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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연구검색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4373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1권 0호 (2019)

신용사회의 개막과 ‘주체의 경제’ : 레버리지 투자자와 ‘빚진 죄인’ 사이

권창규 ( Kwon Chang-gy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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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주체는 금융 시장에서 권장되는 신자유주의적 자기 경영 주체이지만, 대출하는 주체 곧 빚진 주체와 연결해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부채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레버리징)와 부채 청산을 일컫는 디레버리징은 대조적이지만 동일하다. 레버리지 투자는 ‘부자 되기’의 미래를 꿈꾸고 디레버리징은 고통스러운 부채 상환을 요구받지만, 두 과정은 공통적으로 주체화를 부추기고 생산하는 ‘주체의 경제’에 속해있다. 자유와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레버지리 투자를 하거나 혹은 의무와 도덕의 이름으로 대출을 상환하거나 모두 주체의 경제 영역에 속한다. 투자의 성공도 자신이 쟁취한 승리요, 실패도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부채 청산 역시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다. 주류 경제학이 요청한 주체의 경제라는 비전을 걷어내면 빚내서 투자하기, 빚 상환하기가 각각 레버리지와 디레버리징의 실체다. 본 논문은 주체의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 사회에서 신용 팽창의 첫 단계를 1997년 IMF체제 이후로 보고, 2003년 카드대란으로 명명되었던 신용카드 회사의 유동성 위기이자 서민경제의 파탄에 주목했다. 특히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호명된 신용 주체들이 약탈되는 양상에 대해파산자들의 수기를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채권자가 복리와 고리대로 합법적으로 약탈할 수 있는 구조를 살폈으며, 채무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압사시킬 수 있는 시간 통치의 구조가 신용통치의 뼈대임을 확인했다. 신용통치의 구조를 극복하는 데는 채권과 채무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X세대의 상상력과 ‘리얼리티’의 갱신

안용희 ( Ahn Yong-hu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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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신세대론은 발전의 명분을 앞세워 반복적으로 제기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X세대로 통칭되는, 1990년대 초반의 신세대에 대한 논의는 마르크스주의의 패퇴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응해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 점에서 X세대는 하나의 연령집단이기보다 당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대변하는 명칭이었다. 다른 한편, X세대는 자유에 대한 문화적 상상력을 통해 기존의 진보적 정치담론과는 이질적인 방식의 리얼리티를 지향했던 사유의 주체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수 지식인들이 제도적 민주화 아래 국가의 안정을 강조하면서 자유주의가 대두되었고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유보되었다. 또한, X세대에 대한 비판은 급진적 상상력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근거가 되었고, 신세대론 역시 자본주의의 일상화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자본과 근대에 기초한 기존의 리얼리티 구축을 극복하려는 변화의 흐름은 무시된 채 소비문화의 주체로서만 신세대의 성격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극복에서부터 출발한 포스트모더니즘 역시 자본주의를 체념적으로 수용하는 시각으로 축소되었고, X세대의 문화를 통해 기획되었던 전복의 상상력은 신자유주의의 도래로 쉽사리 폐기되었다. 문화적 주체로서의 X세대와 포스트모더니즘을 중심으로 90년대 초반 이루어진 급진적 상상력은 세대 담론은 여전하지만 자본주의적 사유를 넘어서지 못하는 현재 시점에서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 그것은 87년 체제의 의미를 되살리는 동시에, 자본을 넘어선 가치의 체계를 구축하는 첫 걸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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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gamer)는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모순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주체다. 현대의 게임이 모순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방식으로 쾌락을 작동시키거나 심지어 통제한다는 점에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게임 산업/문화의 발달은 성장과 경쟁의 논리를 강화했다. 여기서 게이머는 성장하는 주체, 혹은 성장을 통해 경쟁에 임하는 주체로 나타났다. 게임에 몰입한다는 것은 현실을 방기하고 쾌락의 세계로 침잠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게임은 엄격한 자기규율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제적 주체’의 수행과 연관되는 것이었다. 요컨대 게이머는 쾌락에 잠식된 중독자가 아니라 자기계발의 주체이며, 게임은 이러한 주체를 대량으로 요구하는 특별한 문화산업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점을 논증하기 위해 한국의 1세대 MMORPG <리니지>(1998~)와, MMORPG의 경험을 재현한 게임 판타지 장르 소설 『달빛조각사』(2007)를 함께 분석했다. <리니지>를 통해서는 놀이가 자기규율을 작동시키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그리하여 게임이 경쟁과 성장이라는 자본주의 적 가치를 내면화하는 지점을 포착했다. 한편 『달빛조각사』를 통해서는 게이머의 표상이 반영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쾌락의 내용을 검토했다. 그럼으로써 게이머가 무한히 증식하는 자본, 그리고 ‘소외되지 않은 노동자’라는 환상을 표현하고 있음을 논증했다. 이렇게 MMORPG와 게임 판타지 소설을 함께 다룸으로써, 자본주의적 성장 및 경쟁의 논리가 어떻게 대중문화의 쾌락과 가치체계를 재구성했는지 살펴보았다.

백화점 붕괴의 기억과 재난 자본주의 : 삼풍 참사의 서사화와 쓰기-노동의 윤리

조윤정 ( Jo Yun-je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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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형상화한 소설을 통해 재난 자본주의의 문제성을 드러내고,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 재난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의 의미를 고찰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정이현의 「삼풍백화점」(2004), 황석영의 『강남몽』(2010), 문홍주의 『삼풍-축제의 밤』(2012)이외에 신문 기사 및 구술 기록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재난을 둘러싼 일상적 위험의 문제를 드러낸 소설 쓰기 방식은 우리에게 도래한 재난의 이면을 들춰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정의된 재난, 그 이전의 위험 문제를 쟁점화한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끝났다고 선언한 권력에 대항하여 애도와 치유의 통로를 마련한다. 정이현의 소설은 집단적 숫자로만 기억된 희생자의 고유성을 복원하고, 희생자에 관한 잔인한 상상이 그들의 죽음 자체를 욕되게 함을 드러낸다. 타자의 기억을 참조하여 말하고 듣는 일은 애도의 시간을 지속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황석영의 소설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의 시간을 역사화하여 재난의 위험성이 상존함을 폭로한다. 대한민국 강남 개발사의 소설적 기록은 독자가 가해자를 법적인 처벌 수위를 초과하여 영속적으로 단죄하게 한다. 문홍주의 소설은 경제-정치-미디어의 유착관계속에서 당시 매체에 잘 드러날 수 없었던 지휘체계의 허술함이나 유가족이 느꼈던 분노와 상실감을 재현한다. 그의 쓰기는, 당대 매체에 대한 저항이자 희생자나 유가족에게 들씌워진 도덕 감정을 거둬들이는 행위이다. 이처럼 소설 속 재난은 개인과 사회를 그 시대의 맥락에서 되살리고, 자본주의 세계의 부조리와 균열을 열어 보인다. 또한, 재난을 기억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일은, 재난을 둘러싼 개념 정의의 권위를 해체하는 방법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금동(金同)전승의 시대성과 대결유형 고찰

김승호 ( Kim Seung-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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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서사의 하나인 금동전승은 사찰, 고승 등에 연관된 일화를 추적하는 일반적인 불교 전승담에 비해 여러 변별점을 지닌다. 즉, 널리 알려진명승 중심의 인물담이나 절의 연혁을 알리는 창사담의 기능을 넘어서는 국면을 보여주게 된다. 이에 따라 여기서는 금동캐릭터의 형성 배경, 그리고 각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대결구도의 특성에 주목하기로 한다. 금동은 상상의 소산이라기보다는 고려 시기 정상 궤도를 이탈하고 있는 문제적 불자를 염두에 둔 캐릭터에 가깝다. 금동전승 각편들에서 폭넓게 삽입되는 금동/명승의 대결적 배치는 정/사의 경계를 보여줌은 물론 사(邪)에 대한 정(正)의 승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서사전략과 무관치 않다. 대결담으로서 금동전승은 정법, 조각, 신술 등 3 가지의 우열 다툼으로 전개되며 시대에 따른 전승 담당층의 관심이 투영되고 있다. 초기전승에 속하는 정법대결에서 금동은 세속 생활을 청산한 재가 불자로 비치지만 반불적 행태가 탄로 나면서 명승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양자(兩者)는 대립, 대결의 위치에 선다. 이같은 금동/명승 대결구도는 고려당대 현실에서 문제시되던 불자, 신앙 행태를 고발하기 위한데 목적을 둔다. 조선 초기를 거쳐 17세기에 등장한 각편부터는 명승/금동의 대결에서 초점화의 대상이 불교 문화재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명승이 빼어난 솜씨로 삼불상 혹은 묘길상을 조각한 후 금동도 경쟁심에서 50(60)불상의 조각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거칠고 볼품없는 불상은 그가 명승에 비해 하수(下手)임을 입증할 뿐이다. 한층 시기심이 높아진 금동은 신술을 앞세워 명승의 불상을 도괴(倒壞)하려 들지만 이 역시 상황을 앞서 간파한 명승에 의해 수포로 돌아가고 도리어 금동이 죽음을 맞게 된다. 신술 대결담에 이르면 전승 당대의 상황이 사라지는 대신 의인적(擬人的) 상상력에 기반한 지형, 지물의 연기담으로 서사의 성격이 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의원설(醫員說)에 나타난 주제 구현 방식 고찰

이미진 ( Lee Mi-j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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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의원(醫員)이라는 소재가 설(說)에서 주제를 구현할 때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핀 연구다. 다양한 소재가 주제 구현을 위해 복무한다는 점은 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설에 나타난 소재를 살피는 것은 설연구의 중점이 된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본고에서는 의원설(醫員說) 7편에 나타난 주제 구현 방식을 분석했다. 작품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바람직한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을 대조하고 구체적인 일화를 제시해 세태를 고발한 경우다. 이 작품들은 의원의 역할이 작가에게 성찰의 대상이 된다. 둘째, 의원이 대화를 통해 병자의 인식을 전복시킨 경우다. 이 작품들은 의원이 병자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작품 분석을 통해 의원설의 특징을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의원설은 다른 고전 서사 작품과 달리, 의원을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장황한 의학 이론을 전달하는 주체자로 설정하지도 않는다. 설은 일상에 가까운 소재를 끌어와 인간의 보편적인 이치를 깨닫는 내용을 주로 전달하므로, 의원에게 병을 고치는 일 이외에 다른 능력을 부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의원설은 작중 인물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기 때문에 우연한 만남 혹은 단순한 호기심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의외의 광경과 이를 통한 작은 깨달음은 설의 주요 창작 배경이지만, 의원설은 의외의 내용이 전개되지 않는다. 다만,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특정 문제와 해결책을 ‘병과 치료’로 비유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문제를 직시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문열 『황제를 위하여』의 전통 서사(양식)의 변용 양상

김개영 ( Kim Gae-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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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기존의 소설문법으로는 『황제를 위하여』가 가진 특징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설’은 서구 및 근대를 특권화하는 인식의 산물로서, 이전의 서사물과 단절적인 지점에서 파생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 전통에서 ‘小說’은 고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서사물로 오히려 서구 소설을 하위 장르에 넣을 수 있는 보다 확장적인 의미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황제를 위하여』는 소설의 범주 및 개념과 관련한 보다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텍스트 중의 하나이다. 본문에서 전통적 서사(양식)과 관련한 텍스트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첫 번째로 화자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독자를 설득하여 이야기 장으로 유인하는 화자와 독자의 상호성, 두 번째로 대화적 관계에 놓인 전통 텍스트들을 조합, 혼융, 갱신하는 상호텍스트성, 마지막으로 『정감록』이나 『도덕경』 등 비주류 고전 텍스트를 통해 지배 문화에 대한 조롱과 저항을 드러내는 반언술 형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주로 패러디의 서사적 확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구의 근대 소설 담론에 대한 비판의식을 근간으로 한다.

아동문학의 가족 담론과 경계적 사유 고찰

박성애 ( Park Seong-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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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의 목적은 한국아동서사문학에 나타난 ‘정상가족’ 담론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상가족 너머 ‘다양한 가족’의 가능성과 그 특성을 고찰하는 것이다. 법적 부부와 그 자녀로 이루어진 혈연 공동체로서의 가족이라는 ‘정상가족’ 담론 하에서는 ‘정상’의 형태 유지를 위한 가족 구성원의 희생이 당연시 된다. 또한 ‘정상가족’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은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현실에서 ‘정상가족’의 형태가 급속도로 와해되어가고 있는 요즘, 아동 독자에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긍정적으로 제시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이다. 혈연이라는 폐쇄성을 뛰어넘고 부모와 자녀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질 때에 다양한 모습으로 서로를 지지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에 대한 이해와 인식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뺑덕』과 『섬마을 스캔들』은 이러한 ‘정상가족’ 담론의 폭력성과 그 경계를 사유한 작품이다. 『뺑덕』이 ‘정상가족’ 담론의 문제점을 가족을 위해 희생되는 여성인물을 통해서 보여주었다면, 『섬마을 스캔들』은 혈연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순수한 관계’로서의 공동체를 그려 보임으로써 대안적이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드러내었다. 두 작품은 모두 ‘혈연 공동체’가 아닌 ‘생활 공동체’로서의 가족을 긍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안 가족의 특성은 ‘주변성’과 ‘책임성’이다. 생활공동체로서의 가족은 타자적 구성원의 일방적 희생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 책임으로 유지된다. 『뺑덕』의 중심인물인 병덕은 혈연으로 맺어졌으나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엄마를 ‘생활 공동체’ 속에서 함께 생활한 이후에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섬마을 스캔들』의 다율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공동체 구성원들과 자발적 책임의 관계를 맺으며 진짜 가족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에 대한 상호의존성으로 서로를 양육하고 지역공동체를 가족으로 여긴다. 이처럼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정상가족 너머를 사유하는 것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긍정하는 일이자, 가족 구성원 간의 동등한 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정상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족의 도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 펜(PEN) 이후 󰡔자유문학󰡕과 민족문학론의 분기(分岐)

박연희 ( Park Yeon-h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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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펜클럽 한국지부(1954)가 창립된 시기는 미국 대외원조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반둥회의가 개최되고 냉전의 다극화 현상이 나타난 중요한 분기점에 해당한다. 국내적으로는 이승만 정부가 중화민국, 필리핀, 베트남 등과 협의해 아시아집단안보체제(아시아민족반공연맹, APACL)의 결성을 모색하고 정부 주도의 반공/반일문화전선이 구축된 시기였다. 이 논문은 한국 펜의 국제적 활동이 어떤 성격과 규모로 소개되고, 그것이 한국 지식인의 세계성 인식과 민족문학론에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는지를 살핀 글이다. 한국 펜을 주축으로 발간된 『자유문학』(자유문학협회)은 자유아시아, 세계평화 등 정부 주도의 반공주의적 문화외교에 상응하는 독자적인 민족문학론을 전개했다. 특집 「고전과 전통」(1956)을 통해 알 수 있듯, 『자유문학』의 전통계승론과 동양문화론은 한국문인의 세계정세에 대한 전망을 포함한다. 「고전과 전통」 특집에서 최일수는 전통론 붐을 새로운 현상으로 지적하는 가운데 동서문화교류를 “현대와 전통을 역사적으로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계기”, 즉 전통계승론의 유력한 논거로 이해했다. 국제 펜대회 활동 등의 외부 조건이 자유문협과 한국 펜 문인뿐 아니라 더 나아가 세계문학에 관심을 둔 신진비평가에게도 적극적으로 수용되었을 만큼 그것은 추상적인 슬로건이 아니라 문인들의 국제경험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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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한제국 말기의 재일본 유학생들이 간행한 『』태극학보『』에 대한 것으로서, 특히 핵심 연재물이었던 <역사담>의 종합적 분석을 시도한다. <역사담>은 시리즈로 기획된 서구영웅전 번역물이었다. 순서대로 콜럼버스, 비스마르크, 줄리어스 시저, 올리버 크롬웰의 이야기가 실렸다. 총 26호까지 간행된 『태극학보』의 21개호에서 확인되는바, 연재의 지속성과 비중 면에서 <역사담>에 비견될 콘텐츠는 이 잡지에 없었다. <역사담>을 집필한 박용희는 저본 4종을 모두 박문관(博文館)에서 나온≪세계역사담≫ 총서 내에서 선택하였다. 박용희는 각 저본의 지극히 제한된 정보만을 발췌하여 번역한 반면, 자신의 독자적 발화는 대량으로 삽입해두었다. 그는 <역사담>을 통해 서양의 역사 및 인물에 관한 지식을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화할 수있었다. 공식적으로 정치 및 시사를 다룰 수 없던 『태극학보』는 몇 가지우회적 장치를 통해 정치적 발화를 시도했는데, 그중 <역사담>은 큰 축을 담당했다. 콜럼버스 전기로부터 시작된 <역사담>은 연재 과정에서 다음 대상 인물을 선택해나갔다. 비스마르크 전기를 통해 한국에 필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발신한 박용희는, 시저 전기를 소략하게 마무리 하고 서둘러 크롬웰 전기 연재에 돌입하게 된다. 망국에 직면한 한국적 현실 속에서 박용희가 선택한 최종적 대안은 개신교를 통한 국민적 역량의 결집이었다. 크롬웰의 삶은 이를 동기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되었다. 한편, 사정상 연재를 중단하게 된 박용희를 대신하여 크롬웰전의 번역을 계승한 이는 태극학회의 제3대 회장이자 『태극학보』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기사를 게재한 김낙영이었다. 이를 통해 크롬웰이라는 전략적 선택은 단순히 박용희 개인이 아닌 『태극학보』의 전체적 방향성이기도 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는 『태극학보』가 왜 그토록 개신교를 강조했는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종교적 신념으로 뭉치면 정치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일견 비현실적인 그들의 기대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이 가속화됨에 따라 강력한 대안의 지위를 점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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