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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자기서사진단검사와 심리검사 사이의 호환성을 밝히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그리하여 우선 MBTI의 성격유형과 문학치료학의 기초서사영역 사이에 어떠한 상관성이 있는지 고찰하였다. 그 결과 MBTI의 선호지표와 기초서사영역의 구성요소 사이에 상호관련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에너지의 방향에 따른 외향성(Extroversion)과 내향성(Introversion)은 서사의 주체가 주목하는 것에 따른 세상(World)과 나(Self)에 대응하고, 이해양식 또는 생활양식에 따른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은 서사의 주체가 중시하는 것에 따른 법칙(Principle)과 소망(Desire)에 대응하며, 정보수집 곧 인식의 기능에 따른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Intuition)은, 서사의 주체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른 확신(Confidence)과 의혹(Doubt)에 대응하고, 판단과 결정의 기능에 따른 사고형(Thinking)과 감정형(Feeling)은 서사의 주체가 기존가치를 대하는 태도에 따른 추구(Pursue)와 초극(Transcendence)에 대응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른바 기능별 성격유형이라고 하는 ST(감각형, 사고형), NT(직관형, 사고형), NF(직관형, 감정형), SF(감각형, 감정형) 등은 각각 가르기서사(확신, 추구), 밀치기서사(의혹, 추구), 되찾기서사(의혹, 초극), 감싸기서사(확신, 초극) 등에 대응되었고, ESTJ(외향성, 감각형, 사고형, 판단형)로부터 ISFJ(내향성, 감각형, 감정형, 판단형)에 이르는 열여섯 가지 성격유형은 부모가르기서사(세상, 법칙, 확신, 추구)로부터 자녀감싸기서사(나, 법칙, 확신, 초극)이르는 열여섯 가지 기초서사영역에 각각 대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관성을 밝히려는 이 논문의 취지상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더 주목하였지만 확연하게 눈에 띄는 몇 가지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MBTI가 심리의 주체를 문제 삼고 있는데 반하여 문학치료학은 서사의 주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라든지, 문학치료학에서 서사의 주체가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따라 나누고 있는 가르기서사(확신, 추구), 밀치기서사(의혹, 추구), 되찾기서사(의혹, 초극), 감싸기서사(확신, 초극) 등에 각각 대응되는 것으로 MBTI에서는 ST(감각형, 사고형), NT(직관형, 사고형), NF(직관형, 감정형), SF(감각형, 감정형) 등을 기능별 성격유형이라고 하여 주목하고 있으나, 서사의 주체가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에 따라 나누고 있는 자녀서사(세상, 법칙), 남녀서사(나, 소망), 부부서사(세상, 소망), 부모서사(나, 법칙) 등에 각각 대응될 법한 EJ(외향성, 판단형), IP(내향성, 인식형), EP(외향성, 인식형), IJ(내향성, 판단형) 등에 대해서는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자기서사진단검사도구의 개발은 심리검사도구와의 비교와 상호참조를 통하여 심화되고 촉진될 것이 틀림없다. 물론 심리검사도구의 개발 역시 자기서사진단검사도구와의 비교와 상호참조를 통하여 심화되고 촉진될 것이다. 이 논의가 그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