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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9권 0호 (2020)

1)‘부자 되기’ 설화의 사회적 가치 - ‘장구혈 설화’와 ‘가짜 업 설화’를 중심으로

강성숙 ( Kang¸ Sung Sook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5-35 ( 총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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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기’ 설화는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기를 원하는 이가 자신의 바람을 이루는 이야기로, ‘부자 되기’ 설화의 주인공이 부자가 되려는 본질적 이유는 소외와 차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인간다움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해서다. 본고에서 다루는 ‘장구혈설화’와 ‘가짜 업 설화’에서, 주인공은 속임수를 써서 부유한 친척의 재산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시각과 안목을 지닌 사람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이는 주인공의 가난이 강고한 사회 구조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으며, 기존의 윤리나 질서를 따르는 방법으로는 가난을 해소할 길이 없다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것이라 해석된다. ‘장구혈 설화’는 불평등을 문제로 삼아 부의 재분배를 요청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잘산다는 것’이 ‘소외되지 않고 서로 돌볼 수 있는 평등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부(富)의 재분배’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가짜 업 설화’는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윤리임을 강조하고 호혜의 가치 실현이 부의 창출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역설한다. 가짜 업을 통해 이룬 ‘부(富)’는 이러한 호혜의 가치로 인해 그 사회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부자 되기’ 이야기는 부의 재분배, 호혜성의 회복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본질적 목표로 삼는 이야기라 하겠다. ‘부자 되기’ 설화를 통해, 부(富)는 평등한 관계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으며, 부를 나누어주는 이와 나누어 받는 이들이 서로 배려하는 관계로 발전할 때 경제적 소외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또한 부는 개인적 이해득실보다 관계적 호혜성에 기반할 때 의미를 지니며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혼 서사에 나타난 욕망과 이름의 문제 -신립 설화를 대상으로

김정경 ( Kim Jong Kyo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37-64 ( 총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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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립 전설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에게 역사적 사건의 문학적 재현이나 원혼 설화의 하위 유형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아왔다. 이 글에서는 설화를 둘러싼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에 주목하거나 원혼 설화의 한 하위 유형으로 이 설화를 인식하기보다는 신립 이야기 자체의 구조와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텍스트 해석을 시도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텍스트를 처녀의 상징적 죽음과 실제적 죽음, 그리고 신립의 죽음 이렇게 총 세 차례의 죽음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처녀와 신립의 대립 양상을 검토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왕의 논의에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던, 처녀가 죽어가며 신립에게 자신을 보아달라고 요구한 장면과 처음으로 처녀의 요구를 수용하여 전투 장소를 탄금대로 옮긴 신립의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는데, 그 결과 처녀가 죽어가며 자신을 돌아보라고 외친 것은 신립의 세계에 정념을 일으키기 위함이었으며, 신립이 처녀의 충고를 들었던 것은 그가 처녀의 정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음을 알았다. 이들의 대립은 궁극적으로는 상징계의 질서에 충실하려는 공통된 목적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처녀는 상징계에 자신의 존재를 등록하고자 했으며, 신립은 상징계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이질적인 존재인 처녀의 침입을 막으려 했다. 결론적으로 신립 전설은 ‘이름’을 얻기 위한 존재의 노력과 그 실패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립은 공동체의 이념을 상징하는 대문자 이름이 되기를 원했지만 결국 개인 신립을 표상하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한편 처녀는 자신의 이름을 얻어 상징계 내부에 자리하기를 원했으나 끝내 ‘처녀’로 남았다. 요컨대 이 설화는 ‘신립’과 ‘처녀’를 각각 사대부 남성과 여성을 표상하는 기호로 보고 이들의 욕망과 그 실현의 실패를 통해 각각의 주체들이 구성되는 양상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다.

원님놀이[太守戱] 설화에 나타난 소통의 양상과 놀이의 역할

한상효 ( Han Sang Hyo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65-94 ( 총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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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단편의 설화를 미시적으로 검토하면서 설화의 구조를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이해하고 소통의 역할과 의미를 탐색한다. 이 설화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대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며, 이들의 놀이는 결혼에 대한 의사를 발화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로 나타난다. 이 설화에서의 놀이는 욕망을 가진 여성 주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message)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소통의 경로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적인 관점에서 원님놀이는 송-수신자가 공간이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쇄구조를 통해 개인의 목소리가 의사소통 과정에 참여하는 다른 청자들에게 인지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또한 원님놀이에 내재하는 속성들이 의사소통 과정에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모방성’, ‘창조성’, ‘집단성’, ‘지속성’과 같은 특성들이 놀이가 소통의 매개로서 작동할 수 있게 계기를 마련하며, 자매들이 가진 욕망을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다. 이러한 놀이의 소통적 성격을 볼 때 설화 속의 자매들은 특정 인물의 은혜를 받는 수동적 인물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이 ‘인간적인’ 욕망을 지닌 존재이며, 욕망의 실현을 원하는 주체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도랑선비·청정각시>에서 청정각시의 감정을 통해 본 신성의 의미

강지연 ( Kang Ji Yeo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95-120 ( 총 2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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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함경도 무속신화 <도랑선비·청정각시>에서 서사를 지배하는 청정각시의 감정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서사의 논리를 새롭게 살펴보았다. 그동안 <도랑선비·청정각시> 연구는 청정각시의 과제 수행과 죽음의 의미를 두고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되어왔다. 본고는 선행 연구에서 해명하려고 했던 고난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청정각시의 감정에 주목하여 심층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청정각시에게서 새로운 신의 자질과 면모를 읽어보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서사 전반을 지배하는 청정각시의 감정은 ‘슬픔’과 ‘기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 표출은 남성 인물로부터 통제와 억압의 대상이 되어 청정각시를 조종하고자 한다. 청정각시가 자발적으로 수행한 과제와 자결(自決)의 의미를 도랑선비와 의 만남을 위한 방편으로 이해한다면 일부종사(一夫從事)를 실천하는 열녀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청정각시가 수행하는 고난이 남성 권력의 상징으로 작용할 때, 청정각시의 감정은 통제되고 순종적인 여성으로 이미지가 왜곡된다. 하지만 이는 남성 주체의 관점에서 조작된 것이며,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모순을 청정각시의 감정이 함의하는 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청정각시가 겪는 고난의 본질적인 원인은 도랑선비의 죽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만남에 집착하는 애착심에 있다. 이로부터 고난의 여정이 시작되어, 슬픔과 괴로움을 일으키는 사건의 발단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에 청정각시가 죽음을 선택하면서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은 고통의 집착에서 벗어나 청정심(淸淨心)을 찾았다는 깨달음의 감정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하여 바람직한 여성상, 헌신적 사랑과 희생 프레임에 가리어진 청정각시는 주체적인 인물로 재해석된다. 나아가 신화적 인물의 신성성은 감정의 논리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획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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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정체확인형 사설 대목의 의미작용 과정을 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다. 대표적인 정체확인형 사설인 ‘춘향모-어사또 상봉’ 대목을 사례로, <춘향가>의 스토리세계의 구축에 기여하는 체험적 서사화, 스토리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으로서의 현장적 재맥락화라는 두 국면의 인지 공정으로 이를 나누어 살폈다. 그 결과 정체확인형 사설 대목의 수용자들은 스토리세계 내부/외부의 경계를 끊임없이 횡단하면서 서로 관련없어 보이는 사건·인물·상황들, 그리고 그에 관한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요소들을 서로 연관짓고 조직화하고 구조화하면서 일관된 질서나 형상을 부여해 나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판소리 연행 과정에서 텍스트 자체에서 출발하는 상향식 인지와 텍스트 외부의 실제 경험과 사회문화적 기억과 담론의 장에서 출발하는 하향식 인지가 교차하면서 의미를 빚어냄을 살펴보는 일은 ‘서사성’의 개념을 새롭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정체확인 사설, 나아가 더 넓은 관점에서 판소리의 내러티브는 작중 누군가 어떠한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그 경험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으며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탐색하는 사고과정을 담아낸다. 판소리 연구에 있어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수용자들의 적극적 개입(performance)을 유의미한 영역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용성을 가진다. 인지서사학의 관점에 기반한 이 논문의 접근이 판소리 연구의 새로운 방법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학교 판소리 교육체계의 현황과 전공 학생들의 실정

이태화 ( Lee Tae Hwa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163-191 ( 총 2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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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문제의식은 판소리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각각의 스승을 사사하는 상황에 관한 인식을 확인하려는 데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스승에 의한 구속력이 거의 사라진 현대 판소리계의 분위기 안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배움을 추구하게 된 지금의 학생들에게 학교 안팎의 스승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재학 중의 교육체계가 학습 의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졸업 후를 대비한 실전 감각을 충분히 키워 주기 어려운 데에서 오는 불안감이 예상보다 매우 크게 포착되었다. 영남권 학생들의 가장 큰 고충은 일주일에 1시간 내외로 수강하는 판소리 전공실기 이외에는 판소리 관련 강의를 거의 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통필수에 해당하는 음악 이론 강의들을 제외하면, 전공 학점을 채우기 위해 타 전공의 강의들을 비자발적으로 수강하는 실정이다. 대체로 기악 전공의 관현악 관련 강의들에 참여하는데, 이 문제는 판소리 전임교수의 지도 아래 다양한 강의를 실험적으로 운용하는 소수의 대학교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고충이다. 호남권 대학교의 판소리 교육은 기본적인 여건에서 영남권과 뚜렷이 구분된다. 전통음악 공연을 위한 시설과 단체 등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 무엇보다 학교 안팎에서 인연 맺을 수 있는 스승의 풀이 넓다. 그러나 판소리 전공 전임교수를 보유한 전남대를 제외하면 또 사정이 다르다. 그럼에도 판소리 전공생이 정기 연주회나 창극공연에 참여하는 점에서는 영남권에 비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 학교들의 상황을 통해서는 학생들의 연주회 참여가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남권 학교들과 달리 수도권 학교들에서는 전임교수가 없어도 학과의 정기 연주회에 참여하는데, 그것이 커리큘럼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는가의 여부에 따라 만족도의 차이가 드러났다. 인터뷰 결과를 분석한 결과, 쟁점은 해묵은 문제들을 다시 주목하는 데에 이르렀다. 제보자들은 공통적으로 창극이나 창작 학습이 커리큘럼에 포함되기를 원했다. 따라서 판소리 전공 전임교수와 판소리 전문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했고, 판소리를 교육함에 있어서 창극 교육의 비중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의 문제도 좀 더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했다. 이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불안감과 요구를 학교 안팎의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설화권역 설정 및 오이코타입 - ‘212-1 <명당 잡아준 명풍수>’를 중심으로

이혜란 ( Lee Hye Ran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193-250 ( 총 5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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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12-1 <명당 잡아준 명풍수>’를 대상으로 화소의 변이에 따른 설화권역을 구분하고 각 권역의 오이코타입을 추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당 설화의 서사 구조를 이루는 주요 구성 요소와 전승층의 시선이 어디에 놓여 있는가를 기준으로 변이 양상을 확인한 결과 서사를 이끄는 주체에 따라 증여자 또는 피증여자로 대별할 수 있으며, 명당을 획득하는 과정과 그 결과에 따라 활발한 변이를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유형이 전승되고 있으므로 그 유형과 화소에 따른 변이를 지도에 기호화하고 권역을 4구분하였다. < 권역 A >는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북도의 일부가 해당되며, < 권역 B >는 충청북도 일부, 충청남도, 경상북도 일부가 포함되어 구분된다. < 권역 C >는 전라북도 일대와 전라남도, 그리고 제주도로 구분되며, < 권역 D >는 경상북도 일부와 경상남도로 구분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각각의 권역에 따른 오이코타입을 추출한 결과 < 권역 A >에서는 허구적 인물(풍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서사를 이끌고 있으며, 당대발복하여 아들을 얻는 출타득자형이 전승된다. 다만 호식화소가 첨가되어 다른 권역과의 차이를 보인다. < 권역 B >에서는 역사적 인물(풍수)이 등장하여 금시발복이나 당대발복하는 이야기로, 처사득자형과 출타득자형이 전승된다. < 권역 C >는 역사적 인물(풍수)과 허구적 인물(피증여자)이 서사를 이끌며, 금시발복과 당대발복의 이야기가 전승되는데 가문 유래형이나 주인공의 명당을 얻기 위한 행위에 발복하는 득재발복형이 전승된다. < 권역 D >에서는 허구적 인물(피증여자)이 서사를 이끌며, 금시발복과 당대발복하는 사자득자형이 전승되고 있다. 다만 다른 권역과의 차이는 소변보는 행위가 매개가 되어 잉태하는 화소가 첨가되어 권역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212-1 <명당 잡아준 명풍수>’의 전승층은 명풍수에 의한 발복 과정을 구연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증여자의 명당을 얻기 위한 행동에 의한 발복과 그 발복이 자손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에 집중되어 혈족 지향성을 드러내며 전승되고 있다.

<박문수와 백정> 유형 설화를 통해 본 인정 욕망의 이해

홍나래 ( Hong Na Rae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59권 0호, 2020 pp. 251-279 ( 총 2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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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와 백정> 설화는 인간답게 살고자 박문수의 친척을 사칭하며 양반행세를 한 백정과 그를 도와 당당한 양반으로 살게 한 박문수, 변화를 거부하다 백정에게 굴복당한 박문수의 동생이 등장하는데, 본고는 공통된 화소와 서사구조를 살펴 문헌과 구비설화에서 유사한 이본군을 함께 모아 격동의 시대, 하위계층의 인정 욕망에 대한 환대의 문제로 살펴보았다.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전승과 변이 과정을 살펴보면, ‘양반형’이 문헌과 구비로 전승되다가 설화에서 박문수 인물상이 부상되는 시기에 구비전승층에서 일부가 ‘박문수형’으로 변이되며 인기를 누렸고, 더하여 인정 문제에 관련된 삽화가 박문수 설화에 통합되면서 ‘기도형’과 같은 하위유형을 분화시켰다. 곧 <박문수와 백정> 유형 설화는 인정받고자 하는 존재와 인정해주는 존재 간 발생하는 다양한 도덕적 상황에 대한 공동체의 문제제기와 해법을 담으며 전승되어 왔다. 신분사회에서 무시당하던 노비ㆍ백정이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인정받으려는 행동은 당대 사회의 주요 가치에 대한 투쟁이기도 한데, 각편에 따라 하층의 인정 욕망에 상층이 조건 없이 화답하며 상호 인정하게 되는 선구적인 시각도 나타나지만, 때로 인정받고자 하는 인물과 인정하는 인물의 우열 관계가 경제력ㆍ능력ㆍ인품 등 다양하게 대비되면서, 돈이 모든 가치를 잠식해가는 위기 상황이나 인간답게 살겠다는 욕망 모델의 시대적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인정 욕망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제기를 생각해 볼 때, 설화에서는 인정과 환대의 지평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그 실천에서 문제될 불안 요소들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처하고 반성적으로 사회를 구성해 갈 도덕적인 존재로서 박문수가 요청되었다. 설화세계에서 누구보다 입체적이고 힘 있는 인물이 된 박문수를 통해서라면, 인정에 대한 사회적 의의를 환기시키고 인정 방식에 내재된 욕망 모델의 한계 또한 박문수라는 도덕적이고 진보적인 지도자의 가능성으로 언젠가 분명하게 비춰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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