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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연구검색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4373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44권 0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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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취미오락지 『명랑』이 놓여 있는 미디어 스케이프, 즉 전후의 육체와 도시, 그리고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탐색으로서, 궁극적으로는 당대의 공통감각과 이것이 생산 - 유통 - 소비되는 사회적 구조를 살피고자 하는 시도이다. 『명랑』은 ‘흉내내기’의 메커니즘을 통해 도시적 삶의 양식을 체현하는 매체로서 존재한다. 더 나아가 『명랑』은 사진관과 미용실, 병원, 대학, 백화점 등 다양한 도시적 공간 미디어들을 매개하면서 도시인의 육체성과 ‘명랑’이라는 감정의 구조를 구축한다. 전후의 사진관과 미용실은 전쟁으로 인한 자기계발의 불가능성을 자기연출의 가능성으로 대체해내는 데 기여한 공간으로서, 『명랑』은 사진 문화 및 미용정형 문화의 대중화를 폭넓게 증명한다. 또한 사진관과 미용실을 통해 거듭난 능동적 자기연출의 주체들은 『명랑』의 지면을 통해 병원, 대학, 백화점 등의 제도화된 공간적 장치들을 발견해내고, 여기에 자신의 감정 경험을 대입시켜가면서 주관적 감정의 객관화 혹은 구조화를 통해 이를 상식, 즉 공통감각의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이처럼 『명랑』은 도시인의 ‘명랑’한 삶을 위한 일상적 규범들을 제시하고 각 영역들에 고유한 수행성들의 총체를 재편하는 상호매체적 공간으로서 존재하였다.

1970년대 여성교양의 발현과 전화(轉化) - 『여성(女聲)』을 중심으로

허윤 ( Heo Y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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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여성단체협의회 기관지 『여성』을 통해 여성이 직접 발신자가 되어 생산해낸 1970년대 전문적 여성교양 담론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젠더화된 여성교양의 전화 양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1970년대 여성교양을 국가 페미니즘의 전사(前史)로서 위치짓는 작업이 될 것이다. 1970년대 『여성』은 젠더화된 여성교양을 비판하거나 전복하는 대신 공존하는 방향으로 성장해왔다. 『여성』은 가사와 양육이라는 주부교양을 살려서 소비자운동이나 가족법 개정과 같은 전문지식을 생산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여성교양은 여성독자들에게 봉사를 통한 공적 영역에의 진출을 촉구한다. 자아의 완성과 성장이라고 하는 Bildung에 가까운 교양을 체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성은 봉사의 젠더화이자 박정희 체제에 대한 협력이라는 한계와 마주하게 된다. ‘역군’ 담론이나 총력안보의 표상이 국가 페미니즘의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 국가의 호명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여성교양을 재정비하였기 때문이다.

『선데이서울』에 나타난 여성, 섹슈얼리티 그리고 1970년대

임종수 ( Lim Jong-soo ) , 박세현 ( Park Se-hy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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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1970년대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여성의 성 정체성과 그를 대상으로 한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응시되고 있었는지를 『선데이서울』을 통해 살펴본다. 이를 위해 1970년대 주간지 ‘보기’ 문화의 탄생과 여성적 주체의 형성에 대해 살펴본 후 『선데이서울』을 개관하고 특별히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상했는지, 그것이 1970년대의 시대적 맥락과 연결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해명한다. 이 작업은 많은 점에서 여성학적 관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중심적인 접근 방식은 당대의 사회와 잡지콘텐츠 간의 관계를 읽어내는 저널리즘 비평이다. 분석결과, 『선데이서울』이 표상하는 여성과 섹슈얼리티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 첫째 남편과 자식들을 봉양하며 억척스레 살지만 무성화, 탈성화된 아내 혹은 어머니, 둘째 현모양처 혹은 산업역군으로 예비된 미완의 성으로서 여대생 혹은 여공(혹은 직업여성), 셋째 여성에 대한 관음증은 물론 분절화된 성 육체. 이 같은 분석은 여성을 근대적 주체로 상정하지 못했던 1960-70년대 근대화 프로젝트의 문화적 근대성으로 풀이된다. 남성들에게 나름대로 성적 상상력과 오락성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생산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악함과 허약함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었다. 허약한 성적상상력은 『선데이서울』이 1970년대식 성정치의 공간이었음을 함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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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Souvenirs Entomologiques)』는 프랑스 재야 학자 장 앙리 파브르(Jean Henri Fabre)가 30여 년 간(1870~1910) 곤충의 생태를 관찰한 기록물로 4,000여 쪽 10권 분량으로 집적된 방대한 서사물이다. 주로 곤충의 본능과 사회성을 중심으로 기록한 이 과학 서사는 ‘과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문학적인’ 글로 평가되어왔다. 다면성을 가진 이 텍스트는 20세기 초 세계 각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특히 동아시아 삼국 한·중·일에서는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읽히고 있다. 근대 초기 파브르 『곤충기』는 ‘과학’의 이름으로 국경을 넘었다. 그것은 프랑스에서 자연과학의 영역으로 인식되며 탄생했으나 이후 일본의 아나키스트, 예를 들어 오스기 사카에(大杉榮)와 같은 무정부주의적·사회주의적 지식인들을 통해 번역· 소개되면서 그 인물과 사상이 사회과 학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중국에서는 루쉰(魯迅) 형제들을 통해 대중 과학을 위한 계몽의 도구로 적극 수용되었으며 문학자들에 의해서는 인간세계를 이야기하는 일종의 알레고리로 독서되었다. 식민지 조선 지식인들 역시 일본의 오스기 사카에를 통해 『곤충기』를 받아들였다.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이 다윈의 진화론에서 촉발된 사회진화론적 세계 이해에 대한 보완물로 소개될 때 『곤충기』가 함께 유입되었다. 이후 동아시아에서 파브르 『곤충기』는 다양한 사회 체제 및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어왔으며, 파브르라는 인물은 권력과 재력이 없는 서벌턴적 지식인상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또한 파브르 『곤충기』는 자연과학의 이름으로 식민지 시기 검열의 관문도 넘었다. 자연과학 서적의 외관을 한 곤충기는 마치 옥중 차입 도서의 대표 주자였던 외국어 학습서처럼 중립성을 띠고 있는 듯 보였으나 이데올로기를 가진 독자들에게는 사상적으로 독서되었다. 파브르 『곤충기』는 근대 초 동아시아의 근대화와 식민화 속에서 적극 수용될 수 있었으며 각종 정치·사상적 메시지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파브르 『곤충기』의 수용사를 통해 서구로부터 유입된 과학 서사·사상이 동아시아의 근대 지식을 형성한 구체적 경로와, ‘과학 서사’가 동아시아 지성과 교양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재생산 없는 ‘고향’의 유토피아

손유경 ( Son You-ky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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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이기영의 『고향』에 그려진 유토피아적 세계를 생명과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 글이다. 과거의 문학적 유산에 대한 이기영 특유의 향수와 존경에 착안한다면 그가 수용한 ‘과학적 세계관’은 전통 독물(讀物)의 경험까지를 아우르는 일종의 브리콜라주적 특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고향』에서는 비참한 농촌 현실을 핍진하게 담아내려는 리얼리스트의 시선과 바로 그 공간을 아름다운 자연으로 대상화하는 탐미적 시선이 엇갈리고 있는데, 원터에서 희준은 ‘자모의 품’으로 상징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꿈꾸면서도 과학의 이름으로 그것을 억압하려고 한다. 희준이 보이는 불가사의한 금욕주의와 그것에 수반되는 시선의 쾌락은 자연/땅/유토피아/공상/여성을 향한 작가-서술자의 무의식적 충동 및 그 억압과 표리를 이룬다. 이기영의 『고향』은 그의 과학적 세계관에 결여되어 있었던 생산하는 여성의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대리보충하면서 결국 원터를 재생산 없는 공동체로 형상화하고 만다. 즉 『고향』은 재생산이 생산에 저촉될지 모른다는 작가-서술자의 공포와 딸의 정조 및 아들의 혈통에 대한 무의식적 강박을 노정함으로써 그 고유의 젠더 서사를 창출한 것이다.

낙태 관련 태몽담의 서사적 특징과 의의

박상란 ( Park Sang-r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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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담은 출산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생명의 이야기다. 그런데 태몽담 중에는 인공적 작용에 의해 태아가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도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낙태 관련 태몽담’이라 칭하고 그 유형, 구조적 의미, 사회·문화적 의의에 대해 논하였다. 우선 이들 이야기는 꿈에 낙태가 예시되는 유형과 꿈의 영향으로 낙태여부가 결정되는 유형으로 나뉜다. 이처럼 꿈의 양상을 강조하는가, 그 영향을 강조하는가 하는 차이가 있지만 낙태 관련 태몽담에 속하는 이야기들은 구조상으로 꿈과 낙태가 긴밀히 관련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으로 태몽 습속은 아들낳기 욕망에 의해 존속한다. 낙태 역시 소수 자녀 출산을 목표로 하는 가족계획의 지배 하에서 아들낳기 욕망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낙태 관련 태몽담의 구조적 의미는 아들낳기 욕망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낙태 관련 태몽담은 태아가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는다는 점에서 전통적 여아유기 서사를 계승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낙태는 전통적 아들낳기 욕망이 현대의 소수자녀 출산 상황과 맞물려 행해지므로 낙태 관련 태몽담은 현대적 여아유기 서사로서 의의가 있다.

휴양지의 풍경 - 근대도시 원산의 장소정체성

허병식 ( Huh Byung-sh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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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화된 이중도시로 구획된 원산의 면모는 식민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중도시라는 개념을 좀더 확장하여 식민지 도시에 나타나는 다중적 공간경험 및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체성들 간의협상 등으로 확장시켜 볼 때, 도시공간이 지니는 의미는 더욱 새롭게 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 원산이 지닌 지리적 특징은 근대도시로서만이 아니라, 당대의 식민지 조선을 대표하는 휴양지로 그 장소정체성을 만들어갔다. 원산은 인근의 삼방과 석왕사 등과 더불어 연계할 수 있는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인 관광지였다. 피서지로서의 원산이 지니는 장소정체성은 그 장소를 표상하는 주체들의 위치와 시선에 의해 다양한 양상으로 조명되고 있다. 모든 정체성은 장소에 대한 유동적인 기억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편들과 뉘앙스, 여정과 휴식,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동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그 경계성이 구성되는 장소로서의 휴양지 원산의 표상은 또한 단지 최종의 정체성을 향한 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동력학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원산의 표상은 다양하게 변전하고, 제국/식민지의 경계와 젠더의 경계, 그리고 계급의 경계를 연결하고 횡단하는 다양한 장소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근대적인 교통시스템과 관광과 여가의 문화가 만들어낸 휴양지로 구성된 것이 원산이라는 장소의 정체성이었다면, 그 속에서 사회적 위계를 강화하고 드러내는 표상시스템이 그 장소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제국주의 이후 발생한 근대도시의 변화가 제국의 지배의 흔적을 담고 있다면 그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실천과 공간의 생산은 지배로부터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의 표상작업을 통해 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댄디와 양반 - 여천 이원조 연구(1) -

장문석 ( Jang Moon-se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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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댄디와 양반이라는 열쇠말로 여천 이원조를 분석하면서, 아울러 기초적인 사실들을 통해 식민지 시기 그의 삶을 재구성하였다. 이원조는 일본 유학과 불문학 지식에 기반한 댄디로서 서구적 근대성에 깊이 공명하면서, 『조선일보』 학예면을 운영하며 문화횡단적인 조선의 근대문화를 기획하고 실천하고자 하였다. 다른 한 편, 이원조는 퇴계 이황의 후손이자 양반으로서 왕실과 혼인 관계를 맺고 양반 출신 지식인들과 친분을 쌓고 교유하였으며, 그들과의 네트워크에 기반하여 식민지 조선의 문화를 담당하는 여러 장치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의 이러한 두 가지 면모는 각각 서구 지식에 기반한 근대적인 글쓰기와 동아시아 문화 전통에 기반한 한문 글쓰기로 현상하였다. 비평가로서 이원조는 식민지 공공영역에서 근대적인 글쓰기를 수행하였고, 동시에 전통 지식인으로서 이원조는 사적인 영역에서 한문 글쓰기에 기반하여 양반 출신 지식인들과 소통하였다. 이원조의 이러한 두 가지 양식의 글쓰기는 한국근대문학사에 양층언어현상과 관련된 주요한 연구 과제가 있음을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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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석훈의 일본어 소설 「고요한 폭풍」을 중심으로 강연회라는 특수한 경험이 주체의 인식 변화에 미친 영향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요한 폭풍」은 문단의 대가가 아닌 일개 문인이 순회강연회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국민으로 갱생하는 과정을 그린 일본어 소설이다. 주인공 박태민은 쟁쟁한 평론가들과 함께 선발되었다는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정세 변화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함을 느끼던 중 시국 강연회장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조롱과 비난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핍박받는 선구자’로 인식하게 되고, 순회강연이 끝난 뒤에 비로소 새로운 국가의 국민으로 갱생했음을 선언한다. 이 글에서는 이석훈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 박태민이 처음부터 전쟁에 대한 확신과 새로운 국민으로서의 출발을 확신한 이후에 전쟁 동원 강연에 참여했던 것이 아니라, ‘일본어 구사 능력’을 계기로 강연대에 선발되었음에 주목하여 당대 ‘국어(일본어) 사용’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가 적극적으로 ‘일본어 소설’을 창작함으로써 문단의 핵심 구성원에 포함되었음을 밝혔다. 또한 순회강연대에서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육체적 시련을 극복함으로써 시대가 요구하는 주체로 갱생하는 과정을 밝혔다. 즉 「고요한 폭풍」을 중심으로 갱생한 주체가 강연대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강연’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통해 주체가 갱생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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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정주의 『화사집』에 나타나는 과도한 한자 어휘를 주목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개인적 차이를 드러내는 문체(style)의 개념보다 시대에 의해 결정되는 역사적 산물을 의미하는 에크리튀르(ecriture)의 개념을 활용한다. 『화사집』은 서정주의 모든 시집 가운데 과도할 정도로 한자가 많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어(文語)가 한문(漢文)에서 한자(漢字)를 거쳐 한글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을 다채롭고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집을 개화기 이후 우리의 문체 변혁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한 사례로 기억할 만하다. 이는 ‘한문이라는 문어에 대한 조선어라는 구어로의 전환’을 주창한 『독립신문』창간호(1896.4.7)의 ‘죠션 국문’의 선언이래 외교문서나 신문기사나 근대문학을 비롯한 각종 인쇄매체 등에서 벌어진 한 세대 동안의 ‘문어-구어’의 대결 양상이 한 젊은 시인의 의식속에 압축적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를 『화사집』 문체 혼종 양상의 역사적 성격으로 불러도 좋다. 『화사집』의 과도한 한자 어휘 도입으로 인한 문체 혼종 양상은 ‘전통과 근대의 경계 충돌’을 비롯한 텍스트상의 다양한 대립적·이율배반적 심리를 드러내는 데 일정 정도 기여하지만 결국 ‘무제한한 개방 성향을 드러내어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말의 실상과 큰 괴리’를 빚었다는 점도 분명하다. 또한 『화사집』은 ‘사투리’의 매혹과 ‘한문-문화기억’ 상속의 유혹 사이에서 일어나는 팽팽한 미적 긴장의 형식을 보여줌으로써 경계선상의 에크리튀르 성격도 가진다. 한편에선 조상의 언어이자 겨레의 언어인 일상구어가 재현되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자 에크리튀르가 온존시켜 온 전통세계의 두터운 배후를 의도적으로 빌려 쓰려는 노력, 혹은 1930년대에 범문단적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시대의 ‘언어 발굴’의 노력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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