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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연구검색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어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9-4373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8권 0호 (2022)

한국 고전해양문학의 정위(正位)와 기대지평

정환국 ( Jung Hwan-ku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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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전해양문학의 정위(正位)를 재범주화 하여 한국 고전문학의 하위 분야로 정초하기 위한 논의이다. 이를 위해 연구의 시야와 자료 확충 등의 현안과 함께 향후 해당 분야 연구의 기대지평까지 전망한 것이다. 고전해양문학은 1990년대부터 연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으나 그 대상이 몇몇 작품이나 표해록에 한정되었다. 거기에 정의와 범주, 성격 등도 명확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필자는 이미 동아시아 육지문화와 해양문화의 환류성(還流性) 속에서 한국 고전해양문학의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고전문학 연구의 단선성을 극복하기 위해, 또 해양지대의 상상과 욕망도 엄연한 한국문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접근의 시각, 자료의 확충, 전면적인 층위의 재구성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고전해양문학의 전체상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자료의 확충인데, 장르를 넘어선 해당 자료의 전면적인 발굴과 정리의 필요성이다. 이런 자료 확충의 기반 아래 그 유형을 네 가지 층위로 상정하였다. 즉 해양지대의 삶과 정감, 욕망의 구현, 총체성의 재구성 등이다. 또한 조선후기 창작주체들의 해양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해양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서사 전통인 표류담의 사례를 가지고 고전해양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짚어 보았다. 마지막으로 향후 이 분야 연구의 기대지평을 고전문학 연구, 한국 문학지리학의 실현, 한국해양문학사의 구성 등으로 전망하였다.

군웅신의 배치와 제주 무가의 지정학적 정체성 : 박봉춘 본 <군농본푸리> 재론

조현설 ( Cho Hyun-so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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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와 무속신화는 그 노래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집단의 정체성과 이념을 표현한다. 제주의 군웅본풀이에는 간단치 않은 지정학적 정체성이 표현되어 있다. 군웅본풀이는 제주굿의 제차에서 조상신본풀이에 앞서 구연된다. 군웅신은 일월조상의 한 형식이고, 일월조상은 집단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군웅본풀이를 통해 제주 굿공동체의 지정학적 정체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군웅본풀이는 군웅신의 종적 계보를 풀어낸다. 군웅신의 부계에 환웅제석이 오거나 박봉춘 본처럼 특별한 경우에는 고려 왕가를 상징하는 왕장군이 온다. 조부모계에는 천왕제석 · 지왕제석과 같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무교의 천지신이나 천궁대왕 · 옥계부인과 같은 도교의 영향을 받은 무교의 천신이 배치된다. 종적 계보화를 통해 제주 군웅신이 한반도의 신성 계보와 연속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제주 굿공동체의 자의식, 혹은 강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이 과정에서 박봉춘 본 <군농본푸리>도 형성된다. 박봉춘 본을 통해 군웅본풀이 안으로 고려 태조 왕건의 건국신화가 수용됨으로써 작제건이 바다의 영웅이 되어 해양세력과 연합을 이루었듯이 왕장군이 동해용왕의 세력과 연합을 이루어 군웅신을 낳았다는 지정학적 서사가 만들어진다. 제주는 해외의 권력과 연합해야 안녕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군웅본풀이의 지정학적 정체성은 군웅신의 횡적 계열화로도 표현된다. 한반도의 신성 계보 내에서 출현한 군웅신은 굿판의 요청에 따라 응신한다. 중국에서는 천자 혹은 황제군웅으로 놀고, 일본에서는 효자군웅으로 논다. 이런 군웅의 형상은 제주 굿공동체의 중국 · 일본에 대한 감정과 인식을 드러내고, 해외의 권력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한 감정과 인식은 변상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나라가 역신군웅이라고 한데서는 반중 · 반일의 감정과 인식을, 황자군웅이라고 한 데서는 자부심을, 대흥대비서대비라고 한 데서는 조선왕조의 권력과 제주 지배라는 현실적 권력에 대한 추인을 표현한다. 나아가 다양한 군웅신의 양태가 모두 군웅아방의 말자로 중이 된 군웅신의 변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이르면 군웅신의 정체성은 더 복잡해진다. 제주 굿공동체의 해외 삼국에 대한 감정과 관계 인식은 중층적이고 가변적이다.

한국 고전시가의 해양 표상과 시적 인식의 유형

이형대 ( Lee Hyung-d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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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 고전시가에서 해양문학이라는 범주 설정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예비적 탐사에 해당된다. 한국 고전시가 분야에서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해양문학의 성립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작품 전반에 기반한 실체적 탐색이 이루어진 바는 없었기에 논의가 공전된 측면도 없지않다. 이 글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양 표상을 담아낸 폭넓은 자료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한국 고전시가에서 해양 표상의 작품들은 매우 다채롭다. 따라서 신화적 표상의 바다. 이념적 표상의 바다. 심미·정서적 표상의 바다. 체험적 표상의 바다라는 네 가지 유형을 설정하여 그 표현 방식과 의미 지향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검토가 한국 고전시가에서 해양문학의 범주 설정을 위한 생산적 논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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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고는 명청 교체기 해로 사행의 항해 노정과 해신제(海神祭)의 실상을 살펴본 것이다. 명청 교체기 해로 사행은 등주(登州)와 각화도(覺華島)로 가는 두 가지 노선이 있었으며, 해로를 통한 사행길은 죽음의 공포를 동반한 여정으로 각종 해신제가 빈번하게 행해졌다. 해로 사행의 연행사는 출항할때는 물론 도중에 선박이 표류하거나 거센 풍우를 만난 위기 상황이나, 험난한 구간을 통과해야 할 때면 수시로 해신제를 지내며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였다. 대해(大海) • 용왕(龍王) • 풍백(風伯)에게 올리는 삼신제(三神祭)를 비롯해 개양제(開洋祭) • 선신제(船神祭) • 기풍제(祈風祭) • 성제(星祭) 등의 여러 해신제가 행해졌다. 꿈에서 만난 해령(海靈)이나 내포(內浦) 성황신에게도 제사를 지내고 있는바, 이는 해로 사행의 연행사가 유교식 사전(祀典)에서 벗어난 민간 신앙에 따른 제례 행위도 수용했음을 알려준다. 이 밖에 가장 위험한 구간인 철산취(鐵山嘴)를 통과할 때면 노철산(老鐵山)의 신령에게 치제하였고, 이 부근에서 익사한 사신에게도 제사를 지내며 안전을 기원하였다. 명청 교체기 해로 사행의 해신제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천비(天妃)에 대한 제례(祭禮)이다. 일례로 1624년 이덕형(李德泂) 일행은 광록도(廣鹿島)에서 만난 중국인 노승의 권유에 따라 천비, 용왕, 소성(小聖)의 삼신(三神)에게 제사를 지내며, 천비의 탄신일을 맞아 묘도(廟島)의 천비묘에 제례를 올린다. 이는 기존의 대해 • 용왕 • 풍백의 삼신과는 다른 신격(神格)을 수용한 것으로, 해로 사행의 사행단이 중국 해역을 항해할 때 현지의 해신 신앙을 수용했음을 말해준다. 해로 사행의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천비는 여러 해신 중 으뜸가는 지위를 차지하며 그 위상이 한층 강화된다. 천비제(天妃祭)는 해양을 통한 문화 전파의 사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압록강 국경 표상의 형성

이승수 ( Lee Seang-s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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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고대 압록강은 한 · 중 두 나라에 있어 크게 중요한 물줄기가 아니었다. 압록강이 두 나라 사이에서 문제가 된 시기는 고구려/수(隋) · 당(唐) 시기이다. 이들 나라는 100년 이상 국경을 맞대고 패권을 다투었으며, 그 과정에서 압록강의 존재가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다. 고구려 멸망 이후 300여 년 압록강 일대는 여진족이 할거하는 패권 공백의 무주지 상태였다. 962년 고려와 송 사이 명목상의 국경 합의, 993년 거란의 침입과 외교 담판을 거치면서 압록강에는 국경의 위상이 부여되기 시작하였다. 같은 시기 고려와 요(遼)사이에는 압록강 영유권을 둔 신경전이 끊이지 않았다. 고려는 물리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북방을 포기하고, 대신 고대사의 사건과 현장들을 압록강 안쪽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고구려 정통의식과 영토 관념을 조정했다. 이는 1055년 기자(箕子)의 봉토를 압록강 동쪽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금나라는 압록강 일대를 고려에 양보하여 우호감을 표시했고, 고려는 금에 조빙(朝聘)함으로써 국경으로서 압록강의 위상이 공고해졌다. 종속 관계로 국경 의식이 약했던 고려/원 시기 사람들은 관습적으로 압록강을 두 나라의 경계로 인식하곤 했는데, 이는 압록강이 일종의 국경 표상으로 성립되었음을 말해준다. 이후 압록강의 국경 표상은 거꾸로 영토 및 역사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정여립의 이야기 구성과 분기된 지역의 인물상

한정훈 ( Han Jeong-h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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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립은 조선 당쟁사를 논하는 데 있어서 꼭 경유해야 할 인물이다. 정여립 이야기는 그의 출생지 전주, 활동지 김제, 사망지 진안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세 지역의 변별된 지역성은 정여립의 역모와 기축옥사에 대한 역사적 해석뿐만 아니라 기층 사람들의 이야기 구성과 전승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전주는 조선 왕조의 어향(御鄕)으로서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곳이고, 사림(士林)들도 서인 계열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런 전주의 지역성은 구비전승되는 이야기 속의 역적 정여립을 부정적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반면김제는 만경평야와 벽골제로 풍요의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이면에는 지배세력의 강한 억압과 착취가 있었던 곳이다. 억압과 착취는 궁극에는 저항과 변혁의 힘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김제 사람들은 정여립의 부정적 인물상을 수정하는 이야기와 담론을 구성했으며, 나아가 <오누이 힘내기>형 설화를 통해서 정여립을 비극적 영웅으로 형상화했다. 진안은 ‘장군 정여립’이 천반산의 지명 이야기와 결착되어 전승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정여립이 결착된 <아기장수>형 설화와 <오누이 힘내기>형 설화는 진안 지역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대신 신원충이라는 인물이 <아기장수>형 설화와 <오누이 힘내기>형 설화에 결착되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신원충은 진안 사람들이 ‘역적’ 정여립의 이름 기호를 기피하는 현상과 체제 변혁성을 지닌 ‘장군 정여립’을 기억하려는 현상이 착종되어 나타난 ‘기표의 전이’의 결과였다. 진안 사람들은 정여립과 신원충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구성과 전승을 통해서 지역 역사가 지닌 아픔을 기억하고 치유하려고 했다.

도적, 식민지인의 영웅 : 홍명희의 『임꺽정』을 중심으로

정은경 ( Jung Eun-k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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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의 인기에 내포되어 있는 대중감성을 ‘도적’과 ‘식민지 영웅’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임꺽정』의 인기는 첫째, 이 소설이 여전히 고소설류를 향유하고 있는 전통적 독자층에게 익숙한 강담식, 설화, 전설 등의 모티브 등을 바탕으로 창작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오랫동안 대중이 즐겼던 『홍길동전』의 의적 모티프를 수용하였고, 동시에 임꺽정 화적패를 일제에 맞서는 대항폭력에 대한 알레고리로서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식민지 시기 일체 불법화된 폭력이 곧 독립무장항쟁과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제에 맞선 독립투사, 열사의 영웅적 행위는 당시 조선 내에서는 ‘테러리스트’, ‘국사범’, ‘폭탄범’, ‘음모단’, ‘흉악범’ 등으로 불렸으며 일제 법질서에 의해 단죄되었다. 부친의 자결을 통해 항일의식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홍명희는 『임꺽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제 강점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이에 대한 대항폭력으로서의 무혈투쟁의 정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임꺽정』의 임꺽정과 의형제를 맺은 6형제는 거의 모두 지배층으로부터 핍박받는 하층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백정, 머슴, 관노, 소금장수, 서자 등 봉건적 신분제도에서 소외된 계층에 속하는 이들의 ‘도적질’은 대개 탐관오리와 토호세력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또한 임꺽정의 영웅성은 관군과의 전투에서 가장 생동감있게 그려진다. 『임꺽정』에서 부각되는 ‘도적’의 영웅주의는 일체의 무력을 독점한 일제에 대한 봉기와 반란을 꿈꾸는 대중감성의 한 편린이라 할 수 있다.

야담의 데이터, 야담으로부터의 데이터 : 한국 야담 데이터 모델의 구상

양승목 ( Yang Seung-mok ) , 류인태 ( Ryu In-t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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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된 『정본 한국 야담전집』은 조선후기 주요 야담집 20종을 대상으로 정본화 사업을 수행한 결과물이다. 본 연구는 이 성과를 잇는 후속 작업 중 하나로 ‘한국 야담 데이터 아카이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본 것이다. 조선후기 야담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구현 사례는 아쉽게도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할 때 『정본 한국 야담전집』의 원문을 플레인 텍스트(plain text) 데이터로 가공해 웹에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그 효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자열(string) 기반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은 야담에 담긴 당대의 다채로운 정보와 그 활물적 성격을 온전히 드러내는 방안이라 하기 어렵다. 야담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야담을 매개로 수집 가능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 및 그 문화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 · 표현 · 공유하기 위해서는, 원문 · 번역문과 같은 단순 텍스트 정보만을 처리하는 문자열 기반의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복잡한 데이터의 군집 기록으로서 야담을 바라보고 유관 정보를 디지털 환경에서 고해상도로 펼쳐내 보일 수 있는 시맨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시맨틱 기반 야담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 단계의 모색으로서 조선후기 야담 자료의 형식과 내용을 치밀하게 검토 · 분석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개념적 데이터 모델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조선후기 야담 온톨로지’ 디자인의 기초 단계에 적용할만한 시맨틱 테크놀로지에 관해 자세히 언급하기보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야담에 관한 고찰과 고민, 즉 인문학적 사유를 최대한 세밀하게 정리 · 공유하는 데 집중하였다. 이와 같은 접근은 디지털 환경에서 야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한 기초 지식과 야담 데이터를 정교하게 처리하기 위한 논의를 점화함으로써 이 논제에 대한 여러 야담 연구자의 안목을 확대하고 유관 문제의식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이번 논의에서 인문학 자원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모델링 과정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컴퓨터와 웹 기술에 관한 논급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야담을 다루는 연구자의 언어로 개념적 데이터 모델링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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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의 장편 『여인성장』은 이광수의 『무정』을 문화적 기억으로 떠올리고 있다. 이 글은 이광수의 『무정』과 『여인성장』이 공유하고 있는 기억의 양상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 기억 행위는 단지 새롭게 기억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문화에 대한 자기기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인성장』은 『무정』의 삼각관계를 다시 두 개의 삼각관계로 분기하고 있다. 『무정』의 영채가 『여인성장』에 와서 순영과 숙경으로 갈라지고, 서사가 두 쌍의 삼각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분기는 시간의 추이에 따른 서사의 자연스런 내적 계기를 추적하도록 만든다. 영채의 신분적 몰락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주는 서사를 순영의 이야기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면, 영채의 자기 표현으로서 『무정』에 등장했던 편지를 대신 쓰게 되는 것이 숙자의 이야기이다. 『여인성장』의 서사가 숙자와 순영의 이야기를 통해서 기억하고 다시 쓰고자 하는 영채의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면, 영채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철수는 뒤늦은 교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철수가 결국 숙자를 떠나보내고 숙경과의 결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무정』의 반복이라고 보아야 한다. 결국 영향관계에 있는 두 편의 소설은 여성의 정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종의 문화적 기억으로 반복되고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그것은 여전히 남아 있는 식민지 조선의 문화적 정체성의 하나이자, 되풀이해서 이야기함으로써 극복해야할 하나의 신화가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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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41년 『매일신보』에 ‘김효식’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할머니의 반생」, 「전쟁놀음」 등 두 편의 동화를 대상으로 그 필자의 정체를 추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우선 동화 두 편의 내용과 특징을 정리하고, 그것과 김남천 문학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순서로 논의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그 이야기들이 「정거장」, 「꿀」 등 해방과 분단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김남천의 동화와 모티프와 인물 구조의 차원에서 상동성을 보이고 있고, 어휘의 측면에서도 김남천의 다른 소설들과 상호텍스트적 교차점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시기에 김남천이 다른 이름을 사용했을 정황과 개연성에 대해서도 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김효식’이 김남천의 또 다른 필명일 가능성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바, 이런 상황은 저자의 이름이 존재하는 특수한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저자의 경계를 매개로 한 현실 대응의 측면에서 의미 있게 살펴볼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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