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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金欞)의 『간정일록』은 1862년 6월 4일부터 1863년 12월 30일까지의 일기로, 수록된 날짜 수는 533일이다. 임자도에서의 1년 가량의 유배생활, 해배되어 고향에 돌아온 후 4개월 가량의 일상생활 등을 담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간정일록』을 문학적으로 연구하고자 하였으며, 기록 성향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먼저 『간정일록』의 기록 성향은 ‘주요 경험의 요약적 기록’, ‘우호적 인물 중심의 기술’, ‘한시의 적극적 수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김령은 전반적으로 요약적으로 기록 하되, 부정적인 일에 대해서는 더욱 생략을 많이 하였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이를 통해 교유가 유배 중인 김령에게 큰 위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일기 중에 실린 한시는 타인의 한시 8수를 포함하여 모두 147수였다. 산문은 4편에 불과하여 한시 자체를 중요시하고 최대한 일기에 담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일기문학적 특징으로는 첫째, 유배일기, 기행일기, 생활일기의 면모를 함께 가지고 있어, 일기의 장르별 차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 둘째, 문학작품을 담는 보고(寶庫)로서, 중요한 한시 작품을 다수 수록할 뿐만 아니라 한시의 작성 과정까지 함께 볼 수 있게 한다는 점, 셋째, 섬에서의 유배생활이 담겨 있어, 유배인의 눈에 포착된 섬 사람들의 삶, 섬의 풍경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