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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이론과 비평검색

Korean literary theory and criticism (KLTC)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3501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62권 0호 (2014)

채만식 소설에 나타난 상품세계와 소비주체의 갈등 양상 연구

류경동 ( Ryu Kyong-dong )
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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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목적은 채만식의 소설에 나타난 상품세계와 소비주체의 갈등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채만식의 소설은 상품의 세계를 떠도는 배회자들 혹은 소비주체들을 통해 소비사회의 단면을 묘사한다. 채만식의 인물들은 상품에 매료되면서도 상품세계에 환멸을 느낀다는 점에서 이중의 갈등구조를 내포한다. 그의 소설은 경성의 거리를 배회하는 룸펜 인텔리의 모습을 통해 당대 사회상을 묘사하며, 지식인의 소비성향과 소비행위에 작용하는 집단과 계급의 취향을 섬세하게 담아내기도 한다. 1930년대 문학의 근본문제를 계몽과 이념의 퇴조에 따른 생활의 발견과 일상세계로의 귀환이라고 한다면, 소비사회에 던져진 지식인 인물의 선택과 갈등은 이 시기 문학의 본질적 문제를 내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판적 사회운동에서 이탈한 채만식의 인물들은 일상세계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상품세계에 대한 환멸이나 자기분열을 경험하면서도 소비주체로 살아가는 방식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1940년대 초기 파시즘 체제가 강화되는 시점에 소비주체의 삶을 선택함으로써 파시즘과의 길항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은 주목해봐야 한다. 채만식의 소설은 일제 강점기의 사회 경제적 상황과 당시 지식인들의 일상적 욕망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근대 초기 소비문화와 소비주체의 문제를 작품화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학 연구의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김기림 시론의 대중 인식과 지식인상의 정립 과정

박민규 ( Park Min-kyu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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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30년대와 해방기로 분화된 것처럼 보인 김기림 시론의 연속성을 해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의 시론에 나타난 ‘지식인-대중’ 담론을 검토하였다. 최초의 시론부터 김기림은 근대적 대중의 출현에 주목하고 이 대중과 맺어야 할 지식인의 올바른 관계 설정이란 문제에 천착하였다. 30년대 초의 시론에서 그는 ‘노동 대중’을 거론하면서 이와 괴리된 지식인-시인 주체의 한계를 논하는 데 집중했지만, 곧이어 ‘통속 대중’의 출현을 발견하고 이의 추수를 지양하고자 모더니즘 시론을 기획한다. 그의 모더니즘 시론은 고급의 ‘교양 독자’를 상정한 것으로, ‘통속-저급’과 ‘본격-고급’을 구별 짓기 시작한 30년대 지식계의 문화 담론의 한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교양 대중을 향한 그의 시론은 초현실주의의 긍정적 소개로 이어지기도 하고, 현실주의 지식인들의 통속 대중(속중) 추수를 비판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이후 30년대 중반부터 김기림은 문명을 단위로 한 사유 속에서 근대 문명 비판과 인간성 옹호의 휴머니즘을 시대정신으로 부각한다. 전체시론은 이 시대정신까지의 종합을 도모한 이론으로, 인간성 상실의 신고전주의 지식인인 엘리엇과 흄의 비판을 낳는 토대가 된다. 동시에 그는 문명 비판과 인간성 옹호의 적극적 사례로 스펜더와 오든 등 30년대 서구의 휴머니즘적 사회주의 지식인을 발견하고 이에 입각하여 ‘가두’와 ‘노동의 일터’에서 대중과 함께 하는 지식인상을 제출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참여적 지식인상은 해방기에 다시 부각된다. ‘인민 대중’의 발견과 함께 김기림은 공동체 시론을 제기하면서 나아가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적 실천을 보여주었다. 정부 수립 이후에도 국어 상용화와 문체론 등 학술 연구에 매진하면서 그는 새 말을 만들어내는 대중의 힘을 신뢰하였고 대중과 함께 하는 민주적 지식인의 역할을 도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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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일신보』의 소설 지면에 연재되었던 「□국노」는 독일 작가 주더만(Hermann Sudermann)의 Der Katzensteg를 번안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른 구미 소설에 비해 비교적 단시간 내에 일본과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유입되었고, 『대한□일신보』에 연재될 때에도 번안 과정에서 그다지 큰 수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었다. 『대한□일신보』의 소설 지면이 대체로 롤랑 부인이나 이순신, 최영 등과 같은 역사적인 위인의 행적을 다루는 데 치중했던 점을 감안하면, 「□국노」와 같은 ‘허구적 서사’의 존재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국노」는 ‘허구적 서사’라는 관점에서 수용되지는 않았다. 「□국노」는 원작과는 달리 중심인물인 보레슬라프(Boreslav)와 레기나(Regina)의 관계보다는 ‘요셔’, 즉 보레슬라프 자신의 영웅적인 행적에 초점을 맞추어 번안되었다. 이런 정황은 비단 「□국노」뿐만이 아니라 저본인 『매국노』나 일본의 『소설매국노』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된다. 다만 뒤의 두 판본이 ‘요셔’와 ‘율리’의 결연에 대한 화소를 크게 바꾸지 않은 데 비해, 「□국노」는 이런 화소들을 축소하고 ‘율리’를 충성스러운 하인처럼 그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런 변화는 당시 제기되었던 소설 개량 논의와도 관계가 있었다. 소설은 ‘허구적 서사’가 아니라 ‘사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위인이나 영웅의 행적을 기록함으로써 독자의 감발(感發)을 유도하는 양식으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소설의 ‘모범’으로서 종종 서구의 사례가 소개되곤 했는데, 「□국노」는 그러한 사례의 하나로서 『대한□일신보』에 수용·연재되었다. 즉 원작은 ‘허구적 서사’였을지라도 동아시아에, 특히 한국에 전파되는 과정에서 이는 나폴레옹 시대 프러시아의 ‘요셔’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기록한 것으로 여겨졌고, 부친의 매국 행위를 설욕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내용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소설의 선본(善本)’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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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50년대 발간된 <세계문학전집>의 문화사적 의미를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에서 세계문학전집은 1958년, 1959년 정음사, 을유문화사 등을 시작으로 1960년대에 이르러 100권에 이르는 대규모 기획도서로 출판된다. 이를 통해 식민지 시기부터 이어져 온 독서열기를 승계하며 대표적인 대중 교양 도서로 정착하게 된다. 다만 해방이후 발간된 세계문학전집의 구성원리는 식민지의 것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식민지 시기 세계문학전집이 제국/식민, 서양/동양의 차별적 위계를 통해 서양문학을 ‘고전’으로 정당화한 교양의 목록으로, ‘조선’의 기호가 세계문학전집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었음에도 보편적인 것에 대한 열망을 통해 세계문학전집을 필독서로 인식했다면, 해방 이후에는 고전에 대한 탐구보다 당대적 가치를 좀더 중요하게 다루어냈다. 해방이후 세계문학전집은 기원과 성숙의 시간적 질서 대신 팽창과 증식의 공간적 질서를 구성원리로 하며 세계의 범위를 분할·번역해내는 문화정치의 이상을 담아내었다. 이는 미국중심의 세계 질서를 보편적인 것으로 가시화시켜내는 효과를 야기했다. 한국에서 세계문학전집은 서구문학의 ‘고전’이자, 중등학생 이상의 ‘정전’으로 오랫동안 필독해야 되는 교양서였으나, 세계문학전집에 각인된 고전의 가치나 정전으로서의 역할은 식민지/저개발 한국(조선)이 세계성을 열망한 대가로 주어진 것이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세계문학전집의 편집증적 시스템에서 나아가 다양한 읽기 경험이 공유될 수 있는 경험, 재현, 기억의 네트워크일 것이다.
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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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프로이트의 이론에 기대어 재미한인작가 이창래의 『생존자』에 나타난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유의 문제를 장소와 관련하여 규명하였다. <새 희망고아원>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세 인물-한국전쟁의 고아로 살아남은 준(June), 한국전쟁의 참전 병사 헥터(Hector) 그리고 전쟁고아를 돌보는 선교사의 부인 실비(Sylvie)-은 모두 어린 나이에 전쟁으로 인해 끔찍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후 혼자 살아남은 데 대한 죄책감으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린다. 피난길에 보호해줄 가족을 모두 잃은 11살의 준은 죽어가는 동생을 남겨두고 오직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기차에 필사적으로 올라탔지만 홀로 살아남은 데 대한 죄책감은 47세의 젊은 나이에 위암 말기 판정이 말해주듯 평생 그녀를 짓눌러 왔다. 작가는 제1장의 발단과 제19장의 결말을 바로 이 원초적 외상장면으로 설정함으로써 평생을 관통하는 그녀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생존자』는 퍼즐 맞추기처럼 조각난 기억들이 플래시백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다가 결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전한 서사적 기억으로 통합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서사구조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으며, 완전한 재현, 통합, 소화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경험된 외상적 사건이 인물들에게 끊임없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일으켜 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조각난 기억들이 완전한 서사적 기억으로 복원될 때에 치유가 가능하다. 그런데 진정한 치유는 기억의 복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즉 기억된 사실에 대한 재해석과 그 사실을 구성하는 구성개념, 즉 주체의 자기개념이 변화되어야 한다. 헥터는 아버지를 방치해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자학적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지만 어린 소년군이 그의 수류탄을 강탈하여 자살하는 참혹한 장면에 충격을 받는다. 실비에게도 결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있다. 만주사변 직후 일본군에 의해 선교사인 부모가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현장을 지켜보아야 했던 실비는 그때 받은 끔찍한 외상 경험으로 인해 선교사 태너와 결혼을 하고도 정상을 찾지 못한 채 일 중독, 고아원의 관리인 헥터와의 비정상적 섹스 탐닉, 그리고 마약 중독에 빠져든다. 하지만 고아원의 화재사건으로 실비는 사망하고, 이것은 준과 헥터에게 또 하나의 트라우마를 안겨준다. 『생존자』에서 <전쟁터>, <새 희망고아원>, <솔페리노교회>라는 세 개의 장소는 작품 해석의 핵심적 관건이다. 첫째, 한국전쟁이 발발한 한국과 만주사변 직후의 만주는 세 사람이 외상적 사건을 경험하는 장소이다. 둘째, <새 희망고아원>은 외상을 경험한 세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몸부림치는 장소지만 결국 이곳은 또 다른 외상적 사건을 경험하는 장소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솔페리노교회>는 준과 헥터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치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장소로 의미화된다. 준과 헥터는 솔페리노라는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전쟁의 상징적 장소로 귀환하여 전쟁으로 인한 외상을 치유 받고 영원한 안식을 취하고자 한다. 즉 솔페리노교회는 솔페리노전투에서 희생된 자들의 유골이 안치된 장소지만 곧 죽어갈 한국전쟁의 희생자인 준과 헥터가 전쟁으로 인한 외상을 치유 받고 영면을 취할 장소이다. 『생존자』에서 준이 광기어린 생존본능에 따라 치열한 삶(성공적 생존)을 살아왔다면, 헥터는 죽음본능에 충실한 무기력하고 도피적인 삶(도피적 항복)을 살아왔다. 하지만 이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다르지만 결국 같다. 즉 맹렬한 생존본능으로 살아온 준의 경우나, 자학적이고 도피적인 죽음본능으로 살아온 헥터의 경우나 모두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심각하게 겪어온 것이다. 준과 헥터는 전쟁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인간적인 전쟁의 폭력에 항복한 자들이라는 의미에서 ‘The Surrenderd ’라는 제목이 붙여졌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치유는 죽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은 달리 말한다면 폭력적인 전쟁의 외상은 결코 살아생전에는 치유될 수 없다는 뜻이다. 실비의 죽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작가는 전쟁으로 인해 야기된 외상의 치명적 성격을 죽음을 통한 치유에서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속악조(俗樂條)에 대한 신조명(新照明)

신은경 ( Shin Eun-kyung )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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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전시가 연구의 보조자료에 머물러 있던 『고려사』 악지 ‘속악조’의 텍스트들을 문학 연구의 1차 자료로 보는 관점, 즉 그 자체를 문학텍스트로 간주하는 관점에서 그 텍스트들이 어떤 문학적 특성을 지니는가를 규명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본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악지 속악조 항목들 중 이제현의 解詩가 포함된 7편의 텍스트들이다. 이들은 제목, 노래의 성립배경을 서술한 산문부, 그리고 우리말로 불린 原歌를 7언절구 형태로 풀이해 놓은 이제현의 해시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노래 성립배경과 해시가 묶여 하나의 텍스트로 성립되는 과정에는 수많은 발화자층이 개입되어 있고 이런 특성은 이들을 ‘多聲的 談論’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들 텍스트에서 산문 서술은 비록 길이는 짧지만 최소한의 서사체로 간주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서사성과 서정성이 한 텍스트에 혼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산문과 운문이 섞여 텍스트가 구성되는 ‘산·운 혼합담론’의 성격을 띤다. 산·운 혼합담론의 여러 유형 중 이들은 ‘서부가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7편의 속악조 텍스트들 중 몇 편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이라는 지리인문서에 그대로 수용되어 있는데, 같은 내용이라도 텍스트가 속해 있는 문맥에 따라 그 기능과 성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살펴 보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경우 ‘주석형’ 혼합담론의 성격을 띠고 있어 악지 속악조에 수록되는 경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신경숙 소설의 창작방법 연구 - 90년대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양선미 ( Yang Seon-mi )
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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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신경숙의 90년대 소설에 나타난 창작 방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한 편의 소설은 작가의 영감으로 시작하지만 그 것의 완성을 위해서는 주제와 소재, 인물과 구성이 긴장을 유지하며 유기적으로 연결하여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세계 인식을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는 그에 어울리는 창작 방법론을 구상하게 된다. 신경숙의 소설에서는 세 가지의 특징적인 창작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신경숙은 논리로 해명할 수 없는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발성을 강조한다. 그를 위해서 삶을 통찰하는 데 적절한 에세이적인 감각을 견지한다. 그에 따라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별다른 해석 없이 작품화함으로써 지나치게 사소설적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만연체와 그를 구성하는 감각적인 수사를 통해 문장을 완성시킨다. 쉼표와 말줄임표가 들어간 만연체의 문장을 구사하여 내면을 드러내고자 하는 인물들의 욕망을 표현하는데 이때 만연체 문장은 감각적인 수사로 이루어진다. 작가는 평범한 사물이나 현상에도 화려한 수식을 붙임으로써 사소한 것들을 특화시킨다. 세 번째로는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충돌을 통해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게 한다. 신경숙 소설의 인물들은 매우 수동적이고 평면적으로 진술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기’를 상상한다. 이처럼 신경숙은 화자의 진술과 욕망의 충돌을 보여줌으로써 겉으로 보기에 수동적이지만 사실은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물의 적극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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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신작 구소설 <난봉기합>을 귀족적 영웅소설 양식의 계승과 변용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난봉기합>은 남주인공의 줄거리, 여주인공의 이름, 남녀 주인공의 처지 등에서 영웅소설을 계승했다. 그러나 다음의 점에서 영웅소설 양식을 변용했다. 첫째, 남주인공 권질의 고난이 영웅소설의 것과 다르다. 권질은 한미한 집안 출신이지만, 아버지와는 인생관이 다르다. 또한 황창운의 박해와 같은 중심 갈등에서 권질은 부수적 인물이다. 권질의 군공은 구조적으로 안착되지 못한 잉여적인 것이다. 둘째, 여주인공의 위상이 영웅소설의 것과 다르다. 이채봉이 보인 ‘향학열’은 혼약의 사유가 되었고, 혼약을 위해 이채봉은 반동인물과 투쟁한다. 이로써 <난봉기합>은 영웅소설과는 다른 서사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즉, 여주인공은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반동인물과 갈등함으로써, 영웅소설의 도덕적 선악 구도를 탈피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서사적 전개는 개인의 정체를 가문, 신분, 성별을 중심으로 한 봉건적 규범이 아닌, 국가-국민의 관계를 중심으로 제기하고, 지식의 효용을 강조하는 당대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난봉기합(鸞鳳奇合)’이라는 제목은 비루한 처지를 벗어나려는 권질을 구원하는 조채란과, 자기 계몽 의지를 가진 이채봉이 권질의 아내로서 만나 결연하는 것을 작품의 주안점으로 제시한다. 이로써 <난봉기합>은 출세 의지를 가진 남주인공의 성공담이라는 영웅소설의 양식을 차용하여, ‘향학열’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지위를 향한 개인의 의지를 '아버지의 혼약'이라는 봉건적 관습과 결합시키고, 여성 주도의 지난한 투쟁과정을 형상화함으로써 신문 학기에 요구되던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서사적 격려와 인정을 담고 있다.

하근찬 소설의 신체 표상 연구

이청 ( Lee Cheong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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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하근찬 소설에 나타나는 신체의 표상이 갖는 의미를 밝히고 그 변화 양상을 고찰 것이다. 하근찬 소설의 여러 신체 표상을 전쟁과 불구, 훈육과 노동, 예술과 죽음이라는 세 항목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첫째, 전쟁과 불구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절단되고 훼손되어 불구가 된 신체를 다룬 것의 경우, 그 신체는 전통 사회로의 회귀에 대한 열망을 표상하고 있었다. 둘째, 훈육과 노동에서는 일제 교육 현장에서 교과 교육보다는 노동과 군사 훈련이 중심이었음을 확인하였다. 학생 시절의 신체를 회고하는 소설들은 일제 교육에 고분고분 응하지 않고 저항하려는 태도를 강조함으로써 그에 동조하지 않은 자의 결백과 애국지심을 드러내기 위한 표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셋째 예술과 죽음에서는 하근찬의 후기 소설을 포함해 논하였는데 예술 행위 및 예술가의 경우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의 표상으로 나타났고 죽음을 다루는 경우 그에 저항하고자 하는 거부감이 역으로 더욱 죽음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의사(擬似) 죽음의 상태를 의미하는 배설의 모티프를 덧붙여 논하였는데 이 또한 죽음의 경우와 같이 금기에 대한 저항의 표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용악 시 연구의 제문제와 극복 방안

이현승 ( Lee Hyun-seung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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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곧 한계라는 말은 이용악 시 연구사에서 더욱 실감되는 말이다.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축적되어온 이용악의 시 연구는 대상 텍스트의 확대와, 이용악의 시에 접근하는 방법론으로서의 현실주의적 관점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답보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반복과 답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축적된 성과 자체를 상대화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우선은 연구의 성과 내부에서도 문제를 찾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찰을 위해 이 논문에서는 이용악 시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요약하고 그 핵심적인 문제를 압축적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용악 시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남기고 있다. 첫째는 이용악 시 텍스트의 정본화작업이 시급하다. 확보된 자료들을 중심으로 시와 산문을 가려모으고, 개작과 발굴작에 대한 체계적인 확보와 정리 작업을 통해서 확장된 시전집을 내놓아야 한다. 분단 이전과 이후로 나뉜 작품들을 합치는 전집발간을 통해서 지지부진한 이용악 시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용악 시가 현실을 서정적으로 반영한다고 할 때의 수동적 현실과 능동적 서정성은 각각 발전적으로 극복될 필요가 있다. 월북 이후의 작품에 대한 분석과 평가에서 연구자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은 이용악의 시를 배태한 현실과 이용악의 시를 읽고 있는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연유한다. 이러한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차이를 뛰어넘는 보편성만큼이나 차이 자체에 대한 뚜렷한 확인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이 무엇인가? 이용악 시의 한계를 직시하는 것이 오히려 이용악 시 연구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성취와 한계에서 도식적인 접근에 빠지지 않는 유연함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작업은 무엇보다 이용악 시의 일관성과 변화를 확인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용악 시의 일관성을 위해서 체제 내에서 쓰여진 작품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는 없다. 북한 체제 내에서 이용악 시가 갖는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학의 흐름과 이용악의 활동사항에 대한 더욱 많은 정보들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중의 기준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적 현실이란 언제나 ‘현실’에 대한 어떤 응전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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