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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훈(1537-1582) 시의 우점은 평범한 시어의 압운에 따른 미적 포치를 통해 짧은 절구에 자신의 청신한 정서를 고담하게 담아낸 데 있다. 이는 정과 경이 하나로 융합된 이미지를 찾아 짧은 절구에 함축시킴으로써 가능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수사 형식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백광훈은 같은 시료일지라도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적의하게 조사함으로써 절구를 보다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표현하였다. 아울러 함축을 통한 유원함을 추구하여 이미지가 상징적으로 해석되어지고 깊은 여운을 남기게 하였다.
백광훈은 풍부한 당시 표현 역량으로 ‘낙일’, ‘모’, ‘만’, ‘석양’ 등을 시구 속에 적절하게 조사하여 무상, 산수전원의 閑情, 無奈의 서글픔, 한없는 그리움의 ‘석양’ 이미지를 함축시키고, 칠언절구의 기본 구형인 4자/3자 구성에서 ‘석양’, ‘낙일’이 쪼개지지 않게 조사하면서 앞 2자와 뒤 3자를 연결하는 ‘석양’ 이미지를 써 뛰어난 시적 미감을 완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