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보기
`공손성`은 상위언어적 현상이기 때문에 언어 형식에 고정된 문법으로 나타나지 않고, 음운, 형태, 어휘, 통사, 담화 층위 전반에 걸쳐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양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첨가어인 국어는 매우 다양한 형식적 요소들이 공손성을 실현하는 데에 관여한다. 본고에서는 형태·통사적 층위에서 공손성을 실현하는 언어 형식을 형태·통사적 공손 표지라 하고, 이들의 의미적 특성과 기능성 특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형태·통사적 공손 표지의 의미적 특성은 화자가 명제를 간접적으로 다루는 방식과 관련되었다. 허용, 추측, 선호, 희망, 가능성, 능력, 피동·사동 표현, 시혜나 시도와 같은 보조용언의 양태의미 외에도 부정문이나 간접인용의 형식을 취하여 간접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공손성 실현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형태·통사적 공손 표지는 기능적으로 볼 때, 맥락에 의존하여 공손성을 드러내며, 공손 실현 요소가 많이 결합할수록 공손성의 정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통해 공손성의 정도가 다원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형태·통사적 공손 표지가 결합한 문장은 공손성을 실현하는 동시에 발화수반력을 약화시킴으로써 헤지(hedge)의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