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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에 비해 성평등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만사회의 성별문화와 가사노동분담을 분석하였다. 먼저, 대만 가사노동분담의 기반이 되는 성별문화 형성의 역사적 및 문화적 조건들을 검토하였다. 다음, 대만정부의 통계 및 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가사노동분담의 실제적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상대적 자원’, ‘시간가용성’ 및 ‘성역할관념’ 등 3가지 요인과 더불어 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하여 체계적인 분석을 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대만은 한국과 달리 다양한 민족, 이민사회 및 식민 경험, 화교네트워크, 호혜적 가족주의 문화 및 여성할당제 등으로 인하여 성평등 문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둘째, 2000년대 초반 대만남성의 가사노동분담률은 이미 30%를 넘어, 가사노동분담 수준이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으며, 세대 간 성역할태도에도 큰 차이가 없다. 또 한국과 달리 젊은 고학력 여성의 맞벌이 비율이 높고 가사노동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셋째, 1) 대만의 가사노동분담에 있어 ‘상대적 자원’의 영향력은 크다. 대만여성의 교육 및 소득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으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는 남성의 가사노동분담을 이끌어냈다. 2) ‘시간가용성’의 경우도 한국에 비해 유리한 조건 속에 있다. 근로시간 외에 대만 특색의 매식(買食) 및 회식 문화가 일정한 작용을 한다. 3) ‘성역할관념’ 변화에 교육의 영향이 가장 크며, 여성임금의 가계공헌도 증가도 일정한 작용을 하였다. 4) 마지막으로 사회문화적 요인 중 노동시장 조건, 호혜적 가족주의 문화 및 국가정책 등이 지속적으로 가사노동분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대만 특색의 성별 및 가족주의 문화 속에서 여성의 상대적 자원 증가는 가정경제에의 공헌과 성역할태도의 변화를 견인함으로써 가사노동분담 격차를 줄이고 있다.