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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문학검색

COMPARATIVE LITERATURE


  • - 주제 : 어문학분야 > 기타제어문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연3회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225-0910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76권 0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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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상화(1901-1943)의 연애시 「나의 침실로」(1923.9)가 앤드류 마블(1621-1678)의 「그의 수줍은 연인에게」(1681), 보들레르(1821-1867)의 「어느 마돈나에게」(1857)와 비교된 맥락을 이해하고, 「나의 침실로」를 동서 비교문학적 시각에서 바라보려 했다. 송욱과 김춘수는 앤드류 마블의 「그의 수줍은 여인에게」를 인용하여 「나의 침실로」가 형이상학파 시의 미달태임을 주장하였는데, 그들의 주장의 근거에는 당대 유행하였던 T. S. 엘리엇과 신비평의 아우라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에 반해 조영복과 김학동은 「나의 침실로」를 보들레르의 「어느 마돈나에게」와 비교하여, 텍스트 해석의 편폭을 넓혀 해석학적 실증주의를 추구하려 했다. 신비평 중심의 비교나, 실증주의 해석의 추구 모두 이상화의 시를 한국근대시사의 흐름뿐만 아니라 세계문학과의 비교로 읽는데 상당히 공헌하였다. 여기에 고려할 요소를 덧붙인다면, 「나의 침실로」에서 시적 화자가 그의 침실로 초대하고자 한 주체가 신여성인데 반해 실제 저자의 삶은 구여성과의 관계에 놓여 있기에, 「나의 침실로」는 당대 유행한 자유연애의 정사(情死)를 추구하였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시적 화자의 자기분열적 텍스트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이 시는 「그의 수줍은 연인에게」와 「어느 마돈나에게」의 화자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분열된 자아를 노래하는 시로 비교가능하다. 「나의 침실로」에 나타난 화자의 분열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1926.6)에 나타난 자기분열과도 연결되어 있어 남성 화자의 양가적 욕망이 한층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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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고전문학작품의 정수로 평가받는 『겐지 이야기』는 성립된 지 1,000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되고, 향유되어 왔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현대어역은 물론 번안소설, 드라마, 영화, 다카라즈카, 애니메이션, 만화 등 실로 다각적인 미디어로 가공 및 공급되어 대중문화로 유통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겐지 이야기』를 만화화한 『아사키유메미시』는 누적 판매고가 1,700만부에 달하는 등 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일본문학 학계에서도 『아사키유메미시』에 관하여 많은 견해들이 제시되었지만, 『아사키유메미시』가 『겐지 이야기』의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만화 기법과 관련한 분석은 아직 없다. 그러나 『아사키유메미시』가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겐지 이야기』의 만화화 즉 그 미디어 변환의 방법이 유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떠한 만화 기법을 활용하여 고유의 표현세계를 구축했는지 그 방법을 분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는 『겐지 이야기』의 여성들 중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인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六條御息所)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겐지 이야기』에는 아오이(葵)권까지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에 관한 정보가 전혀 제시되지 않지만, 『아사키유메미시』에서는 선생님 댁에 간 히카루겐지가 그곳에서 훌륭한 글씨를 발견하는 사건을 그려 넣음으로써, 로코조노미야스도코로의 신분을 처음부터 분명히 밝히고, 히카루겐지와의 만남의 계기를 만들었다. 『아사키유메미시』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라는 만화 문법을 활용함으로써, 애매한 표현으로 점철되어 있는 『겐지 이야기』의 작품세계를 구체화한 것이다. 또한 히카루겐지보다 연상이라는 콤플렉스를 강조함으로써 인물을 유형화하고, 아오이노우에(葵の上)와의 대립관계를 극명하게 표현함으로써 로코조노미야스도코로의 생령화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리고 만화 고유의 표현방법인 컷 나누기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문자 텍스트인 『겐지 이야기』에서는 역접 접속사를 연속해서 사용하여 나타낸 로쿠조노미야스도코로의 갈등을, 『아사키유메미시』에서는 컷의 세심한 분할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만화 고유의 표현방법에 의해 가나(反名) 문학의 애매함을 회피하고, 현대독자에게 알기 쉬운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고 할 수 있다.

페터 페바스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을 중심으로 본 종전 직후 독일의 젠더지형

박인원 ( Park Inwon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63-88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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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야 비로소 재발견된 독일 영화감독 페터 페바스(1904~1984)는 세 편의 장편극영화밖에 남기지 못했다. 이 연구의 중심을 이루는 그의 두 번째 작품 <거리에서 만난 사람>(1948)은 종전 직후 독일의 현실을 젠더지형을 중심으로 재현한 ‘폐허영화’인 동시에, 성병예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련군 점령지역 보건청이 영화사 데파(DEFA)에 위촉한 ‘계몽영화’이기도 하다. 성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계몽영화의 장르문법을 대체로 따르면서도, 페바스는 성병 전파의 도덕적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기존의 ‘사회위생학적 영화들’의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여성(관객)들의 입장에 서서 종전 직후의 일상을 접근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무엇보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은 1946-49년 사이에 제작된 다른 독일 폐허영화들처럼 전쟁에서 귀향한 남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인물들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병을 매개로 연결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페바스는 1948년 화폐개혁과 함께 서독에서 가부장적 젠더질서가 다시 견고해지기 전까지의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성역할이 전도된 종전 직후의 상황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전도된 젠더질서를 공간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페바스가 어떻게 1920년대의 독일 거리영화 장르를 호명하여, ‘위기에 빠진 남성성’에 대한 표현이었던 유혹과 위험의 ‘거리’를 종전 직후 여성들이 주도한 일상의 거리로 재정의하려고 했는지 살펴본다.

일본, 중국의 한국문학사 서술에 나타난 카프의 양상

서동수 ( Seo Dong-soo ) , 방윤제 ( Bang Yun-jae ) , 고유림 ( Ko Yu-lim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89-120 ( 총 32 pages)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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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일본과 중국에서 바라본 카프에 대한 문학사적 평가이다.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문학사를 연구하는 일은 동아시아 정치, 사회, 문화와 겹치는 일이다. 특히 카프는 한중일의 복잡한 정치, 사회, 심리적인 것들이 얽혀 있는 사건이다. 일본에서 발간된 한국문학사에서 카프는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띤다. 하나는 카프를 일종의 일시적인 역사 운동이며, 낭만적인 작품들로 보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재일본조선인의 문학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주로 재일본조선인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일본과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카프를 운동과 작품 모두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일제에 맞선 저항운동이자 새로운 문학운동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카프를 중국문학사의 관점과 기술방식에 의해 서술하고 있으며, 때로는 북한문학사의 관점에서도 기술하고 있다. 앞으로 카프에 대한 문학사적 평가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관점에서 고찰되어야 할 것이다.

채플린 동작의 비규칙성: 20 세기 포스트휴먼의 한 가지 경우

심효원 ( Shim Hyowon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121-151 ( 총 31 pages)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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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찰리 채플린을 20세기 포스트휴먼의 한 가지 경우로 간주하고 <모던 타임스>, <서커스>를 포함한 그의 몇 가지 작품과 채플린의 해석을 담은 레제의 <기계적 발레>를 분석한다. 먼저 영화에서 채플린의 신체가 실행하는 동작 패턴을 크게 두 가지, 즉 규칙성과 비규칙성으로 나누어 파악한다. 규칙성은 당대 사회를 지배하던 기계적 리듬의 일환에서 채플린이 모자를 들어올리거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처럼 분절 및 재조합된 동작을 의미한다. 이는 인간 신체에 대량생산 기계 체계가 체화된 모더니티의 일환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비규칙성은 대부분의 규칙성에 급작스럽게 끼어드는 돌발적인 동작으로 규칙적 패턴을 무너뜨린다. 채플린의 신체에서의 비규칙성은 스스로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상과의 마주침으로 인해 예측불가하게 발생하며 그 상황을 엉망이고 통제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런 비규칙성은 채플린에게 사회로의 편입을 막으며 그 일원이 되려는 시도를 번번히 실패로 돌린다. 또 비규칙성은 개인의 단순한 좌절뿐 아니라 당시 기계와 인간의 혼종성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불완전함이다. 이를 더 이상 인간이 주도할 수 없는 사회체계를 환기시키며 나아가 인간의 위치에 대한 자기반성적 사고와 결부지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채플린은 현재 인간중심주의에서 탈피하여 인간, 휴머니즘을 사회 작동 체계 및 힘의 역학의 관계로 파악하려는 동시대 포스트휴먼 담론에 힘을 실어주는 20세기의 근대적 인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의 개막과 세계문학: 『돈 끼호떼』에 관하여

유희석 ( Yoo Hui-sok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153-189 ( 총 37 pages)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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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개념이 으레 그렇듯이 ‘세계문학’도 결코 자명하지 않다. 예컨대 『돈 끼호떼』가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구 최초의 세계문학이라는 루카치의 문장만 해도 간단치 않은 비평적 해명을 요청한다. 이 요청은 『돈 끼호떼』의 보편성에 관한 탐구를 전제한다. 그같은 탐구에 관한 한, 이 장편의 ‘현재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인가를 밝히고 그 ‘오래된 새로움’의 형용모순을 제대로 논하는 작업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하지만 『돈 끼호떼』의 보편성을 자명한 것이 아니라 심문해야 할 ‘문제’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본고는 서양 학계의 주류 연구와 일정한 거리를 둔다. 국지적 현실에서 검증받지 못한 보편성은 그 자체로 허구요 허위의식의 산물임을 작품의 구체적인 읽기로써 천착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본고는 ① 『돈 끼호떼』의 기발한 서사형식과 그 내용적 함의를 살펴보면서 ② 기독교중심주의와 타협하면서도 그 허위의식을 절묘하게 감추고 드러내는 타자들의 재현 양상을 파악하고 ③ 『돈 끼호떼』가 어떤 의미에서 공허한 세계주의 및 편협한 민족주의와 차원을 달리하는가를 분석한다. 즐거움과 배움이라는 이상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탐색하고 근대의 개막에 수반된 온갖 병폐에 대한 경고를 서사실험으로 발한 『돈 끼호떼』야말로 ‘괴테·맑스적 기획으로서의 세계문학’에 값하는 최초의 선례인 동시에 근대 서구장편소설의 ‘원류’에 비견할 만하다는 것이 본고의 핵심 논지다.

근대 연애에 관한 ‘문화 지형도’ 구축Ⅱ

이민희 ( Lee Minhee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191-220 ( 총 30 pages)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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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근대 연애에 관한 ‘문화 지형도’ 구축을 목적으로 연애문화가 형성되고 향유되었던 1920~30년대 문학 텍스트에서 ‘키쓰’를 쫓았다. 이러한 작업은, 정신과 육체의 길항관계에 놓여 있는 근대 연애를 일방향이 아닌 양방 소통의 문제로 접근한 것으로서 ‘키쓰’는 〈신식 교육을 받은〉이라는 전제조건 하에 〈기혼 남성 대 미혼 여성〉이라는 구도가 갖춰져야만 비로소 출현한다. 이광수, 염상섭 서사물에서 보이는 〈남성〓교육자 대 여성〓피교육자〉라는 남녀의 비대칭성과 정신이 우위를 차지하는 이광수 소설의 경향성은 근대기 남녀 교제의 소통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사에 있어서 근대가 ‘자아의 확립’에 있다면, 연애는 그러한 근대적 자아의 관계가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하겠다. 그러나 문학은 이제 막 수입된 근대 연애를 〈정의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보여주기〉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때 ‘키쓰’가 포착하는 지점은 재편과정의 극명함이다. ‘키쓰’는 근대화된 남성과 여성의 관계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입맞춤’과 혼재된 문학의 ‘키쓰’가 정조관념과 연동되어 성욕을 내포하는 한편에서 영육일치(靈肉一致)의 주장과는 모순되게 정신적 사랑으로 치달았던 데는 남녀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 직접성이 떨어지는 편지를 채택한 것도 한몫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상 소설에서 ‘키쓰’가 일상에서 이탈하여 제3의 장소인 ‘베제’로 대체된 것은 ‘나’의 일방적 서술이 특징인 이상 서사물이 관계성에 취약한 까닭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근대 연애 관련 연구에서 유지해온 인식의 틀에서 한발 비켜서서 키스라는 행동양식을 들여다보면 근대기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가 시야에 들어온다. ‘자유연애’의 구현체로서의 ‘키쓰’의 행위자는 아직 근대화되지 못한 근대화될 잠정적 근대적 자아로, 그들이 만들어낸 연애는 주체성이 발현되기 전단계의 ‘근대적 자아’ 간의 관계맺기에 다름 아니다.

노동가치론: 『압살롬, 압살롬! 』의 경우

임정명 ( Jung Myung Lim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221-246 ( 총 26 pages)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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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노동의 산물은 궁극적으로 그 노동력의 소유자에게 귀속됨을 주장하는 존 로크의 노동가치론은 윌리엄 포크너에 의해 계승된다. 자유로운 인간을 규정하는 특질로서의 재산은 인간의 천부적이며 양도 불가능한 자유 상태의 토대로 작용한다. 포크너의 『압살롬, 압살롬!』의 토마스 서트펜은 전형적인 로크적인 자유인으로서, 자신의 노동을 기반으로 획득한 재산에 근거하여 주권적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 주장한다. 사회적 연관관계를 맺는 모든 인간들은 특정 노동에 종사하며, 이들 모든 인간의 노동이 제각기 그 가치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경우 이들은 비로소 인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는 서트펜의 계획의 핵심적 특질이다. 대조적으로 인간의 재산 획득이 단순히 인간의 운에 의해 결정되는 우발적인 상황에 처할 경우 인간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고, 야수 혹은 물질의 상태로 전락한다. 이러한 인식에 근거하여 포크너는 막스 베버의 소명 의식을 그의 노동과 재산 개념에 접목시킴으로써 진일보한 자유노동자의 개념을 완성한다. 재산은 물질적 재화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명예나 사상 등의 정신적 자질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포크너의 시각이다. 재산 획득의 완결 지점에서 서트펜이 그의 유형, 무형의 물질적, 정신적 재산을 모두 획득하는 것은 자유인으로서의 정언적 과제이다.

타자기라는 여자: 소설 『드라큘라』에 나타난 여성 저자성과 타자기

조은혜 ( Cho Eunhae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247-280 ( 총 34 pages)
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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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의 등장인물 미나 머레이/하커는 다양한 매체로 작성된 등장인물들의 기록을 모아 타자로 정서하는 역할을 맡는다. 등장인물 간의 서신이나 일기를 통해 전체 사건을 유추하게 되어 있는 이 소설의 특성상, 미나는 소설 내의 편집자일 뿐 아니라 사실상 사건의 전달과 해석에 최종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서술자로, 일종의 저자성을 획득한다. 19세기에 여성의 저자성을 둘러싼 사회적 불안과 강박이 강력하게 발생했음을 상기한다면 미나의 이러한 모습은 당대의 여성성에 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성 동료들과 함께 뱀파이어 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미나의 모습은 전형적인 빅토리아적 여성성 및 공사의 구분을 침해한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젠더/섹슈얼리티 체계를 교란하는 다른 인물들인 드라큘라나 루시 웨스텐라와 달리 미나는 처벌받고 퇴치되어야 할 존재로 규정되지도 않고 오히려 그 역할로 인해 찬사를 받는다. 이 글은 일견 모순으로 보이는 이러한 현상이 당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에 주목한다. 그 과정에서 미나는 단지 작가가 아니라 타자수이며, 타자기를 통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에게 금지되어 있었던 저자성을 획득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미나의 이런 모습은 여성 사무원 및 타자수의 폭증이라는 당시의 시대상 및 이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담론적 젠더 질서의 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소설 말미에 타자기를 통해 얻은 미나의 저자성이 소실되고 미나의 역할이 비가시화되어 작가로 여겨지기보다 타자기라는 기계와 동일시되는 과정은 여성 타자수와 그들의 신체를 타자기라는 기계로 재의미화함으로써 기존의 젠더 위계를 방어했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젠더 담론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이 글은 『드라큘라』에 드러난 과학 및 테크놀로지 발전과 젠더 구성의 교차를 드러낸다.

『뉴로맨서』에 나타난 포스트휴먼 스케이프: 사이보그와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추재욱 ( Choo Jae-uk )
한국비교문학회|비교문학  76권 0호, 2018 pp. 281-303 ( 총 23 pages)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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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인공지능, 사이보그, 로봇과 같은 소위 포스트휴먼 주체들이 가득한 미래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인간, 사이보그와 인공지능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 가족기업 테시에-애쉬풀사의 두 인공지능, 윈터뮤트와 뉴로맨서가 사회 구성체 형성에 있어서 강력한 역할을 담당한다. 윈터뮤트는 벌집마음을 가진 의사결정자로 외부세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반면 뉴로맨서는 감성적인 인격체로서의 인공지능으로 기능한다. 마리-프랑스는 어떤 환경에서도 윈터뮤트가 뉴로맨서와 결합하여 서로 상보적 균형적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여 놓았다. 하지만 남편 애쉬풀은 기업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숫자와 통계 기반의 목표지향이고 비윤리적인 윈터뮤트와 시적 감성을 추구하는 뉴로맨서를 분리시키고, 부인 마리-프랑스를 목 졸라 죽인다. 애쉬풀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공생의 삶을 포기하고 자신과 기업을 외부세계와 단절시킴으로써 조화와 균형이 상실된 삶을 영위하다가 결국 딸 제인3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가운데 궁극적으로 윈터뮤트와 뉴로맨서를 하나로 결합시키려한 마리-프랑스의 꿈이 이루진다. 결과적으로 포스트휴먼 주체들 사이의 갈등이 해소되고 균형과 조화가 회복된 사회의 비전이 제시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포스트휴먼 주체들의 바람직한 상호작용과 포스트휴먼 시대에 필요한 윤리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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