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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일본 에도[江戶]시대(이 아래에서는 에도시대라고 함) 카시혼야[貸本屋]에 대한 것이지만, 에도시대 세책집에 대해 특별히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은 아니다. 필자는, 이제까지 日本에서 세책집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또 에도시대 세책집은 시기적으로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일본 연구자들의 글을 통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필자는 조선후기 서울에서 성행한 貰冊집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데, 조선후기 貰冊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선후기 세책집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일본의 세책집에 대한 연구를 살펴봄으로써 조선후기 세책 연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영업을 貰冊業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영업형태는 과거 세계 여러 나라에 있었고, 현재도 이러한 영업형태가 있는 나라도 있다. 필자는 18∼9세기의 유럽, 일본, 조선 등에 세책집이 있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들 여러 나라의 세책집의 양상을 연구해서 그 보편적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면, 조선후기 세책집의 연구에 이 보편적 구조를 원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세책집에 대한 연구는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게 중요한 연구분야는 아닌 것 같다. 대체로 도서관이나 독서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자신의 전문연구에 부수적으로 세책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그러나 문학작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 독자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가 하는 것이 문학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가 된다면, 세책집에 대한 연구도 문학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본고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에도시대 세책집에 대한 일본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를 정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에도시대 세책집의 전개를 17세기, 18세기, 19세기로 나누어서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