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버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바로가기

논문검색은 역시 페이퍼서치

한국문학연구검색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4373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38권 0호 (2010)

평양의 경향 - 김동인과 최명익의 소설을 중심으로

조연정 ( Cho Yeon-jung )
7,6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대표적인 식민지도시인 경성이 근대화에 비례하여 차분히 지방화 되어갔다면, 경성 못지않은 대도시였던 평양은 식민치하의 급박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그 지역의 독자성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갔던 곳이라 할 수 있다. 식민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지방으로서의 소외감과 우월감을 동시에 지녔던 평양은, 경성과 비교했을 때, 일제의 식민화로 인한 지방으로의 격하에는 오히려 덜 민감했던 것이다. 이 글은 식민지 시기 문학의 성격을 형성함에 있어, ‘평양’이라는 탈-중심의 공간이 지닌 의미가 무엇인지, 평양 출신의 두 작가 김동인과 최명익의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 글에서 주목한 것은 소외된 도시 평양의 역설적 자유와 우월감에 관한 것이다. 이들이 보여준 역설적 자유는 이데올로기와는 다소 무관한 예술에 대한 경사로 나타나거나 자신의 곤궁한 처지에 대한 철저한 인정으로 드러난다. ‘창조파’가 강조한 예술의 자율성이나 ‘단층파’가 보여준 철저한 자기 응시가 ‘자유’라는 이름의 ‘고립’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김동인이 예술의 자율성과 더불어 강조한 예술의 기능, 그리고 타자를 경유하여 도출된 최명익의 자기 응시의 성격을 섬세히 따져본다면, 이들의 자유가 내장하고 있는 적극적 의미를 도출해낼 수 있다. 굳이 평양지역이 지켜온 민족적 정체성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다시 말해 ‘제국’에 대응하는 ‘민족성’을 선험적으로 상정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창조』의 김동인과 『단층』의 최명익에 이르기까지 평양 지역 문인들이 보여준 실제적 경향 속에서, 이들 문학이 ‘식민지 근대화’라는 흐름을 거스른 장면을 추출할 수 있다.
6,4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장소와 공간의 문제를 통해 한국문학사를 재고하거나 연구한 선행연구는 지금까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장소’와 ‘공간’의 개념적 구분 문제, 도시와 도시적 인간의 특징에 관련된 감수성의 포착에 관한 문제 등 ‘도시’에 관한 연구는 기존의 전근대적 환경으로부터 근대적 환경을 관통해온 새로운 주체의 탄생과 특징에 관한 핵심적 연구 영역임에도, ‘역사주의적인 연구’ 혹은 ‘미시사적인 기원탐색의 연구’ 등에 익숙해 있어서 도시현상이라는 ‘모더니티’의 동시대성에 대한 연구에는 적절한 방법론과 연구관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도시 현상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모더니티와 도시의 상관성’에 관한 접근은 이 점에서 역사주의적인 기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전히 진행 중인 근대적 배치, 구획의 문제에 좀 더 밀착되어 있으며 도시의 공간 구성에 의해 신체적 주체의 감각이 새롭게 훈육되고 길들여지는 진행형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문화사회학과 인문지리학의 범주에서 생각해보면, 도시란 누적된 역사(시간성)의 총합이라기보다는 언제나 ‘지금, 여기’의 생성과 변화의 법칙에 의해 과거적인 것을 지워나가는 ‘동시대성’의 원칙이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신체의 이동에 의한 공간의 인식과 기능적으로 배치된 공간에 의한 삶의 통제를 특징으로 하는 도시적 삶은 그 자체로 ‘근대적인 것’의 핵심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모더니티, 즉 근대성의 총합이자 구현이 ‘도시’라는 주장에서 보듯이, 도시는 근대세계가 작동하는 원리의 집결지이고 동시에 하나의 실험장이다. 도시의 동력에 의해 생산된 주체의 감각과 시선이 ‘지금, 여기’의 공간을 새롭게 의미화하고 그 공간을 ‘활동의 특별한 장소’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존의 문학연구가 역사주의적이었다면 모더니티, 도시, 지리적 장소와 공간의 재편에 관한 연구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동시대성의 원리’이다. 즉, 시간적 축조와 분할로서의 연구가 아니라 공간적 구획과 재편을 세밀하게 살피고 ‘공간, 지리에 대한 인식, 감각적 전유’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서 직선적 시간단위 구분을 벗어난 다면적 공간의 배치를 연구방법론에 적용하는 것은 문학연구에서 바라본 ‘문학지리학’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이 점에서 이 글은 도시 현상학에 속하거나 도시의 모더니티를 살펴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도시를 구성하는 ‘배치와 구획’의 원리, 그리고 그러한 인위적 배치와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고 구성된 공간이 어떻게 다시 ‘장소성’을 획득하는가 하는 문제를 식민지 도시 ‘경성’의 문학적 표상을 통해 살펴보는 것이 주요 관심거리이다.

장소로서의 동경(東京)-1930년대 식민지 조선작가의 동경표상

허병식 ( Huh Byung-shik )
7,5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조선의 지식인들은 일본으로의 여행과 이동의 체험에서 얻은 시공간에 대한 감각을 통해 비로소 근대 세계의 사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제국 일본의 수도인 동경은 식민지 지식인들의 문명과 지식을 향한 특별한 환상과 욕망이 투여된 상징적 공간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제국의 수도인 동경을 향한 여정은 식민지 조선인의 자기인식과 지각변화가 그 상상과 경험, 이데올로기의 최대치에 도달하는 순간을 내장하고 있었다. 근대인의 문명개화와 자기인식을 향한 열망을 반영하고 있는 동경을 향한 유학과 여행을 기술하고 있는 각종 여행기들이 소개하는 동경이라는 장소는 그 체험을 전달하는 인물들의 자의식 속에 재구축된 리얼리티의 공간이 된다. 이 공간을 여행하였던 식민지의 청년들은 근대적 자기 형성이라는 욕망의 문제를 충족하는 장소를 식민지 본국의 수도인 동경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 식민지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동경이라는 장소의 정체성과 동경여행을 통해 지니게 된 자기정체성의 확대라는 문제는 식민지의 작가들 각각에게 별개의 장소로서 기억되는, 자기의 테크놀로지가 펼쳐지는 무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박태원과 장혁주는 각각 스스로가 만들어 낸 동경이라는 가상의 장소를 살면서, 자신들의 주체성을 그 장소에서 확립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장소에 대한, 장소에 기반한 정체성의 구성과정은 식민지 지식인의 주체형성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6,9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이 논문은 다카하시 도루의 조선인 민족성 연구를 소개하고, 그 의의를 규명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다카하시 도루는 『조선인』(1921)을 통해 조선인 민족성을 정의하고, 그것을 개조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일본의 식민지 조선 정책에 기여하고자 했다. 다카하시의 조선인 민족성 연구는 조선총독부의 구관제도조사사업의 성과와 그의 초보적인 연구 결과에 근간한 것이었다. 이로써 그는 자신의 조선연구를 조선의 구술문화, 문학, 사상, 종교에 이르기까지 확장시켰다. 그러한 다카하시의 연구는 메이지 시기 일본의 국민성 연구, 19세기 초 유럽의 중국인 민족성 연구의 영향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문화본질주의에 입각한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는 조선인 공동체가 역사 속에서 스스로 형성한 역동성을 고려하지 않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한편 다카하시의 조선인 민족성 연구는 1945년 이후 한국 국문학 형성기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조윤제는 다카하시 도루와 길항하면서도 한국인의 초역사적인 보편 심성을 정의하고, 그것이 곧 한국인의 삶이며 한국문학이라고 보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러한 사정은 다카하시 도루의 조선 연구가 1945년 이후에도 문제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교사가 산출한 문학

신승모 ( Shin Seung-mo )
6,8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본고는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교사가 산출한 문학을 통해 ‘교육’이라는 인간의 영위가 근원적으로 지니는 존재론적인 입장과, 1940년대 전반기 식민주의가 기획했던 작위적인 ‘국민화’가 가장 첨예하게 마주 대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그것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검토한 것이다. 우선 재조(在朝)일본인 교사의 문학이 문단에 등장하게 된 문학사적 배경을 반도 ‘국어’(일본어) 문단의 형성과정과 조응해서 살피고, 개별 작품 속에 나타난 ‘교육자상’의 형상을 분석해가는 순서로 논의를 진행했다. 동인지의 활동을 통해 성장한 조선 내 자생적 ‘국어’ 작가들을 포함하여, 조선문인협회, 『國民文學』을 작품 발표의 주 무대로 삼아 등장한 재조일본인 문학자 중에는 직업이 식민지 교사인 작가들이 소수지만 존재했고, 이들은 자신의 교사생활과 경험을 토대로 작품 속에서 주로 일본인 교사와 조선인 학생, 또는 동료 조선인 교사와의 교류를 그려냈다. 본고에서 논의하게 될 오비 쥬조(小尾十三), 미야자키 세이타로(宮崎淸太郎), 구보타 유키오(久保田進男) 등이 이 범주에 속하는 작가군인데, 이들이 산출한 문학의 양상과 의미를 검토해보면 크게 두 가지 사실을 도출해낼 수 있다. 우선 이들이 추구하고 형상한 이상적인 ‘외지’의 교육자상=자기상은 ‘선험’적으로 선취, 견지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언제나 조선인(학생, 교사)에 대한 대타의식을 통해 사후적으로 조형되어 가는 것이며, 그들은 조선인에 ‘이끌려서’ 외지의 ‘교사’로 거듭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인을 통해 반추되는 ‘모범’ 교육자상을 내면화하면서, ‘국어’의 우위를 바탕으로 ‘그들’보다 우위에 서는 ‘교사’로 거듭나는 일은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교사가 경험한 자기성형의 정치학이었다. 다음으로 이들은 식민 본국에서 발신되던 교육 이념과 동시대 ‘국민문학론’의 논의를 수용하면서도, 일견 인간됨의 자람을 돕는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 교육자상을 작품 속에서 형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외지’를 무대로, 보편적 인간성을 특수적 국민성에 결부시키면서 종극에는 ‘국가’에 종속시킨 작품을 산출함으로써, 동시대 ‘국민문학론’ 논의가 고심했던 ‘국민문학’의 가장 ‘모범’적인 실례(實例)를 제시하였다.

항구와 공장의 근대성 - 인천에 대한 문학적 표상 연구

이현식 ( Yi Hyun-shik )
6,8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이 논문은 인천이 한국 근대소설 속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를 살펴본 것이다. 인천은 조선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작은 어촌이었다. 1883년 개항을 계기로 근대도시로 성장한 곳이 인천이다. 개항 이후 인천이 근대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의 지정학적 이유가 크다. 일본은 그런 조건을 활용하여 정책적 의지를 갖고 인천을 개발하였다. 항구와 공장지대를 개발함으로써 식민지 지배의 효율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려 하였다. 그렇기에 인천은 식민지 시대 항구도시인 동시에 공업도시로 성장해 갔다. 따라서 인천이라는 도시가 한국 소설에서 어떻게 표상되고 있는가 하는 점은 한국적 근대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며 한국 문학이 근대의 문제를 어떻게 내면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통로이다. 20세기 초기 소설들에서 인천은 서울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어느 도시보다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들이 인천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일본으로 가는 통로로서 인천을 끼워 넣은 것일 따름이었다. 인천이라는 도시 공간과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서사의 대상으로 삼지는 못했던 것이다. 1930년대 강경애의 『인간문제』는 식민지 시대 소설로는 드물게 공업도시 인천의 면모를 잘 드러내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룸으로써 『인간문제』는 인천이라는 구체적인 소설 공간을 배경으로 근대성의 중요한 한 측면인 노동과 자본의 대립을 형상화시켰다. 이 소설에서 인천은 노동자의 도시로서 표상되고 있다. 『인간문제』에서 인천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노동의 도시로 상징되고 있다. 한편, 현덕의 「남생이」나 해방 이후 한남규의 「바닷가 소년」,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는 다른 시각에서 인천이라는 도시 공간에 착목하여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형상화한 수작들이다. 이 소설들에서 다뤄지고 있는 항구 도시 하층민들의 삶과 소년·소녀의 시선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근대적 성격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삶으로서 항구 도시의 생활, 고향을 상실한 이주민들의 도시, 그리고 아직 채 성년이 되지 못한 미성년이 바라보는 도시적 삶의 시선을 이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고향을 상실하고 현재의 삶을 원망하는 부모세대의 이주자들과 도시 속에서 성장해가는 소년과 소녀의 미정형의 유동성이 대조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농촌공동체에 대한 강렬한 향수와 새로운 도시적 삶에 대한 미지의 동경이 교차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인천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국적 근대성이 그렇게 표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의교집(布衣交集)」의 삽입시 연구

하성란 ( Ha Seong-ran )
6,9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포의교집」은 애정전기소설의 전통을 이어받은 19세기 작품이다. 운문(삽입시)이 산문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삽입시는 인물의 내면 표출, 사전의 전개, 분위기 형성ㆍ묘사 등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 글은 「포의교집」의 이러한 운문을 중심으로 고찰하여, 「포의교집」의 특징을 드러내고 초옥의 내면을 들여다본 것이다. 초옥이 이생의 시에 화답한 편지와 시는 「상사동기(想思洞記)」의 영영의 편지와 시와 형식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시 자체를 차용한 것이다. 이점은 「포의교집」이 애정전기소설의 전통을 이어받았음을 더욱 명확히 해주는 증거이다. 한편, 초옥이 이생에게 보낸 첫 번째 화전(花箋)에 쓰인 두 편의 시는 허난설헌이 쓴 「소년행(少年行)」과 「견흥(遣興)」을 모방한 것이다. 이 시들에서는 초옥이 하층민 여성답지 않은 자의식을 가졌으나 신분적 한계로 인한 콤플렉스를 가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옥의 콤플렉스는 난설헌과 자신의 처지가 비교되면서 더욱 극대화된다.
11,6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이 논문은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인 『매일신보』에서 1910년대 중반에 ‘사회’와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의식과 감각이 등장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글은 1916년 9월 22~3일에 연재된 이광수의 「대구에서」이다. 이 논문의 목표는 「대구에서」에서 이광수가 ‘사회’를 재현하고 평가하기 위해 선택한 중요한 테마들, 그것들을 전개하는 데 사용한 지식(어휘)과 표현양식 등을 분석함으로써 1910년대 중반 이후 『매일신보』에서 공공성을 둘러싼 해석의 정치의 특징을 추출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성찰하는 것이다. 「대구에서」에서 이광수는 당시에 이슈가 되었던 대구 청년들의 권총 강도 사건을 분석하면서 기왕에 『매일신보』가 ‘(조선인) 사회’를 재현하고 판단하는 데 적용해온 두 가지 지배적 관점, 즉 치안의 관점과 도덕의 관점을 배제했다. 이광수가 선택한 새로운 해석전략은 사회화·심리화 전략이었다. 이광수는 사건의 ‘심리적’ 원인을 분석하고 ‘사회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새로운 해석은 독자들로 하여금 청년들의 상태와 그들의 욕구에 주의를 돌리도록 했으며, 나아가 ‘(조선인) 사회’의 상태와 욕구에 주목하게 했다. 이광수는 ‘(조선인들의) 사회’가 공통으로 욕구하고 추구하는 가치가 질서나 치안이 아니라 연대성, 능동성, 자율성임을 드러냈다. 『매일신보』에서 ‘사회’와 ‘사회적’ 공공성을 주장하기 위한 이광수의 담론은 두 개의 지배적 논의 공간, 즉 식민권력(조선총독부와 『매일신보』의 편집주체)의 논의공간과 귀족·유교 지식인의 논의 공간에 대비해 제3의 논의 공간을 요구하고 형성했다. 그는 ‘사회’와 ‘사회적’ 공공성을 확립할 능력과 책임을 가진 집단으로서 근대를 이해하는 종교가와 교육가, 그리고 특히 문필가를 추천하고 이들의 담론공간을 요구했다. 또 그는 조선인 스스로 조선인들의 ‘사회의 선악미추를 비판’하는 문장, 곧 ‘사회비평’을 제안했으며 「대구에서」는 사회비평을 실천한 선구적인 텍스트이다. 「대구에서」의 수사적 목표는 ‘사회’를 주체화하고 공공성을 ‘사회적’ 관점에서 정의하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이광수는 사회라는 말이 가진 정치적 능력, 즉 식민지민들의 동일화와 내부적 위계화 능력을 활성화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능력은 ‘민족’이나 ‘국가’가 발휘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바로 이점이야말로 계몽주의적인 엘리트들이 이 용어를 열성적으로 사용하고 유포한 이유일 것이다. 사회라는 말이 이후에 어떤 새로운 담론적 능력을 획득, 발휘해 나가는지를 성찰하는 것은 차후의 과제이다.

거경궁리(居敬窮理)의 정신과 예언자적 지성 - 이육사 론 -

홍용희 ( Hong Yong-hee )
7,0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이육사(1904∼1944)는 일제 강점기의 항일 운동가이며 선비적 지절의 세계관을 웅혼한 남성적 어조로 노래한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의 시 세계는 창조적 관조의 미의식이 중심음을 이룬다. 그의 시 세계에서 창조적 관조는 항일 운동에 매진했던 자신의 체험적 삶의 현실로부터 스스로 미적 거리를 확보하는 계기이면서 동시에 그 궁극적 의미를 재인식하고 삶의 지향성을 차원 높게 열어가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의 시 세계는 마침내 절망의 현실 속에서 자기 초극의 언어와 예언적 지성을 노래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그가 창조적 관조의 세계를 지속적으로 견지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은 그의 유년기부터 생활감각과 가치관으로 체화된 유학적 전통의식과 직접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대로, 이육사는 우리나라 성리학의 태두에 해당하는 퇴계 이황의 14대 손이며 유림의 요람에 해당하는 안동 예안에서 태어나 조부로부터 한학을 익히며 유년기를 보내었다. 그의 미적 관조는 유학의 학문하는 자세와 수양의 방법론의 핵심 명제에 해당하는 거경궁리(居敬窮理)와 직접 상통한다. 거경궁리란 유학의 학문하는 이론적 방법이면서 학문을 통하여 얻어진 가치실현의 실천적 방법을 가리킨다. 거경이란 자신의 마음을 항상 흩어지지 않도록 고요하게 모으는 것을 말하고 궁리란 사물의 구극에 도달하여 이치를 터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거경이 자신의 심신을 주관적으로 수양하는 활동이라면 궁리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나 가치를 탐구하고 파악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거경궁리의 모색이 극점에 이르면 활연관통(豁然貫通)의 경지를 열어 나간다. 이육사의 시적 삶에서 표나게 드러나는 고통의 극한에서 스스로 이를 대상화하고, 더 나아가 자신과 세계에 대한 본질적인 자각과 발견의 보편적인 영역을 추구해나가는 특징적인 면모는 거경궁리(居敬窮理)의 인식론과 긴밀하게 상응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의 시적 삶은 거경궁리의 극점에서 활연관통의 경지를 타파해나가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이육사의 시 세계를 거경궁리의 미의식에 입각하여 조망해 보기로 한다. 이것은 지금까지 그의 시 세계에 관한 논의가 지나치게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의 체험적 삶과 긴밀하게 연관시켜 이루어짐으로써 시적 성과를 좀 더 독자적으로 풍요롭게 파악하기 어려웠던 관행을 극복하고, 아울러 그의 시 세계에 대해 다소 막연하게 논의되었던 유학적 전통의식과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규명해내는 의미를 지닌다.

죽은 자를 기억하기 - 이상(李箱) 회고담에 나타난 재현 방식을 중심으로 -

이종호 ( Lee Jong-ho )
7,300
키워드보기
초록보기
본고는 이상(李箱)의 기일을 전후하여 범문단 차원에서 기획되는 문학적 제의의 과정, 그 중에서도 이상(李箱)의 회고담에 내재되어 있는 이상(李箱) 신화의 재생산 메커니즘의 일면을 파악하고자 한다. 기억이란 과거와 현재간의 협상이며, 이를 통해서 개인적·집단적 자아가 규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회고담의 서사적 특질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역으로 이상 문학에 대한 지속적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내적 시스템의 작동 원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과 동시대를 살아갔던 문단 동료들, 특히 박태원과 정인택은 자신들의 회고담에서 이상(李箱)의 돌출적 행동과 변태적 면모를 이상(李箱) 텍스트와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대중적 욕망에 대해 비판한다. 1950년대에 이르러 이상(李箱) 전집의 발간과 더불어 이상(李箱) 문학의 붐이 일게 되고 이와 더불어 이상(李箱)에 대한 사적 기억들의 과잉이 나타난다. 사적 기억들 간의 경쟁 속에서 증거불충분한 서사들은 회고의 타당성을 부여 받기 위해 결국 객관성을 가장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1960년대에 이르러 사적 기억의 내러티브 속에는 하나의 고정화된 서사 양식이 발견된다. 사적 기억의 내러티브 속에 하나의 강력한 준거점으로 이상(李箱) 텍스트를 접합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 이상(李箱) 신화의 확대·재생산 메커니즘을 강화시키는 독특한 나레이션이 등장하게 된다. 작가 이상(李箱)과 텍스트에 재현된 ‘나’를 동일시하며, 그 안에 자신의 기억을 종속시키는 강력한 내러티브가 작동하게 된 것이다.
1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