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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이론과 비평검색

Korean literary theory and criticism (KLTC)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3501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57권 0호 (2012)

「봉산탈춤」의 ‘인용’ 발화 연구

주현식 ( Ju Hyunshik )
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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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performance)을 정의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공존한다. 다종다양한 연행의 정의에도 불구하고 각 관점들은 실행에 옮겨지며 행동되는 것으로서 연행되는 사건의 독특성이 ‘상호행위성’, ‘관계되는 방식’에 있다고 공통적으로 보고 있다. 즉 행위에 의해 전달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표현 행위에 포함된 의도, 에너지, 효과 등으로 구성된 일련의 상호작용 자체를 그것은 가리킨다. 탈춤은 적층적 연행예술인 까닭에 인용 현상이야말로 탈춤의 발화 행위에서 가장 빈번하게 포착되는 언어적 현상이다. 더구나 인용되고, 인용하는 상황의 관계에 따라 변주되는 인용 패턴은 상황 상황마다 가변적인 탈춤 연행의 상호 행위적 특징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준다. 인용 조사의 실현 양태는 협력적이든, 갈등적이든 상호작용자들의 대화적 상호행위에 따라 이전 컨텍스트와 지금 컨텍스트가 직조되고 의미를 산출하는 방식, 즉 탈춤 연행 상 상호행위에 따라 국지화되는 컨텍스트화의 모델에 대한 통찰력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해서 이 논문의 목적은 인용구문의 실행 양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탈춤의연행 행위 양식에 함의된 상호행위성의 문화적 의미를 규명하는 데 있다. 요컨대이 글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탈춤 연행과 관련하여 인용 패턴들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는 사회적 행위들과 사회적 행위자의 구성과정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우선 인용 발화의 미시적 유형화(2장)를 통해 실천되는 컨텍스트화된 상호 행위(3장)를 분석하려 한다. 그런 연후 담론적 사건으로서 그것이 중재하는 탈춤의 역동적 사회문화적 효과(4장)를 검토하려 한다. 본고가 논의 대상으로 삼은 탈춤은 특히 「봉산탈춤」이다. 중국 고사, 한시, 고소설, 속담, 격언, 시조, 가사 등등 다수의 발화 장르와 문학 장르가 인용되어 전시되는 「봉산탈춤」은 본고의 고찰 목적에 가장 적합한 텍스트라 판단되었다. 탈춤 연구 초기 역사적, 미학적, 현지 조사적 관점에서 수행된 업적들과 해석적 자유로움이 좀 더 적절히 관류하는 최근 탈춤 논의들은 본고의 시각과 세부적 지향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글이 탈춤을 연구대상으로 선택하는 데, 유용한 밑자리로서 기능하였다. 그럼에도 본고의 논의가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되어, 주목할 만한 의미를 지닌다면, 미시적 국면의 패턴화된 인용 행위를 확인함으로써 탈춤 연행이 생산해내는 사회적 구조의 변형 양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라 생각된다.

고려인 시에 재현된 ‘시월 모티프’ 연구 - 『시월의 해빛』을 중심으로

송명희 ( Song Myung-hee )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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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카자흐스탄 알마아타(알마티)에서 발간된 작품집 『시월의 해빛』을 중심으로 시월 모티프 시를 분석하였다. 고려인들은 연해주 시절에 이어 강제이주 이후에도 시월혁명, 시월혁명을 주도한 레닌, 시월혁명에 의해 탄생한 소련에 대한 찬양을 내용으로 하는 송시 및 찬가 형태의 ‘시월 모티프’ 시들을 일관되게 창작하였다. 필자는 강제이주 전 연해주 시절의 시에서는 시월혁명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순수한 환상이 작용하였다고 파악했다. 즉 소수민족들의 자결권을 인정하고 소비에트가 다민족국가로 조화롭게 발전할 것을 강조하는 레닌의 정책에 대한 조선 이주민들의 매혹이 작품 형상화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강제이주 후에도 천편일률적으로 시월 모티프 시들이 계속 창작된 점에 대해서는 해석을 달리한다. 즉 소련 지배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기 위한 생존전략의 차원에서 그들은 모국어교육을 포기했는가 하면, 문학에서도 그들의 내면을 은폐하고, 소련의 국민으로서의 집단적 페르소나를 투사하는 ‘시월 모티프’를 반복적으로 형상화하는 송시 형태의 시들을 써온 것으로 보았다. 더욱이 억압적인 스탈린체제하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창작태도가 시월 모티프의 시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근본적으로는 대러시아주의를 표방한 스탈린의 강력한 동화주의 정책에 의해 고려인들은 주류집단 참여에는 적극적인 반면 고유문화의 정체성 유지에는 소극적인 동화의 생존전략을 선택했고, 시월 모티프의 시들은 고려인들의 동화에 대한 과장된 제스처로 파악했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단편소설의 지형도

임환모 ( Lim Hwan-mo )
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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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문학은 1937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사람들이 고려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민족어인 한국어로 창작하고 발표한 작품이다. 이 논문은 고려인 단편소설, 특히 김기철의 「복별」(1969), 한진의 「공포」(1989), 송 라브렌찌의 「삼각형의 면적」(1989)을 중심으로 고려인들의 디아스포라적인 삶이 어떤 궤적을 그리며 어떻게 소설화되고 있는가, 그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려인 작가들이 사라져가는 고려말로 굳이 소설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를 밝힘으로써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그들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역사”를 쓰는 행위였다. 억압과 망각 속에 그 자체로 보존된 과거를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작업이 그들의 소설쓰기였다. 「복별」은 고려인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세력에 대항하여 무장투쟁의 대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의 결단성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있고, 「공포」는 죽음을 무릅쓰고 광복을 염원한 애국열사의 혼이 담긴 ‘조선고전서적’을 보존하는 행동의결단성을 통해 고려인의 말과 문자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의 공간을 창조하였으며, 「삼각형의 면적」은 카자흐사람과 고려인의 우호적 관계 및 삶에서의 동정과 결단성이 생존을 위한 현지적응의 동화전략임을 소설형식으로 보여준다. 민족이나 조국이 원래부터 존재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여타 민족들과의 갈등이나 접촉 등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문화적 구성물이라고 한다면, 억압되었던 집단적인 기억을 되살려 그들의 삶을 소설형식으로 재현하고 창조한 그들의 소설세계는 고려인들의 ‘상상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고려인 작가들이 그들의 과거를 재현하는 일은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이고, 이것은 고려인의 조국을 상상 속에서 재현하고 창조하는 일이었다. 고락을 함께한 고려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재현하는 일이야말로 그들의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조국을 건설하는 창조적인 행위였다.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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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희곡 「기억」의 구조와 형식, 미학적 가치와 주제를 연구할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1997년에 초연된 「기억」은 1937년에 단행된 강제 이주에 대한 카자흐스탄 거주 한국인들의 기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송 라브렌티는 이 작품을 통해 한인 조상들의 이주 기억과 이러한 이주 기억을 기억해야 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다시 말해서 송 라브렌티는 고통스러웠던 우즈토베로의 집단 이주를 문학 작품 속에 형상화하여 역사와 기억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관찰하고자 했고, 이러한 역사와 기억의 문제를 통해 후대인은 집단 이주의 기억을 역사적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연구는 「기억」에 활용된 다양한 형식과 미학적 전략을 분석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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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해방기 시단의 로컬리티를 조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당시 경남 지역시단의 시운동과 시론에 주목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해방기 경남 시단의 성장이 자체적, 내재적, 독자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서울 중앙 시단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거쳐 얻어진 것임을 확인하였다. 서울의 청문협은 경남 지역 시단과의 교류를 통해 순수시 이념을 공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자 했다. 경남 시단 또한 서울 중앙의 시적 이념을 받아들이면서, 나아가서는 그로부터의 이탈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시 이념들을 모색해 나갔다. 마산의 『낭만파』동인들은 부산을 오가면서 청문협 마산지부와 경남지부를 결성하는 등 서울의 청문협 시단과 적극 결속되려는 일련의 시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과정에서 조향의 시론은 청문협의 전통주의와 반공주의에 동의하는 면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향은 현대성을 앞세운 모더니즘적 시관을 제출하면서 청문협의 순수시 이념과 대립각을 세워 갔다. 진주에서는 설창수가 청문협진주지부를 만들면서 『등불』간행기에 순수시론을 펼쳐 보였으나, 정부 수립 이후에는 ‘문총(文總)’과의 경향 일체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이 과정에서 설창수는 문총의 핵심 세력인 전문협 계열의 우파적 민족주의 시관을 전유하였고 이를 신민족시론을 통해 보완하면서 청문협의 순수시를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또한 설창수의 시론은 ‘서울-순수-기성’에 맞서는 ‘영남-참여-신흥’의 대립 구도를 설정함으로써 경남 지역 시단만의 시적 정체성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시의 현실 참여성을 경남이라는 지역적 공간 표상의 창출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그동안 청문협의 순수시 이념은 소위 ‘바깥쪽‘의 좌파 문단과 격렬한 순수 논쟁을 치른 뒤 좌파의 소멸에 따라 곧바로 문단적 위상을 획득하게 된 것으로 서술되어 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로컬리티까지 시야를 넓혀서 보면, 마산과 진주 시단의 경우에서 보듯 서울 청문협의 순수시 이념은 ‘안쪽‘의 또 다른 우파 문단인 경남 지역 시단으로부터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었다 할 수 있다.

신경림의 「쇠무지벌」에 나타난 로컬리티 연구

송지선 ( Song Ji-seon )
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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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쇠무지벌」은 우리의 관심사로부터 차츰 멀어져가는 로컬 고유의 삶과 풍물에 대해 강한 정서적 친화감을 보인다. 거기에는 우리나라의 파행적인 근대화의 과정에서 급격하게 기반을 잃고 해체되어가는 로컬인의 삶에 대한 이념적 의식이 맞물려 있다. 이 글의 목표는 쇠무지벌의 고유한 로컬리티를 장소성을 통해 찾는 것이다. 근대성에 의해 매몰된 로컬의 장소성을 찾고, 그것이 인간회복의 새로운 가치임을 확인하고자 한다. 쇠무지벌 로컬인은 “황밭들”의 흙과 몸을 섞으며 그 안에서 삶의 생명력을 얻고, “마당”의 신명나는 가락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였다. 그러므로 쇠무지벌 사람들의 정체성, 즉 강한 생명력과 공동체의식은 바로 쇠무지벌의 “황밭들”과 “마당”의 장소성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로컬인의 주체성과 자주성은 쇠무지벌의 역동성과 장소성을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

강용흘의 영역(英譯) 시조(時調)에 관한 연구

신은경 ( Shin Eun-kyung )
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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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흘(1903?~1972)은 1921년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한 재미작가이다. 그의 문학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영어로 발표한 그의 작품들이 재외 한인문학 혹은 이민자 문학으로 분류되면서 한국문학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그가 발표한 세 편의 소설 중 『초당 The Grass Roof』과 『행복의 숲 The Happy Grove』에 고시조를 비롯하여 민요, 한용운의 시 등이 소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33편 의 고시조 자료들은 게일에 이어 두 번째로 서양 세계에 소개된 시조 英譯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고는 이 중 그의 소설 속에 삽입된 고시조 자료들을 대상으로 하여 형식·내용 양면에서 드러나는 그의 시조 영역의 구체적 양상을 살피고(2장), 시조가 서사적 맥락 속에 삽입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를 散韻 혼합담론으로 규정하고 산문서술과의 관계 속에서 시조의 기능을 살피며(3장), 게일과 변영태와의 비교를 통해 강용흘의 번역사적 위상을 조명하고자 하였다(4장).

백석 시와 집의 상상력

심재휘 ( Shim Jae-hui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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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백석의 시에 나타나는 집의 상상력을 통해 백석의 시세계를 정밀하게 살펴보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백석은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기 위해 그의 대부분의 시 세계를 할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의도는 고향을 재구성하려는 욕구, 고향을 잃어버린 자의 쓸쓸함 등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그의 시에는 행복했던 유년의 고향이 복원되어 있기도 하고 타관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고향 없는 자의 비감이 가득하기도 하다. 이러한 두 가지 정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것이 ‘집의 상상력’이다. 백석의 시에는 세 가지의 형태로 ‘집의 상상력’이 나타난다. 첫째는 ‘신화적 공간으로서의 집’이다. 샤먼과 정령을 곁에 두고 살았던 우리 민족의 재래적 습속이 잘 반영되어 있다. 주로 유년기를 회상하는 시에서 두드러진다. 두 번째의 경우는 ‘친족공동체의 상징으로서의 집’이다. 백석은 집을 가족이 거주하는 행복한 공간뿐만 아니라 친족공동체, 나아가서는 민족공동체의 연대감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형상화한다. 당대 현실의 문제의식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유형은 ‘임시거처로서의 집’으로 나타난다. 집없음의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주로 1940년 전후에 창작된 시들에서 강하게 발현되는 이 정서에는 백석이 국경지대와 중국에서 체류하면서 경험했던 식민지 시인의 설움이 진하게 담겨있다. 정주와 유랑이라는 두 가지 정서는 백석 시의 대표적인 정서이다. 그의 시에 반영된 ‘집의 상상력’은 당대 현실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적 인식을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제천지역 문인 이상필(李相弼)의 삶과 시세계

최도식 ( Choi Do-sik )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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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서 태어나 제천에서 살다가 제천에 묻힌(生於堤, 長於堤, 死於堤) 이상필은 1937년 제1시집 『잔몽』을 출간한다. 그리고 1949년에서 1950년 초반 『문예』에 소설이 추천된다. 그는 당시 중앙문단에서 촉망 받던 소설가이며 시인이었다. 하지만 6·25동란 이후 제천으로 내려와 후학을 양성하며, 1955년에는 제2시집 『향수애가』를 제천에서 출간한다. 문덕수는 『세계문예대사전』에서 이상필이 “납북, 행방불명”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1975년 작고할 때까지 제천에서 거주한다. 그는 고향인 제천에 자리 잡고 문학인으로서, 교육가로서, 향토사가로서의 삶을 산다. 이상필의 시는 대상 상실의 시이다. 그의 대상 상실은 결핍, 부재로 인해 끊임없이 욕망을 환기시킨다. 그가 잃어버리고 상실한 대상은 어머니, 누이, 임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어머니, 누이, 임은 원초적 어머니로 표상되는 조국이며 식민지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었다. 그렇기에 대상 상실로부터 그가 욕망하는 것은 구원의 여인이며 온전한 조국이었다. 채워질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욕망이 환기하는 상실감에서 그의 시는 애도로 승화된다. 그의 시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고향의 이미지는 고향 상실로부터 고향을 회복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적 이상으로 그려진다. 고향은 자연과 어우러진 건강한 노동의 공간이며 생명의 온전한 안식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6·25동란 이후 고향은 폐허가 된다. 그런 고향은 현재의 삶 속에서 결핍된 공간이며, 상실된 낙원으로 의미화 된다. 하지만 그는 풀피리의 세계, 곧 초금의 세계로 회귀하여 ‘전원’의 공간을 회복하고 상실된 낙원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상필이 초·중기 시에서 ‘인식’으로서의 앎을 추구했다면 후기 시에서는 ‘해탈’로서의 앎이 그려진다. 그에게 “인생의 산다는 방식”은 자연의 순리와 이치에 세계를 맡기는 것이며, 옮음에 대한 신념으로 살아가는 것, 대원(大圓)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마음으로부터 얻어지는 앎, 해탈로서의 앎을 덧없는 무상(無常)이자 ‘꿈’으로 인식했다. 이상필의 시는 제천의 지역성을 담고 있다. 전원 공간을 배경으로 한 시들을 비롯해 「의림지 호반에서」, 「초가를 보면서」, 「제천팔경풍물시」등에서도 제천의 지역성이 담긴다. 이것은 이상필의 문학이 갖는 제천지역문학으로서의 특수성이다. 따라서 이상필의 시세계에 대한 조명은 격동기 우리문학의 보편성과 제천 지역문학의 특수성을 찾는 것이자 잊어지고 잃어버린 문학사에 대한 봉합에 의미를 갖는다.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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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목적은 이양지 소설에 나타난 정체성 찾기의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재일조선인의 존재가 지닌 국가와 언어의 근본적인 분열을 읽어내는 데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국민’과 일치시키는 사유의 폭력성과 ‘국민’이라는 개념이 지닌 근본적인 배타성을 고찰하고자 했다. 여느 재일조선인 작가보다도 정체성의 문제에 깊이 천착하고 이를 치열하게 그려낸 이양지는 ‘진짜 한국인’이 되기 위해 한국유학을 감행했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때 한국과 일본,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를 횡단했던 그녀의 경험들이 「나비타령」과 「유희」라는 작품에 형상화되어 있다. 이양지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의 신체에 각인된 조선적인 것과 일본적인 것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고,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대상을 지워 자신의 신체를 순수한 한국인 혹은 순수한 ‘국민’으로 만들고자 한다. 바로 이때 가야금과 같은 전통 문화 그리고 한국어라는 언어가 호출되는데, 전통문화와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신체에 새겨진 일본적인 것을 지우고 ‘진짜 한국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인물들에게 폭력적인 양상으로 경험되고, 결국 실패로 귀결된다. 왜냐하면 재일조선인은 근본적으로 국가와 언어의 분열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양지 소설에 나타난 정체성 찾기의 고통스러운 행로는 국가·국민·국어를 일치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근대 네이션적 사고의 폭력성을, 그리고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국민’과 일치시키려는 시도의 불가능성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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