사위와 처가의 관계, 이야기의 통과의례적 성격을 중심으로

전주희 ( Jeon Ju He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245-298 ( 총 5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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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의 사위 관련 설화에 나타나는 사위와 처가의 관계를 살펴보고,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사위의 이미지’들을 통하여 남성 인물들에게 인식되는 ‘혼인’의 의미를 밝히고자 마련되었다. 그동안 사위 관련 설화는 주로 <거짓말 잘하여 장가든 사람>과 <바보 사위>를 중심으로 연구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의 사위는 물론 처가와 사위의 관계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볼 기회가 없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사위 관련 설화를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사위가 처가와 맺는 질적 관계를 중심으로, ‘처가를 욕보이는 사위’, ‘처가에 득이 되는 사위’, ‘처가로부터 덕 보는 사위’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 유형들은 하나의 이야기에서 서로 조합된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가장 많은 것이 ‘처가로부터 덕 보기 위해 처가를 욕보이는 사위’이다. 그들 대부분은 가난한 노총각이나 처가에서 대우받지 못하는 남자들이며, 앙혼(仰婚) 들기 위하여 혹은 처가의 인정을 받기 위하여 처가를 속이거나 골탕을 먹인다. 이러한 행위들은 주로 ‘거짓말 잘하는 사위’, ‘꾀 많은 사위’에 의해 이루어지며, 처가에서도 이러한 캐릭터의 사위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이러한 양상은 ‘남자다운 것’으로서 관념되는 ‘힘’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처가와 사위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생성하면서 사위라는 지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 혼인 제도와 가부장제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혼인 관계를 통해 남성이 성취할 수 있는 물질적 이익과 힘의 획득, 이를 통한 사회적 성장에 대한 욕구를 시사한다. 따라서 설화에서 혼인을 통하여 얻게 되는 사위라는 지위는 남성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자 힘겨루기에서 승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으로서 나타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위 관련 설화는 혼인을 성취〔成婚〕하는 ‘사위 되기’ 이야기와 처가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사위 노릇하기’ 이야기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사위 관련 설화를 남성들의 성장 서사나 희망담으로 해석할 여지를 시사한다. 또한 사위 되기로서의 이러한 입사식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는 남자는 그에 대한 반대급부이자 그림자인 바보 사위로 형상화된다.

재난 영화에 드러난 홍수 설화의 서사 전략 연구

황윤정 ( Hwang Yun Jeo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8권 0호, 2020 pp. 299-341 ( 총 4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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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설화의 서사 전략이 현대의 영상 서사에도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이를 분석하여 설화의 견고한 서사가 갖는 현재적 효용에 대해 논의하였다. 일련의 논의를 통해 <대홍수와 목도령>의 홍수로 인한 혼돈, 인간의 극복, 새질서의 창립이라는 서사 전개의 전형성을 현대의 아포칼립스 콘텐츠에서도 발견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재난 아포칼립스 콘텐츠인 <설국열차>, 좀비 아포칼립스 콘텐츠인 <부산행>, SF 아포칼립스 콘텐츠인 <블레이드 러너>를 두루 살핀 결과, 재난의 종류나 크기, 이에 따라 새질서의 성격을 달리하는 변이가 있으나, 홍수 설화의 전형적인 서사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관심과 옹호를 보여주고 있는 점을 설화와 재난 영상 서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서사마다 시대적 변화에 따른 개성적 메시지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재난의 원인, 선한 마음의 발휘, 새 질서의 구축과 같은 설화의 대목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계급 갈등, 바이러스의 창궐, 미래 사회 인류의 가치와 행방 등으로 시대 정신에 맞게 변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아포칼립스 콘텐츠와의 비교를 통해 홍수 설화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나아가 구비 서사가 현대의 문화적 산물들을 이해하는 기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것에 논의의 의의가 있다. 또한 생소한 작품 간 관계를 마련하고 해석하는 논의를 통해 설화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도모했다고 할 것이다. 좀 더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동원하고, 나아가 다른 여러 설화와 현대 문화 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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