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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불교』에 구현된 전체적인 문학 장(場)의 양상을 고찰하기 위해 잡지의 편집진, 편집체재, 문학지면의 변화 양상을 조사하고 연대기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이를 같은 시기의 불교계 잡지나 문학사의 경향과 비교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불교』지의 편집 겸 발행인은 권상로(1~83호, 1924.7~1931.5)와 한용운(84·85~108호, 1931.7~1933.7)이다. 이들이 담당한 시기의 시대적 상황이 차이가 있고, 각자가 지향하는 의식과 실현 양상이 서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교』지 10년의 역사는 한용운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권상로 편집 시기의 경우, 그 중반인 46·47호(1928.5)에 백성욱·김태흡·유엽(시인)·방인근(소설가)이 기자 및 직원으로 입사하고 48호(1928.6)에 김일엽이 기자로 입사하여 새로운 편집진을 갖춘 이후 문예지로, 대중지로, 문화담론지로 잡지의 편폭을 확장해 나갔다. 그리고 이 경향은 62호(1929.8)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63호(1929.9)부터는 일반 문사의 문학 작품은 수록되지 않았고, 대신 순례기를 표방한 기행문, 찬불가와 희곡 등 포교 과정에서 활용한 문학작품이 다양하게 등장하여 잡지의 종교성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권상로 편집 시기 문학의 장은 전기(1~45호), 중기(46·47~62호), 후기(63 ~86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용운은 새로 편집을 담당하면서 시조와 산문시 형태의 자유시를 [권두언]란에 수록하였다. 이와 함께 [불교시단]란을 신설하여 다수의 젊은 불교청년 문사를 발탁하였고, 이들이 장차 시문학 분야에서 불교문학의 장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