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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이론과 비평검색

Korean literary theory and criticism (KLTC)


  • - 주제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성격 : 학술지
  • - 간기: 계간
  • - 국내 등재 : KCI 등재
  • - 해외 등재 : -
  • - ISSN : 1598-3501
  • - 간행물명 변경 사항 :
논문제목
수록 범위 : 90권 0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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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전 지구적으로 자본의 권력에 지배되고 있는지,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자본에 종속되어 있는지 실감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자본에 대항하고 반대하는 모든 논리를 자기화하여 자기 운동의 추진력으로 삼을 수 있는 자본의 괴물스러움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바, 자본의 바깥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이런 불가능성 가운데에서도 이문재의 시학은 생태 문제를 향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생태주의적인 관점을 취하면서도 자연이 아니라 ‘나’를 사유의 중심에 세우면서 우리의 욕망을 응시하고, 가능한 새로운 주체성을 탐색한다. 이러한 문학적 탐색은 자본의 욕망에 사로잡힌 우리의 욕망을 응시함으로써 어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단독적인 인간으로서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욕망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려는 시도이며, 이 시도는 교환가치의 외부를 상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자본의 외부에 대한 상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문재는 이런 상상을 ‘산책’이라는 방법론으로 시작한다. 그에게 ‘산책’이란 ‘일상과 휴식의 경계’이면서 동시에 ‘산책과 비-산책’의 경계를 의미한다. ‘일상과 휴식의 경계’로서의 산책은 자본의 동력이 되지만, ‘산책과 비-산책의 경계’로서의 산책은 자본의 권력을 무력화한다. 하지만 산책의 방법론에 내재해있는 이 경계선은 매우 희미하여 자본 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자기의 존재 상실을 초래하는 위험한 사태에 직면케 한다. 그러나 네 번째 시집인 『제국호텔』에서부터 그는 조금씩 태도의 변화를 보이며 인간으로서의 나라는 존재를 긍정하고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시간에 대한 그의 독특한 사유에서 시작된다. 나의 시간은 나의 육체에 모든 시간이 응축되고, 그 응축된 시간을 품고 있는 나의 몸은 단순히 나의 육체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체인 동시에 자연 전체가 된다. 자연으로서의 나의 몸은 니체의 영원회귀적 세계를 표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육체와 정신, 나와 타인, 인간과 자연, 땅과 우주는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타자이고, 타자는 다시 나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나는 변화와 생성의 존재가 된다. 스스로의 존재를 염려하고 보살피는 태도 속에서 나의 존재는 긍정되고, 나의 몸은 자연을 포함한 모든 타자적 존재를 품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영원회귀적 반복 속에서 인간들은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영원회귀적인 반복의 시간은 각각의 개채로서의 인간들을 공동체적인 우리들로 사유할 수 있게 한다. 물론 여전히 자본의 욕망은 강력하게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또 새롭게 생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피는 자기배려적인 시선 속에서 이문재는 자본의 외부를 상상하는 시적 사유를 펼치고 있다. 이문재의 생태의식은 지금 이렇게 생성적인 욕망을 통해 세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중이다.
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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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學潮』(1926, 재경도조선학우회)에 실린 정지용 동시가 『어린이』지에서 개작된 것을 바탕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지용의 ‘동요ㆍ민요풍’의 시 중 「□」의 개작 과정과 「□레와 아주머니」를 개작한 「딸레」와 「三月삼질날」을 중심으로 연구할 것이다. 이 개작 과정에서 발견되는 지용 동시의 특징은 과연 어떤 것인가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정지용시집』(1935, 시문학사)시집에 실린 시 87편 중 동시는 총 23편이다.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용의 시를 연구한 논문이 몇백 편인데 반해 지용의 동시를 연구한 논문은 몇몇 편에 불과하다. 이는 지용이 『정지용시집』 간행 이후에 신작 동요나 동시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용은 ‘조선동요연구협회’의 창립발기인으로 그 당시 누구보다도 아동문학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지용의 동시 또한 중요하다. 지용의 동시 연구자들은 『어린이』 11권 6호(1933년 6월)가 발견되기 전에는 『學潮』 1호에 발표했던 「□레(人形)와 아주머니」가 개작되어 『정지용시집』으로 수록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어린이』지 11권이 발견됨으로써 필자는 지용의 개작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었다. 지용은 당시 주류였던 처량하고 애상적이면서 7·5조의 율격을 가진 일본풍 동시 와는 다르게 우리 시의 전통적인 율격과 소재를 계승하여 동시를 창작했던 것이다. 이처럼 2행 1연의 시형식과 한시의 기승전결 형식, 우리 고유의 자연과 정서, 우리 고유의 율격으로 동시를 창작한 지용은 그 당시 한국 현대 동시의 전범을 정착시키기 위해 분투하였다. 한국의 아동문학의 여명기에 우리 전통을 살려 동시를 창작하고 ‘조선동요협회’의 창립발기인으로 활동한 정지용을 한국 아동문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소월 「시혼(詩魂)」에 나타난 미의식과 독립기 시편 연구

박성준 ( Park Seung-jun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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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詩魂」은 김소월의 유일한 시론이라는 점에서 그의 시작 태도와 존재론적 인식을 이해하는 통로로 간주해왔다. 대다수 선행 연구들 또한 「시혼」의 제출 경위와 관련하여, 김억의 혹평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점을 선행해서 살피고 있다. 하지만 김억 시론과 김소월 시론 사이의 관계망이 어떻게 조직되고 있는지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김소월과 김억은 문학적 교류 관계에 놓여 있으면서도, 소월은 스승이었던 김억이 설정해둔 비전과 권능으로 인해 자기의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시의 인식론 차원에서 진행된 「시혼」의 의미를 김억 비평에 대한 반발보다는 소월 문학에서의 ‘의미 있는 전환 시점’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본 논문은 김소월 시론에서의 ‘靈魂’, ‘詩魂’, ‘陰影’의 의미와 김억 시론에서의 ‘心襟의 詩歌’와 ‘상징’의 의미를 비교 고찰하여, 두 시인의 미의식 차이를 밝힌다. 그리고 사실상 김억에 의해 발표 기회가 제한되었던 1926년 7월 이후부터 1934년 8월 이전까지를 ‘소월 문학의 독립기’라 특정하고, 이때 발표된 작품 「길차부」, 「斷章1」 「斷章2」, 「孤獨」, 「드리는 노래」 등에서 드러난 소월의 시적 태도와 ‘시혼’과의 관계를 해명한다.
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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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최승자의 첫 시집『이 時代의 사랑』에 나타난 ‘나’를 중심으로 주체의 의미화 과정과 창작 양식을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다루었다. 주체의 의미화 과정은 주체가 자기 의미를 생성해가는 방식을 내포하는 말이다. 본 연구는 ‘말하는 자’로서의 기표, 즉 시적 주체인 ‘나’의 목소리와 ‘나’의 언술들 자체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최승자 시에 나타난 ‘나’는 다른 기표들로 대체되면서 새로운 의미로 변화·생성되어감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기표들의 연쇄적인 고리로 연결된 채 확실성의 주체 개념에서 벗어나 있었다. 주체의 의미는 ‘의미 되기’를 거부한 채 자기 존재를 ‘부정’의 상태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나’는 근대적 주체에서 빗겨 가는 주체이며 확실성이 거부되고 부정되는 주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자기 기표를 획득하지만 언제나 그 기표는 확실하게 나를 담지 못하는 기표로만 떠돌 뿐이었다. 이렇듯 최승자는 기표의 의미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기표의 의미를 무너뜨리고 또 다른 기표로 자기 의미를 재생성하는 창작 양식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언어 체계 구조라는 상징적 틀에 사는 인간의 본질성 즉 존재의 결핍과 욕망을 최승자의 시를 바탕으로 주체에 대한 의미의 접근이 아니라 기표들의 흔적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고자 했다. 즉 이것은 ‘나’라는 주체 의미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나’에 은폐되어 있는 존재의 가치와 한계를 짚고자 했음을 밝힌다.

서정시의 위상적 해석 방법 -백석의 「모닥불」을 중심으로-

전동진 ( Jeon Dong-jin )
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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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가장 큰 매력은 해석의 다양성에 있다. 다의성은 애매모호성과 불확정성에서 온다. 사회·문화적 소통이 장르 중심에서 매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동영상, 사진, 텍스트 등 매체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시가 지향했던 애매모호성, 불확정성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다의성으로는 매체가 요구하는 속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위상적 변화가 용이하려면 새로운 다의성으로서 ‘선명한 다의성’, ‘확정적 다의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상적 다의성으로 보고 백석의 「모닥불」을 통해 탐구하였다. 서정시의 위상성은 ‘플롯화’, ‘서정 스토리’, ‘서정의 위상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백석의 「모닥불」은 두 개의 위상적 공간을 형성한다. 재로 소멸하면서 빛과 온기를 내뿜는 모닥불의 공간이 하나 있다. 이 장소에서 온갖 사연을 지닌 것들이 타들어 간다. 모닥불을 둘러싼 사람들이 여는 위상적 공간이 다른 하나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빛과 어둠, 온기와 냉기의 사이공간으로 자리한다. 좀 더 다양한 비평 담론을 통해 「모닥불」을 읽어내는 작업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비평의 성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백석 시에서 탐색한 새로운 지향의 위상적 다의성이 서정시의 미학적 가치를 평가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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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5·18에 투입된 군인들에 대해서는 가해자로만 규정해버린 채 이들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을 가해자로만 규정하는 한 이들은 그저 괴물이나 악한 존재일 뿐이며, 그런 이들을 수많은 제3자들은 자신과는 무관한 대상으로 취급해버린다. 그리고 이들의 악행에 대한 책임 또한 이들 개인의 몫으로 돌려버린다. 그러나 5·18은 명백한 국가폭력이며, 과거의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공동체 전체가 책임을 져야한다. 국가폭력은 폭력적 정치ㆍ사회ㆍ문화구조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개인의 의지나 능력으로는 저지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어려우며, 따라서 누구나 이들과 같은 제2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제2의 아이히만이 되지 않기 위해 그가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한다. 즉, 그가 잔인한 행동을 하는 동안 하지 않았던 타인에 대한 상상과 공감을 해야 하는 것이다. 5·18을 소재로 한 문학에서 당시 가해자의 편에 있었던 이들의 모습을 살펴봄으로 써 이러한 상상과 공감을 경험을 해보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가폭력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문화를 구축하는 길이며, 이것이 5·18이라는 국가폭력을 대하는 문학의 책임이자 윤리이다.
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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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김동인의 친일문학에 내재된 생명정치 권력의 작동방식과 제국의 논리와 공조되는 협력 논리 비판을 목적으로 한다. 친일문학은 일본제국주의의 통치 논리를 내면화한 집단적 질병이었다. 조국의 근대화에서 협력의 정당성을 찾고, 아시아 국가들의 현실에서 대동아전쟁의 필요성을 찾았고, 이를 위해 문학이 제국의 정치에 복종하는 것을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즉 조국근대화라는 형식논리는 생명정치적 제국주의의 논리에 전유된 채 ‘국민문학’을 파생시켰다. ‘국민문학’은 비극적 근대화 논리에서 파생한 비극적 오답이었다. 특히 김동인은 조선 인민을 일본 제국의 신민으로 포함시키고, 문학의 역할을 서양 열강에 대항하는 제국의 선전 선동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이광수, 최재서를 비롯한 당대의 문인들이 일본의 대동아전쟁의 필요성에 동조하고 협력하면서 전향을 하게 된 이유는 구조적으로 작동한 제국의 생명정치적 통치 방식에 포섭되었기 때문이다. 억압과 통제의 방식이 아니라 포함과 배제의 방식으로 작동하는 제국의 논리에 조선의 문인들은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반복적으로 서술한다. 일종의 고해성사와 다르지 않은 고백의 행위는 권력의 메커니즘을 내면화하고 이를 자기성찰의 원리로 삼음으로써, 지배 권력의 영속적이고 정신적인 지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되었다. 1940년대에 들어 《매일신보》에 실린 김동인의 논설들은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이라는 허상에 문학이 선전 선동의 친위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 해방 이후 발표한 소설들에서 ‘국민문학’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그 논리들은 해방 이후 자기변호가 가능한 시기에 창작되었고, ‘일본 정신’과 일본 문화를 세계적 문화로 양양(昂揚)하는 ‘국책’의 지향과 다르지 않은 점, 인물의 자유주의적 정신보다 국가를 위해 개인의 일생을 봉사(奉仕)한다는 전체주의에 경도되어 있다는 점 등 신체제문학의 한 사례로 읽히기에 충분한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 김동인이 일제 말기 《매일신보》에 발표했던 논설들은 억압과 강압에 의한 논리가 아니라, 식민지 근대화론을 스스로 수용하고 그것이 조선 인민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자기 논리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동화가 아니라 자기화에 가깝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본 논문은 제국의 생명정치적 통치술과 여기에 동조한 김동인의 글에 나타난 논리적 유사성을 밝힘으로써 김동인의 친일문학인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에 가깝다는 것을 밝히려 한다.
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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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오정희 초기 소설, 특히『유년의 뜰』에 수록된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비어 있는 들」, 「별사」를 ‘부재와 기다림’ 이라는 테마를 통해 재독(再讀)하고자 한다. 먼저 「유년의 뜰」과 「중국인 거리」에서의 부재와 기다림은 구체적 대상과 결부된 것으로서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즉, 이 두 소설에서는 공통적으로 구체적 인물의 부재와 그에 대한 기다림 속에서 여성성/모성에 대한 거부불가능이라는 비극적 인식과 그로 인한 서러움과 연민의 정서가 관찰되었다. 다음으로 「비어 있는 들」과 「별사」에서의 부재와 기다림의 대상인 ‘그’는 추상적 관념으로서 절대자 혹은 자기동일자라고 해석될 수 있어 보였다. ‘그’를 기다리는 두 소설의 화자는 시간의 분열과 자기동일성의 붕괴로 인한 불안에 시달리며, 그 불안을 인간됨 그 자체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운명과 같은 것으로 체험하게 된다. 요컨대 여성/인간의 조건으로서의 서러움/불안은 오정희 문학세계의 출발점을 이루며, 중-후기 소설에서는 그 극복이 다각도로 모색되는 것이다.
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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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명명한 전혜린 서사는 전혜린의 삶 전체를 소재로 삼아 새롭게 엮거나 창작한 서사를 가리킨다. 전혜린이 창작한 것이 아니라 전혜린 사후에 다른 주체가 전혜린의 삶을 새롭게 쓴 텍스트를 뜻한다. 이덕희의 『전혜린』은 정신을 우위에 두고 전혜린의 삶을 평가하는 글이며 여성의 입장에서 처음으로 전혜린의 삶 전체를 이야기로 만든 첫 평전에 해당한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여성 작가가 지닌 남성화된 시각으로 여성 전혜린을 바라보는 서술과 여성 주체로서 전혜린의 고통을 공감하는 서술이 부조화적으로 혼재한다는 약점을 갖지만 여성 작가에 의해 창작된 첫 평전이라는 점, 전혜린이 쓴 편지를 공개했다는 점 외에『전혜린』은 대중에게 일상을 벗어난 ‘신화’와 ‘전설’의 공간에서 산 것으로 신화화 되었던 전혜린의 삶의 공간을 현실적 여성의 공간으로 이동시켰다는 성과를 거둔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서사의 결론으로 자매혼의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점에 있다. 전혜린의 의식 속에서 성이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전혜린이 말한 자매혼은 여성 연대 차원에서 등장하는 자매애 및 남성중심사회에서 성적 불평등을 견고하게 만드는 형제애 등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덕희의 전혜린 평전은 이런 의미 있는 문제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유연한 구성을 가진 창작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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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친구의 죽음으로부터 도망친 소년동호의 죄책감, 수치심 같은 도덕 감정과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생존한 자들의 죄책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통해 국가폭력에 대한 공동체의 사회적 도덕 감정을 작가가 어떻게 환기하는가를 생각해보았다. 7개의 장으로 구성된 각 장은 초점화자가 다른 서술적 다양화를 시도함으로써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죽음과 파괴된 삶에 대해 다각적인 조망을 보여준다. 작품의 주요인물은 동호, 정대 같은 죽은 소년들과 생존한 은숙, 선주, 교육대학 복학생과 진수 같은 청년들과 동호의 어머니이다. 이들은 모두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 수습의 일을 거들었던 동호와 연관된 인물들로서 5ㆍ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죽었거나 살아남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며 삶이 파괴된 인물들이다. 이러한 인물 설정을 통해 작가는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어떻게 무고한 시민들이 죽었고, 그 후 생존자들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국가폭력을 가한 자들이 사회적 도덕 감정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작가는 광주의 희생자들을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과 고통 속에서도 역사를 바로 응시하며 살아간 윤리적 인간이라고 해석한다. 나아가 그들의 죽음과 고통을 초월한 인간에 대한 양심과 존엄의 정신, 즉 사회적 도덕 감정으로 이 시대와 사회를 밝게 인도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5ㆍ18광주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여 죽은 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이며,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받은 고통에 대한 진정한 응답이 될 것이며,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진정한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요체일 것이며, 작가가 의도한 『소년이 온다』의 진정한 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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