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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019X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5권 0호 (2022)

인지적 추론 기능이 설화의 전승 과정에 미치는 영향

김민수 ( Kim Min Su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5-40 ( 총 3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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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는 구비전승 과정에서 같은 이야기로 인식될 정도로 서사 전개 범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동시에 변이를 발생시키며 다양한 각편을 만들어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설화의 생성과 전승 과정에 인간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화의 전승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텍스트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설화의 전승 과정에 추론기능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연구를 계획하였다. 가설의 검증을 위해 바틀렛의 사고개념이 설화의 변이과정에 적용하기 적합하며, 이 개념은 인지과학의 추론기능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설화 전승 과정과 유사하면서도 인지과학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설화 구비전승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했다. 4개의 이주민 구술 설화를 한국인에게 노출시켜 4단계 전승을 거치는 실험으로 설화별 4회씩 진행해 총 64개의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이를 분석해 인간의 추론 기능이 설화의 전승 과정에 주는 영향을 분석했다. 실험을 분석한 결과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추론이 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추론을 통해 인지된 서사적 인과가 새 화소로 설화에 포함되거나, 인물의 심리상태 혹은 성격적 특징이 구체화되어 설화에 포함되는 것이 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추론이 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 전승 과정에서 설화의 주요 화소 혹은 구조를 강화하는 결과로 나타나 향유자들이 서사적 인과와 논리를 더 쉽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했다. 둘째, 추론이 비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망각 등의 이유로 인해 발생한 서사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론이 작동한 경우 새로운 인과를 형성하거나, 이미 진행된 변이의 영향을 받아 거기에 서사 논리적으로 어울리는 새로운 변이를 발생시켰다. 비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추론의 경우 설화의 주요 화소 혹은 구조에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해당 변이의 영향으로 설화의 의미 해석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추론은 설화의 비고정성이나 고정성 중 어느 한 방향으로만 영향을 주지 않고 전승 과정 전반에서 활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실험 결과에서 추론이 활용되는 지점과 결과는 제각각이었으나 역할은 서사적 공백을 메우는 것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추론은 발화자 혹은 청자에게 인과성ㆍ개연성이 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도록 서사의 공백을 메우는 방향성을 갖는다. 그리고 추론에 의한 유지와 변이는 설화의 특정 단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화소, 구조, 의미 차원에서 골고루 발생했으며 서로 연쇄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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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자연화된 ‘가족’이라는 범주에 관한 서사로서 ‘어머니의 음식’이라는 모티프가 나타나는 구전이야기를 분석한다. 사회적 구성물로서 ‘가족’은 인구 정책과 통치, 젠더와 섹슈얼리티 및 재생산, 장애와 정상신체주의 등 ‘정상성’의 규범이 (재)생산되는 제도적 기반이 되어 왔다. 이러한 ‘가족’ 범주의 규범적 속성에 주목하여, 구전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성립과 유지에 관한 사회적 상상력이 형상화된 양상을 탐구한다. ‘오뉘 힘내기’와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식들이 자신의 문제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등장해 음식을 권하는 어머니의 존재는 해당 이야기를 ‘부모-자식’이라는 가족 관계 구도에 대한 상징적 서사로 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야기 속 어머니는 그가 자식들에게 권하는 ‘음식’과 동일시된 존재로, 오로지 자식들이 갈등 끝에 그 음식을 받아먹게 하는 것으로 기능을 다한다. 이때 어머니와 어머니의 음식은 자식들을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트리는데, 어머니가 권하는 음식을 먹으면 파멸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절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어머니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자식들이 음식을 받아먹고 좌절함으로써 이야기는 비극으로 갈무리되고, 어머니가 아니었더라면 이루어질 수도 있었던 이들의 미래의 가능성은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겨진다. 이러한 딜레마는 자식들이 어머니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게 하는, 그리하여 어머니가 제시하는 가족 역할에 대한 종속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부채감의 정서와 결부되어 있다. 이 부채감의 정서는 어머니의 요구가 강제나 강요가 아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보라고 애원하는 일, 즉 희생과 헌신이라는 ‘어머니’ 역할의 전면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로부터 비롯된다. 자식들에게 어머니가 내미는 음식은 역할과 존재를 구분할 수 없는 ‘어머니’의 상징으로 다가와, 그들이 이 음식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정서적 압박으로 기능한다. 서사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등장인물 누구도 이 ‘가족’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머니의 음식’이라는 소재를 경유하여, 구전이야기 속 가족 관계를 ‘가족’이라는 ‘정상성’의 규범에 복무하기를 요구하는 폭력의 은유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랑형 원혼 설화 연구 인물들의 성격 구성과 변화 양상을 중심으로

김정경 ( Kim Jong Kyou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81-111 ( 총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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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아랑형 원혼담을 연구의 주된 대상으로 삼아 등장 인물들의 담화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상황에서 인물들의 특성과 역할이 구성·변화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원귀와 원이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아랑의 등장이 그것 자체만으로도 공포를 야기하며 원의 무조건적인 믿음을 얻어낸다는 사실을 토대로, 아랑이 피해자에서 초월적인 존재로 성격이 변화하였음을 알아냈다. 한편, 이 장면에서 원은 원귀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권력을 지닌 자이기 때문에 원귀의 발화 상대로 선택되었지만, 이때까지는 안다고 가정된 주체에 불과하며, 원귀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아는 주체가 된다고 보았다. 원을 안다고 가정된 주체에서 아는 주체로 변화하게 만든 진실은 아랑이 죽게 된 이유이며, 아랑이 자신의 죽음과 관련하여 세상에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 한 것은, 자신이 통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랑은 원을 통해 자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원은 아랑을 통해 진정한 통치자가 되기 위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랑과 원은 각자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모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하겠다. 이어 아랑과 원이 공모 관계를 맺고 있는 그 한편에는 통인이 처음부터 부정된 것으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랑 설화에서 통인의 욕망은 존재할 수 없음을 표시하는 빈자리로 그려지며, 원이 통인을 심문하는 장면은 통인에게 죽음 이외에 다른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장면에서 범죄 사실을 긍정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통인의 상황은 허용된 대상만을 욕망해야 하는 그의 처지와 흡사하다. 그리하여 이글에서는 아랑 설화가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관리되어야 하는 것처럼, 중인 계급의 욕망과 섹슈얼리티 역시 관리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고 보았다. 동시에 각편 ‘신거무의 원한’을 통해, 사유 가능한 것들을 정립하기 위하여 억압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언제든 발화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아랑 설화는 남성의 억압에 대한 여성의 저항이라는 틀을 넘어 다양한 차원의 규율과 제약의 담론이 교차하는 장으로 사유될 수 있다.

설화에 나타난 서사 확장의 두 패턴

심우장 ( Sim Woo Ja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113-152 ( 총 4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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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적인 관점에서 설화에 접근하려고 할 때, 중요한 하나의 통로가 패턴이다. 텍스트가 존재하지 않은 구술문화에서 정보의 구성과 보관, 전승이 바로 패턴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설화 작품 중에는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이어지는 단일한 형태로 되어 있는 기본형 서사가 있는가 하면, 기본형이 반복되면서 서사가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서사 확장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는데, 본고는 이 중에서도 불균형-균형의 단위담이 연달아 이어지는 불균형-균형-불균형-균형의 형태로 되어 있는 패턴에 주목했다. 서사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고갈된 서사 추동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하는데, 그 방식에 따라 서사 확장 패턴을 둘로 나눌 수 있다. 선행 단위담의 서사적 균형이 불완전하다는 인식에서 맥락을 확대하여 불완전한 지점을 찾아 추가적인 서사 추동력을 확보하는 ‘맥락 확대 패턴’과, 선행의 단위담에 내포된 또 다른 관점을 통해 감춰진 불균형을 찾아 새롭게 서사 추동력을 확보하는 ‘관점 이동 패턴’이 그것이다. 이러한 서사 확장 패턴은 주제를 증폭시키고, 세계 인식을 심화 또는 확장하며, 서사 종결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갖는다. 다양한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서사 확장 패턴은 변증법적 사유의 과정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요한다. 선행 단위담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하여 인식의 심화와 확장을 통해 일치 화해에 이르는 과정은 전형적인 변증법적 인식의 과정이다. 결국 설화에 나타난 서사 확장 패턴은 변증법적 사유가 그러한 것처럼, 독단적 인식을 경계하고, 반성적 사고를 지향하는 구술문화의 세련된 사유 과정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삼신 신화로서의 <당금애기> 연구 동해안본을 중심으로

이경화 ( Lee Kyung Hwa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153-178 ( 총 2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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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먼저 당금애기의 서사를 임신 서사와 출산·육아 서사로 나누어, 각각에 나타난 삼신으로서의 면모를 고찰하였다. 출산과 육아는 선행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성의 삶의 경험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동시에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훌륭하게 해냈다는 점에서 순산과 육아를 기원하는 대상인 삼신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고 논의했다. 한편 임신은 중과 당금애기의 거절-제안의 반복 속에 결연이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신과 당금애기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신은 당금애기를 설득하며 모든 일은 당금애기의 동의가 내려진 후에 진행된다. 여타 서사무가에서는 신의 절대성과 권위가 강조되는 것과 달리 <당금애기>에서는 신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자 당금애기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에 <당금애기>에는 세상의 질서를 관장하는 신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당금애기만의 고유의 능력으로서 잉태가 형상화된다고 논의하였다. 그리고 당금애기의 좌정 과정을 통해 <당금애기>에 나타난 삼신의 신적 위치와 그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 신이 당금애기를 좌정시키는 과정에서 그를 징치하려 함으로써 관계 양상에 변화가 나타난다. 본고에서는 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후손이라는 결핍을 당금애기를 통해 해결한 후로 징치가 지연된 점에 주목하였다. 이는 당금애기와 맺었던 기존의 관계를 철회하고 신 중심의 질서 아래에 삼신을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신의 행동은 당금애기의 고유한 힘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를 무속 질서 속에 위치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삼신의 형상화는 삼신에 대한 민간의 강한 믿음을 수용하는 한편 그를 무속의 질서하에 위치시킴으로써 무속의 권능이 강조되는 효과를 갖는다고 논의했다.

부안 ‘개양할미’ 서사의 콘텐츠화 방안 -마고할미 계열 아동도서 검토를 중심으로

임이랑 ( Im Lee Lang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179-208 ( 총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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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의 ‘개양할미’는 지형 형성에 관여한 거인 여신이라는 마고계통의 핵심적 정체성을 공유하면서도 악신(혹은 인간)으로 마모되는 비극적 결말에 수렴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한반도의 창세여신인 마고할미 콘텐츠의 향방을 모색하는 한 작업으로 개양할미에 잠재된 문화원형으로서의 서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이를 위해 특히 마고계 아동서의 출판 현황을 검토하여 마고신화의 현대적 전승 양상을 살핀 뒤, 개양할미를 활용한 옛이야기 그림책 및 창작동화 출간에 긴요하리라 판단되는 주요 화소의 활용 및 변용안을 제언한다. 먼저 마고계 아동서의 출판 현황을 종합하면, 마고신화는 제주의 설문대할망 위주로 전승되고 있으며 개양할미 등 타 지역의 마고계 할미들은 사실상 극심하게 소외된 양상이었다. 또한 개양할미를 소재로 한 아동서의 경우는 원형 서사에서 강조되어 온수호신으로서의 면모가 많은 부분 희석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본고는 이러한 마고 신화 전승의 한계를 개양할미의 재발견을 통해 타파할 수 있으리라는 전제에서 개양할미 서사를 활용한 두 가지 방안 즉, 옛이야기 그림책으로의 차별화와 옛이야기 소재 창작동화로의 융합화 방안을 탐색했다. 그 결과 전자는 서해 변산반도 지역설화로서의 특색화 가능성, 후자는 마고신화의 입체적 다시쓰기를 통한 한국형 할미신 캐릭터 고안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로 각각 수렴되었다. 따라서 이상의 논의는 여신에 대한 인식 변화를 거치며 급기야 파괴적 존재로까지 굴절되어 선신과 악신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 마고할미의 다면성을 균형적·입체적으로 전승하기 위한 비평적 관점을 환기한다. 더불어 마고계 여신으로서 개양할미라는 서해 수호신격의 서사적 활용 가치를 시론적으로나마 검토해본 의의가 있겠다. 미진한 부분은 영등할미, 삼신할미 등등 마고할미와 연관성이 닿아 있는 다양한 할미신격을 더욱 확장적으로 함께 살펴가면서 향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불어 중국의 마고 혹은 마조여신과 우리의 마고할미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분별하는 문제도 후속 연구에서 보다 정치하게 다루고자 한다.

규장각 소장 한글 번역본 『청구야담』과 왕실 독자

정보라미 ( Chung Borami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209-236 ( 총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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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규장각 소장 한글 번역본 『청구야담』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야기의 탈락 및 문면의 변개를 통해 다각도로 반영되어 있음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 있다. 본고의 연구 대상인 한글 번역본 『청구야담』은 현재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이다. 이 책은 본래 한문으로 쓰인 『청구야담』을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총 19권 19책으로 이루어진 완질본이다. 규장각본 『청구야담』은 규문의 수요에 응해 번역되어 궁중이나 상층 사대부가의 여성들 사이에서 향유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으며, 이와 관련하여 규장각본 『청구야담』이 편역되는 과정에서 몇몇 이야기들이 의도적으로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지적된 바 있다. 그런데 한문본 『청구야담』과 규장각본 『청구야담』의 전체 문면을 면밀히 비교 검토한 결과, 규장각본 『청구야담』에는 이야기를 취사선택하는 과정 뿐 아니라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역자가 왕실의 구성원을 독자로 상정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서술을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그 실례를 제시하면서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야기의 탈락 및 문면의 변개를 통해 반영되어 있음을 살펴보았다. 규장각본 『청구야담』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처럼 다기한 방향에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은 지금껏 간과되어 온 부분이다. 이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본고는 규장각본 『청구야담』의 특징적 면모를 온전히 밝히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규장각본 『청구야담』에 이야기가 취사선택되고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두루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본고는 왕실 독서물이 편역되는 과정에서 보이게 된 특징적 일면을 확인한다는 의의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조선후기 ‘서울 도깨비 이야기’의 특징과 그 의미

정솔미 ( Chung Sol Mi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237-270 ( 총 3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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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조선 후기에 서울 도성 안 도깨비 이야기가 다수 향유된 사실에 착목하여 이들 이야기의 경향성과 특징을 일별한 후, ‘조선후기 서울’이라는 시공간 속 사회·현실과 욕망·감정이 도깨비 이야기에 투영되는 방식과 그 미적 효과를 구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깨비 이야기 안에 내재한 당대 서울에 거주하던 이들의 감정과 욕망이 다층적으로 조명될 것이며, 이야기의 역사적 변모 양상도 일정하게 파악될 것이다. 본디 문명과 떨어진 산속이나 들판, 행적이 드문 수풀, 그리고 인가(人家)의 주변부에 우거하는 것으로 상정되던 도깨비는 17세기 전란과 혼란한 조정 상황으로 인해 황폐화된 서울에 다수 출현하게 된다. 전란 이전에 찬란했던 공간들은 폐허가 되고 조정에는 권신들이 횡행하던바 서울은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 한복판의 민가, 그리고 조정에는 기괴한 형상의 도깨비들이 등장하여 인간을 놀라게 하거나 그 생계를 어렵게 만든다. 그리하여 17세기의 서울 도깨비 이야기는 비극적이고 어두운 정조를 띤다. 그런데 18~19세기 도깨비는 황폐화된 도시가 아니라 불안과 욕망이 가득한 공간으로서의 서울로 찾아 든다. 도깨비는 서울 남산 자락 아래 묵사동(墨寺洞)·필동(筆洞) 등에 출몰하여 집 없이 흉가를 전전하는 빈한한 양반들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한편 그 처지와 현실을 거울처럼 반영한다. 빈부의 이동이 활발히 일어나던 서울이라는 공간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빈민층으로 전락한 몰락양반의 불안이, 그들의 주요 거주지인 남산 일대를 배경으로 도깨비라는 상상적 존재를 불러낸 것이다. 또한, 도깨비는 선혜청(宣惠廳)을 위시한 서울 관아 근처에 출몰하여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치부를 이루어주고 누군가는 가산을 탕진하게 하는데, 이들 이야기는 도깨비라는 초월적 존재를 등장시키는 배경으로 서울의 상업 공간이나 재정을 담당하는 관아 등을 설정한다. 그리하여 도깨비 이야기 속에 내재된 부에 대한 욕망이, 활발하게 물자가 이동했던 조선후기 서울의 분위기에서 산출된 것임을 노정한다. 또한, 이들 이야기는 치부의 과정을 그리 추상적이고 환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나름의 현실성을 담보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도깨비 이야기와 변별된다. 즉 도깨비라는 초월적 존재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돈에 있어서는 다소 현실적인 입장을 취하는바 시정(市井)의 감수성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조선후기 도깨비의 ‘상경’은 단순히 소재의 변천이나 배경의 이동ㆍ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무렵 삶과 서사의 중심 장소가 향촌에서 도시로 옮겨진 결과임을 확인하였다. 곧, 서사의 새로운 향유 주체가 된 신흥 도시민의 환상과 불안은 당시 서울 공간의 다채로운 장소성과 조응해 나가며 상상의 소산인 도깨비를 소환한 것이다.

동물 설화에 나타난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애니미즘 연구

조현설 ( Cho Hyun-soul )
한국구비문학회|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2022 pp. 271-302 ( 총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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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익에 따른 동물의 분류와 구조화는 인간 지성의 산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비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인류의 존속에 긴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므이꺼>의 천신거쯔는 인간에 대한 태도에 따라 동(식)물을 분류한 뒤 무익은 저주하고 유익은 축복했다. 땅을 개간하지 말라는 우무러와의 금기도 인류 지성의 산물이다. 금기를 언어화하여 전승하는 행위가 공동체의 지속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사슴이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는 옷을 내어주지 말라’는 금기를 발부했던 것은 그것이 남성 중심의 가족구성체를 이룩하는 데 긴요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부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분류와 구조화를 통해 인간을 비인간으로부터 분리하는 인간의 지성이 임계점에 이르면 구조를 재구조화하고 금기를 위반하는 일도 인류의 존속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이 불가피함에 대한 상상력이 <므이꺼>의 막내나 <목도령과 대홍수>의 목도령,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으로 하여금 들을 수 없는 동물의 목소리를 듣게 하고, <원천강본풀이>의 오늘이를 온 우주와 소통하게 한다. 이것이 인간-비인간이 물질성에서는 다르나 내면성은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다시 말해 비인간-인간을 모두 ‘사람’으로 여기는 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그런데 비인간-인간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더라도 비인간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인간중심적으로 인식하면 애니미즘은 실종된다. <므이꺼>의 천신 거쯔의 목소리는 인간적이고, <목도령과 대홍수>의 목신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동물의 언어를 알아듣는 민담의 주인공의 능력이 상호성을 잃고 인간의 발복을 향할 때 애니미즘은 미끄러진다. 주인공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는 동물보은담의 동물은 인간의 시각으로 포획된 오이디푸스적 동물이다. 동물보은담이 은혜 갚은 개나 소와 같은 동물만 ‘사람보다 낫다’거나 ‘사람 같다’고 여기는 한 거기서 드러나는 것은 안티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금세기 인류의 공안은 비인간과의 공존이다. 비인간과의 불화에서 촉발된 작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인간-인간의 관계, 그 동일 지평에 있는 인류의 존속에 대해 심각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서구 발 근대 문명은 비인간 혹은 자연을 타자화했고, 타자의 목소리를 억압했다. 이 억압에의 욕망에서 초래된 기후위기, 그리고 바이러스의 창궐은 저 근대문명이 도구화한 타자들의 절규로 보인다. 저 비인간들의 절규에 화답하지 않는다면 홍수신화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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