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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연구검색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4373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2권 0호 (2016)

‘부재’의 감각과 미적 공동체 - 『질마재 신화』를 중심으로 -

정영진 ( Jeong Yeong-j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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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서정주의 영원성의 실질적 의미를 불멸성으로 이해하고, 『질마재 신화』에서 나타난, 영원불멸성이 보존되고 감각되는 미적 공동체의 성격을 밝히는 데 있다. 『질마재 신화』는 서정주의 신라기획의 연장선에 놓이는 것이다. 그것은 영원성 자체가 아닌 영원성의 ‘토대’ 내지 영원성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에 대한 관심 가운데 산출된 것이다. 『질마재 신화』에서는 미적인 것만이 현실과 영원의 세계를 가로지를 수 있는 영역으로 제시되었으며, 그것은 배제가 아닌 통합의 원리로 기능했다. 『질마재 신화』에서 이미지의 형태로 향유된 영원불멸의 감각은 ‘부재’의 감각을 경유하는 것이었다. 이 부재의 감각은 동시에 영원불멸의 감각을 통해 뒷받침 된다. 질마재 사람들은 부재의 상황을 영원불멸성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대용의 감각을 통해 영원불멸성을 향유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질마재 신화』의 영원불멸성이 견고한 것은 아니다. 영원불멸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성이 노출되는 등 미묘한 균열과 침식의 가능성이 시에 내재되어 있다. 서정주는 『질마재 신화』에서 신라를 영원불멸의 것으로 간직할 미적 공동체인 질마재를 창조하고, 동시에 사라져가는 질마재를 영원불멸의 것으로 간직할 또다른 미적 공동체를 요청하고 있었다. 이러한 까닭에 신화와 구술양식이 선택되었다. 『질마재 신화』는 주관적 확실성을 추구하는 현대적 주체의 성격을 보여준다. 서정주는 자기만의 세계를 구성하고 거기에 절대적 질서를 부여하여 통솔하고자 하는 현대적 주체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깊이의 실체보다는 깊이가 전해주는 ‘힘’에 매료되었던 서정주가 시로 구축한 질마재는 ‘밖’을 상상할 수 없는 미적 공동체이자 ‘안전한 자유’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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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문학 논쟁 시기에 『질마재 신화』(1975)는 모더니즘적 입장이나 리얼리즘적 입장 모두에서 서정주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근대성의 ‘프레임’을 간과한 채, 현실적 수행성(遂行性)만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미당의 ‘반근대성’은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반근대성의 현실적 수행성을 가늠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안-봄’으로써의 ‘가상’의 개입을 배재할 수 없다면, 그것을 초월한 자리는 결국 ‘완전한 허구’의 세계에 위치하게 된다. 원본의 가치가 무화되는 세계, 주체의 의도나 미적 근대성의 심오한 기획 대신, 복제품을 향유하는 수용자에 의해 가치가 부여되는 세계는 우리가 ‘탈근대’라고 지칭하던 낡은 언어 속에 내재한 것이다. 본고는 『질마재 신화』와 이후 발간된 유년기 자서전 『도깨비 난 마을 이야기』(1977), 『내 영원은 물빛 라일락』(1977)에 나타난 상호텍스트성을 살피는 글이다. 각각 시집과 자서전의 형태로 제출되었음에도, 시 텍스트는 물론 자서전 텍스트 간에도 상이한 자전적 내용이 기술됨으로써, 미당의 유년기 경험(원전)은 문학적으로 각색되어 변주·증식되는 양상을 보인다. 작가와 원본 텍스트의 권위를 희석시키고, 수용자에 의해 텍스트의 성격이 규정되는 이러한 창작 과정은, 포스트모던 예술의 미적 기획과 유사성을 언급할 수 있다. 70년대 문학논쟁 과정에서 형성된 ‘근대성’의 프레임을 넘어, 당대의 ‘결핍된 근대’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수용자들(노동자)을 의식했다는 점에서, 미당의 ‘영원성’은 현실 감각이 아니라 현실 감각의 생산물을 통해 드러난다.

서정주의 생명파 논의와 시간성의 의미 고찰

허요한 ( Heo Yo-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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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의 생명파 논의는 해방기에 자신의 문학사적 위치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온 담론이었다. 그러나 서정주의 ‘생명’은 그의 시학의 중요한 개념인 ‘영원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이기도하다. 서정주 문학은 근대라는 공간 속에서 실존의 문제를 끊임없이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바탕에는 시간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인부락 당시 서정주의 ‘생명’은 시기적으로는 일본 다이쇼시기에 발생한 ‘다이쇼 생명주의’의 영향권 내에 있었다. 이후 해방기 김동리와의 관계를 통해서 ‘생명’의 시간성과 실존의식은 구체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김동리의 생명은 서구적인 모더니티에 대항한 동양을 종교적 차원으로까지 확장시킨 개념인 반면, 같은 시기 서정주는 그 중심에 미학적 주체인 ‘시인’를 설정했다. 서정주가 생명의 개념으로 설명한 「시인부락」이라는 기표는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기에 발흥한 근대적 ‘개인’에 대한 발견을 가리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40년대 이후 시인의 내면은 ‘질마재’를 통해 그 영원성을 드러낸다. 서정주가 만들어낸 ‘질마재’라는 공간은 실제 고향을 지칭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인의 ‘내면’을 드러낸 미적 공간으로 볼 수 있다. 1970년대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작업에서 서정주의 시간의식은 영원성과 개인의 내면이라는 ‘시간-존재’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근대적 시간의 극복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관에는 미래가 부재한 것처럼 보인다. 영원의 시간은 ‘역사주의’의 부재보다도, 죽음이라는 절대적 타자를 적극적으로 대면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받아들인 타자로서의 ‘타인’의 형상이 ‘질마재’의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사실은 서정주의 시간관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1960, 70년대의 한국은 만주국의 국가주도형 산업개발로 인한 문제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시대였다. 1970년대의 「질마재 신화」에서 공동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적 공간은, 실제로는 각 개인에 대한 착취가 은폐되는 구조이기도 했다. 검은색의 이미지가 사라진 그의 미적 공간은 절망이 갖는 파토스적 힘이 사라진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절망은 타자를 마주할 때 가능한 것이었다.

당승(唐僧) 혜상(惠詳)의 채록으로 본 신라 불교설화

김승호 ( Kim Seung-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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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의는 당나라 승려 혜상(惠詳)이 남긴 신라 시대의 불교설화를 살펴보는 데 있다. 먼저 밝힌 것이 혜상의 전기적 면모이다. 8세기 초에 등장하는 『석문자경록(釋門自鏡錄)』, 『홍찬법화전(弘贊法華傳)』, 『법화전기(法華傳記)』 등의 저자가 달리 표기되었다 해도 모두 혜상의 저서로 보아야 함을 지적하였다. 혜상은 설화가 후인들의 신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초로 작용하며 법화신앙의 공덕과 바른 신앙을 환기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당을 벗어나 이역, 이방인의 설화까지 적극 채록하였다. 이 과정에서 신라의 설화가 다수 포집되었으며 설화 전송자로서 신라승달의(達義)의 존재적 면모가 확인되기도 했다. 채록의 후일담에 등장하는 달의는 나당(羅唐)간 설화 소통에서 누구보다 승려층의 역할이 지대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석문자경록』, 『홍찬법화전』에 보이는 채록 경위는 당나라 승려와 신라 승려의 만남을 넘어 8세기 초 나당간의 설화유통의 구체적 정황에 해당한다. 7세기 신라에서는 업보, 윤회설화 유형이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보이며 승려라 할지라도 보응의 원칙에 따른다는 뱀업설화가 불가를 중심으로 폭넓게 전파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외 『홍찬법화전』에는 신라와 당의 전쟁 때 옛 고구려 땅에 종군했던 당(唐)병사의 신비체험이 두 가지 들어있다. 이들은 전장 속에서 일어난 법화공덕의 영험성을 밝히는 것들로 법화신앙에 무지한 사람들을 인도하고자 하는 채록자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법화전기』 또한 백제승 발정(發正)이 제보한 관음영험의 사례가 들었는데 이 설화는 관음신앙의 백제 내 전파와 그 이면, 그리고 신라 내 영험담의 형성에도 영향을 끼친 사례라 할 것이다. 삼국시대 설화의 구체적 국면을 확인하고자 하지만 『삼국유사』 이외 별다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혜상의 찬술물이 지닌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혜상 찬술물 소재 신라, 백제자료의 설화사적 의의를 직시하고 그에 걸맞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이후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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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행록 연구는 대개 텍스트의 기록자를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었으며, 이는 우선시되고 당연시되었다.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어떤 것을 견문하고, 누구를 만났으며, 노정 속에서 어떠한 감회에 젖었는가, 일생에 있어 ‘그의 연행’이 주는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 천착하고, 실증해왔다. 연행의 기록자는 삼사(三使)로서 공무를 행하는 입장이기도 했고, 자제군관(子弟軍官) 및 반당(伴倘)으로 이른바 ‘공적(公的) 루트’를 통해 ‘사적(私的) 여유(旅遊)’를 체험하는 입장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록자는 각자의 연행록에서 험한 여정, 낯선 환경과 사람들을 극복해낸 주인공들이 된다. 그러나 각도를 달리하여, 주인공의 동선을 만들어주는 화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주인공은 의미가 없다. 긴 여정의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사행단을 위무함으로써 고충을 겪었던 기녀(妓女), 탁월한 경험과 노련함으로 사행단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던 마두배들은 연행의 이면을 탄탄하게 구성해주는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물론, 그러한 명목으로 자행되는 폐단 역시 수반하였으며, 그 행간에는 경제적 이익이라는 뚜렷한 목적 또한 존재했다. 국가가 요구하는 공적인 목적과 , 구성 인원들의 사적인 목적이 교차하는 것이 바로 ‘연행’이다. 삼사의 동선으로 전자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들의 동선을 이어주는 여타의 구성원들로서 후자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렇듯, 연행 이면을 구성하는 풍경으로 ‘기녀’와 ‘마두’의 실상을 살피고 구체적인 예시와 분석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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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의 한시를 읽다보면 그가 바다 관련 시어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체시의 1/3이 바다 관련 시어를 사용한 시들이다. 그 중 바다 이미지를 가진 시들만 뽑으면 25수인데 분석한 결과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바다 이미지는 그 의미하는 바에 따라 공간적으로 세 가지 의미를 타나낸다. 첫째로 시련과 혼탁함의 공간, 둘째로 신라라는 공간, 셋째로 단절과 이별의 공간이다. 바다는 최치원에게 고난과 시련을 주는 공간이다. 바다가 주는 시련은 시에서 환로 진척의 어려움으로 비춰진다. 동료들의 배척과 질투뿐만 아니라 당나라에 있을 때는 외국인이라는 신분이, 신라에 가서는 육두품이라는 신분이 그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벼슬길에서 저애 작용을 하는 바다 이미지는 또 어지럽고 혼탁한 공간으로서 세속의 욕망에 가려진 마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바다는 또 신라라는 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봉래’, ‘해외’로 표현되는 신라는 기대와 희망에 부푼 정서가 동반되기도 하고 또 은거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해우(海隅)’로 표현되는 신라는 화엄사상을 밝히는 불교적 공간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바다는 최치원이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작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닷물은 단절을 의미하며 헤어짐을 전제로 슬픈 정서를 자아낸다.

근대전환기 ‘소설’의 발견과 『조선소설사』의 탄생

정출헌 ( Chung Chul-h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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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의 특징을 일대기적 구성, 평면적 인물, 권선징악적 주제로 규정하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하지만 조선후기 우리의 선인들은 소설이란 갈래를 가허착공(架虛鑿空)·담괴설몽(談鬼說夢)·인정물태(人情物態)·비환득실(悲歡得失)·현우선악(賢愚善惡) 등으로 규정하며 그를 통해 사람을 감동시킨다고 지적했다. 소설의 본질적 요소인 허구적 성격, 핍진한 묘사, 서사적 감동을 특징으로 간파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고전소설의 특징을 여기에서 찾지 않는 대신, 평면적 인물·상투적 표현·황당한 내용·행복한 결말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규정으로 답하고 있다. 그런 까닭을 더듬어 올라가면, 모리스 꾸랑(Maurice Courant)과 같은 근대전환기 재조외국인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만나게 된다. 그때 그들이 내린 고전소설의 특징을 지금까지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본고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리하여 19세기 말부터 낯선 타자에 의해 탐색·규정되던 소설 연구의 지평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던 소설연구 1세대의 분투와 그 대항 담론 구성의 과정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20세기를 전후로 재조외국인의 소설에 대한 관심과 그 실상을 살펴보았다. 특히, 재조일본인은 재조서양인의 근대담론에 더해 식민담론에까지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1920년대 경성제국대학 조선어문학과에 입학한 조선의 젊은 학도들이 조선 문학에 대해 갖고 있던 애정과 그것의 체계화에 열망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조선어문학과 교수로 있던 다카하시 도루(高橋亨)와 길항관계에 있었던 상황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1930년대에 조선 문학 연구 1세대의 담론 구성 전략을 김태준의 『조선소설사』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특히 설화의 소설화 과정을 보여주는 「흥부전」을 통해 구사한 이중 전략과 민족지(民族誌) 차원에서 주목받던 「장화홍련전」을 근대소설의 걸작으로 평가했던 까닭에 주목했다.

『숙수념』, ‘열린 텍스트’로서의 가능성

최식 ( Choi S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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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주는 1829년 무렵 황주성의 「장취원기」에 촉발되어 『숙수념』을 저술하는데, 「장취원기」를 모방하거나 답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배포장구의 대략을 터득하고 체제를 크게 환탈(환골탈태)하여’ 『숙수념』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더욱이 『숙수념』은 중국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저작이다. 『숙수념』의 대관건으로 일컬어지는 「진장경」은 눈과 귀, 마음의 한계를 인정하고, 기존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로 나아가 사물의 진리나 본질에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진지·진각을 강조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부정하며 상대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인식한다. 나아가 문장에서 선변을 중시하고, 문장을 살아있는 물건으로 인식하며, 천지간의 항상 살아있어 죽지 않는 것이 문자라고 선언한다. 따라서 이러한 세계관과 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숙수념』에서 ‘열린 텍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숙수념』은 전통적인 저작과는 대별되는 ‘열린 텍스트’로서의 가능성을 갖는다. 특히 「계관」은 독자가 『숙수념』을 수동적인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완성해주기를 염원한다. 또한 동국문헌의 정리와 편찬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실제 문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동국성리대전서」·「동국근사록서」·「동세설서」·「동사문유취서」 등을 짓는다. 따라서 『숙수념』은 미완의 저작으로 누구에게나 개방된 저작인 셈이다. ‘숙수념’은 일반적으로 ‘누가 염원을 이루어줄 것인가?’ 또는 ‘누군가 이루어줄 염원’을 의미한다. 그러나 ‘孰遂念’은 고정된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夙遂念(일찍이 이루었던 염원)’·‘孰睡念(누구나 꿈꿀 수 있는 염원)’·‘夙隨濂’(일찍이 따라다니던 거처) 등으로 변주되어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숙수념』의 다의미성은 당대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와 연구가 진행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숙수념』의 당대 반향은 장조가 「장취원기」를 ‘유희한묵’으로 평가한 것과 같이, ‘이문위희’ 혹은 ‘유희지작’으로 단정한다. 또한 박제가가 「장취원기」를 ‘뜻을 얻지 못한 사람의 말’로 의미를 부여한 연장선에서 ‘불우한 선비의 원대한 꿈을 표현한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홍우건은 ‘유희지작’을 인정하면서도 경술과 문예, 치군택민·경세제민의 도구를 내포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한장석은 『숙수념』을 정치하게 분석하고 학문과 사상이 담겨 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숙수념제사」는 유사룡의 「오유원기」를 패러디하고, ‘형상으로 구하는 것은 있는 듯하나 없고, 뜻으로 깨달은 것은 없는 듯하나 있다.’에 착안하여, 『숙수념』의 독법을 제시한다.

한글 문체의 정립과 조선의 정신 - 『문예독본』(1932)을 중심으로 -

강진호 ( Kang Ji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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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윤재 편의 『문예독본』에 대한 연구이다. 『문예독본』은 조선총독부 간행의 교재에 대한 비판적 의도에서 조선의 역사와 인물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문예독본』에는 동화, 시조, 시, 소설, 기행문, 서간문 등과 사화와 일화, 논문, 설명문 등의 다양한 문종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문예’ 교재가 아니라 ‘작문’ 교재이다. 이윤재는 다양한 문종의 글들을 수록하면서 각각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기준은 형식만이 아니라 내용까지도 포괄한다. 산만하고 지리한 문장을 간결하고 명징하게 정리하고 추상적인 비유를 삭제하는 등의 노력을 보였으며, 한편으로는 글의 본문과 각주의 형태로 조선의 인물과 지명 등을 설명하여 조선의 정신과 얼을 고취하고자 하였다. 이런 작업은 재래의 한문 문장의 규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산물로 한글 문체의 정립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문 문체가 국한 혼용체가 되고, 그것이 한글 문체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이윤재는 한글 위주의 간명한 문체를 만들고자 했고, 그런 의도에서 이 독본을 편찬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종을 선별·수록함으로써 문장의 근대적 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게다가, 이윤재는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조선총독부의 교과서를 보면서 조선의 역사와 인물을 중심으로 한 교재를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문예독본』을 편찬하였다. 신라의 화랑과 불국사, 후고구려의 궁예, 일군을 크게 물리친 이순신 장군, 행주치마로 유명한 권율 장군 등의 내용을 통해서 조선의 역사와 인물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희생정신, 절개, 국가에 대한 충성 등을 통해 민족을 위한 희생 곧, 선공후사의 정신을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문예독본』은 ‘문예’ 교과서가 아니라 작문의 표준적 문장을 제시하고 동시에 민족의 정신과 얼을 강조한 ‘조선어과 보습’ 교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창섭의 최근 발굴작 「애정의 진리」 연구

곽상인 ( Gwak Sang-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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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굴된 손창섭의 「애정의 진리」는 그의 문학세계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95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손창섭은 자신의 작품을 대중잡지나 신문에 발표함으로써 대중성을 실현했다. 이로써 손창섭은 대중적 글쓰기를 시도하는 주체로 탄생했고 그것이 1960년대에까지 지속된 손창섭의 새로운 대중적 글쓰기 주체가 된 것이다. 따라서 「애정의 진리」를 통해 신문연재소설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은 타자와 사랑을 나누는데, 매번 서로 만나는 순간에서 비롯되는 사랑의 감정 강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는 의미 있는 반복을 한다. 다시 말해서 사랑하는 대상을 반복적으로 볼 때마다 그 대상에게로 향하는 사랑의 크기가 매번 확장되고 깊어진다는 것이다. 욕망은 결핍이 아니라 새롭게 생성되며,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되고 생성된다는 것을 이 작품이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면 인물들의 욕망과 사랑의 방식이 어떤 식으로 강도가 높아지는지 드러난다. 또한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볼 때 손창섭의 인물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재창조되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문학사에서 여러 측면으로 중요하게 위치한다. 첫째 손창섭 작품의 주된 소재들이 「애정의 진리」에서도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는 손창섭의 작가의식, 세계관, 인물구현방식,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등이 유지되면서 일정부분 변화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 이 작품은 손창섭의 작품세계를 초기와 중기, 후기로 나눌 때 유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이 작품은 중기와 후기를 나누는 지점에 위치하며, 이 작품 이후로 손창섭은 신문연재소설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셋째 이 작품의 발표 지면이 잡지라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손창섭은 순수문학잡지뿐만 아니라 대중잡지까지 문학적 자장을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애정의 진리」를 통해서 1960년대에 손창섭이 신문연재소설로 완전히 이행할 수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소설계』에서 발굴된 「애정무효」를 보더라도, 손창섭의 작품들은 대중문화잡지 곳곳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마지막으로 시대나 작품성, 인물의 성향으로 구분지어오던 문학적 분류작업을 발표 지면으로 분류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순수문학잡지, 대중잡지, 신문으로 구분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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